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8 – 요정이야 신이야

웬만하면 말로 해
웬만하면 말로 해
EP18 – 요정이야 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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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료되고, 존경하고, 헌신하는… 팬? 덕후? 미치광이? 누군가를 요정으로, 신으로 내 마음에 들이는 순간부터 인생은 종잡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편의점에 압지를 만나러 간 호영, 쇼핑몰에서 언어를 잃은 재원, 페스티벌에서 얼굴만 봐도 좋았다는 괜저가 팬질하는 기쁨과 슬픔에 대해 말합니다.

매료되고, 존경하고, 헌신하는… 팬? 덕후? 미치광이? 누군가를 요정으로, 신으로 내 마음에 들이는 순간부터 인생은 종잡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편의점에 압지를 만나러 간 호영, 쇼핑몰에서 언어를 잃은 재원, 페스티벌에서 얼굴만 봐도 좋았다는 괜저가 팬질하는 기쁨과 슬픔에 대해 말합니다.

  • 최애가 나를 캐해해주다니
  • 1900년대 사람 좋아하기를 추천
  • 짧고 깊게 성 세바스찬 되기
  • 안 웃기면 존경해버린다
  • 자고로 덕을 쌓으려면 동성애, 도적질, 그리고 OO
  • 이 정도로는 택도 안돼
  • 일희일비 요동치는 사람 vs 눈물 또르르 흘리며 할일 생각하는 사람

스테디오(Steadio)에서 월 2,000원에 말동무가 되시면 최신 에피소드와 부수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괜저00:02서울국제도서전 갔다 왔는데 올해는 한두 개 부스가 초대형으로 있는 그런 느낌이 아니고 되게 되게 부스 수가 더 많아진 느낌 참가자가 더 많아진 건가? 좀 자잘자잘하게 이렇게 나눠서 부스가 되게 많았고 뒤 공간에도 독립 출판 부스들 쫙 이렇게 테이블들 펼쳐져 있고 굉장히 좀 책이 많았다. 그리고 되게 라이브 이벤트 같은 거를 출판사들이 엄청 열심히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가서 봤을 때만 해도 정지돈 작가 사인회 하고 있고 읻다 출판사 지금 나온
문호영00:44혹시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 이거 말하는 거야?
김괜저00:48맞아. 맞아. 맞아. 맞아. 맞아. 은유 님 그분도 사인을 하고 있고.
최재원00:54여기 호영 나오는… 호영 인터뷰한 책 아니야?
문호영00:59맞아. 나뿐만 아니라 여러 한국시 번역가들 인터뷰집이기 때문에 우리 친구 중에서는 또 소제도 나오고 정세벽 번역가도 나오고 그리고 알차나도 나오고. 그러니까 어쨌든 초과를 통해서 만난 사람들 꽤나 여럿이 나오기도 하고 영어 외에도 독일어 번역가
문호영01:22일본어 번역가 분도 나오시고.
김괜저01:25난 주문했어. 기다리고 있어. 그래서 부스마다 되게 그런 조금 조그마한 이벤트 같은 거 되게 많이 하고 있어서 그런 것도 재밌었고. 좀 인상 깊었던 거는 일단 플랫폼 p 부스가 이렇게 거기에 있어서 마포구 지금 출판 센터 거기
김괜저01:48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갖고 있더라고. 그래서 그것도 보고 안전 가옥이 부스를 굉장히 화려하게 꾸며서 되게 안전 가옥에서 나온 그런 판타지 소설 같은 것들. 독자가 진짜 많구나. 굉장히 팬인 것 같이 보이는 분들 되게 많아서 그것도 재밌었고. 그리고 문학동네 30주년이라서 문학동네 벽 하나를 좀
김괜저02:13대표 작가들 사진을 이렇게 따다다다 파일로 이렇게 붙여놨더라고. 그래서 얼굴들 누구 있나 이렇게 보는 것도 재밌었고. 확실히
김괜저02:24
김괜저02:26옛날에는 되게 가면 큰 부스들 큰 출판사들 위주로 가게 되잖아.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가면 일단 문학동네 민음사 뭐 이렇게 엄청 큰 부스들 가서 거기서 그 출판사의 기획력과 이런 거를 보면서 이렇게 책을 고르는 경험이었다고 하면 지금은 개별 작가들이나 이런 사람들 파워가 그만큼 세지고 있는 것 같은 게 꼭 출판사는 작아도 뭐 거기서 지금 계약한 사람들이 되게 좀 인기가 많거나 하면 되게 거기 사람도 많이 몰려 있고 좀 그런 느낌을 좀 받았던 것 같아요.
문호영03:01언제까지 해? 오늘까지?
김괜저03:05오늘까지
문호영03:09맞아. 그리고 올해는 뭔가 출판사들이 굿즈도 많이 하는 것 같던데 막 티셔츠를 한다든지
김괜저03:16출판사들도 많이 하고 그 부스 중에서도 그런 원래 늘 있었지만 책 향수라든지 책 관련된 굿즈라든지 책과 관련된 이런 것들 판매하는 데도 많았고. 데코 매거진 엘르 데코 매거진 같이 인테리어 하는 그런 잡지에서 부스 차린 것도 재밌었고.
문호영03:41괜저는 이번 도서전에서 무슨 책을 데려왔어?
김괜저03:45나는 올해 많이 못 샀어. 많이 못 샀는데 하나만 소개하자면 웜 그레이 앤 블루라는 독립 출판사가 있거든 근데 여기서 예전에 <잉크 온 바디>라고 한국 여성 타투 이야기 이 책 나왔던 곳이야. 근데 여기서 <어느 날 네가 말했다. 나는 좀 다르다고> 라는 커밍아웃 에세이집.
김괜저04:09이 나왔어. 그래서 커밍아웃 당사자 및 커밍아웃을…과 관련된 주변인들의 이야기라고 하네
김괜저04:21한번 읽어보려고. 나도 이 책이 나온 지 몰랐는데 어제 갔을 때 지금 최초 처음 공개되는 자리였더라고. 그래서 사 왔습니다.
김괜저04:34근데 진짜 작가들을 이렇게 기다리면서 사인 받으려고 이렇게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다 좋아하는 곳들을 찾아서 너무 사람 많은데 꼭 낑겨서 가고 있고 또 슬램덩크 부스도 엄청 컸는데 거기로 가려고 막 다 막 이렇게 하고 있고 이런 게 되게 좀 뭉클하기도 하고 그래서 팬들의 팬심을 보는 자리 같은 느낌도 들고.
김괜저05:01그래서 나는 누구의 팬인가? 이런 생각을 좀 잠깐 했던 것 같아.
최재원05:07그럼 막 팬으로서 콘서트나 막 사인회나 공방 이런 데 가본 적 있어? 내가 이 사람의 팬이라서 이거를 보기 위해서 근데 막 북토크나 이런 거는 또 강연 이런 거는 약간의 그 정보 값이 있으니까요. 좀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약간 이 사람을 좋아해서 뭔가 이 사람을 만나기 위해 이 사람은 실제로 어떤가 이런 걸 보기 위해 그런
최재원05:34행사나 이런 데 잘 가는 편이야.
문호영05:41그니까 나는 공연 같은 데는 잘 가는 것 같은데 사인회를 가본 적이 있나? 생각해 보면 잘 모르겠어. 근데 정말 사인회를 가면은 또 이제 사인을 받는 순간에 일단 그분하고 얘기를 해야 되잖아. 작가든. 아무튼 내가 흠모하는 그 대상과 그때가 너무
문호영06:04떨리는 것 같아. 내가 최근에 간 사인에는 이반지하 님의 <나는 왜 이렇게 웃긴가> 그 책이 최근에 나와서 편의점에서 사인을 하셨는데 그때 갔어. 근데 그게 또 어떤 일반적인 어떤 사무실이나 그런 행사 공간 사인회였다면 굳이 가야 될까라는 생각을 했겠지만 이거는 또 편의점이라는 특수한 공간이고 여기가
문호영06:35이번 지하님의 노동의 현장이었기도 하고 또 가서 편의점에서 뭔가 하나를 사면 이 사인을 해준다. 이런 조건이었기 때문에
문호영06:44가봤고 또 내가 팬심을
문호영06:50얕잡아 봤다 라는 생각을 한 것은 그게 행사가 한 7시에 시작을 했는데 나랑 친구랑 7시 반에 도착을 했거든 근데 막 밖에 한 20명 정도가 줄이 서 있는 거야. 그래서 아니 우린 바로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줄을 서 있구나. 그래서 일단 뭔가 먹고 오자. 그래서 나중에 갔더니 그때는 들어갈 수 있었어.
김괜저07:16그 행사 진짜 기획 잘한 것 같아. 너무 재밌었겠다고 생각했어.
문호영07:21맞아. 그리고 또 이반지하 님도 뭔가 서비스 아닌 서비스 정신이 너무 투철하셔가지고 사인해 주시면서 다 막 그 팬들의 옷차림이라든가 어떤 외모에 대해서 약간 칭찬인지 뭔지 잘 모르겠는 그런 멘트도 해 주시고
김괜저07:40로스팅 같은 거
문호영07:42그리고 또 이제 각자 뭘 사기 위해서 이제 뭘 사야 이제 사인을 받을 수 있잖아. 그래서 사려고 갖고 온 아이템에 대해서도 품평을 해주시고 이래가지고 뭔가 나에 대한 캐해를 좀 해주시는 것 같았다. 그게 되게 그래서 나는 어떡하죠? 일단 이반지하 님을 만나는 것 자체로 좀 긴장되는데 그런 소소한 얘기를 하는 빌미가 돼서 그 행사에 그런 세팅이 괜찮았다라고 생각했어요.
김괜저08:14재원은 어때? 그런 데 좀 가는 편이야? 그런 경험을 하러
최재원08:18나는 가본 적은 가본 적은 없는데 예전에 내가 아 최근에는 안 봤는데 한 5~6년 전까지 기아 기아 팬이었어요. 옛날 옛날에 한 10몇 년 전부터. 근데
최재원08:38기아 투수 중에 양현종이라는 투수가 있는데 너무 옛날에 잘했거든. 그래서 너무 좋아했어. 그리고 막 가서 직관도 하고 이 사람을 만나러 간 건 아니지만 이 사람이 할 때 서울에서 경기를 하면 보러 가고 그랬는데
최재원09:01그때 내가 창원에 내려가 있었는데 창원에서 무슨 거기도 야구장이 마산에 있거든 근데 창원에서 무슨 쇼핑몰에서 걸어가는데 갑자기 앞에 양현종 선수가 있는 거야. 근데 나는 내가 그렇게 그런 사람인 줄 몰랐는데 진짜 심장이 약간 툭 떨어지는 것 같은 거야. 약간 너무 막 떨고 그리고 그 바 앞에 있는데 내가
최재원09:33계속 소리 지르면서 그랬어. 가서 막 진짜 어찌할 바를 모르면서 사인을 해달라고 하고 해야 되는데 종이가 없고 그래서 주변 가게에 들어가가지고 종이 빌려와서 사인을 받았는데 나는 양현종 선수를 만나면 뭔가 할 말이 되게 많을 줄 알았어. 너무 잘하고 너무 팬이고 그런 말을 조리 있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언어가 아닌
최재원10:03그런 말 그런 것만 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사인회에 가면 너무 과몰입할 스타일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고 그리고 이렇게 원격으로 팬질을 하면서 그런 사인회 얘기를 많이 듣잖아. 근데 사인회에서 이반지하 님이 하신 것처럼 되게 약간 커스터마이즈드 된
최재원10:30서비스를 제공을 한단 말이지 나를 되게 잘 아는 것처럼 그러면 너무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또 한편으로는 별로 인간 그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어. 그냥 이 사람이 예를 들어서 야구 선수
최재원10:51나도 그때 왜 그렇게까지 흥분했는지 나도 잘 그러니까 내 이성적으로는 그렇게 흥분할 거라는 게 이해가 잘 안 돼. 근데 몸은 그렇게 어쨌든 반응을 했던 거지. 근데 이성적으로는 나는 그렇게 굳이 만나서 뭘 하겠어 내가 야구를 보는 게 더 재밌긴 한데 하니까 이 사람을 만난다고 그래서 뭔가 근데 또 팬으로서의 팬만이 느낄 수 있는 그 마냥 좋은 마음
최재원11:19이 있어. 이 사람을 만났는데 이 사람이 뭐 나를 아는 것도 아니고 나에 대해서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냥 너무 마냥 얘가 너무 좋은 거야 이 투수가. 그래서 요새 되게 좋아하는 그런 f1 선수들 만나도 비슷한 반응이지 않을까? f1을 보러 가서 갑자기 마주쳤어. 그러면 진짜 말이 안 나올 것 같아.
김괜저11:45그러게.
김괜저11:46나는 되게 어릴 때 순수하게 이렇게 정말 그야말로 팬심으로 누구를 좋아했던 그런 마음이 좀 나이 들면서 많이 없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은 되게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평가를 섞어서 이렇게 누구를 좋아하는 이런 게 더 워낙 많아지다 보니까
김괜저12:04진짜 순수하게 다 덮어놓고 진짜 너무 좋아. 이렇게 하는 대상이 있나 좀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 그러니까 그 도서전에서도 그런 생각했어. 나는 정말 여기 너무 좋은 작가들이 많은데 지나가면서 막 저 작가는 좋은데 지금 작품 좀 그렇고 이런 생각밖에 안 드는 거야. 너무 내가 그래서
김괜저12:25되게 좀 별로다. 좀 순수하게 좋아할 수는 없나 이런 생각을 좀 했던 것 같거든. 오히려 작가가 아닌 출판사라든지 예를 들어서 내가 좋아하는 6699 프레스라든지 아니면 이번에 지금
김괜저12:44가장 아름다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 그거에 아는 디자이너 분들이 많이 상을 받았단 말이야. 강문식 디자이너나 오혜진 디자이너 이런 분들이 상 받은 거 보면 진짜 디자이너들한테는 정말 나 팬처럼 이렇게 생각이 들거든 근데 유독 글을 쓰는 작가들한테는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런 생각이 더 많이 들고 질투심이 더 많이 들고 그런 것 같아. 그래서 되게 못 났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김괜저13:13있었어.
최재원13:16맞아. 근데 막 질투심까지 아니더라도 어쨌든 동일 업계라고 생각을 하면 약간 비교하는 마음이 드는 인지상정인 것 같기도 하고. 약간 죽은 사람들을 좋아하면
최재원13:351900년대 사람을 좋아하면 좀 그런 거 없이 좋아할 수 있다니까. (괜저: 맞아) 이미 죽었으니까 (괜저: 너무 감사해.)
김괜저13:47돌아가신 것에 대해. 맞아. 누구 찾아가 본 기억 나? 미국에 있을 때 그런 경험이 있었다. 되게 진짜 순수한 팬심. 같이 갔던 행사를 기억해 보니까
김괜저14:05멕시코 출신 배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그 배우의 토크가 뉴요커 페스티벌에 토크가 있었는데 거기에 갔을 때는 진짜 딴 거 아니고 그냥 그 사람 얼굴 보고 싶어서 갔던 날이었던 것 같아.
최재원14:20응.
문호영14:21어땠어? 실제로 보니까
김괜저14:24되게 멋있고 뭐 생긴 것도 멋있지만 말도 되게 잘하고 되게 그때 무슨 내용인지 전혀 기억이 안 나지만 되게 내용이 좋았던 걸로 기억이 나고. 이런 게 팬심이겠지 내용이 하나도 기억 안 나는데 정말 멋있다라고 생각했고. 보통은 그런 데 가면 다른 그렇게 내가 팬심까지는 아닌 그냥 약간 리스펙트 정도의 마음으로 가면 그 내용을 되게 기억하려고 애를 쓰거나
김괜저14:52거기서 기억할 만한 구절이나 문구 같은 게 있었는지 이런 생각을 더 많이 할 것 같은데. 이 사람은 이 사람 좋아서 간 거였기 때문에 그냥 만나서 봐서 좋다. 이런 생각으로만 기억에 남았나 봐. 근데 내가 워낙 어렸을 때 좀 영화관 독립영화관 아트하우스 영화관 찾아가서 처음 봤던 영화가 그 페드로 알모도바르 나쁜 교육이었는데 그 영화에 이제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김괜저15:20약간 드래그 퍼폼 하는 그런 배우로 나오거든 근데 거기서 연기가 너무 멋있고 되게 강렬했어서 그때부터 되게 좋아했던 배우였어서 되게 좀 벅찼던 기억이 있어요.
최재원15:36근데 존경 존경하는 마음으로 가. 나는 팬 뭔가 되게 좋아하는 마음이랑 그런 존경하는 마음이랑 약간 별개로 운용이 돼?약간 좋아하지만 존경하지는 않거나 존경하지만 좋아하지는 않거나 존경하고 좋아하는
김괜저15:56그러니까 무슨 말인지 알겠어 근데 이렇게 예를 들어서 아이돌 팬들 같은 아이돌 덕질을 할 때는 그 사람을 존경하는 거랑은 좀 거리가 있잖아. 보통 되게 어쨌든 프로덕트화된 모습과 그 사람의 개인적인 매력과 이런 거에 푹 빠지잖아. 나는 그런 거는 별로 안 해본 것 같고 좀 그 사람의 그런
김괜저16:26자기 분야에서의 성취 같은 게 되게 뚜렷해서 그런 것 때문에 그 사람이 좋아지고 이런 게 더 많은 것 같아. 근데 그럴 때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처럼 얼굴도 잘생기고 매력도 크다. 그러면 그런 게 이제 섞이긴 하는데 보통 나는 둘 다 두 가지 요소가 다 있어야지 되는 것 같아.
최재원16:51나도 되게 가깝게는 친구들이 친구들 한테 팬심을 느낀다고도 많이 생각이 드는 것 같고 약간 팬이어서 친구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고 친구이다 보니 팬이 된 적도 있겠지만 그게 믹스처겠지만
최재원17:16그럴 때는 뭔가 이 사람 그리고 나는 뭔가 주로 베이스의 어떤 존경이 있는 것 같아. 그 존경이 어떤 이 사람의 업적에 대한 존경이든 아니면 뭐 태도에 대한 존경이든 아니면 이 사람이 어떤 미에 대한 존경이든
최재원17:35아니면 뭐 감각에 대한 존경이든 존경이 조금은 있는 것 같고 거기서 뭔가 그리고 팬 약간 좀 약간 언컨디셔널하게 서포트를 하고 싶은 마음 이 사람이 뭘 하고 그게 좀 약간 뭘 해도 예뻐 보이는 그런
최재원17:59그런 게 좀 팬의 마음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거를 좀 제일 절대적으로는 주변 사람한테 많이 느끼는 것 같기는 해. 그런 종류의 팬심은 약간 되게 로열한 팬심 근데 그렇지 주변 사람한테 말고 그런 어떤 유명 인물 그게 뭐 작가든 운동 선수든 이런 경우에는 약간 나의 팬심은 되게
최재원18:26얕고 좀 fickle한 것 같아. 얕은 건 아닌데 깊고 fickle하달까 그러니까 이렇게 훅 갔다가 이렇게 없었던 것처럼
김괜저18:36확 패이는 거 아니야? 깊은 상처만 남는 거 아니야?
최재원18:42상처로 가득해.
김괜저18:46그 생 세바스찬처럼 상처로 가득한
최재원18:51화살이 다 박혀 있어. 다 나에게 화살 하나씩을 남기고 가버렸어. 근데 어떻게 보면 반대로 생각하면 이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되게 저런 것도 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약간 fickle한 면이 있는 것 같아. 되게 막 진짜 덕질이나 찐 팬들을 생각해 보면
최재원19:1510년 동안 진짜 공방 다 따라가고 외국도 따라가고 이 사람이 나 하는 책 다 사고 뭐 다 하고 이런 f1 선수면 경기 다 따라가고 이런 거가 더 고마울 거 아니야
문호영19:34그럴까? 난 좀 무서울 것 같은데
김괜저19:42그치
최재원19:45그런 정도 레벨에 사실 그런 사람들 진짜 많잖아. 그런 사람들한테 선물 보내고 하여튼 어쨌든 일반적인 뭐 한 번 보러 간다. 이 정도의 그 범위를 벗어나는 사람들. 근데 그런 그런 약간 사실 devotion?
문호영20:05헌신?
최재원20:07되게 헌신이잖아. 뭔가 내가 그만큼 받는 게 일반적인 일반인의 눈으로 봤을 때는 없어 보이지만 내 마음속에는 있는 거지. 나는 그보다 더 많이 받았고 내가 더 못해줘서 미안해. 그런 게 약간 부모의 정서와도 좀 되게 비슷한 것 같고 그렇게까지
최재원20:32미안할 정도로 사랑하는 되게 뭐라고 되게 애틋하고 그리고 이게 펜이라는 말 우리가 아까 이라는 말 자체도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거 혹은 존경 이런 거랑 어떤 게 다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처럼.
최재원20:50응.
김괜저20:52나는 사실은 가족 같은 관계 또는 연인 같은 관계 그런 관계성을 내가 좋아하는 대상이 되는 인물들한테 전혀 기대하지 않고 그런 걸 원하지 않는 게 크거든. 되게 그거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사실은. 그러니까 그 사람이 나의 유사 애인 유사 가족 유사 뭔가가 되는 거가 좀 싫고 그런 관계가 아닌데 특별한 관계라는 거에 되게 깊은 그 감동을 느낀다거나 왜냐하면
김괜저21:20가족이나 이렇게 이건 내가 가까운 사람들한테서 느끼는 건데 예를 들어서 내 가족 내 진짜 친한 친구 내 애인 그들의 삶을 내가 어쩔 수 없거든. 사실은 그들의 삶을 내가 고칠 수 없고 그들의 삶에서 지금 힘든 부분을 내가 해결사가 돼 줄 수 없어. 어쨌든 각자가 각자의 인생을 살아야 되기 때문에. 근데
김괜저21:43같이 인생이 얽혀 있음으로 인해서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서로 그것 때문에 힘들고 막 이런 게 늘 있단 말이야. 근데 나는 내가 대상으로서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그런 걸 느끼고 싶지가 않은 거야. 그렇게 서로한테 책임감이 있는 관계는 나는 싫어. 그냥 그 사람이 하는 인생을 멀리서 보면서 멀리서 지지를 보내고 이게 너무 좋고 난 주변인들과도 더 그렇게 지내고 싶기 때문에.
김괜저22:09그래서 그런 멀리서 보내는 존경과 사랑과 애정과 이런 거를 되게 그게 더 얕다거나 그게 좀 더 가볍다거나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고 그게 되게 나는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그래서 그래서 굳이 만나보고 싶다는 그런 욕구가 안 드는 것 같기도 해. 내가 뭐 예를 들어서 워쇼스키 자매라든지 뭐 이런 코엔 형제라든지 이런 영화 감독들 좋아하지만 전혀 만나보고 싶지 않거든 그리고 전혀 만나보고 싶지 않아.
김괜저22:41그래서 그냥 그들의 작품 활동과 그들이 하는 얘기랑 이런 거가 좋은 거거든. 근데 되게 그걸 넘어서 이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고 이 사람의 오늘 기분이 어떨지 오늘은 건강할지 행복할지 이런 걸 걱정하는 사이를 갖는 게 나한테는 즐거움보다는 그건 부담감이 더 큰 것 같아. 그래서 그걸 크게 원하지 않나 보다 싶어.
김괜저23:07나는 애인도 연인도 뭔가 내가 그 사람의 분야에서의 성취 때문에 내가 존경할 수 있느냐가 나한테 되게 중요한 기준인 것 같거든.
문호영23:17응.
김괜저23:17그게 없이는 약간 누구한테 애정을 깊이 갖기가 좀 어려운 것 같아. 나는 친구들도 그렇고
최재원23:26나도. 그럼 근데 나는 막 성취라기 너도 뭐 그렇겠지만 성취라기보다는 그 사람에게서
최재원23:35
최재원23:36그게 내가 뭔가 존경하는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더 attract 되는 것 같아.
김괜저23:49되게
최재원23:52존경의 의미라는 게 되게 어떻게 보면 되게 존경하는 거지. 리스펙 존중 존경?
문호영24:00응.
김괜저24:02존중 존경 이런 감정이 되게. 나는 엄청 큰 되게 궁극적인 어떤 그런 감정인 것 같은데 되게 로맨틱한 사랑이나 서로 책임지면서 이런 책임감을 느끼는 거나 이런 거에 비해서는 좀 덜한 걸로 치부되나라는 생각도 드는 거지. 좀 사람들이 이런 건 별로 관심이 없나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어.
문호영24:30음.
최재원24:32근데 나도 그 말이 좀 이해가 돼. 나도 그게 어떤 약간 궁극적인 감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 약간 사랑 넘어설 수도 있는
김괜저24:45응응.
최재원24:46뭐라 그러지 좀 더. 근데 존경은 주로 이유가 있잖아. 사람은 이유가 없기도 하잖아. 맞아. 그래서 그런 면에서는 좀 내가 너무 이유가 있을 때만 누구를 좋아하는 건가? 그러게. 그러게.
김괜저25:06아니. 이 형자가 옛날에 김신영 선생님이었을 때 강사 김신영의 교수님이었을 때 코미디를 가르치는데 이제 애들 보고 그 학생들을 보고 안 웃긴 학생이 있으면 존경하는 학생이라고 표현을 했대.
김괜저25:25그래서 이영자가 김신영한테 신영아 너 안 웃기다보면 내가 존경하게 돼. 그러니까 빨리 웃겨. 이렇게 얘기를 했다는 거야. 그래서 존경이란 이렇게 웃음을 주는 것에 반대되는 말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었어. 근데 그런 경험은 있어? 정말 어렸을 때 팬이었어서 진짜 무조건적으로 좋아하고 이랬던 경험들이 있어? 어렸을 때
최재원25:51어렸을 때
문호영25:52난 어렸을 때는 진짜 제이케이 롤링이 너무 천재라고 생각했어. 그냥 작가로서 어떻게
김괜저26:03한바탕 나오겠네
문호영26:05
문호영26:06그렇게 생각했거든
문호영26:07응.
문호영26:09근데 또 금방 이렇게 그렇구나 이러면서 그냥 또 마음이 씹더라고
김괜저26:15그랬어.
문호영26:17트랜스 포빅한 뭔가 이런 발언들을 접하면서. 근데 그건 또 한편으로는 내가 해리 포터 세계에서 좀 떨어져 나온 이후에 그런 말들을 한다는 걸 알게 돼서 그런지도 모르겠는데
문호영26:33근데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어쨌든 jk 롤링을 어떤 그런 대작을 쓴 사람으로서 존경은 하지만 그냥 사람으로서는 절대 좋아할 수 없는 것 같고.
김괜저26:46응.
문호영26:48그리고 그냥 존경이랑 사랑하는 거에 대해서 얘기를 들으면서 나는 그냥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생각이 났는데 그냥 그 사람들은 그분들은 서로를 존중한다거나 존경은 하되 항상 이렇게 할머니가 나한테 할아버지에 대해서 너네 할아버지는 이런 것도 잘하고 저런 것도 잘하고 너무 멋있는 사람이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문호영27:14
문호영27:16뭔가 어쨌든 불만을 토로할 때는 되게 저 사람이 너무 밉다. 막 이렇게 얘기하실 때가 있거든. 그래서 그런 걸 생각하면 할머니랑 할아버지는 서로를 존중은 하는데
문호영27:29
문호영27:31사랑하진 않았던 것 같고 근데 또 할아버지는 할머니에 대해서
문호영27:36
문호영27:39뭐랄까 되게 애처롭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거나 잘 보살피고 싶거나 이런 마음이 있는데 또 할머니가 하는 일들이 자기를 너무 힘들게 한다고 생각하셔서
문호영27:52
문호영27:54그걸 또 사랑이라고 할 수 있나 뭐 그런 생각도 들고
문호영27:59응.
문호영28:01근데 어쨌든 사랑은 항상 존중이나 존경보다 훨씬 질척하고 막 개입하고 싶어 하는 마음인 것 같아.
김괜저28:09응.
김괜저28:12어떻게 보면 나는 그러니까 사랑이라는 게 만약에 존경이나 개인 간의 존경 같은 것도 포함할 수 있는 더 큰 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사랑이라는 말 안에 굉장히 플라토닉하고 굉장히 Ideal한 버전은 존경에 가까운 거고
김괜저28:32굉장히 좀 일상적이고 intimate한 그런 친밀한 버전은 그런 일상에서의 서로 간의 그런 애정이라든지 이런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되게 사랑을 애정과 지지 이렇게 이렇게 생각할 때가 많은 것 같아. 나는 누군가를 지지할 때는 있지만 애정을 주고받지는 못하는 경우 아니면 애정은 주고받 수 있지만 지지하기는 어려운 경우 이런 경우에 대한 생각을 되게 많이 했던 것 같고
김괜저29:01그래서 나는 되게 이상적으로 누군가와 애정도 주고받고 싶지만 그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데 있어서 어떤 존경이나 이런 마음도 갖고 싶고 이 욕심이 되게 있는 것 같고 그런 걸 찾다 보니까 되게 친구 정말 친하게 지내는 친구 내지는 연인 관계 이런 거에 있어서의 기준이 좀 말도 안 되는 기준인가 라고 생각될 때도 많았던 것 같아. 어떤 사람들은 내 주변에서 보면 이런 그 사람을
김괜저29:33성격은 낮아야 되겠지만 그 사람의 일이나 이런 걸 존경할 수 있는지 이런 여부는 파트너를 고를 때 거의 신경을 안 쓰는 그냥 다정한 사람이면 좋아요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거든.
김괜저29:45그래서
김괜저29:46근데 나는 되게 그거에 반대인 것 같고 오히려 다정함이나 이렇게 친밀하게 서로를 챙겨주는 거에 대해서 좀 나도 원하는데 그런 걸 찾기가 어렵다고 그냥 생각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고 그런 것 같아요.
최재원30:02근데 좀 사랑하면 좀 기대를 많이 하게 되잖아. 그래서 존경한다고 그래서 내가 얘한테 어떤 그런 감정적인 교류를 기대하는 것은 아닌데 그래서 뭔가 팬으로 누구를 사랑할 때는 뭔가 나에게 어떤 거를 주기를 바라진 않잖아.
최재원30:26근데 내가 그 사람과 개인적인 특히 친구인데 이 사람의 나는 진짜 영원한 지지자이고 싶을 때 이럴 때는 지지하고 존경하는 마음은 있지만 나는 얘를 또 사랑하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내 기대나 나는 되게 이만큼의 사랑을 원하는데
최재원30:48주지 않을 때 그럴 때 나는 되게 섭섭함을 느끼는데 예를 들어서 나는 도스토예프스키를 너무 좋아하고 존경하지만 얘가 살아있다고 하더라도
김괜저31:03와서 한 번만 안아주기를 원하는
최재원31:05그래 살아있다고 하더라도 뭔가 일단 개인적인 관계에서만 나는 사랑을 느끼는 것 같긴 해. 나머지에서는 다 약간 좀 그냥 infatuation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 팬질을 할 때는 사랑이라기보다는
김괜저31:24좀 흘러가는 그런 매료되는
최재원31:26완전 그렇게 돼서 얘가 나를 사랑하거나 안 사랑하거나 전혀 상관이 없어. 그냥 나는 보면 좋으니까 그거면 됐지.
김괜저31:41그리고 나는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게 내가 주변 사람으로는 감당하기 힘들지만 되게 위대한 사람들
김괜저31:54
김괜저31:56팬으로 예를 들어 슈퍼스타 같은 사람들은 주변에 있으면 너무 피곤할 거 아니야 근데 먼 발치에 있으니까 좋아할 수 있는 것도 있는 것 같고 아니면 나랑의 그런 가치관이나 이런 게 궁극적으로는 내가 너무 존경하는 사람이지만 일상적으로는 너무 힘들 것 같은 사람. 나 오늘 아침에 프랑스 작가
김괜저32:19장주네 Jean Genet가 예전에 살아 생전에 bbc 인터뷰 했던 거를 아침에 봤었거든 근데 내가 장주네를 되게 좋아해. 그 사람은 60년대에 프랑스 출신 프랑스에 되게 부랑아 출신으로 엄청 힘든 우리 기준으로는 그런 유년기를 보내다가 이제 글을 쓰면서
김괜저32:44되게 발칙한 지금 말로 하면 그런 글과 연극과 소설과 영화와 이런 걸로 되게 이름을 날린 사람이고 그 사람이 거의 종교적 뭐랄까 약간 자기만의 종교 같은 거를 얘기를 하는데 거기서 삼덕 그러니까 세 가지 덕이 homosexuality 동성애 그다음에 theft, 이제 도적질
김괜저33:11그리고 betrayal 배반 이 세 가지가 가장 위대한 가치다. 이런 얘기를 하는 캐릭터인지 그 사람인지 이런 게 나오거든. 근데 나는 그 사람을 존경하면서 되게 나는 살지… 나는 살 수 없는 삶을 살았던 사람 그리고 나는 할 수 없는 가치 체계에서 말을 하고 그렇게 사람들의 세계의 균열을 일으켰던 사람이라면서 너무 너무 정말 이슬아 작가 표현대로 ‘깨끗한 존경’을 보내는 사람인데
김괜저33:44근데 내 주변에 있거나 친구가 된다면 너무 힘들 것 같은 사람인 거야. 그래서 그 사람의 그런 작품은 작품으로서 내가 접하면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서 밤에 책 읽을 때 그 사람과 함께 하고 싶고 책으로 함께 하고 싶고
김괜저34:02그 메시지를 나 혼자서 새기고 싶고 이런 거지. 그 사람이랑 내가 오늘 내 친구랑 어땠어, 막 이런 대화를 하고 싶지 않은 거야. 그런 거 있지 그런 거 거리감 있는 존경이라서만 존재할 수 있는 그런 팬의 관계 같은 게 있는 것 같기도 한 거지.
문호영34:23응.
문호영34:24근데 팬이랑 덕후은 뭐가 다를까? 요새 사실 팬이라는 말은 또 그렇게 많이 안 쓰는 것 같기도 한데 근데 내가 보기에는 덕후는 또 엄청 애정의 밀도나 어떤 집착적인 부분이 되게 강해지고
문호영34:45나는 나 스스로를 덕후라고 말하기가 되게 어렵거든. 무엇이든 나는 덕질을 안 하는 것 같고 내가 하는 수준의 어떤 좋아함이나 파고드는 거는 너무 뭐랄까 얄팍하다. 이런 느낌이 들어.
최재원35:09나도. 그래서 뭔가 약간 덕후는 뭔가 좀 더 authorized 돼야 될 것 같고 진짜 팬이에요. 이렇게 말하는 건 되게 그래도 부담감이 덜한데 약간 그리고 약간 일반적으로도 관습적으로 거의 인삿말처럼 우리 밥 한 번 먹어요. 이런 것처럼 만나면 인사말처럼 ‘진짜 팬이에요.’ 이 정도로 나올 수 있는 말이잖아. 근데 진짜 저는 막 ‘최애예요’ 아니면 막 진짜 ‘덕후예요’ 이렇게 말
최재원35:43하려면 좀 더 많은 헌신을 보여야 될 것 같고 이 정도로는 택도 안 될 것 같은 택도 없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지. 그래서 나도 누구한테 말할 때 나 진격의 거인 진짜 좋아하는데 이렇게 밖에 말할 수 없는 것 같아.
문호영36:05진짜? 재원 정도면 진격거 덕후 아님?
김괜저36:09맞지. 맞는데
문호영36:12본인은 인정 못하네.
김괜저36:14이름 붙이는 거에 대한 어려움 같은 거지. 나 얼마 전에 배우 인터뷰를 보다가 떠올린 건데 왜 되게 연기 잘하는 사람일수록 연기하는 뭐 문호영입니다. 이렇게 얘기하잖아
김괜저36:29약간
김괜저36:31배우 연기자 이런 것보다 연기하고 있는 누구입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잖아. 그러니까 동사로 얘기하는 게 좀 더 진중하고 그런 이름에 붙어진 그런 불필요한 수사를 떼버리려고 그렇게 하는 그런 습관 같은 것 같다고 생각이 드는데 글 쓰는 누굽니다. 이렇게 얘기하고 이러는 게 근데 나도 뭘 좋아하는 거는 많은데 내가 뭔가의 덕후입니다 누구의 팬입니다. 이렇게 얘기는 잘 안 하는 것 같고
김괜저36:58특히 덕후라는 말은 되게 묘한 것 같아. 되게. 어떤 면에서는 뭔가에 엄청나게 깊이 빠져 있어야만 붙일 수 있는 그런 자기가 붙인 자격증 같은 그런 바가 높은 것 같은 의미도 있지만 요즘은 워낙 마케팅화돼서 저는 문구 덕후예요 커피 덕후에요. 이러면 난 커피 덕후 중에 커피를 진지하게 좋아하는 사람은 한 명도 본 적이 없거든. 그러니까 되게 약간 오히려 더 가벼운 말인 적도 있는 그런 거지.
문호영37:30그렇다.
최재원37:32맞아.
김괜저37:34팬이라는 단어 재원이 처음 말했을 때 나는 자우림의 팬이야가 생각이 나면서. 나는 왜냐하면 자우림은 내가 어렸을 때 좋아했어서 그냥 순수한 팬인 것 같아. 내 생각에는 되게 그거에 가까운 것 같아.
문호영37:50
김괜저37:52왜냐하면 자우림을 좋아하지만 자우림의 모든 걸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이제는 자우림에 대해서 내가 평가를 하고 싶지가 않아. 자우림이 어떤지 뭐 이런 평가를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고.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했던 하는 팬들 내가 좋아했던 팬들 나한테 진짜 친밀하게 좋은 음악으로 좋은 시간을 많이 준 밴드 이렇게 기억을 그냥 하기 때문에
문호영38:21응.
김괜저38:23좀 자유로워진 것 같아. 별 잡 생각 안 하고 그냥 좋아해. 자우림을 좋아해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데
문호영38:28응.
최재원38:31나 어렸을 때는 좀 그런 거 같아. 나 예전 어렸을 때 HOT 좋아했는데 좋아하자마자 바로 은퇴해 가지고 바로 회차에서 되게 뭔가 되게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나는데 방에 브로마이드도 있고. 근데 그때는 진짜 지금 내가 샤이니 좋아하는 거랑 되게 다른 느낌으로 좋아했던 것 같아.
최재원38:57되게 확연히 달랐고 일단 어렸으니까 되게 동경 혹은 진짜 우상화 진짜 아이돌 뭔가 상으로서 좋아했던 것 같고 약간 거의 신적 존재라고 해야 될까? 근데 지금은 좀 더 막 뭔가 나의 요정 같은 느낌으로 바라보지만 옛날에는 막 그렇지.
김괜저39:21응.
김괜저39:23그랬지. 맞아. 진짜 hot 은퇴할 때 그전에는 서태지 은퇴할 때 더 너무 어리긴 했지만 그때 방송에 나오고 교복 입은 학생들이 그 집 앞에서 막 엉엉 울고 있고 이런 게 나한테 되게 강렬한 이미지거든
문호영39:39응.
김괜저39:41우리 안에 이런 슬픔이 있었다니 약간 이런 생각을 들게 만드는 나라가 망해도 이런 그림일까 이런 생각이 들었었어요.
최재원39:49근데 진짜 엄청 엄청 서러워. 그 약간 솟구치는 슬픔이 과연 어디서 이렇게 솟아나는지 뭔가 진짜 엄청난 걸 잃은 기분이랄까? 완전히 그러니까 진짜 어떻게 보면 그게 거의 어떤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느껴지는 거지. 그 당시에는 단체가 그래서 그게 없어진다는 게 거의 어떤 진짜 장례식 같은
최재원40:17느낌이고 진짜 무슨 이 사람들이 계속 존재를 하면서 자기의 삶을 계속 살아나간다는 이게 그리고 이거는 계약이고 그룹으로 활동하는 이런 비즈니스 어떤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고 진짜 누가 죽은 죽은 것처럼 그 정도의 로서 그런 슬픔이 몰려왔는데
최재원40:41그런 거가 느껴진 적이 그 이후로는 거의 많이는 없었던 것 같아. 또 그거랑 약간 팬에 대한 얘기는 아닌데 그거랑 연결해서 생각해 보면 어렸을 때는 슬픔을 어떤 면에서는 좀 더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고 되게 막 펑펑 울고 그랬던 것 같은데 그 정도의 상실이 다가오면
최재원41:09누가 진짜 돌아가신다든가 이렇게 하면 약간 요새는 뭐라 그러지 좀 약간 현실 부정 하여튼 이거를 그렇게 막 엉엉 목 놓아서 울고 이렇게 잘 안 되고 그냥 약간 좀 더 마비된 것 같은 느낌의 슬픔을 느끼는 것 같아.
최재원41:33맞아. 그리고 훨씬 오래 그게 나랑 남아있어. 약간 그 순간에 나가 내가 완전 정지돼가지고 그게 나의 일부러 계속 정지된 내가 계속 있는 거야. 이 사람 그런 그 사람을 떠난 사람을 생각할 때마다 그 그 부분에 내가 전혀 바뀌지가 않아.
김괜저41:56되게 일희일비 하는 게 팬으로서의 삶의 중요한 부분이잖아. 그러니까 조금만 좋은 게 있어도 크게 행복해하고 조금만 슬픈 일 있어도 크게 슬퍼할 수 있는 근데 나는 일을 하면서 아니면 내가 내 삶을 꾸리면서 일희일비 하지 말자가 나한테는 너무나 중요했던 거지. 지금까지 계속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예를 들어서 어렸을 때는 상상하잖아. 엄마 돌아가시면 어떨까? 상상하면 어렸을 때는 너무 이러다가 지금은
김괜저42:27그러면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해야지 막 이런 생각이 들잖아. 그러면서 나 다 컸구나 이제 준비가 됐구나, 좋다라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보면 좀 일희일비를 직접 …그런 경험을 안전한 경험이지. 어떻게 보면 그런 경험을 찾고 그런 걸 즐길 줄 알고 하는 사람들은 나는 모르는 어떤 감정의 그런 폭을 느끼고 즐기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것 같아.
김괜저42:54나는 고작해야 약간 조금 벅찬 느낌 조금 눈물 또르르 하는 슬픈 느낌. 이 정도에서 끝나는데
김괜저43:02응.
최재원43:07근데 이 주제가 생각보다 난 좀 쉽지가 않은데
김괜저43:13그래
최재원43:15주제가 너무 어렵네.
김괜저43:18약간 그러면 각자의 모종의 이유로 벽에 부딪힌 주제 이렇게
김괜저43:23오늘은
김괜저43:24마무리해보는 것도 왜냐하면 모든 길이 다 뚫리는 거.
최재원43:27근데 약간 세 명이 지금 다 각기 다른 이유로 약간 어떤 벽을 마주한 그런 느낌이 있어. 맞아. 맞아.
김괜저43:36재밌다. 그래. 이 갈림길에서 그러면 각자 헤어져서 각자의 시간에 좀 더 그 내면을 보고 나중에 다시 한 번 얘기를 해보든지 하자.
김괜저43:47좋아요.
김괜저43:50오늘은 이 정도로 마무리를 합시다.
최재원43:52일단 안녕을 할까?
김괜저43:54아니야. 그냥 이렇게 이렇게 마무리된 걸로 하고 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