EP13 – 조상을 갈아치우는 일

지난 화에 이어 단기 관광객, 장기 여행자, 이민자, 이방인, 주민으로서의, 이제는 꼭 구분하기 어려운 다양한 정체성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커뮤니티를 찾고 이루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조상을 갈아치우기도 하고 빈둥빈둥대기도 하고 어디서도 자유로움을 찾지 못하면서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불순한 산책’에 함께 하세요.

이번 화의 얘깃거리:

  • 권력의 최상위와 최하위에 동시에 존재하기
  • 영원한 이방인
  • 명예 마포 구민의 꿈
  • 기내식과 짐 싸기 꿀팁
  • 일본 양아치의 소소한 고난
  • 여행지 스타벅스의 안정감
  • 구제 옷 가게에서 양복 맞추기
  • 피터 루거에서 무슨 일이?
  • 지도를 절대로 펼치지 말라!
  • 여행은 부치 애인과…
  • 대학가-서점-수영장-구제 옷 가게-퀴어 스페이스
  • 〈과학 하는 마음: 관광하는 모던 걸〉 〈관광객의 철학〉 〈분더카머〉 〈7막 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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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영00:20내가 가지게 되는 위치성을 부정하고 싶고 관광객은 그냥 어떤 약탈적인 존재다. 그러니까 그냥 해외에 가서 돈이나 쓰고 되게 표면적인 것만 보면서 뭘 안다고 생각하고 뭐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싫어했는데 근데 이 관광객의 철학에서 제시하는
호영00:41거는 관광객이 사실은 꼭 그렇게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고 또 그렇게 관광객을 해석하는 게 어떤 엘리트주의적인 것이기도 하다라는 거여서 이 책 소개에서 나온 문구가 되게 좋은데 관광객이 세계 곳곳을 기웃거리는 불순한 산책자라는 거야. 그래서 예전에는 이런 산책자라는 개념을
호영01:12누구냐 잠시만 flâneur(플라뇌르, 산책자)라는 그 개념이 있었잖아. 그냥 상가를 걸어 다니는 산책자. 그 개념을 사실 관광객에도 좀 연장시킬 수 있다는 얘기인데 관광이라는 것 자체가 이제
호영01:29노동 계급에게 여가라는 게 생기면서 근대와 함께 생긴 개념이라는 건데
김괜저01:35
호영01:37당연히 그렇기 때문에도 관광의 어떤 경박한 행위로 여겨졌고 그게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것이다라는 걸 짚어주고 있어. 그래서 베냐민이 말한 산책자와는
호영01:51당연히 다른 점도 있지만 어떻게 봤을 때 이제 쇼핑몰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그 파사주를 좀 목적 없이 걸어 다니면서 어떤 우연적인 만남들을 얻게 되는 그런 산책자처럼 관광객은 좀 전 세계를 그냥 걸어 다니고
호영02:10특별한 목적 없이 쏘다니면서 갈 필요 없는 장소에 가서 볼 필요 없는 것들을 보고 만남 필요 없는 사람을 만나는 존재 라고 이렇게 소개를 하고 있어.
김괜저02:23응.
호영02:25응. 일단 거기까지 얘기 할게. 다른 또 소개하고 싶은 책이 있지만
김괜저02:31그 플라뇌르라는 말을 되게 많이들 쓰잖아. 내가 왜 어디를 돌아다니는지. 나는 항상 한국말로 내가 하는 걸 돌아다닌다라고 표현을 하고 그거에 다른 이름을 붙이는 거를 되게 의식적으로 거부해 온 것 같애. 근데 플라뇌르는
김괜저02:52의미는 좋지만 너무 플라뇌르라서 쓸 수는 없는 그런 단어가 되었는데
호영02:58근데 맞아. 나도 이번에 일본에 갔을 때 한 4박 5일 정도 있었는데 그때 친구들이 어쨌든 가서 일본에 있는 친구들이 이번에 뭐 하고 싶냐고 물어봤을 때 나 그냥 걸어다니고 싶다. 이렇게 말을 했거든
김괜저03:15응.
호영03:17그래서 뭐 어디 특별히 가고 싶은 데나 뭐 먹고 싶은 것도 딱히 없고 그냥 가서 그냥 일본어로는 그냥 부라부라 한다. 이렇게 말을 하는데 그렇게 다니는 게 나의 유일한 목적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근데 또 친구들이 있으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곳들을 데려다 주고 또 혼자 다닐 때는
호영03:40친구들이랑 있을 때보다는 좀 제한된 그렇지만 또 관광객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갈 수 없는 곳들을 가는 거지. 예를 들어서
호영03:54관광객으로서는 되게 비싼 숙소를 잡아서
호영04:00어떤 도심의 한복판에서 며칠이라도 짤막하게 머무르는 게 약간 스스로에게도 좀 용납이 되고 그냥 관광객이라면 으레 그렇게 할 수 있겠거니 이렇게 하게 되잖아.
김괜저04:12응.
호영04:14예를 들어서 내가 서울에 있는데 갑자기 뭐 유엔빌리지에 숙소를 잡아서 며칠 지난다고 생각하면 그건 왜 뭐 하러 쓸데없이 막 이런 생각이 드는데 예를 들어서 내가 교토에 갔는데 기온 그 거리에 좀 며칠 묻고 싶다. 그러면은 기왕이면 그렇게 하는 게 좋지라고 생각을 하게 되니까.
호영04:38그래서 또 연관 지어서 또 생각이 나는 책이 한정현 작가의 과학하는 마음이라는 단편 소설이 있는데
김괜저04:50
호영04:51과학하는 마음이라는 이 단편 소설이긴 한데 약간 논문 형식처럼 생겼어. 그래서 이거의 부제가 관광하는 모던 걸에 대하여이거든 그래서 여기서는 또 관광객이 갖는 복잡한 위치에서 이렇게 설명을 하는데 그들은 시선에서 가장 자유로우면서 속박되어 있고 권력의 위치에 최하위에 있으면서 최상위에 있기도 하다라고 쓰여 있어.
호영05:17그래서 이 소설의 주인공도 도쿄에 사는 재일 조선인 애인을 만나러 가는 한국인 여성인데 그래서 이 사람도 도쿄에서 되게 비싼 숙소에 묵는단 말이야. 그 애인도 그렇게 하라고 약간 권하고 그래서 당연히 내가 여기서 사는 사람이었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한다. 그리고 그게 관광객에는 또 어느 정도 허용이 된다.
호영05:43근데 또 이 사람의 애인은 재일 조선인이기 때문에 한국에 자기 애인을 보러 올 수가 없는 거야. 국적의 문제 때문에. 그래서 이 한국 여성인 주인공이 일본에 가는 거거든. 그래서 그런 복잡한 위치가 잘 드러나 있는 소설이었어.
김괜저06:07관광객은 권력의 최상위에 있기도 하면서 최하위에 있기도 하다라는 말이 되게 맞는 것 같아. 진짜 그렇게 느낄 때가 많잖아.
호영06:18응.
김괜저06:20어떻게 보면 외국을 경험할 때 우리는 좀 특수할 수 있는 부분은 뭐냐면 우리는 우리가 태어난 나라에서 주로 학업과 일을 하다가 나중에 여가로서 해외를 간 케이스가 아니고 우리는 해외에서 어느 정도 생활을 병행하거나 거기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거나 이런 맥락이 있다 보니까
김괜저06:46굉장히 이민자도 아니지만 또 관광객도 아닌 애매한 역할을 많이 수행을 했지. 그리고 그게 표본은 사실 유학생이라는 정체성이 있기는 하지만 유학생이라는 정체성도 좀 만들어진지 오래됐다 보니까 좀 유학생이라고 할 때 느껴지는 그런 해외에서 문물을 학습하고 들여와서 그걸로 뭔가를 하는 이런 거랑은 또 안 맞는 점이 또 생기고
김괜저07:13그래서 맞는 정체성이 뭘까를 계속 갈아입는 과정을 많이 반복했던 것 같고. 그렇다 보니까 나도 사실은 관광을 해봤다라는 경험이 해외 유학하고 나서 한국에 다시 들어오고 나서부터인 것 같거든. 한국에 들어오고 나서 나 혼자 일본에 가본다든지 중국에 가본다든지 홍콩 대만에 가본 이럴 때부터 관광을 시작했다라는 느낌을 받았어. 왜냐하면 그전에는 내가
김괜저07:38가보고 싶은 곳을 가게 되는 방법은 나는 진학 내지는 업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래서 나한테는 그게 1번이 미주 특히 뉴욕이었고 2번이 유럽 특히 파리였는데 여기를 공식적인 방법으로 갈 수 있는 방법만 찾아서 간 거야. 유학 겸 유학을 간 거야. 그러다 보니까 나는 그러니까 내가 예전에 썼던 글의 표현을
김괜저08:03빌면 인공위성처럼 쏘아지는 방식으로 어디를 가는 것만이 내가 어디를 가고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냥 아무 일도 없는데 어디에 관광을 가는 것은 나한테는 약간 손쉽게 허락하기가 힘든 일이었던 것 같애.
최재원08:21근데 나는 한편으로는 관광객이나 아까 산책자라거나 뭔가 무의미하게 어디를 걸어 다니고 어떤 스펙터클을 관찰하는 사람으로서의 그 spectator, ultimate spectator(궁극적인 구경인)로서의 그 플라뇌르가
최재원08:42그거에 사실 익스텐션(확장)이 이방인이잖아 그런 관광객 근데 나는 항상 좀 더 그거의 temporary(일시적) 버전이 그 관광객일 수 있고 어디에 살지만 거주를 관광을 조금 넘어선 범위지만 거기에 속하지 못하면 이방인
최재원09:06그런 어떤 좀 더 익스텐디드(연장) 된 아이덴티티가 생길 수 있는데 근데 나는 기본적으로 내가 살아온 모든 곳에서 그런 감정을 느꼈던 것 같고 내가 어딘가 오래 정착하지 못해서 그런 것도 있을 수 있을 것 같고 예를 들어서 지방 서울이 고향이 아닌데 서울에 올라
최재원09:29와서 사는 사람들은 다 어느 정도 그런 게 느껴지겠지만 나는 심지어 근데 고향에도 그렇게 오래 산 게 아니란 말이지 거제도도 일단 너무 어렸을 때 산 데는 기억이 아예 안 나고 기억이 나는 데부터는 거제도였는데 거기는 새로 거기 간 거야. 그래서 그때 적응했던 게 기억이 나고 잠깐 다시 어떤 도시에서 3년 동안 중학교를 다녔는데 그때도 뭔가
최재원09:57도시나 그 환경보다는 그냥 다녔던 학교가 내 세계 어떻게 보면 전부였던 것 같고 고등학교 때도 거의 서울에서 온 애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 되게 굉장히 이질적으로 느꼈고 그런 식으로 그 이후에도
최재원10:15쭉 그랬던 것 같고 당연히 일을 하고 그 도시에서 일을 업무 직장을 다니고 이런 그리고 집을 월세 계약을 하고 실제로 거주하고 그렇기는 했어도 거기에 내가 belong(속)한다는 생각은 어디서도 한 번도 들지 않았던 것 같아. 오히려 되게
최재원10:44서울에 예를 들어서 같이 다 살고 있어도 각자가 소속돼 있는 공동체가 훨씬 더 의미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드는 것이 고등학교 친구들은 지금 졸업한 지 되게 오래됐으니까 굉장히 생활 반경이나 직장이나 이런 게 다르단 말이야. 그래서 그 사람이 아는 서울과 내가 아는 서울은 또 너무 다르고
최재원11:09유학생이나 미국을 그렇게 아니면 번역하는 친구들을 만나서 내가 나눌 수 있는 서울과 또 친척들을 만났을 때 나눌 수 있는 서울 그리고 그런 생활이나 문화 이런 것도 너무 다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이렇게 좀 국지적인 커뮤니티 안에서만 거기에 나는 조금이라도 속한다는 생각이 있었지.
최재원11:34그래서 나는 그렇게 크게 다르다는 느낌을 가지지 못한 것 같아. 그래서 어떤 면에서 모든 곳에서 다 관광객이라는 기분을 가지고 있었고 내가 관광객으로 어디서 하는 행동이나 내가 사는 곳에서 하는 행동이 다 되게 비슷해. 무의미하게 걸어 다니고 미술관 가고
최재원11:59직장의 유무만 빼면 거의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것 같아. 기분도 되게 비슷하고
김괜저12:08어떻게 보면은 우리가 내가 뭔가를 고향으로 느낀다는 거가 그 지역에서 지역이라는 거에 고정되기보다는 아까 재원이 말한 커뮤니티라는 거 내지는 하나의 문화적인 생활 방식으로 정해지는 것도 있는 것 같고 우리는 어떻게 보면은
김괜저12:30해외와 서울 생활을 반복하면서 어떻게 보면은 그래도 대충 도시 생활자라든지 이런 아니면 문화적인 뭔가 활동을 생산 활동을 하는 사람들 이런 식으로 호명했을 때는 조금 더 좀 더 붙는 게 있잖아. 왜냐하면 그런 사람은 한국에만 있었던 예를 들어서
김괜저12:49번역을 하면서 도시에서 이런 것들을 좋아하고 쉴 때는 이렇게 쉬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은 서울에서만 산 사람이나 뉴욕에서만 산 사람이 요즘은 그렇게 다르지 않게 살 수도 있다는 게 이제 체감되다 보니까 그래서 나는 주 저번 녹음에 재원이 서울에 있을 때 마라탕 시켜 먹고 뉴욕 갔을 때
김괜저13:10뭐 먹었다고 그랬지 낙지 젓갈 먹었다는 거에서 어떤 약간 거기서 되게 정체성이 느껴지는 그런 게 있었어. 그러니까 자기가 자기가 알고 있는 먹고 생활을 꾸려나가는 그 레퍼런스 안에서 취사 선택해서 재밌게 약간 하고 있는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 그래서 저번에 재원이 읽어줬던 그 fishing(낚시)글에서 먹을 게 계속 나열되잖아. 근데
김괜저13:37그 먹을 게 나열된 내용들이 사실은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보다는 미국에서 구하기 쉬운 식재료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미국에서 태어나서 미국 빵 먹고 자란 사람이 그렇게 묘사할 것 같지는 않은 포인트가 있는 거야. 약간 요게 미국 가서 요게 재미있었고 요게 맛있었고 하는 거를 모아놓은 그런 느낌을 받았거든. 나는 약간의 외부 외부인적 시선 같은 게
김괜저14:03근데 나도 좀 그런 게 있는 것 같아. 우리 나는. 왜냐하면 재원이랑 먹는 거 얘기할 때 야 이런 건 한 적이 없는데 진짜 맛있냐? 재밌잖아. 이런 식으로 얘기도 많이 하고 했다 보니까. 그래서 뭔가 그렇게 음식 같은 요즘 마케팅 말로 하면 라이프 큐레이션하는 방식의 정체성이 있는 걸까? 하는 생각도 좀 들으면서 들었어.
호영14:27맞네. 재원의 말을 들으면서 든 생각은 관광객이 되려면 어딘가에는 주 거주지가 있어야 되잖아. 어딘가에는 발을 붙이고 있어야 다른 데서 관광객이라는 게 성립이 되는데 근데 딱히 어떤 장소에 내가 소속되어 있지 않으면 그 장소가 아니라 사실 내가 소속된 곳이 그냥 어떤 공동체나
호영14:51다른 사람들이라면 그러면
호영14:55
호영14:57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그냥 친구들을 만나러 다른 나라에 가는 것도 만약에 내가 서울에 이렇게 내가 여기에 사는 사람이다라는 정체성이 없었다면 그냥 나는 어떤 연결망 안에서 떠다니는 존재일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드네. 그리고 실제로 갈수록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거 아닐까? 예를 들어서
호영15:25
호영15:25음악가들이 월드 투어하고 막 이런 걸 생각해 보면 그 사람들은 사실 자기의 주 거주지에 있는 시간이 별로 없잖아. 코로나 때문에 좀 달라졌다고 하지만 그래서 그런 경우에 그리고 갈수록 원격 근무를 한다든지 재택을 한다든지 이러면서 꼭 한 곳에서 계속 살아야 되는
호영15:53그건 아니다라는 그런 삶의 방식이 선택지로 나오다 보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관광객이라는 것도 다르게 정의되어야 되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김괜저16:09맞아.
김괜저16:10그래서 호영이 근데 호영이 예를 들어서 나는 호영이 일본어를 얼마나 잘하고 일본의 친구가 얼마나 많거나 연이 있는지 난 잘 모른단 말이야 실제로는. 그런데 그냥 일본이
김괜저16:23호영한테는 한 마음에 한 제3, 4의 고향 정도는 되겠구나 그냥 이렇게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그냥 가면은 편한 부분이 어느 정도 있을 것이고 그거는 진짜 일본이라고 말할 때 말해주는 여러 가지 중에서도 요런 거겠구나 이런 커뮤니티라면은 호영이랑 되게 친밀하고 호영이 나한테 그런 거에 대해서 재밌는 얘기를 많이 해줄 수 있겠구나 이런 게 느껴지잖아. 그런 것처럼 뉴욕이 똑같이 뉴욕이라고 해도
김괜저16:51뉴욕에 어떤 부분은 나는 나나 재원이 전혀 모르는 부분도 있지만 어떤 부분은 그런 커뮤니티성이랑 딱 맞으니까 굉장히 잘 아는 부분이 있고 그런 게 생기는 거지. 그 사람을, 요즘에는 그 사람을 구성하는 정체성, 지역적 정체성이 하나 이상인 경우가 워낙 많아지고 있다고 느끼고
김괜저17:11그런 거를 이제 국적이나 이런 시스템은 그중에 하나를 골라라라고 얘기를 하지만 실제로 내 마음속에는 여러 가지 고향과 국적이 있는 거잖아. 나는 예를 들어서 어제도 호영네 집에 가서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왔지만 나는 내가 명예 마포 구민이라고 생각하면서 실제로 산단 말이야. 왜냐하면 마포구의 친구들도 많고 일자리도 거기서 일도 거기서 시작했고
김괜저17:36뭔가 거기는 이런 1인 가구, 청년 가구 그리고 반려동물 가구, 퀴어 이런 여러 가지 기호들이 나랑 워낙 친밀하니까 그래서 마포구로 이사를 가서 선거 전까지 이사를 가야 되나 이런 생각도 한 적도 있고 요즘에 그런 고향기부제가 생겨가지고 내가 살지 않는 곳을 고향으로 지정해서 기부할 수 있는 제도가 생기고 이랬는데
김괜저17:59이런 게 되게 그런 걸 뒷받침하고 있다고 느꼈던 것 같아.
최재원18:04근데 플라뇌르 하니까 생각이 나는데 정확한지 지금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어쨌든 내가 기억하기로는 플라뇌르에 관한 글에 대해서 실비아 플레스가 일기에 쓴 글이 있는데 정확한 워딩은 모르겠지만
최재원18:25진짜 나도 플라뇌르가 되고 싶은데 내가 남자였으면 나도 뭐 선술집에 가서 선원들이랑 막 욕하면서 술 마시고 진짜 험하게
최재원18:39
최재원18:39즐겁게 놀고 밤늦게 바닷가에 가서 아무도 없는 데서 혼자 걸어다니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 혼자 훌쩍 떠나고 막 이런 게 나오는데 그거를 읽었을 때도 그렇고 읽기 전에도 처음에 그 보들레르 그걸 읽었을 때도
최재원18:59스펙테이터의 되게 거기서 말하는 조건이 나는 보이지 않고 내가 이 사람들을 관찰하는 그런 존재인 거잖아. 근데 그게 약간 외로움도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사람이 제일 디폴트인 좀 그런 남성이어서 잘 안 보이는 게 아닐까
최재원19:22그리고 그 당시에 내가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되게 커다란 dslr 카메라를 들고 미국에서 뭔가를 되게 막 찍거나 그러고 있으면 그리고 동양인 여자애가 그러면 되게 눈에 띈단 말이야. 그런 그래서 그거가 되게 막 뭔가
최재원19:44괜히 막 열받고, 그래, 안 보이겠지 계속 내가 objectify(대상화) 되는 거에 신경을 안 써도 되겠지 막 그랬던 기분이 나는데. 실비아 플레스를 읽으면서 그래 나도 정말 되게 공감을 했던 그런 기억이 있는데
김괜저20:04맞네
김괜저20:07백인 관광객들이 특히 백인 남자 관광객들이 타지에 가서 이렇게 막 에르메스 스카프하고 루이비똥 들고 이런 역사가 있잖아. 그거는 되게 그렇게 해외를 보는 거는 굉장히 고상한 것처럼 느껴지는데 일본인들이 카메라 메고 샌프란시스코 와서 사진 찍고 이런 거는 되게 허접한 이미지로 사람들이 생각하고
김괜저20:31이렇게 하는 그 격차가 있잖아. 그러니까 그게 되게 정치적인 건데 그거에 대해서 나도 내 마음에 내재된 그런 차별 의식이 좀 있었던 것 같거든. 옛날에는 확실히 지금도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옛날에는 진짜 그냥 사람들이 쉽게 하는 말이지만
김괜저20:50앞에 이렇게 돈 배낭 같은 거 차고 다니고 이러면 촌스럽게 왜 저래 이렇게 얘기하고 왜 저렇게 관광객들만 가는 데로 갈까 이렇게 혀를 타기도 하고 대학교 다닐 때는 쟤 너무 유학생 같아. 나는 아닌데 이랬던 친구들이 있단 말이야. 근데 그들은 이제 거의 20년 가까이 뉴욕에 살고 있으니까
김괜저21:12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나보다 훨씬 현지인에 가깝게 되었단 말이야. 그리고 나서 근데 이제 이제 새로운 눈으로 정말 10년 정도 서로 연락을 안 하다가 인스타를 보니까 되게 애틋하면서도 되게 내가 그때 그렇게 거리를 뒀던 게 부끄럽기도 하고 되게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 그러니까 내 친구가 뉴욕에 맨날 살았는데 여기 이제 와보네 라면서 되게 생각보다
김괜저21:38당연히 갔을 것 같은데를 안 와봤네 이러면서 올린단 말이야. 근데 그게 옛날에는 거기도 안 가봤어 이랬을 텐데 지금은 되게 진짜 거기서 현생을 살고 있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든지 또 내가 그냥 건너서 아는 후배가 이모들인지 고모들인지 친척들이 와가지고 이제 같이 도시를 여행하면서 관광하면서 사진을 찍어서 올렸는데 진짜
김괜저22:03우리가 소위 얘기하는 관광객들이 입을 만한 편한 이런 코트에 선글라스에 이렇게 비슷한 머리, 파마 머리 이렇게 하고 다 사진을 이렇게 찍은 거야. 브이를 하고 근데 그게 되게 뭐랄까 되게 엄청 정겨워 보이기도 하면서 굉장히 나한테 그 도시를 살고 도시를 보고 즐기는 법에 대해서
김괜저22:26다시 생각해 봐라라는 그런 느낌을 줬다고 해야 될까 그런 거를 좀 받았어. 근데 그게 되게 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던 것 같아. 나 혼자서 왠지 옛날에 만약에 우리 이모나 우리 고모나 엄마가 와서 사진을 이렇게 한국에서 하듯이 찍었으면 나는 부끄러워서 안 올렸을 것 같거든. 근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게 좀 부끄러워지면서 좀 그런 순간이었었어.
최재원22:51예전에 괜저랑 런던에, 글래스고였나, 갔는데 예전에 몰스킨의 뒤에 그 도시 지도가 그려져 있는 게 있었어. 그래서 그걸 이렇게 펼칠 수 있게 돼 있는 내가 길거리에서 그거를 펼쳐서 봤더니 괜저가 그걸 길거리에서 펼치면 어떡해
김괜저23:13맞아.
최재원23:16사람들 다 보는데.
김괜저23:21맞아. 진심이었어. 농담이었지만 진심이었어. 그때는.
호영23:27그렇구나. 맞아.
김괜저23:31근데 그렇다고 해서 내가 어디에 갔을 때 바뀌지 않는다? 나도 어디를 가도 그걸 현지에 살아가는 현지에서 생활하는 느낌으로 사는 걸 더 선호하기는 해. 그래서 영원히 그럴 거야. 근데 그렇지 않은 관광의 모드를 내려다본다거나 얕잡아 본다거나 나는 절대로 어딜 가도 저러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은 잘못된 거라는 걸 깨달았다는 거지. 그래서
김괜저23:55왜냐하면 내가 예를 들어서 지금도 마닐라를 가 아니면은 어딜 가 사실은 난 가이드가 필요하단 말이야. 근데 극구 안 필요한 것처럼 막 이렇게 하고 하는 게 어리석잖아. 근데 내가 엄마 아빠랑 같이 여행을 이번에 니가타 여행도 해봤지만 내가 물론 그 도시를
김괜저24:17도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많고 검색도 더 잘하고 막 이러니까 그런 건 훨씬 잘해. 근데 우리 엄마는 일본에 대한 책을 그 지역에 대한 책을 다섯 개를 읽고 와. 그러면 엄마만 볼 수 있는 게 있고 나는 못 보는 게 이미 있단 말이야. 그러니까 사실은 어떤 면에서는 책으로 관광을 준비하고 관광객의 자세로 온 사람이 훨씬 더 깊이 있게 거기를 볼 수 있는 거기도 한데
김괜저24:43나는 나 여기서 나는 살아남는 방법을 알아. 이거에 취해가지고 그거에만 몰두해 있는 거지. 그러니까 이게 더 깊이 있다고 절대 말할 수가 없겠는 거야. 그런 생각도 들었어.
최재원24:56근데 깊이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냥 나의 생활 방- 아까 말했듯이 생활 방식이나 내가 그냥 여행지가 아니더라도 일상을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 저는 지금 사는 고장 지금 사는 동네에 있어도 비슷한 식으로 하루를 시작할 거고 그런 식으로 거기서도 여행을 가서도 하루를 또 시작하고 싶을 거고 그렇게 예를 들어서
최재원25:26역사를 알고 가서 보는 여행이랑 나는 미술관 갈 때 내가 역사를 되게 잘 몰라가지고 그걸 분명히 읽고 가면 훨씬 재밌다는 걸 내가 알지만 안 읽고 가, 그러면 근데 또 어쨌든 내가 미술관 가는 걸 진짜 좋아하고 미술을 진짜 많이 봤으니까 거기서 그냥 보는 것 자체에서 느껴지는 감동이 있잖아. 그래서 그냥 그런 식으로 즐길 때도 있고
최재원25:55만약에 뭔가를 읽었으면 또 그 다른 방식으로 즐길 수 있고 좀 그런 그냥 내가 뭘 보고 싶냐 되게 다양한 각도의 게 있으니까 그게 다른 레벨의 문제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게 그리고 그렇게 뭔가 장소나 내가 새로 관광객인
최재원26:24그게 장소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진짜 아까도 그랬듯이 뭔가 내가 내 집 내 고향에 사는데 내가 나의 성별이나 내 나이 때문에 내 정체성 때문에 뭔가를 못하거나 아니면 그런 방식으로 행동을 하거나 이걸 못 보거나 그런 것들이 많이 있잖아. 그래서 그런 그래서 계속 이방인이라는 느낌이 드는 게 아닐까?
최재원26:53그런 생각도 들고. 근데 비행기 탈 때
호영27:00응.
최재원27:01약간의 꿀팁이 있는데 뭐 꿀팁까지는 아니고 그 기내식 선택할 수 있잖아. 근데 그거를 글루텐 프리로 선택을 하잖아. 그러면 되게 맛있게 나와. 진짜 왜냐하면 이게 단백질 위주로 구성이 되니까.
최재원27:24단백질 위주랑 글루텐이 안 든 걸로 구성이 됐는데 왜 그런지 나도 잘 모르겠는데 되게 알차고 속이 잘 부대끼지 않은 글루텐 프리가 아니지만 되게 잘 나온다는 점. 그래서 글루텐 프리나 아니면 저염식으로 선택을 해서 먹으면 좀 편안한 비행을
최재원27:45짠 거 먹으면 약간 속이 더 이렇게 더부룩하잖아. 거기도 이렇게 소화가 좀 잘 안 되니까. 나만의 꿀팁 이번에 깜빡 했는데 깜빡하고 나서야 기억이 났어.
김괜저27:59근데 항공사 특정 꿀팁인가요?
최재원28:04그렇진 않아. 전반적으로 3개 정도 항공사를 비교해 봤을 때 다 글루텐 프리가 더 잘나왔어.
김괜저28:12오, 그렇다면.
호영28:16이것도 비행기에서 벗어나는 주제인데 아까 재원이 카메라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데 이제 다른 사람의 눈에 띄어서 사실 어떤 백인 남성이라면 누렸을 수 있는 그런 invisibility 뭔가 비가시성에 대해서 얘기를 했잖아. 그거 때문에 또 생각이 났는데
호영28:39내가 일본에 처음 갔을 때 그때 일본어를 거의 못했고 근데도 그때 왠지 꼭 여기서 탈색을 해야겠는 거야. 그래서 그때 처음으로 거의 백금발로 탈색을 했어. 그래서 거의 그냥 막 거의 흰 머리였어. 아무튼 그렇게 하고 나니까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게 엄청 달라진 거야.
호영29:06내가 한국에 있어서도 다르게 돼 있겠지만. 근데 내가 예전에는 뭐 길을 물어보려 이렇게 다가가면 왜 보통 여행지를 가면 이제 뭔가 푸근해 보이는 인상에 중년 여성분들 또는 아이랑 있는 분들 이렇게 찾게 되잖아. 또는 이렇게 약간 젊은 여성처럼 보이는 친절해 보이는 상인들한테 가는데
호영29:27이제 나는 이제 백금발을 하니까 중년 여성들 특히 아이랑 있는 분들한테 가면 나를 막 피하는 거야. 내가 약간 어떤 양아치 같이 보여서 그러는지 그리고 그 머리를 하니까 이게 일본 미용실에서 해서 내가 더 일본 사람같이 보였던 건지 내가 관광객이라는 생각을 처음에 사람들이 못하는 거야.
호영29:52그래서 내가 막 말을 막 떠듬적거리고 있으면 막 짜증을 내면서 뭐 그런 사람이었어. 약간 이런 태도로 대하더라고. 그래서 그게 되게 재밌었어.
김괜저30:04맞아.
김괜저30:06너무 이해돼.
최재원30:08응.
호영30:09근데 또 어쨌든 여행지에 가면은 내가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지 않아 재원은 그냥 어딜 가든 관광객이니까 비슷하다라고 했지만 그래도 나는 여행에 가면 뭔가 들뜨는 마음도 있고 여기서만큼은 내가 조금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고 약간 이런 착각들을 하게 되잖아. 그런 경험은 없어?
최재원30:33어디서도 딱히 자유로움을 느끼지는 못하겠어. 간다고 딱히 더 자유롭진 않은데. 당연히 설레고 당연히 되게 좋은- 좋아. 좋은데 내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헛된 희망 그런 헛된 희망을 품지는 않는 것 같고. 오히려 그냥 현재의 삶에서 그런 희망을 매일매일 오늘은 다른 사람이 제발 오늘은 다른 사람이 제발
최재원31:07그걸 매 순간 하고 있는데 그래서 여행 가서
최재원31:12그걸 매 순간 하고 있어서 여행 가도 똑같다고 그냥 느끼는 것 같아. 그냥 항상 그런 생각을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
호영31:21항상 새로 시작하고 싶다.
김괜저31:23근데 여행
최재원31:265분에 한 번씩
김괜저31:28짧은 여행으로는 다른 사람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까지는 안 해도 그래도 미국에 살다가 한국으로 이제 새로운 직장을 아니면 학교를 찾아서 귀국 다시 출국 이런 걸 할 때는 되게 버전 3 이제 버전 5군 왜냐하면 어렸을 때 7막 7장 읽으면 왜 막 7장으로 지었는지가 너무
김괜저31:52이해가 되는 그런 기분이 있었거든. 왜냐하면 인생 막 막을 어디서 어디 진학할 때부터 이렇게 잡은 게 저 사람 왜 저러는지 알겠다. 이런 느낌.
최재원32:05난 한 번도 생각을 안 해봤네. 7막7장
김괜저32:09나는 항상 생각하며
김괜저32:15나 그래서 미국 처음 갔을 때 지금 그때 뉴욕에 처음 가서 오리엔테이션 하고 그때를 되게 되살리면서 글을 쓰고 있다 보니까 그때 내가 얼마나 새로운 버전으로 나를 새롭게 만들고 싶었는지 되게 뼈저리게 느끼거든. 요즘에 그때 옷차림부터 뭐 듣는 음악
김괜저32:35
김괜저32:36보는 책 tv 영화 모든 걸 다 진짜 다 바꾸려고 이름까지 바꿨으니까 미국가면서 그래서 모든 걸 다 바꾸려고 정말 노력을 했어. 그때 바꾸려고 했던 것 중에 하나가 나는 지금 생각해 보면 무의식 중에
김괜저32:54lineage, 조상을 바꾸고 싶다. 이런 생각을 엄청 많이 했어. 나의 조상은 누구인가? 그래서 나의 조상을 찾다가 뉴욕에서 약간 찾은 게 그런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뉴욕에서 활동했던 그런 아티스트들 얘기 같은 걸 많이 듣게 되잖아. 뉴욕에서 생활을 하다 보면
김괜저33:15그래서 거기 첼시 호텔이 있고 어디에 ymca가 있고 거기에 키스 해링이 와서 그림을 그렸고 이런 얘기들을 바스키아가 뭘 했고 이런 걸 들으면서 그때 약간 왠지 그 사람들 그리고 80년대 에이즈 crisis 때 희생된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나의 약간 정신적 조상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지금 생각해 보면 했던 것 같아.
호영33:42응.
김괜저33:44그래서 나는 20대 때 거의 거의 성적인 활동도 거의 없고
김괜저33:53
김괜저33:53hiv 검사를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음에도 항상 내가 hiv가 걸렸다고 생각하고 그걸 검사하러 가는 길 아니면 검사하고 나서 오는 길이라고 생각하면서 거리를 걸어 다니고 14번가를 걸어 다니고 첼시를 걸어 다니고 노래를 듣고 그랬던 기억이 나
호영34:15조상을 갈아치우는 일
김괜저34:18그렇지 우리 제목 나왔네 소제목 나왔네
김괜저34:26또 친한 친구가 한국에 사는 친구가 예전에 내가 뉴욕에 다시 여행으로 돌아갔을 때 그분도 뉴욕 여행을 간 거야. 그래서 우리가 둘 다 뉴욕에 같이 있었어. 그래서 그러면은 뉴욕에 같이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밥을 먹자 이렇게 얘기가 된 거야. 나는 피터 루거라는 스테이크하우스를 안 가봤어. 안 가본데를
김괜저34:48관광객 친구가 왔으니까 나도 관광객처럼 가면 되겠지라고 생각해서 되게 좋았어. 기대가 됐어. 근데 스테이크 하우스가 미국의 생각보다 보수적인 공간이잖아. 나는 그래서 우리 학교 앞에 있는 스테이크 하우스도 그렇고 내가 스테이크 하우스에 갈 때도 그렇고 적어도 칼라collar 있는 옷에 구두를 신어야 갈 수 있는 곳이라고 나는 생각을 한 거야. 자켓을 입어야 갈 수 있는 곳이라고.
김괜저35:09그래서 그때 근데 내가 여행 간 거니까 그런 게 하나도 없잖아. 그래서 thrift store(구제 옷가게)를 가서 그걸 다 샀어. 그래서 거기서 셔츠를 사고 넥타이를 사고 벨트를 사고 신발을 샀어. 그래서 그걸 다 입고 가느라고 한 시간이 늦은 거야. 내가.
김괜저35:31그래서 또 한참 나 때문에 또 기다리고 그리고 먹었는데 피터 루거는 전혀 그런 걸 신경 쓰지 않는 그냥 야구 모자 쓰고 와도 되는 곳일 뿐만 아니라 거기서 아예 아시아인들은 따로 앉아. 너무
김괜저35:46뭔가 내가 괜히 나만의 기준으로 이렇게 했다는 게 되게 쪽팔리면서도 아니야. 그래도 나는 내 내면의 기준에 부합했어. 이런 약간 묘한 자부심도 느끼면서 되게 웃겼던 경험이었어.
호영36:04진짜 뭘 하든 제대로 해야 되는… 이거에 대한 글도 쓸 거야?
김괜저36:12이거 왠지 지금 얘기하다 보니까 써야 될 것 같아. 근데 아까 호영이 얘기한 관광객이 과연 권력이 강한 건가 없는 건가? 이런 복잡한 생각이 드네. 관광객인 게 나올까? 관광객 신분을 그 처지를 벗어나려고 하는 노력이 더 슬픈 건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면서.
호영36:35뭔가 애처롭기도 하고.
김괜저36:39작년에 미국 갔을 때도 틴더로 누구랑 매치가 된 거야. 그래서 밥을 먹기로 했어. 그러면 이제 식당을 골라야 되잖아. 근데 딱히 뭐 나한테 골라달라고 한 건 아니지만 내가 밤새 식당을 고르고 있는 거야. 거기서. 나 여기 안 산 지가 지금 몇 년인데 식당을 모르는 게 당연하지. 게다가 코로나 때문에 다 바뀌어가지고.
김괜저37:00모르는데 진짜 검색을 불을 켜고 하면서 어디 식당을 얘기해야 내가 괜찮을까 이런 생각을 엄청 하고 있는 거야. 그냥 난 모르니까 너 골라줘. 나 지금 온 지 얼마 안 됐어. 이렇게 했어야 되는데. 너무 애쓰는 나의 모습이 참 가여웠던 기억도 있어.
호영37:20맞아. 그때 나 일본 갔을 때 또 생각나는 게 그때도 내가 거기서 처음 만난 사람이랑 이제 데이트를 하는데 그 사람이 내가 관광객이니까 뭔가 그 지역에 뭔가 맛있는 거를 먹이고 싶잖아. 그래서 처음 갔던 데가 무슨 장어 덮밥 이런 데였는데 근데 나는 장어를 별로 안 좋아한단 말이지 그래가지고 그래서 또
호영37:45관광객이기 때문에 약간 또 품질이 더 좋은 뭔가 양도 많고 아무튼 그런 거를 갔는데 난 정말 그 장어 덮밥에서 그냥 맨 마지막에 약간 오차즈케처럼 해 먹는 거 있잖아. 약간 찬물에 밥 말아 먹는 거.
호영38:01그게 제일 맛있었어.
김괜저38:02비싼 집에 가서.
호영38:05어쨌든 억지로 다 이거 사주는 거는 열심히 먹어야지. 이러면서 먹긴 먹었지만 진짜 나는 내가 이거를 잘 즐길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이러면서.
김괜저38:22근데 일본 가면 왜 이렇게 오차즈케 그거 별것도 아닌데 그렇게 맛있어? 장아찌 같은 거랑 얹어서 먹으면 왜 이렇게 맛있어? 진짜
호영38:30그러니까. 그래서 집에서 사서 먹으면
김괜저38:33그러니까 그맛 절대 안 나.
최재원38:35그 맛이 안 나.
김괜저38:40나는 반대로 장어 비싼 장어 덮밥이라는 메뉴가 일본에서 나에게 관광객에 불과하고 일본 문화를 너무 모르는 나에게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는 값비싼 음식인 거야. 그러니까 스테이크 피터 루거 스테이크인 거야. 장어 덮밥 특히
김괜저38:57딱 박스에 담겨서 장어 세서 나오는 그 오나쥬 그게 부의 상징이자 그 아무리 내가 관광객이어도 이 메뉴를 선택하면 나는 리스펙을 받을 수 있다. 약간 이런 느낌의 메뉴여가지고 늘 혼자 갔을 때도 거기 꼭 그거를 찾아 먹곤 했던 기억이 나네.
호영39:16응.
최재원39:18장어를 좋아하긴 해?
김괜저39:20다행히 좋아하긴 해. 진짜야 이거는
최재원39:22다행이다.
김괜저39:27그래서 일본이나 부산 같이 제주도 같이 갈 때마다 좀 딜레마가 지냈던 지역을 한 번 더 가서 조금 더 로컬의 자격을 획득해 볼 것인가 아니면 좀 다른 데로 관광객의 관점으로 새로운 데를 좀 가볼 것인가 늘 이 고민에 직면하는 것 같애.
최재원39:47한 번도 안 해본 고민이야.
최재원39:51처음 해보는 고민.
최재원39:53나의 로컬 그걸 좀 더 증명하기 위해서
김괜저40:02여행 꿀팁을 나누는 얘기를 해보자고 하지 않았어? 그거 하나 였어?
호영40:06맞아. 본인이 제안했잖아.
최재원40:09이거 꿀팁 나 이미 말한 거야.
호영40:12그렇게 말한 거 하나였구나. 나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그냥 짐을 예쁘게 잘 싸주는 부치 애인을 둬라. 이런 것 밖에 생각 안 나.
김괜저40:22사줄 뿐만 아니라 같이 들고 다녀주잖아.
호영40:25그렇지. 다 같이 들고 다녀주고
최재원40:28부치 애인과 여행을 가라. 꿀팁.
호영40:37그러게 생각해 보면 나는 누구랑 여행을 하면 주로 그 다른 사람한테 많이 뭔가를 떠넘기고 의지를 많이 했던 것 같아. 꿀팁을 생각하면 근데 또 혼자 다닐 때는 너무 내가 다 해야 되니까 그래서 친구들과 있는데 가나 보다. 내가
김괜저41:00저번에 얘기한 그 친구네 집에서 폼롤러를 할 수 있냐랑도 비슷하게 나는 진짜 잘 못하거든. 그래서 지금 나 되게 고민되는 게 베트남을 가고 싶은데 베트남에 지금 사촌형이 있어가지고 못 가겠어. 가면은 의지를 해야 되는데 의지하고 싶지 않아서
호영41:16그냥 안 알리고 가면 안 돼?
김괜저41:18그것도 너무 너무 뒤통수 치는 것 같고 그러고 싶지도 않고 이래가지고 못 가.
호영41:23하긴 그것도 그렇게 괜저 스타일이 아니긴 하다. 괜저는 가면은 또 연락을 잘 하고
김괜저41:29약간 친구들이 당황했던 적이 많아. 그러니까 나 진짜 친한 친구 그냥 걔네 집에서 잘 수 있는 친구인 극소수의 내 인생에 한 3~4 명 빼고는 간다고 하더라도 밥 한 끼 먹고 나는 그럼 이제 내 일정 할게. 헤어지거든. 그래서 그 친구 입장에서는 야 왔는데 나를 시켜서 좀 돌아다니고 하지라고 생각할 법도 한데 나는 그걸 못해.
최재원41:52음.
김괜저41:54오히려 반대로 누가 와서 내가 그 사람을 데리고 다니는 거는 잘 하지. 그러면서 그 기회에 나도 브로드웨이 공연을 본다든지 재원이가 옛날에 뉴욕으로 놀러 왔을 때 같이 진짜 해집고 다니고 이런 거 한다든지 그런 일도 많았어.
최재원42:10맞아. 진짜 아침 9시에 나가서 밤 12시에 들어오고 20킬로 걸어. 25킬로 걷고.
호영42:20진짜?
호영42:23근데 두 사람이 여행 스타일이 또 되게 다른 것 같으면서도 잘 맞네.
최재원42:28잘- 잘- 근데 그러니까 되게 서로 둘이 되게 다른데 잘 맞긴 잘 맞아. 그리고 둘 다 기본적으로 걸어 다니는 걸 좋아하고 새로 뭔가 보는 거를 좋아해서 내가 예를 들어서 미술관 가자 그러면 괜저는 어디에나 가서도 잘 노는 스타일이고. 나도 괜저는- 근처 예전에 파리에 살 때 파리의 근처 집에서 한 3-4주간 있었는데
최재원42:58아침에 일어나잖아. 그러면 뭐 쉬는 날이다. 그러면 빵집을 가. 그래서 거기서 바게트를 사고 지하철을 타고 한 세정거장 가서 다른 동네를 가가지고 거기 식료품점을 가서 딸기를 사. 그리고 또 딴 동네로 가가지고 거기 식료품점 가서 치즈를 사. 그리고 또 딴 동네로 가가지고 거기 공원을 가서 공원에 앉아서
최재원43:23먹는데 그런 게 나라면 하지 않- 그건 또 아니야 나도 그럴 것 같아. 근데 그런 부분도 되게 잘 맞고 그냥 서로 경험하는 거를 좋아해서 그런 것 같아.
김괜저43:40그리고 나도 그러니까 그런 게 있는 거야. 그니까 관광객을 관광객들이 하는 것 중에 좋은 걸 하고 싶은데 관광객은 되고 싶지 않은 그 마음이 늘 있잖아. 그러다 보니까 누가 오면 같이 관광객스러운 걸 하나 해. 그러면서 막 키득키득 우리는 관광객 놀이인 척해. 실제로는 그냥 관광객인 건데 그냥 너 그냥 관광객인 건데 괜히 막 아이러니하게 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해. 막 이런 것도 있고.
최재원44:08그 정도로 에너지를 많이 쓰려면 밥을 진짜 많이 먹어야 되겠다.
김괜저44:12그렇지. 맛있게 먹어야 되고.
호영44:15응.
최재원44:17여행 가면 주로 어떤 곳을 자주 가? 나는 진짜 거의 미술관 위주- 완전 미술관 위주 그리고 식료품점을 진짜 좋아하고 미술관 식료품점 음식점 근데 만약에 베이킹이 되게 뛰어난 나라면 미술관 베이킹 식료품점
김괜저44:40이게 이 초이스가 아까 말한 나라랑 무관하게 자기의 아이덴티티가 큐레이션으로 결정된다는 커뮤니티로 결정된다는 게 이 부분인 것 같아. 왜냐하면 나는 어디를 가 요즘에 좀 이제 생성된 게 어디를 가면 거기에 있는 퀴어 업소를 하나를 가고 동네 서점을 하나를 가고 그럼 그래야 이제 그 도시가 좀 내 마음에 딱 들어온다 이런 느낌을 받거든.
호영45:06나도 서점 무조건 가고 서점을 그래서 그냥 대형 서점도 가고 좀 작은 서점도 가고 그리고 문구점 너무 좋아하고 그리고 나도 뭔가 퀴어 관련 스페이스 이런 업소든 아니면 어떤 커뮤니티 공간 이런 데 내가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런 데 찾아보는 편이고.
호영45:29
김괜저45:30마트도 꼭 가고
호영45:33응. 마트 편의점 그 나라 편의점 가는 거 좋고 그다음에 물가에 가는 걸 좋아해.
김괜저45:39물가.
최재원45:41물?
김괜저45:42물, 물가.
호영45:44그러니까 뭐 강이든 바다든 어쨌든
김괜저45:47그렇지.
김괜저45:49난 좀 전망이 내려다 보이는 데도 꼭 가는 편이고.
호영45:57네. 분더카머라는 책을 쓴 윤경희 작가 아마 윤경희 작가인 것 같은데. 그분이 어디선가 쓰신 게 자기는 이렇게 해외에 가면 꼭 서점이랑 뭔가 어딘가랑 그러고 수영장에를 꼭 가본다는 거야
김괜저46:18응.
호영46:20그래서 그냥 주민센터 같은 수영장에 한 번 가본대. 근데 그것도 되게 좋을 것 같아.
김괜저46:27수영장.
김괜저46:31나는 대학교를 꼭 가. 생각해 보니까 대학교를 꼭 가고. 이번에 도쿄에 갔을 때 이제 류이치 사카모토 죽은 시기에 도쿄에 있었거든 그래서 그가 나온 동경예술대학교에 갔어. 근데 아쉽게도 대학교 안은 코로나 때문에 닫혀 있어가지고
김괜저46:55주변만 맴돌았는데. 대학교 딱 거기 워낙 좋은 동네라 가지고 거기가 진짜 그림 같은 융드립 핸드드립 해주는 그 카페가 딱 대학 초입에 딱 있거든 그래서 거기에 앉아서 다 모든 사람들이 다 학교 일 공부 같은 거 모임 같은 거 하고 있고 거기에 앉아 있었는데 기분이 너무 좋았고. 부산 가면 꼭 부산대 저기
김괜저47:18거기 있는 데 가본다든지 부경대에 가본다든지 이런 식으로 대학교를 꼭 가는 편인 것 같아.
최재원47:30대학가 주변을 가는 거야? 아니면 대학 안을
김괜저47:35대학 안도 뭐 가볼 수 있으면 가보고. 그냥 거기서 사람들이 그냥 대학교 다니면서 생활하는 걸 보면 되게 즐거워. 그리고 대학교 앞도 그냥 술집 같은 데보다도 카페에서 사람들이 스터디 하고 있고 각자 대학생들이 모여서 놀고 있고 이런 걸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이런 게 있는 것 같아. 나는 그래서 공간에 대한 작업을 하고
김괜저48:04공간이 꼭
김괜저48:06어-
김괜저48:06물리적 공간으로는 지금 내가 작업실까지 이렇게 공간 꾸미는 걸 해오고 있지만 온라인으로도 온라인으로다라는 말이 좀 별로인 것 같아. 정신적으로도라는 말이 또 잘 어울리는데. 이렇게 좀 연결되어 있는 공간성을 어딘가에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하는 것 같고. 아까 얘기한 그런 내가 막 조상을 그냥 마음대로 부여했다는 것처럼
김괜저48:33지금의 가족이나 그런 고향의 개념도 같이 일구는 사람들이 있어서 같이 얘기를 하고 그 스페이스를 차지하는 경험을 계속하면은 그게 조금씩 만들어지고 커진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 그래서 그런 동물의 숲을 해보진 않았지만 그들이 연결되어 있다고 서로 느끼는 것처럼
김괜저48:57그런 어딘가를 계속 이렇게 차지하고 싶고 거기서 말을 계속하고 싶고 그런 느낌이고 그런 바람으로 작업실도 했고 오버랩도 했고 이거 웬만하면 도 하고 있는 것 같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호영49:15감사합니다. 저도 갑자기 훈훈한 분위기가 되네요.
김괜저49:19뭔가 뭉클한 마무리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
호영49:28우리 뭔가 게임도 하기로 했는데 그거 안 했네
김괜저49:31맞아. 게임 하나 해보기로 했는데
최재원49:34지금 한번 생각해 볼까?
호영49:36관광에 대한 주제어들을 조금 생각해 볼게. 일단 내가 생각한 거는 긴 여행을 갔을 때 라면을 한 번 먹는다 안 먹는다?
김괜저49:51어.
호영49:53그냥 거기 라면 말고 신라면 이런 거 한국 라면 하나 둘 셋
김괜저49:59안 먹는다(괜저) 먹는다(재원) 안 먹어? 충격(호영)
최재원50:06근데 그거는 좀 괜저한테 합당하지 않은
최재원50:14얘는 너 원래 라면을 안 먹잖아.
호영50:17맞네. 괜저는 원래 안 먹고 그래
김괜저50:21-안 먹긴 하니까. 여행 가서
호영50:24그러니까 괜저는 일단 가면 로컬처럼 먹어야 되지.
김괜저50:27로컬처럼도 아닌데 그냥 그냥 한국 가면 먹을 수 있는 거는 안 먹게 되는 것 같아.
호영50:34진짜 나는 약간 기운이 떨릴 때 한 번쯤 먹어.
김괜저50:38어.
최재원50:39챙겨 가?
호영50:41꼭 챙겨가지는 않는데 근데 가면 대체로 있으면 뭔가 그런 매운 맛 그런 거 먹고 싶을 때 한 번쯤 머금는 것 같아. 긴 여행에서
김괜저50:52나한테는 그런 거는 약해졌을 때 먹는 것 그러니까 뭔가 새로움에 대한 그게 항마력이 떨어졌을 때 친근한 걸 찾는 거에. 나의 그거는 스타벅스 커피를 마셔.
호영51:03정말 이해할 수 없다
김괜저51:06스타벅스 주문을 하는 경험과 커피에 똑같은 균일한 맛과 그걸 느끼면서 여기도 외국이지만 똑같지를 한 번 느껴야 될 때 그걸 해.
최재원51:17음.
최재원51:20전혀 이해할 수 없다 (호영) 나도 근데 조금 그래. 스타벅스 가면 그냥 그러니까 다른 되게 막 메뉴 고르고 계속 찾아야 되잖아. 가면 어떤 식당에 가서 뭐 먹을지 카페도 정해야 되고. 근데 스타벅스 가끔 있으면 들어가면 무슨 맛일지 아니까 그냥 아무런 서프라이즈도 원하지 않고 좀 그냥 안정감을 느끼고 싶을 때
호영51:40
호영51:42그래 그럴 수 있겠네.
김괜저51:44호영 첫 질문 공감 대실패
호영51:48이러려고 하는 거니까요. 네. 그럼 다른 사람 질문으로 이제 돌아가면서 질문하기
김괜저51:57내가 해볼게. 호텔이냐 에어비엔비냐 골라봅시다. 내가 먼저 했지 하나 둘 셋 호텔(호영) 에어비엔비(괜저)
최재원52:10
최재원52:11도시에 따라 도시면- 아니 그런 거 없어 일단 해(괜저).
김괜저52:16하나 골라야지.
최재원52:17도시면 호텔 외지면 외진 곳이면 도시가 아니면 에어비엔비
김괜저52:25설명을 해보세요. 왜?
최재원52:29난 일단 기본적으로는 호텔이 더 좋아. 근데 그 호텔의 가장 최- 그걸 느낄 수 있는 곳은 도시인 것 같고. 에어비엔비 그런 retreat(휴식)처럼 가서 좀 시골 마을이나
최재원52:48그런 곳에 들어가면 그냥 에어비엔비를 빌려서 내가 해 먹고 거기에 로컬 프로덕트 같은 것들 사 와서 해 먹고 이런 걸 훨씬 좋아하는 것 같아.
호영53:01하긴 해 먹는 거 생각하면 에어비엔비가 좋긴 하다.
김괜저53:05응. 나는 도시일수록 오히려 에어비엔비를 더 좋아하는데 편의시설이 잘 돼 있을수록 그러니까 편의시설이 되게 잘 돼 있어가지고 24시 마트도 있고 막 이러면 난 무조건 에어비행비로 가. 그래서 음식 해 먹고 냉장고도 크고
김괜저53:22그리고 거기에 에어비엔비는 어쨌든 그 사람이 해놓은 손때가 있잖아. 그런 거 보면은 특히 집 인테리어 구경하는 걸 너무 좋아해가지고 무조건 에어비엔비를 선호를 하고 요즘은 근데 에어비엔비가 퀄리티가 많이 가격에 비해서 안 좋은 데가 많아져가지고 좀 고르기 힘들 때는 호텔로 가는 것 같아.
최재원53:45그거에 연결해서 조식 포함 불포함
김괜저53:50응.
김괜저53:56하나 둘 셋을 해줘야죠.
최재원53:58하나 둘 셋
김괜저54:02포함(괜저, 재원) 불포함(호영)
호영54:06나는 사실 조식이 만족스러웠던 숙소가 되게 드물어.
김괜저54:11그래?
호영54:12그러니까 호텔보다는 어떤 약간 뭐 료칸은 가본 적 없지만 아무튼 그런 조식이라면 당연히 먹고 싶은데 그냥 일반적인 약간 서구권의 호텔에서 조식이 그저 그랬던 것 같아. 그래서 차라리 그냥 카페에 나가서 정말 제대로 맛있는 걸 사 먹는다거나
김괜저54:35료칸 하니까 이번에 나 니가타에서 묵었던 요칸의 조식이 정말 특별할 건 없었거든. 왜냐하면 저녁에 나오는 그런 가이세키랑 이런 거랑 무관하게 그냥 정말 일본 가정식 부페였어. 근데 너무 귀여운 거야. 그러니까 진짜 오차즈게 스테이션도 있고 막 짠지 장아찌 스테이션도 있고 이렇게 조금 조금씩 조금씩 돼 있고
김괜저54:59거기에 특히 연어 고등어 조그마한 조각들 이렇게 약간 카레에 묻혀가지고 구운 것들 있잖아. 그걸 미리 구워놓은 거를 그냥 썰어가지고 놓고 미니 화로에다가 데펴서 먹을 수 있게 이렇게 해놨어.
김괜저55:14너무 귀여운 거야. 맛에 비해 특히 더 귀여운 거야. 그래서 정말 재밌었어.
호영55:20그런 조식이라면 먹고 싶어 맨날 맨날
김괜저55:24나는 근데 그냥 별 볼 일 없는 조식이라도 계란 있고 난 계란 있고 우유 있고 토마토 주스 있고 아니면 오렌지 주스 있고 커피 있고 이 정도면은 거기에 잠깐 앉아가지고 좀 나가기 전에 좀 채비를 하는 느낌을 갖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
최재원55:44나도. 그리고 보통 일찍 하잖아. 6시 아니면 6시 반 근데 난 좀 일찍 일어나니까 무조건 일어나서 커피 내려가서 마시는- 거기서 이제- 그게 너무 좋아.
김괜저56:02넘어갈까요? 호영 차례
호영56:06이거는 조금 외람된 거긴 하지만 데이팅 어플에서
김괜저56:12
호영56:13프로필에 자기가 여행 간 국가 쫙 써놓는 사람 호불호
김괜저56:18
호영56:19좋다 안 좋다 하나 둘 셋
김괜저56:24불호 아니야?
호영56:27이거 너무 쉬웠나? 너무 쉬웠네.
김괜저56:30설마 호는 아니겠지? 답정너야?(재원)
호영56:32불호야 불호야. 너무 쉬웠네. 미안합니다.
김괜저56:37갔다 온 거보다 써놓는 사람보다 더 안 좋은 거 뭔지 알아? 갈 곳 써놓는 사람? 5월 12일부터 15일까지 방콕 16일부터 이걸 써놓는 사람 있어
호영56:49맞아. 그거 이미 써놓고 그러고 이제 어떤 경우에는 갈 지역에 미리 거기 이렇게 어플 돌리기도 하잖아. 약간 사전에 데이트 잡고 이렇기도 하잖아.
김괜저57:00맞아. 아니
김괜저57:01근데 가면은 나 여행 왔어요라고 그냥 써놓는 편이야? 아니면 굳이 안 써놓는 편이야?
호영57:08안 써놔
김괜저57:08안 써놔? 난 이랬다 저랬다 했던 것 같거든. 언제까지 있다 이렇게 써놓은 적도 있어. 왜냐하면 안 그러면 사람들이 짜증 내는 거야. 3일 뒤에 갈 거면서 뭘 이러냐 이런 사람들도 봤어 가지고.
호영57:22그렇구먼.
김괜저57:25나로 넘어가 볼까요? 옷 가져가서 입기 가서 사 입기 하나 둘 셋
김괜저57:32가서 사입기.
최재원57:32가져가서 입기 가져가서 입기
호영57:35어렵다. 가져가서 입기 가져가서 입기인데 결국에는 또 가서 사 입어
김괜저57:40어.
김괜저57:42나는 꼭 하나 정도는 가서 사입을 거라고 생각하고 가는 것 같거든
호영57:50그럼 두 사람은 짐을 이렇게 많이 싸는 편이야? 아니면 그냥 정말 약간 좀 모자라게 싸는 편이야?
김괜저57:59난 진짜 뭐 많이 안 싸
최재원58:01난 옛날에는 진짜 많이 쌌는데 갈수록
김괜저58:06응.
김괜저58:07난 거의 속옷만해서 배낭으로 한 7박 8일 가는 적도 많아. 가서 옷 살 것까지 생각해가지고 7박 8일이래도
김괜저58:18바지 한 벌 윗도리 한 세 벌 속옷 양말 이렇게만 갖고 갈 때도 많아
호영58:24
호영58:25아니 이게 꿀팁인 것 같은데
김괜저58:27아니 이게 되는 사람이 있고 안 되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나는 특히 바지를 한 가지 종류로 꽂히면은 한 3~4일을 그것만 입을 때가 많거든 그래가지고 청바지 시즌이 청바지의 두께감이 괜찮은 시즌이다. 그것만 있고 반바지만 입고 이런 식으로 통일을 하다 보니까 굳이 여러 개를 안 갖고 갈 때가 많고
김괜저58:50양말이랑 속옷은
김괜저58:52
김괜저58:53아예 좀 이제 작정하고 짐을 줄일 때는 그냥 빨아가지고 다시 입는 식으로 해가지고 더 줄이고 윗도리 상의 정도는 가서 더 살 걸 생각하고 일부러 조금 갖고 가고 이런 정도로 한 적이 많은 것 같아. 그리고 처음에 특히 뉴욕이나 이렇게 la나 이런 식으로 구제 사기가 좋은 도시에 갈 거면 아예 첫날에 첫날 둘째 날에 구제 쇼핑을 해.
김괜저59:20그래서
김괜저59:21사가지고 그날 빨래 다 돌려가지고 말려서 여행하면서 또 입고 이런 식으로 하는 것 같아. 빈티지 쇼핑 하고 싶어서 미국에 가고 싶을 때도 되게 많아.
호영59:33맞아. 구제 쇼핑이 너무 재밌는데 부산의 국제시장 가서 구제 쇼핑한 거 이외에는 특별히 한 적이 없는 것 같아. 최근에는 지하철역에서 파는 그런 구제들
김괜저59:48남성복 구제가 대구가 좀 재밌었던 기억이 나거든 대구에 동성로 옆에 있는 옛날 옷공장 골목에 구제가 재밌었던 기억이 나네. 거기 가고 싶다 재원 걸 마지막 질문으로 끝내면 어떨까요?
최재원1:00:06응.
최재원1:00:07혼자 여행 같이 여행 하나 둘 셋 혼자 여행(괜저) 같이 여행.(재원) 호영 뭐야?(괜저)
호영1:00:17나. 원래 혼자 여행이 원래 혼자 여행이 기본인데.
김괜저1:00:21
호영1:00:22요새는 좀 같이 여행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어.
김괜저1:00:25나도 그렇긴 해. 나도 옛날보다는 더 같이 여행이야. 맞아. 우리 언제 한번 여행 가서 여행지에서 해보자.
호영1:00:34새로운 목표가 생겼네.
김괜저1:00:38재밌을 것 같아. 약간 옛날에 예능 같은 거 티브이 예능 같은 거 잘 되면은 사이판 특집 하고 막 이러잖아.
김괜저1:00:51우리도 그런 식으로
최재원1:00:53둘이 같이 뉴욕에 와. 뉴욕에 와서 관광객 티를 안 내면서 팟캐스트같은 걸 해보자
김괜저1:01:02녹음에만 전념할 수 있게. 앵커리지에서 만난다든가. 이런 식으로 해서.
최재원1:01:12베가스 어때? 베가스
김괜저1:01:14괜찮은데
최재원1:01:15구독. 구독료 모아서 배가스
김괜저1:01:19베가스 괜찮은데
호영1:01:21큰 한탕을 노리면서
김괜저1:01:23뒤에 엄청 화려한 시저스 펠러스 배경으로 웬만하면 말로 해 이렇게 하는 거야.
김괜저1:01:31꿈을 이룰 날까지 계속 열심히 해봅시다.
호영1:01:35그럽시다.
김괜저1:01:37오케이. 점심 맛있게 드시고 다음 녹음 때 봐요.
호영1:01:42네. 다음에 봐요. 안녕(재원).
김괜저1:01:44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