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1 – 오! 무한히 물결치는 그런데

웬만하면 말로 해
웬만하면 말로 해
EP21 – 오! 무한히 물결치는 그런데
Loading
/

제법 그럴듯한 팟캐스트처럼 자기소개로 대화를 시작하고 있는 웬말. 그러나 밥에 물 말아 먹고 왔다는 소개 한 토막이 이야기의 나룻배를 먼 바다로 보내버리고..! 마법의 접속사 ‘그런데’를 남발하면서도 일관되고 싶은 마음에 대해, 끝없이 확장하고 싶은 ‘나’에 대해, 스스로에게도 뜻밖인 결심과 과도한 문투, 물과 불, 삼각형과 허수, 셀카와 가슴성애에 대해 말합니다. 들어보도록 하십시오.

  • 물밥에 마늘쫑 or 감태 or 멍게젓갈
  • 듣는 분들에게 좀 죄송하다는 말씀
  • 그렇게 아십시오
  • 달래가 들어간 된장국
  • 산적 위에 깨를 이렇게 톡톡톡톡톡
  • 삼각형으로 살기 힘들어
  • 부단히 뛰어다니면서 거미줄을 짓는 느낌
  • 허수와 자라와 추리소설
  • 마른 사람으로 할 수 있는 섹스어필
  • 가슴성애자와 함께 한 작별인사
  • 사자머리 폭탄머리 칼머리 투블럭
  • 언니 그건 저번 젠더잖아요
  • 완전히 도망가야 되겠다
  • 점이 모여서 나

스테디오(Steadio)에서 월 2,000원에 말동무가 되시면 최신 에피소드와 부수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호영00:03
안녕하세요 저는 방금 오차즈케를 좀 먹다가 녹음을 시작한 호영인데 밥에 뭘 말아 먹는다 이거에 대해서 좀 생각을 하게 되네.
김괜저00:18심오하구나.
최재원00:23근데 밥에 물 말아 먹는 거 하니까 생각이 나는 게 있는데 예전에 친구가 임신을 했는데 남편한테 근데 얘가 되게 심각한 무슨 임신 증후군이 있었던 거야 증후군. 그래서 되게 이게 임신한 사람의 0.1%한테만 나타나는 그런 질병인데 토하는 게 진짜 너무 심해서 거의 병원에 한 두세 달 입원해서 링거를 맞고 있어요. 수액으로 연명해야 되는
최재원00:52그런 정도인데 이게 되게 템퍼러리하고 사라지는 거다 보니까 연구가 거기 잘 안 돼가지고 약도 없고 뭐도 없는 거야. 제대로 연구가 안 되니까. 근데 이게 굉장히 소수한테만 나타나는 건데 어쨌든 얘가 되게 심각한 그런 그런 지경인데 남편한테 물 물밥을 먹고 싶다고 그랬는데 전혀 못 알아듣는 거야. 미국 외국인이니까.
최재원01:17근데 그 말을 그 콘셉트을 설명을 해야 되는데 되게 의아할 거 아니야. 물에 좀 알아주지 않겠냐 여러 번 그리고 설명해야 되는 게 몸도 아파 죽겠는데 너무 짜증 났다는 거지. 그냥 물밥을 먹고 싶다. 딱 하면 딱 대령을 해야 되는데
김괜저01:35그리고 그러면 미국 사람 입장에서는 물이 따뜻해야 되는지 차가워야 되는지도 전혀 모를 거 아니야
최재원01:42전혀 모르지
김괜저01:44뭐하는지.
호영01:46근데 내가 이게 밥에 물 말아 먹는 거에 대해서 또 어제 트위터에서 본 얘기가 있었는데 어떤 분은 최고로 맛있는 밥이 씻은 밥이라는 거야. 근데 이 씻은밥이 뭐냐면 갓 지은 밥을 찬물에다가 같이 밥에다가 찬물을 좀 부어서 그 물에 밥에 있는 녹말이 싹 풀리도록 이렇게 숟가락을 휘젓지 말고 그냥 이렇게 휘휘 이렇게 돌려서
호영02:12밥을 좀 한 김 시켜준 다음에 그 물을 뺀 밥을 먹으면 밥알이 완전 탱글탱글하고 촉촉하고 차갑고 그렇다더라고.
김괜저02:21진짜?
호영02:22응. 그래서 그분이 이걸 어떻게 알게 됐냐면 본인 어머니가 동네에 이제 입맛 없는 노인들이 이렇게 하는 걸 보고 이 사람한테 알려줬대. 어. 그래서 그렇게 한 밥이랑 막 이 사람이 또
호영02:41마늘쫑을 이렇게 같이 먹었다고 하는데 그걸 보니까 너무 먹고 싶은 거야. 그래서 집에 있는 그 씻은밥은 아니지만 나는 지금 갓 한 밥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오차즈케로 해 먹었는데 어제 본 드라마에서도 오차즈케가 또 나온 거야. 그 오차즈케의 토핑은 도미에서 살을 발라내고 남은 뼈 있잖아. 그거를 좀 튀겨가지고 양념을 좀 해서 튀긴 다음에
호영03:10어…
호영03:10그다음에 맛국물을 국물로 해가지고 밥을 말아서 먹은 거지. 근데 그게 또 너무 맛있어 보였어. 그래서 왠지 오늘은 오차즈케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리고 지금 우리가 앞에 거 녹음을 했기 때문에 쉬는 시간이 약 6분있는데 이때 내가 뭘 먹을 수 있을까? 이거는 밥에 뭘 말아 먹어야 된다. 그렇게 해서 먹고 왔습니다.
김괜저03:36시간이 더 필요하면 우리 충분히 쓸 수도 있었을 텐데. 무리해서 드시고 오셨네요.
호영03:42그렇지만 괜히 이것 때문에 끌고 싶지 않았어.
최재원03:47오차즈케 너무 너무 맛있어. 나도 내일 오차즈케 먹어야겠다.
호영03:53내일 아침에 먹어.
김괜저03:55나도 좀 생각나는 게 나는 집에서 그 호지차를 먹고 싶어서 액상으로 농축 호지차를 샀거든 그래서 그거를 이렇게 물에 타면 냉 호지차가 되는 거야. 그거를 샀기 때문에 그거를 이용해서 밥을 말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지금 드네요. (호영) 그것도 좋겠다. (재원) 호영이 띄운 작은 공.
호영04:18어. 밥에 물 말은 거랑 이렇게 장아찌 뭐 이런 거 너무 좋아.
김괜저04:23그치 나도 원래 젓갈 같은 걸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약간 물 있는 찬밥에다가 이렇게 낙지젓이나 창난젓 같은 거 살짝 얹어가지고 마늘종 같은 거 얹어서 먹으면 진짜 맛있지
최재원04:38맛있겠다
김괜저04:41아니면 보리굴비나 감태에 간장 게장 물밥이랑 같이 먹으면 진짜 맛있어요.
최재원04:48그건 뭐
최재원04:50그건 뭐
호영04:51근데 나는 솔직히 물밥 먹을 때는 반찬이 너무 호화로우면 안 돼. 나는 그냥 야채 장아찌 이런 거랑 먹어야 돼.
최재원05:02간장게장은 나도 간장게장은 물밥보다는 따뜻한 밥. 그 간장게장 차갑잖아. 그래서 그 차가운 거랑 그 따뜻한 밥에 그게 너무 좋아.
김괜저05:14그렇지 내가 근데 여기서 간장게장 정식 말고 간장게장이나 양념게장 살로 만든 게장 이렇게 나오는 거 있잖아. 그런 거는 조금씩만 떠가지고 같이 젓갈처럼 먹으면은 그거랑은 잘 어울려요. 살을 많이 먹어야 되는 제대로 간장 게장 말고
호영05:33그래 그래.
최재원05:35통영에 가면 멍게 젓갈이 있거든 그게 진짜 너무 맛있어.
호영05:43그래
김괜저05:43갑자기 너무 먹고 싶다.
최재원05:48진짜
최재원05:49오묘한 우리 그때 복숭아랑 왜, 지난 업로드 된 화 중에 복숭아랑 블루베리 블랙베리 랑 감이 진짜 독특한 노트들이 있다는 말을 했잖아. 근데 진짜 멍게는 특히 멍게 장은 정말
최재원06:09진짜 약간 이게 무슨 맛이지? 먹으면서도 되게 먹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 어떻게 이런 맛이
김괜저06:18우리 먹는 걸로 시작하는 거 너무 좋은 것 같아. 계속 이렇게 하자.
김괜저06:29호영이 오차즈케를 먹은 호영이고 재원은?
최재원06:32나는 원래는 나는 최근에 추리 소설을 되게 많이 읽고 있는 재원인데 호영 얘기를 듣다 보니까 최근에 포카치아를 만들었는데 한 번은 되게 실패하고 한 번은 되게 맛있었는데 같은 레시피로 했거든 근데 진짜
김괜저06:56소설은 버린 거야 지금? 먹는 얘기 나와서 추리 소설을 버린 거야? 너무 웃기다.
최재원07:03추리소설 기억이 안 나네.
김괜저07:06하여튼 포카치아를.
최재원07:08근데 그 얘기하니까 딴 얘기가 생각나긴 하는데
최재원07:17이게 나랑 제일 가까운 것 같긴 한데 우리가 그거를 할 때, 그 매주 맡아서 음성 기록을 정리하고 그걸 쓰잖아. 소개 글을. 근데 내가 할 때 음성 기록을 보면 내가 한 말을 끝내지를 않고 계속 딴 말을 하더라고. 머머머머한데 그러니까 a인데 B인데 C인데 D인데
최재원07:46근데 그거를 친구랑 말할 때는 그렇게 몰랐는데 이거를 음성 기록으로 해놓고 보니까 되게 충격적이었다는 생각을 들었는데 이 얘기를 하려고 그랬던 건 아니고 근데 내 지금 포인트를 쇼케이스 하기 위해서 방금 얘기를 꺼낸 거고 본론은 예전에 내가 근황을 얘기를 할 때 항상 뭐 자라나 이런 얘기를 했는데 내가
김괜저08:14최재원의 근황이 왜 자라인가 자라 근황만 계속 몇 주간 얘기를 해줘서 우리는 최재원의 근황이 궁금한데
최재원08:23근데 그 얘기를 내가 그런 생각을 해봤어. 이거를 만약에 괜저가 얘기를 했다면 어떤 식으로 얘기를 했을까? 제가 최근에 어디서 이런 글을 쓰게 돼가지고 그 글에 대해서 좀 연구를 하기 위해서 산책도 많이 하고 저런 아이디어를 떠올리려고 올리려고 그런 여러 가지 책도 보고 동물 영상도 찾아보고 그런 거를 관심 있게 보다 보니까 자라가 눈에 들어왔는데
최재원08:54이런 이런 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보니까 이랬어요. 이렇게 말을 하면 되는데
최재원09:00제가
최재원09:02진짜 밑도… 이 모든 앞에 말 생략하고 “자라가 손을 막 이렇게 하는 거야.”
호영09:08하하하하
최재원09:10그렇게 얘기를 했던 것 같아서 좀 반성을 하고 이게 그래도 팟캐스트인데 우리는 영상으로 일단은 어쨌든 켜고 하고 있으니까 말로 설명을 해야 하는데 몸으로 계속 보여주면서 막 이거 이거 이래서 듣는 분들에게 좀 죄송하다는 말씀을 이 자리를 빌려서 좀 드리고 싶고
최재원09:32앞으로는 좀 더 콘텍스트가 있는 그런 말을 좀 해보려고 노력을 할게요.
최재원09:39나의 근황이야.
김괜저09:42좋은 근황인데 우리 듣는 분들도 이미 다 익숙해지지 않았을까 그게 그걸 매력 포인트라고 이미 생각하고 있을 텐데 뭘 그렇
호영09:52응, 맞아.
김괜저09:54근데 내가 편집을 하다 보면 가끔 좀 그럴 때는 있어. 재원이 말을 안 끝냈는데 나나 호영이 말을 시작하는 게 되게 남들이 들으면 우리가 말을 끊은 줄 알 수도 있겠다.
김괜저10:06이런 생각이 들어서
김괜저10:07재원 말 뒤에는 pause를 충분히 줘. 그래서 실제로 그녀는 아무 말도 없었다라는 거를 분명히 알려주고 나서 다음 얘기로 넘어가게.
최재원10:18근데 내가 이게 너무 사실 이게 나의 진짜 본 모습이고 그게 되게 심하다 보니까 이메일을 쓸 때나 그런 어디 가서 말을 해야 될 때 다른 잘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잖아. 그러면 저번에도 얘기했듯이 그걸 overcompensate 하기 위해서 너무 딱딱하게 말을 하는 거야. 그래서 이메일 쓸 때도 막 ‘그렇게 하십시오.’
김괜저10:42그렇게 아시기 바랍니다.
김괜저10:46그렇게
최재원10:48아니 그렇게 아시기 바랍니다도 아니고 그렇게 아십시오.
호영10:55그러니까 누가 ‘오’로 끝내는..
최재원10:59근데 진짜 그렇게 돼.
김괜저11:01근데 그래서 방송하는 사람들이 쪼가 있는 이유가 이걸 마무리를 하기 어려우니까 쪼가 있는 거다. 그래서 예를 들면 풍자 라이브 같은 거 보잖아. 그럼 풍자 씨는 말을 할 때 예를 들어서 네가 자라를 만났어. 그러면 ‘자라들이 그렇게 손을 그렇게 흔들었다는 말을 전해드리면서~’ 이렇게 끝내.
김괜저11:24이렇게 끝내는 게 그게 자기의 쪼인 거야. 그리고 또 내가 듣는 이쪽이야라고 또 퀴어 팟캐스트 있는데 거기 말랑님이라는 분은 요즘에 그 쪼가 엄청 들어서 너무 웃기더라고. 말할 때 자라들이 많았다는 말을 전해드리면서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렇게
김괜저11:39그래서 엄청
김괜저11:41한 5분에 하나씩 전해드려. 계속 이런 말을 또 전해드리면서 그래서 방송을 많이 하다 보면 이렇게 쪼가 생기는구나.
최재원11:51그렇지 마무리를 해야 되니까 빨리 다음으로 넘어가고 그렇지
김괜저11:55그럼 재원이 하나를 미리 녹음을 따 놓자. 여기 끝에 부분에 그랬지 뭐야 이거를 따 놓는 거야. 그러면
최재원12:05그건 굉장히 완결을 시킨 거야.
김괜저12:07그거를 녹음을 해놔서 완결이 안 될 때마다 그걸 붙이는 거지.
최재원12:12그래 그랬지 뭐야
호영12:15나는 그랬지 말 말고 그렇게 하십시오. 이렇게 끝나는 걸 녹음했으면 좋겠어.
김괜저12:21시오 이걸 가지고?
호영12:24이렇게 됐다고 아십시오.
최재원12:26그렇게 아십시오.
김괜저12:28좋아. 이거 언젠가 써먹을 일이 있을 것 같아.
호영12:33아니 근데 이거 되게 웃기다. 그 자라 스토리를 여러 사람 버전으로 듣는 거 그 괜저 버전의 자라 스토리 풍자 자라 스토리 그리고 말랑의 자라.
최재원12:44호영이라면 어떻게? 아니 근데 나는 이게 괜저로 먼저 떠올랐고 호영의 그 약간 내가 예전에도 호영한테 한 번 말한 적 있는데 호영 글은 되게 향긋한 달래… 달래 국. 달래 달래 뭐지? 달래
호영13:02달래라고 했었어. 달래
최재원13:04달래가 들어간 된장국을 먹으면 어 달래 향이 진짜 약간 충격적으로 좋을 때가 있잖아. 이렇게? 근데 그러면서도 굉장히 이게 막 그 맥그리들처럼 막 미친 것 같아. 이런 맛이 아니고
김괜저13:23많이 다르지. 달래랑 맥그리들은
최재원13:25굉장히 아름다운데 너무 향기로우면서도 되게 베이스로 깔리는 것 같으면서도 되게 독특한 게 그런 것 같다. 그런 얘기를 무슨 얘기를 하다가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우리 글을 음식으로 떠올리면서 괜저 글은 약간
최재원13:50이렇게
최재원13:53잔칫상을 차릴 때 산적 같은 거나 전 같은 것도 이렇게 진짜 예쁜 모양으로 놓고 그 위에 깨소금 깨 깨를 이렇게 톡톡톡톡톡톡 이렇게
김괜저14:10청색 홍색으로 실고추 (호영) 가니시?완벽.
최재원14:13그래서 보기만 해도 진짜 너무 기분이 좋고 약간 먹고 싶은 그런 음식 있잖아. 그런 느낌이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 혼자서
김괜저14:26너무 극찬인데 둘 다
호영14:29진짜
김괜저14:31근데 호영이의 글을 그렇게 표현한 게 뭔지 와 닿긴 해. 나도 달래 된장국 같다는 게 와 닿긴 함. 그리고 오차?즈케 같기도 해. 오차?즈케도 되게. 그러니까 사람이 좋아하는 거랑 이런 게 잘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드는 게 호영 글은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좀 꾸며낸 것 같은 힐링하려는 글도 아니면서 되게 그러니까 요소들을
김괜저15:00정교하게 다듬었기 때문에 담백한 게 아니라 그냥 사람 자체가 그냥 톤 자체가 좀 담백한 것 같은 느낌. 근데 그게 징그럽지 않은 그런 자연스러운 그런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최재원15:13근데 되게 되게 emotional한데 약간 강력하면서 좀 강력한 한 방이 있는데 또 약간 차갑기도 한데 또 되게 되게 약간 emotional한데 약간 차가운 그 느낌
김괜저15:28맞아. 불보다는 약간 물 쪽이야.
호영15:33맞아. 내가 사주에도 불이 없대
최재원15:36진짜? 사주에 불이 없대?
김괜저15:40역시 과학적이야. 사주
최재원15:43나 예전에 그 라이징 어쩌고? 라이징 그거 있잖아. 그거 봤는데 세 개 다 파이어라 그랬어.
호영15:52별자리, 재원은 별자리가 다 불이라고?
최재원15:56어, 그 세 개
김괜저16:01진짜, 뭔지 모르는 사람은.. 알아서 들으란…
호영16:04뭔지 모르는 사람 어떻게 알아들어 이게 뭐냐면요 별자리
김괜저16:06뭔지는 말해줘야 될 거 아니야.
호영16:11이 자리 시스템 별자리 시스템에 대해
김괜저16:15서양식 사주라고 할 수 있는 horoscope.
호영16:19서양식 별자리에서는 우리가 보통 별자리 하면 그냥 내가 사수자리다. 이렇게 한 가지인 줄 아는데 별자리도 태어났을 때 여러 행성들이 어느 위치에 있었느냐 이런 식으로 굉장히 세분화해서 분석을 하거든요. 그래서 보통 서양에서는 요즘 이제 서양 퀴어들이 한창 빠져있는 별자리 놀이에서는 최소 세 가지를 알아야 됩니다. 일단 자기가 태어났을 때 태양의 자리
호영16:46이게 Sun이고 그거를 대체로 사람들이 이것만 알고 있어. 근데 그거 말고도 그 달이 어디 있었는지 moon sign하고 그다음에 rising 근데 라이징은 무슨 행동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래서 이 세 가지를 알고 있어야 이 사람이 대충 어떤 사람이다. 약간 mbti도 네 글자인 것처럼 서양 별자리에서는 세 가지를 알아야 된다.
김괜저17:08
호영17:09응.
최재원17:10내가 하고 싶은 말이 이 말이었어. (괜저) 아니잖아.
호영17:13아니잖아. 그래서 별자리 세 가지가 뭔데?
호영17:16세개가 뭐냐
김괜저17:17하고 싶다는 게 하기를 희망하는 말이었다는 거지. 내가 하려고 했던 말이라는 게 아니라 했으면 좋겠는 말이다.
최재원17:26다시 태어나면 난 저렇게 하고 싶다.
김괜저17:30방금 이 부분을 들으면서 생각난 게 어제 내가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가 나한테 형은 되게 뭔가를 하고 싶다라고 얘기하지 않고 할 거야처럼 얘기를 한다는 거야. 다 계획이 있는 것처럼 얘기를 한대. 근데 되게 그런 것 같다고 느꼈거든. 나는 하고 싶은 게 되게 이렇게 붕 떠 있는 언젠가는 하고 싶고 이런 거 별로 없고 그냥
김괜저17:56할 것 같은 것들 위주로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 그래서 꿈을 되게 허황대의 꿈은 별로 안 꾸는 것 같고 그냥 뭐 예를 들어서 집 짓고 싶다. 이런 거 언젠가 당연히 할 것처럼 카페 운영 같은 거는 기본적으로 하지 않을까 뭐 이렇게 생각하는데 되게 계획과 좀 원하는 거가 이게 되게 비슷한 곳에서 꺼내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
최재원18:23진짜 그래 하고 싶다는 말 거의 들어본 적이 없어. 난 이러고 싶다 이랬으면 좋겠다. 이런 게 아니라 나는 이렇게 할 거고 이런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이걸 할 거야. 이렇게. 그리고 만약에 이렇다면 이렇다 이런 거를 별로 이랬으면 좋겠다. 이런 게 없고 그냥.
김괜저18:43맞아. 만약에라는 생각 진짜 별로 안 하는 것 같아. 만약에를 생각해도 되게 현실적인 선택지 안에서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
호영18:52
김괜저18:53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내가 만약에 뭐 중국 출신 사람을 사귄다면 아니면 뭐 내가 만약에 중동 출신 사람을 사귄다면 이런 생각 만약에는 이런 건 나한테는 많이 하는데 내가 백인이라면 뭐 이런 생각은 한 번도 안 하는 거지. 그야말로 가정인 거는 생각을 별로 안 하는 것 같아.
최재원19:13난 그런 생각밖에 안 하는데.
김괜저19:15근데 옆에서 재원은 내가 만약 삼각형이라면 이렇게 내가 만약 원통이라면 이런 생각을 하니까
최재원19:24삼각형이 되고 싶어.
호영19:31너는 ‘내가 이미 삼각형인데 사람들은 그걸 몰라줘.’ 이거 아니야
김괜저19:35이미 거기까지 가지. 그렇지. 재원은 ‘삼각형으로 살기 너무 힘들어.’
호영19:41삼각형이라 힘들어.
김괜저19:44근데 그런 거 있잖아. 모든 나는 재원도 되게 그러니까 사람마다 약간의 이게 말로 전달이 될까? 내가 요새 글 쓰면서 고민하는 개념이 약간 그런 infinity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데
김괜저20:02예를 들어서 나는 재원이 재원이라는 한 명의 삼십몇 살에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다른 존재들을 인 그것이 된 것처럼 살고 있다. 그게 다른 여러 가지 인생을 동시에 살고 있는 것처럼 생각될 때가 많고 그게 되게 그때그때 바뀌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자라 자라를 보고 있으면 연못에 있는 자라를 보고 있으면
김괜저20:30그 자라의 삶에 잠깐 들어갔다 나오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는다든지 아니면 이런 1차원, 2차원, 3차원, 4차원 다 약간 재원이 관여되어 있다든지 이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으면서 그래서 재원한테는 뭔가 그런
김괜저20:46
김괜저20:47나는 한 명이지만 뭔가 무한한 나의 존재나 나의 인생이나 내가 연결되어 있는 이런 게 있을까 뭐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고 근데 나는 좀 비슷하지만 반대로 나는 내가 되고 싶은 거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되게 무한하다고 느끼거든. 근데 다 현실적인 것들 나는
김괜저21:10엄청난 돈도 많이 벌고 싶고 엄청나게 사랑도 받고 싶고 엄청난 성공을 내가 글로도 쓰고 싶고 영화도 하고 싶고 연극도 하고 싶고 이런 내가 현실에서 하고 싶은 것들이 되게 무한하게 있어서 항상 그런 무한한 그거를 동시에 조금씩 하려고 진짜 이렇게
김괜저21:31
김괜저21:32물방울이 바닥에 떨어지면 이렇게 점점 이렇게 늘어나듯이 나는 이렇게 빠르지는 않지만 무한한 방식으로 계속 이렇게 커지고 있다 이렇게 생각이 들 때가 많아. 그래서 나는 왜 내가 하고 싶은 건 이렇게 뚜렷하지가 않고 하는 물만 파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게 이렇게 많고 늘 360도로 뭔가 하고 싶을까 그래서 늘 조금씩 조금씩 그거를 하루마다 그러니까 어린 왕자가 이렇게 자기 행성 조그마한데 다 돌아다니면서 이렇게 뭐 하는 것처럼
김괜저21:59계속 이렇게 모든 각도를 돌아다니면서 살고 있다라고 나는 생각을 하거든. 근데 나는 되게 무한한 것과 나의 지금 무한하지 않은 나와의 간극을 채우기 위해서 계속 부단하게 이렇게 뛰어다니면서 내 영역을 넓히면서 이렇게 거미줄을 짓는다든지 이런 식으로 이렇게 막 계속 돌아다니면서 하는 느낌이고 재원은 뭔가
김괜저22:23잠깐씩 잠깐씩 이렇게 텔레포트 하듯이 많은 것들에 살다가 나오는 것 같은 그런 느낌 나보다 훨씬 더 추상적으로 많은 것들이랑 연결돼 있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 그런 것 같아. 그래서 각자한테 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모르는 사람한테 가서 이런 식으로 나는 막 이런 면에서는 무한해요라고 하면 되게 이상한 사람인데
김괜저22:47그런 느낌을 받을 때는 있는 것 같거든. 어떤 사람은 나한테는 시간이 무의미한 것 같고 나는 모든 시간을 다 같이 경험하는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 같고 나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진짜 모든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 아니면 나는 모든 인류의 고통과 기쁨을 같이 느낀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살아가는 사람 이런 게 다 사람마다 좀 지향성이 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최근에
김괜저23:14해보고 있어.
호영23:16응.
최재원23:17근데 나는 한편으로는 그러니까 되게 어떤 그런 욕심은 있지만 되게 뭔가 무한한 거에 대해서 네가 아까 말한 뭔가 되게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 근데 한편으로는 그런 나 자신을 되게 contain 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것 같아. 왜냐하면 내가 봤을 때는 되게 좋은 내가 봤을 때 되게 좋은 작품들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은 엄청 굉장히 specific 한
최재원23:47굉장히 진짜 되게 narrow하고 약간 그거에만 집착하는 거 그거를 통해서 좀 되게 넓은 게 보이는 그래서 이게 좁을수록 오히려 더 그걸 통해서 내가 더 이입을 할 수 있고
최재원24:09이런 작품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 뭐를 읽을 때 오히려 더 이렇게 약간 모든 거를 다 들고 있는 작품보다는 그래서 개인적 취향일 수도 있고 그래서 나는 그렇게 내 기본 자세 나의 그 propensity는 좀 이것저것 다 하고 싶어. 하지만 약간 그러지 않기 위해서 되게
김괜저24:33뭔가
최재원24:34되게 노력하지만 항상 실패하는 좀 그런 느낌
김괜저24:38음응.
최재원24:40근데 그런 면은 당연히 있긴 한 것 같아요. 되게 이입하고 이런 거 이입하… 그게 좀 현실적이지 않은 거에도 되게 이입을 많이 하는 면이 있고 나에게는 이게 훨씬 더 현실로 느껴져.
김괜저24:57사실
최재원24:58나 이번에 글 최근에 마감을 하나 했는데 거기에 지금 말했던 그런 뭔가 나에게는 어떤 그 허수 허수 예를 들어서 허수가 있잖아. 수학에. 근데 이게 imaginary 넘버인데 어쨌든 정의가 된 거고
최재원25:24그게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생각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게 이거에 가장 존재하는 형태인 거지. 실존하는 형태. (괜저: 포인트인거지) 어. 근데 그래서 하여튼 그런 거랑 추리 소설과 자라와 이런 것들이 결합된 글을 썼다
호영25:43으음~
김괜저25:45응.
김괜저25:46그러니까 추리 소설을 읽는 재원 추리 소설을 읽는 재원으로도 부족한 것 같고. 약간 추리 소설의 현실 리얼리티의 사는 재원과 허수의 세계에 사는 재원과 자라들과 같이 사는 재원이 다 파편으로 다 조금씩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라는 거지. 그래서 누군가와 나는 사실은 인생에서 사람도
김괜저26:10친구나 이런 연인이나 이런 사람도 나는 정말 100% 그 순간에 그 사람과 같이 있다는 느낌을 전달하고 나도 받고 하는 게 되게 어려운 일이었는데 항상 딴 생각이 있고 내 계획이 있고 이래서. 근데 재원은 그런 게 없이 진짜 심지어 사람이 아닌 주제가 있을 때 그거를 완전히 같이 가서 그 현실을 살아주고 나오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는다. 이런 이런 취지의 얘기였던 것 같아. 그게 되게 신기해.
김괜저26:43근데 호영은 어때? 호영은 좀 내가 통상적으로 얘기되는 리얼리티랑은 달리 왜냐하면 이게 좀 그런 거잖아.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은 하나의 인생을 살고 하나의 삶을 산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내 개인적으로는 이런 면에서 무한함이 있다고 느끼고 이런 게 나는 다 각자 있다고 생각하거든
김괜저27:05그런 게 있어?
호영27:07응.
호영27:09그냥 나는 되게 누구나 그 관계마다 나도 달라지고. 어쨌든 사람은 다 되게 여러 가지 면이 있잖아. 근데 또 뭔가 퀴어로서 더더욱 그런 분절을 많이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고 또 두 가지 언어를 하는 사람으로서도 그런 것 같고.
최재원27:32맞아.
호영27:35그리고 나는 뭔가 회사에서의 나 그리고 회사 밖에 있는 시간대에 나 이게 갈수록
호영27:46
호영27:47많이 포개지기도 하고 뭔가 너무 그 간극이 커져서 괴롭기도 한 것 같아.
김괜저27:54응.
호영27:55음.
호영27:57그래서 이번 주에 되게 오랜만에 일기를 조금 썼는데 그런 내용이 조금 있는 글이랄까 그런 걸 썼어.
김괜저28:10음.
김괜저28:12일기는 우리에게 읽어줄 수 있는 일기를 말하는 거야? 아니면 혼자의 일기를 말하는 거야?
호영28:17어… 좀 읽을 수 있어. 근데 예를 들어서 최근에 든 생각이 내가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지 1년이 됐는데 어떻게 보면 많은 게 변하고 어떻게 보면 별로 안 변했는데 근데 이 모든 것이
호영28:36어…
호영28:37또 모르는 사람에게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아무 변화도 없어 보일 수 있는 거야
김괜저28:45응.
호영28:46응.
호영28:47그래서 그 점이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고 한편으로는 엄청나게 그냥 모든 게 덧없다 이렇게 느껴지기도 해.
호영29:00그거 그 일기를 그럼 좀 읽을까 지금? 근데 괜저는 인사를 안 했는데
김괜저29:05저의 인사, 인사 저의 인사는 안녕하세요. 호영의 호르몬 1주년을 축하하는 괜저입니다.
김괜저29:20트랜스.. 트랜지션 호르몬 1주년이란 진짜 마일스톤이어가지고 되게 어떤 느낌일지 개인적으로 되게 궁금해.
호영29:30응.
호영29:31그러게. 그래서 나도 뭔가 이거를 기념해야 된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또 딱히 특별한 느낌이 없기도 하고. 근데 어쨌든 이번 주에 그런 일이 있었고 좀 쓴 걸 그럼 읽어볼게.
호영29:47
호영29:497월 13일 퇴근 시간 30분을 남겨두고 화재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우리 층은 아니었는데 곧 업무용 메신저의 제보가 하나 둘 올라오기 시작. 모모층 화재 경보 올리는데 불은 안 나는데요 모모층도요 불은 없고 징 울리는 경보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빗물 막는다고 펼쳐놓은 비닐 천막에 파장을 일으켰다.
호영30:13일단 1층으로 대피하라고 하길래 그냥 집에 갈 요량으로 짐 싸서 줄지어 계단 내려왔다.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도 이 계단을 내려왔다. 10층 넘는 층계를 내려와 바깥에 발 디디니 비가 천막처럼 내리치고 있었다. 넓은 길에 아무도 없었고 장하시는 발과 우산에 가까운 상체 빼고는 쫄딱 젖었다. 쫄딱.
호영30:37종아리에 들러붙은 바짓단에 개구리 닮은 빗물 요정들이 조롱조롱 매달렸다고 가정하자. 조물조물 쥐었다 놓는다고 달아날 곳도 아니다. 어차피 장화에 긴 바지는 꼴 사나운 복장이다. 비 오는 날에는 원피스에 긴 장화가 짱인데 원피스를 집 밖에서 입어본 지 오래됐다. 지금은 여름에 입길 좋아하는 끈나시에 허벅지를 반도 안 없는 짧은 반바지를 입고 있다. 원피스를 입고 싶다는 욕망이 요새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호영31:08만약 지금 원피스를 입는다면 몸이 건축물이 되는 원피스를 입고 싶다. 거대하고 기하학적인. 이번 주 월요일은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일 때문에 T를 시작하고 2개월쯤 되었을 때 찍은 사진을 봤는데 지금보다 얼굴이 하트 모양이랄까 어깨는 더 안으로 굽었달까 저 사진을 찍던 날 티셔츠가 얇아서 젖꼭지가 비칠까 신경이 쓰여서 더 어깨에 힘이 들어갔던 게 기억난다. 근데 어떻게 보면 젖꼭지가 최고의 악세사린데.
호영31:42사진 속 나의 어깨는 너무나 굽어서 세장처럼 보인다. 여기까지 읽겠습니다.
김괜저31:48
호영31:51그래서 최근에 한 1년 전쯤 사진들을 좀 그래서 일부러 봤는데 그리고 또 막 1년을 기념한다는 차원에서 나 스스로도 사진을 찍어봤는데 어떤 각도에서는 달라 뭔가 확실히 근데 또 어떤 각도에서는 뭐 똑같네 이렇게 되는 거야. 그래서
호영32:15
호영32:16웃기고 또 회사에서도 회사 사람들 중에서는 이제 가장 친한 한 분에게만 말했고 다른 사람들은 그냥 다 모르거든. 뭐 남들이 어떻게 얘기하거나 생각하고 있는지는 나도 모르지만 근데 예를 들어서 목소리가 바뀌기 시작했을 때쯤에는 몇몇 사람들이 감기 걸리셨어요 아프세요? 이렇게 해서 감기 걸렸어요 이렇게 하고
호영32:42지나갔고 그 이후로는 또 아무 말이 없거든. 그래서
호영32:47
호영32:48누군가에게는 되게 큰 일들이 되기도 하는데 또 그냥 사람들은 남에게 그렇게까지 관심이 없기도 하기 때문에 또는 이런 일을 겪고 있을 거라고 상상을 못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된다 없는 일이 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호영33:11
호영33:13어제 또 무슨 트랜스에 대한 여러 단편 영화들을 미국 에서 활동하는 인디 감독들이 만든 영화들을 봤는데 그중 하나가 자기가 탑수술을 하기 전에 ftm인 분인데 그 가슴에 대해서 뭔가 기록을 남겨놓고 싶어서 그리고 자기가 어쨌든 여자로 살았던 시간에 대해서도
호영33:41
호영33:43작별을 하는 그런 차원에서
호영33:46
호영33:49뭐랄까 그러니까 좀 되게 섹슈얼한 어떤 그냥 porn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런 영상을 찍은 분이 있는 거야. 근데 이 사람이 가슴을 이제 잘라낸다라고 생각을 하고 나니까 왠지 좀 아쉬운 느낌이 들고 그리고 그 가슴을 더 최대한으로 썼어야 되는데 약간 이런 생각이 들어서
김괜저34:09써먹었어야 되는데
호영34:12그래서 그 영상에서는 이 사람이 이제 본인이 실제로도 섹스 그러니까 성 노동자로 일한 적이 있는데 그래서 업소에서 일을 하다가 그다음에 이 캐릭터는 그래서 어떤 업소에서 일을 했는데 그날 온 손님들이 다 가슴에 별 관심이 없었던 손님들인 거야.
호영34:35그래서 그게 좀 짜증이 나고 아쉬워서 이렇게 밖에 나와서 담배를 피고 있는데 어떤 차가 이렇게 지나가다가 멈춰 서가지고 이 사람한테 approach를 한 거야. 그 차에 안에 있던 어떤 남자가. 근데 그래서 그 사람이랑 거래를 하기로 하고 이제 호텔에 갔는데 이 사람은 엄청 가슴 성애자인 거야. 그런 그런
호영35:00스토리가 있는 영상이었어. 그래서 자기가 가슴을 떼기 전에 마지막으로 내가 가슴으로 하고 싶었던 거 뭐 가슴 사이에 이제 페니스 넣고 이렇게 자위 시키는 그런 거 있잖아. 그런 것도 다 하고 영상을 찍어. 찍었는데 그래서 되게 막 엄청 섹시한 그런 영상이기도 하면서 또 일단 이 사람은 그게 자기의 어떤 한 시절에 대한 이별인 거니까
호영35:27되게 마음이 뭉클하더라고. 그래서 그런 생각도 나고. 그래서 최근에 나의 옛날 사진을 보면서 그때 나에 대해서 좀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호영35:48근데 이게 당연히 트랜스가 아닌 사람들도 그렇게 느끼잖아. 뭔가 과거에 나는 정말 나와 지금의 나와는 완전 다른 사람이다.
김괜저35:58응.
호영35:59그래서 뭐가 다른 걸까? 이런 생각을… 또 뭐 달라야 할 필요도 없지. 근데 어쨌든 이게 너무 그
호영36:09어…
호영36:10특별한 변화라고 느껴지는 것도 별로고 근데 그냥 아무것도 아닌 것도 별로고 뭐 이런 생각
김괜저36:18그러게.
호영36:22응.
김괜저36:24맞아. 사실 트랜지션을 안 하는 사람들도 과거의 나를 보면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사람으로 느껴지고 특히 섹슈얼한 측면에서도 되게 다른 사람이다라고 느껴질 때가 많은 것 같거든. 나도 옛날 사진 다 보면서 옛날 사진 보니까 진짜 재원 사진도 되게 많이 나오고 내 사진도 되게 많이 나오는데 우리의 10년 전 15년 전은 다른 젠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다른 점이 되게 많은 거야.
김괜저36:58그래서 되게 이 정도는 트랜지션을 했다고 봐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리고 되게 아까 네가 말한 그분의 작품처럼 나도 되게 나는 나에게서 약간 바디 디스모피어라면 약간 이렇게 체중에 대한 거 이런 게 어렸을 때부터 있었지만 어렸을 때 내 사진을 봤는데 너무 마른 거야. 근데 그때는 난 내가 뚱뚱하다고 생각했었거든. 지금보다 더. 근데 너무 마른 거야. 사람이.
김괜저37:29그런데 그 당시에 이렇게 약간 마른 사람이 할 수 있는 그런 섹슈얼한 어필이나 꾸미기나 이런 걸 너무 안 해봤다. 그때 그걸 더 즐기고 넘어갔어야 되는데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더라고. 그래서 왜 이제 게이들도 이렇게 그런 장르가 있잖아. 약간 서브젠… 서브섹.. 서브 섹스 같은 게 있잖아. 게이들도 그런 걸 좀 내가 넘어오기 전에
김괜저37:55그 영역에서 좀 더 즐겨봤으면 좋았을 텐데. 뭐 이런 생각도 들고 나를 이렇게 보여주는 방식에 대해서도 좀 더 이렇게도 해볼걸 뭐 이런 거 그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
호영38:09
호영38:11맞아. 그래서 영어로는 그냥 퀴어 사람들끼리 막 우리가 몇 세기 전에 막 이렇게 말하듯이 몇 젠더 전에 그 이렇게 말하잖아.
김괜저38:23그거 저번 젠더 때 아니야? 약간
호영38:25그러니까 저번 젠더 때. 언니 그건 저번 젠더잖아요.
김괜저38:30그건 저번 젠더잖아요. 맞아요.
김괜저38:32그 수준이 진짜
호영38:37맞아. 그래서 그 예전 젠더의 나 또한
호영38:44
호영38:46그때의 나도 좋아할 수 있는 게 어쨌든 지나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 지금 생각해 보면 나도 그때 예전 젠더였을 때 나는 그때는 나를 좋아하기가 너무 힘들었어. 꼭 나를 좋아해야 된다. 이런 것도 아니지만 모든 거를
호영39:07막 자기 긍정하고 이런 걸로 수렴하고 싶지는 않지만.
김괜저39:14응.
호영39:15지금의 자기 표현이나 몸이나 이런 관계가 그래도 나는 상당히 달라져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그런데 최근에 또 읽었던 리타 님이 지금 세마 코랄에서 연재하고 있는 글 중에 하나가 퀴어들은 왜 셀카를 이렇게 많이 찍는가 뭐 이런 거였던 것 같은데
김괜저39:39응.
호영39:39거기서도 그냥 왜 셀카를 많이 찍는가에 대한 답이 여러 가지 예시가 있었지만 결국 제시된 정답은 슬프기 때문이다 이랬거든. 근데 그래서 또 요즘 운동하면서 든 생각이 나는. 왜 이렇게 사람들이 거울을 보라고 할 때는 절대 보기가 싫고.
김괜저39:59응.
호영40:00보지 않아야 될 때는 자꾸만 보고 싶을까? 이런 거 있잖아.
김괜저40:04응.
호영40:05운동할 때도 막 자세 때문에 봐야 되는데 그럴 때는 너무 내 몸이 보기가 싫은데. 일단 내가 근데 다른 때는 계속 보고 있어서 선생님이 나보고 턱 당기세요. 막 땅을 보세요. 이렇게 말을 해줘야 되거든.
김괜저40:20그런 것도 웃긴 것 같아.
김괜저40:26저번에 호영 집에서 가구 배치하면서 거울을 어디다 놓을 것이냐 이걸로 얘기를 한참 했었거든. 그러니까 거울을 전신 거울을 현관에서 들어올 때 보여야 되냐 아니면 침실에 어디다 놔야 되냐 근데 있어야 되긴 하는데 자고 일어났을 때 바로 보이면 너무 무서우니까 반대쪽에 놔야 된다. 이런 얘기도 하고 그랬는데. 나도 비슷하게 어렸을 때는 거울을 내가
김괜저40:55뭔가를 목적을.. 진짜 거울을 보고 세수를 하거나 뭘 해야 돼가지고 볼 때 있는 곳에만 거울이 있고 그냥 편안하게 거울을 보면서 나를 전신을 볼 수 있는 거울을 집에 안 뒀었거든. 20대 때 내내. 그리고 되게 한국에 다시 오고 한참 뒤에서야 거울을 갖기로 결심을 하고. 그렇기 때문에 더 과잉 보상으로 엄청 큰 거울을 사서 이제 집에 놨던 그 기억이 있어.
김괜저41:24그때부터. 근데 그때 사귀었던 애인이 너무나 편안하게 거울에 항상 자기 모습을 체크하고 전신을 늘 체크하고 이게 거울 앞에 계속 있는 거야. 근데 너무 나는 신기했던 기억이 있어. 근데 지금 보면 지금 내가 그러고 있어요. 옛날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은 거울 앞에서 혼자 막 춤도 추고 진짜 그냥 뭐 옷도 갈아입고 뭐도 하고 그냥 이러면서 거울을 계속 보고 있어도 괜찮아. 그게 진짜 달라졌다고 느껴. 나는
호영41:53나는 혼자 있을 때는 거울을 그래도 좀 볼 수 있는데 밖에 나가면 우선 잘 못 봐.
김괜저42:00
김괜저42:02거울 셀카 같은 거 그래도 옛날에 비해서는 조금 올리는 것 같던데
호영42:06그렇긴 하지. 예전에 비해서는 정말 많이 찍는 편이지.
최재원42:14남이 나를 본다고 생각하면 거울이고 셀카고 되게 약간 나도 나랑 지금 화해하기가 쉽지 않은데 남까지 더해지면 너무
김괜저42:33근데 재원은 요새 인스타 같은 거 잘 안 하잖아. 근데 뭐 셀카나 이런 걸 좀 찍기는 해 아니면 어때?
최재원42:41어… 안 찍어.
김괜저42:42안 찍어?
최재원42:44전혀 전혀 안 찍고 남 사진 찍는 거는 좋아하는데 아예 안 찍을 때도 있는데 진짜 현저히 잘 안 찍는 것 같고 사진첩은 거의 다 자라 영상
김괜저42:59그리고 약간
호영43:07근데 그러면 남이 찍은 사진이 마음에 들 때도 있었어?
최재원43:12누가 내 사진을 찍어준 거?
호영43:13응.
최재원43:17마음에 들 때도 있어 마음에 들 때도 있고 옛날에는 그래도 사진을 좀 찍었던 것 같기도 하고 찍는 것도 좋아했던 뭔가 셀카도 많이 찍었던 것 같은데 최근 한 5년 한 10년
최재원43:36그러니까는 진짜 나 페이스북도 잘 안 하고 sns도 잘 안 아니 페이스북이 아니라 뭐지? 인스타 인스타도 안 하고 그런 나는 뭔가 내 자신에 대해서?
김괜저43:53응.
최재원43:54되게 총체적으로 총체적인 불안감에 휩싸여 있어서 약간 그래서 뭔가 자라 이런 것도 사실은 나는 너무나 나의 머릿속에 들어가 있고 나 자신에 대한 고민을 너무 많이 하기 때문에 나의 주의를 그래도 돌릴 수 있는 거에 이렇게 약간 기를 써서 붙어있는달까?
최재원44:20근데 현실적인 문제는 정이 진짜 잘 가지가 않고
김괜저44:25응.
최재원44:26형이상학적인 거나 아니면 막 계획 세우는 거 나 약간 계획 같은 거를 좀 거의 계획을 지키려고 세우는 게 아니라 그냥 계획을 짜기 위해 계획을 짜는 것 같은 거의 계획을 여가처럼 진짜 짜고 달력을 아주 그러. 그리고 뭐 하루에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어떻게 하고 이런 거를 진짜
최재원44:50한 시간마다 다시 짜. 다시 짜고 또 기록하고 다시 짜고 또 기록하고 근데 어쨌든 나 자신에 대해서 좀 그런 불화가 좀 많은 것 같아. 그래서 내가
최재원45:14그래서 나는 그런 불화를 좀 reconcile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취하고 있는데 상담 치료 이런 거 다 운동 산책 다 그런 게 그런 거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근데
김괜저45:33
최재원45:35최근에 들은 얘기 중에 좀 기억에 남았던 거는 내가 되게 그런 근데 많이 나아졌어. 옛날에 비해서 나는 진짜 굉장히 안정적인 사람이 진짜 진짜 되게 대견할 정도로 내가 이렇게까지 그렇다니. 근데 가끔씩 그런
최재원46:00에피소드 같은 거가 이렇게 생기거나 그랬을 때 나는 내가 스스로 나를 이렇게 이렇게 soothe 하려고 하는데 그게 안 되거나 그게 되게 fit 같은 걸로 아니면 그렇게 발전을 하거나 그럴 때 그런 게 많이 줄어들었지만 최근에는 어쨌든 내가 나를 soothe하려고 되게 많이 나 자신한테 말을 하고 있는데 최근에 그거를 그렇게
최재원46:28나 자신에게 그렇게 나를 soothe하려고 하는 것조차도 너무 나 자신에게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다는 거야. 그게 나는 되게 그러니까 나의 머릿속에서 좀 나오라고 그 얘기를 들었는데 그게 되게 인상적이었어. 내가 사실은 그렇게 내가 ‘괜찮다. 괜찮아 괜찮아’ 이런 얘기를 하는 것조차
최재원46:54
최재원46:56어떻게 보면
김괜저46:58응.
최재원47:00그런 것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그런
김괜저47:08왜 이렇게 컴퓨터 오래 쓰면 팬 돌아가잖아. 이게 어떻게든 식히려고 이렇게 위윙 돌아가잖아. 약간 그런 느낌일 수도 있을 것 같아. 뭔가 괜찮다는 얘기를 하는 것조차도. 어쨌든 힘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고 그게 편안한 일은 아니니까.
최재원47:26그래서 어떻게 보면 근데 나 자체는 어쨌든 되게 그냥 항상 그런 어떤 환경에 있어도 계속 뭔가 불안 하고 그런 것들을 겪는 사람인 것 같은데 그거를
김괜저47:44
최재원47:44뭐라 그러지? 불안한 것조차 삶이 안 불안할 수는 없잖아. 근데 그거를 그냥 불안을 약간 견디는 견디는 게 좀 잘 안 되는
김괜저47:58응.
최재원47:59것 같아.
김괜저48:03어렵지.
최재원48:06왜 이런 얘기를 하게 됐는지는 잘.
김괜저48:13거울을 왜 안 보..보냐는
호영48:16맞아. 거울 얘기하고 있었어
최재원48:18거울 근데
최재원48:25근데 그 sns나 이런 거 못 하는 거에는 확실히 그런 게 있는 것 같아.
김괜저48:31약간 좀.
최재원48:34그리고 팟캐스트에서도 가끔씩 그런 게 몰려올 때가 있는데 예전에 호영이랑도 잠깐 얘기했지만 되게 내가 약간 사람마다 다 여러 가지 양가적인 감정이 있겠지만 되게 자신한테 되게 몰입하면서도 엄청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다 되게 자기 보호적이고
최재원48:58자기 모순적이고 이런 모습이 다 있잖아. 근데 나는 그거를 좀 뭔가 다 resolve를 하고 싶어 하는데 resolve가 당연히 안 될 거 아니야 삶이라는 게 그렇게 깔끔하게 떨어지는 게 아니고 항상 내가 하나의 사람인 것도 아니고. 근데 뭔가 그런 것들에 대해서 되게 좀
김괜저49:21응.
최재원49:23뭔가 너무 답을 찾고 싶어 하는 것 같아.
김괜저49:28해소가 될 수 없는 것을 답을 찾고 싶고 말이 되게 만들고 싶은 그게 강한 거 그게 되지 않을 때 견딜 수 없는 거 이거는 그렇지. 그게 그런 거가 표현되면
김괜저49:47뭔가 아름다운 뭔가로 나타날 때도 있지만 되게 나를 힘들게 하는 거기도 한 거지 재원한테는 근데 어렸을 때는 어렸을 때는 되게 그냥 이런 취미 저런 취미 이런 장소 저런 장소 뭐 이런 분야 저런 취미 뭐 이런 것들을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만나면서 그런 생각을 하기보다는 그냥 디스트랙션을 많이 하면서 사는 그런 때가 있었던 것 같고.
김괜저50:12근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질문들을 좀 더 진지하게 더 파보고 그런 거를 이제 하다 보면 점점 그런 게 더 생활에서 그게 커지잖아. 그럴 때 다 힘든 게 좀 오는 거 같아.
최재원50:31근데 약간 약간 나 자신한테 솔직하기가 되게 어려운 것 같아. 근데 그게 나한테 어려우니까 다른 사람한테는 당연히 더 어렵고 나 자신이랑 얘기할 때도 약간 내가 어떤 사람 인지
김괜저50:50응.
최재원50:52인정하고 싶지가 않다 할까? 그래서 내가 인정을 못하니까 당연히 다른 사람한테는 계속 그 사람의 그거에 맞춰서 계속 나를 present 할 수밖에 없는 여기에서는 이렇게 하고 저기서는 저렇게 하고 그래서
최재원51:11어딜 가서도 똑같이 말하는 사람. 뭐 다른 사람의 눈에는 사실은 어떻게 보면 다 되게 똑같아 보일 수 있어. 그렇게 대동소이 하고 이 정도의 사람이구나. 이렇게 보일 수 있지만 어쨌든 내가 느끼기에는 항상 되게 뭔가 그 사람의 취향이나 이런 거에 맞춰서 얘기를 하고
최재원51:32나 자신을 드러내는 게 너무 두렵고 뭔가 그리고 사람이 당연히 이랬다가 저럴 수 있잖아. 근데 나는 그런 inconsistency를 보이는 게 너무 죽도록 싫은 거야.
김괜저51:47응.
최재원51:47나 자신도 그걸 목격하고 싶지가 않고. 그래서 내가 지금 나는 사실 지금 이렇다 이런 되게 간단한 sentence를 말을 할 수가 없는 거야. 왜냐면 내 머릿속에는 계속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돼. 이런 네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누구도 알아선 안 돼.
최재원52:09그런 생각이 항상 들어.
김괜저52:12응.
김괜저52:13힘들겠다.
최재원52:18하지만 그렇지 않은 척하지.
김괜저52:23응.
김괜저52:26근데 진짜 나는 재원을 오랫동안 봤고 진짜 재원의 헤어스타일로만 보더라도
김괜저52:33
김괜저52:33생머리 사자머리 단발 짧은 머리 폭탄 머리 등등을 봤지만 염색 머리 칼 머리 투 블록 등등을 봤지만 근데 재원도 알겠지만 일관된지 아닌지를 고민하고 하는 그런 부분도
김괜저52:51재원의 성격 안에서 되게 그 자체가 되게 일관되게 느껴지고 되게 사람에 대해서 본질적으로 느껴지는 그 코어가 이미 있단 말이야. 그리고 나는 나는 그래서 재원이 더 그냥 잠깐 동안 완전 다른 사람처럼 인 척도 해보고 그냥 그런 deviate 하는 내가 생각하는 내가 생각하는 일관된 뭔가를 지켜야 되는 거에서 그냥 조금 더 자유롭게
김괜저53:20있어도 나는 그 본질이 되게 유지될 거라고 생각하거든. 대원이 뭐 뉴욕에 살던 서울에 살던 갑자기 예술을 때려치던 완전 뭐가 되던 상관없이 그냥 본인의 에센스 에센셜한 모습이 나는 되게 똑같이 계속 느껴지기 때문에
김괜저53:39
김괜저53:40그런 거를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을 보면서 내 마음속은 그렇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내가 일관되겠구나라고 그냥 믿고 가는 그런 걸 좀 많이 느껴줬으면 좋겠어.
호영53:55그리고 사실 이제 뭔가 어쨌든 작품 활동을 하면서 나는 그렇게 못하는데 내가 만드는 인물들이나 어쨌든 대상들한테 그렇게 나눠줄 수도 있지.
김괜저54:11응.
김괜저54:12그것도 좋은 포인트다.
최재원54:15글에서, 글을 통해서
호영54:17글에서. 또는 사람들이 그래서 연기를 하나 막 연기자들은 그런 욕구가 있는 걸까? 이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네.
김괜저54:26그렇지.
최재원54:28호영도 그 글을 쓸 때 방금 일기처럼 완전히 어떻게 보면 나라는 화자 를 써서 예전에 파리 갔던 것도 그랬나? 근데 그전에는 에세이를 쓸 때 이름을 다른 걸로 다른 이름으로 혹은 다른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쓰면 더 잘
최재원54:53써질 때가 있다고 그랬잖아. 마음 편하게 아니면 각본 그때도 우리 잠깐 얘기했는데 이걸 각본이라고 생각하고 쓰면 요새는 어때?
김괜저55:02음.
호영55:04요새는 그냥 글을 그냥 꾸준히 쓰는 것 자체가
호영55:10너무
호영55:13몸의 습관에서 벗어나서
호영55:17
호영55:19나로 쓰는 게 편한지 뭔지 잘 모르겠고. 근데
호영55:25
호영55:27지금은 또 그냥 너무 좋은 글들을 많이 읽다 보니까 내가 뭘 할 말이 있을까 막 이렇게 됐는데 그냥 그래서 일기 쓴다는 생각으로 좀
삭제55:40..
호영55:42대충 하자. 이렇게. 해봐야지 라고 생각한 상태야.
김괜저55:47응.
호영55:49근데 확실히 어떤 것들은
호영55:52
호영55:57그러니까 최근에 나온 어떤 인터뷰 집에 그러니까 이거 얘기했지 우리는 순수한 것들을 생각했다라는 그 시 번역가 인터뷰 집에 내 인터뷰도 실렸는데 거기 나온 말에 대해서도 그런 말들을 하는 게 좋았을까? 이런 생각을 또 갑자기 하고 있거든.
호영56:20그래서 어쨌든 나로서 말하기가 참 힘들다. 근데 솔직히 내가 다른 소설을 쓰거나 아무튼 다른 인물을 동원해서 말을 하더라도
호영56:33음.
호영56:34그게 또 내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참.
김괜저56:42그러니까 그냥 언젠가는 이게 불가능한 작업이라는 것을 그러니까 나를 온전하게 한 자리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 거는 불가능하다는 거를 좀 받아들여야 되는데 그게 되게 어렵잖아. 근데 그거랑 늘 씨름 하는 것 같고. 나도 저번 주에 강연을 하고 나니까 그게 되게
김괜저57:07나한테는 책의 초고 같은 강연 준비였단 말이야. 왜냐하면 글로는 못 쓰지만 말로는 해야지,의 되게 뚜렷한 일이었어. 그게. 근데 당연히 거기에 이제 그 행사의 맥락이 있고 거기에 오시는 분들의 맥락이 있고 하니까 하나의 버전을 얘기를 했어. 어떤 부분은 얘기를 못하지만 어떤 부분 하고
김괜저57:32근데 그걸 하면서 나는 근데 이게 내가 진짜 내 책을 써서 보여주는 자리였으면 너무 부담이 심했을 것 같지만 이거는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을 거라는 걸 아니까 되게 기분 좋게 재밌게 강연을 했는데 하고 나서 당연히 그런 걸 하고 나면 처음 드는 생각은 이제 내가 여기서 보여준 내 모습으로부터
김괜저57:55완전히 도망가야 되겠다. 이 생각이 제일 먼저 들어. 이 모습은 가짜입니다만 하고 허물을 벗어놓은 것처럼 하고 나는 반대로 막 달려가야 될 것 같은 느낌이 엄청 커. 이건 내 전부가 아니니까 막 이러면서 막 아닙니다 이러고 싶고 근데 그 마음이 들고 그 마음을 나는 알지만 그 마음이랑 같이 또 여기 또 있어야 되는 거지 그냥 그거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그 감정을 느꼈던 기억이나
호영58:26
김괜저58:28왜냐하면 이걸 안 했으면 그런 다음 기분도 내가 못 느꼈을 거 아니야. 그러니까 이런 게 모여서 나중에 이렇게 점처럼 돼가지고 멀리서 보면 내가 나오겠지라고 생각을 하는 그걸 믿고 가는 것 같고 그래서 나는 누가 물어보면 얼마 전에 친구랑 얘기하면서 너 언제까지 살 거야 이런 얘기를 서로 했는데 나는 항상 나는 진짜 진심으로 난 오래 살아야 돼. 난 늘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
김괜저58:56왜냐하면 나는 오래 살아야 내가 가진 모습을 다 그나마 보여주고 나한테 막 흡족한 그림이 될 것 같아. 근데 그게 꼭 엄청난 성취를 말하는 게 아니라 그냥 다양한 나의 모습 기회를 정말 난 기회는 1천 번도 갖고 싶고 만 번도 갖고 싶어. 그래야 나는 내가 무한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거에 조금이라도 가깝게 다가가 보고 죽지 이런 생각이 들어. 그런 것 같아.
호영59:34미래에 대해서 되게 생각을 안 하는 사람이란 게 내가
호영59:41
호영59:43요 근래 한 여러 검사들에서 많이 나왔거든 이게 일 때문에 한 그런 무슨 심리 검사 이런 것도 있었고. 그리고 그냥 뭐랄까 호르몬 요법 이걸 하기 위해서 일 년 전쯤에 한 검사지. 이런 거 봐도 그렇더라고. 그래서 괜저가 뭔가
호영1:00:07오래 살아야 나를 다 펼칠 수 있다라는 말을 하는 걸 들으니까 너무 신기한 마음과.
호영1:00:18응.
호영1:00:21근데 나는 예전에 했던 검사지. 보니까 나는 되게 위험에 대한 두려움이 엄청 커가지고 harm avoidance 이게 되게 높게 나오더라고. 근데 그와 동시에 다른 되게 수치가 높게 나온 게 영어로는 self-forgetfulness 이렇게 되어 있었는데 어쨌든 나를 잊어버리는
호영1:00:45그런 거를 잘 한다는 거야. 또 근데 내가 생각하기에도 뭔가 몰입하면은 그냥 계속 할 수 있는데
김괜저1:00:55너무 좋은 거 아니야? 그게 가능하다는 것은
호영1:00:59근데 그걸 할 때 또 나에 대해서 엄청 생각을 하진 않는다는 거지. 그래서 근데 나는 이렇게 두려움이 많은데 어떻게?
호영1:01:11어.
김괜저1:01:15그러게. 그 두려움 때문에 나를 계속 생각하면서 이렇게 나를 옥죌 수도 있을 텐데 안 그런다는 거잖아.
호영1:01:23그래서 나 때문에 뭘 한다기보다는 그냥 다른 뭔가 엄청 좋아하는 마음에 빠진다거나 이런 다른 사람을 위해서 뭔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되게 크거나 이런 그런 것 때문에 하는 것 같은데
호영1:01:40응.
호영1:01:40그래서 도
호영1:01:45이 트랜지션을 하는 거는 사실 되게 나를 위한 거잖아. 나만을 위한 것처럼. 그래서 뭔가 이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런 거라서도 좀 신기한 나라는 어떤 이 생태계 안에서는 좀 뜻밖의 결정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
김괜저1:02:08뜻밖의 결정이라는 말 너무 좋은데
최재원1:02:16괜저 이름 바꾸는 거 아니야?
최재원1:02:21뜻결님
김괜저1:02:27아니 어떤 분이 그 강연 끝나고 김괜저 이름의 뜻을 찾아보시더니 괜스레 저렇게가 굉장히 뭔가 삶에 있어서의 열려 있는 태도를 이렇게 가지려고 하는 그런 이름인 것 같아서 너무 좋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
호영1:02:46응.
김괜저1:02:47근데 나는 김괜저라는 이름은 내가 김괜저라는 이름을 고집하면서 쓰는 거랑 그 소리에 집착하는 거는 내가 컨트롤 하는 거지만 그 의미는 난 진짜 거의 생각을 안 하고 살거든. 생각을 많이 하고 붙인 이름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일부러 생각을 안 하고 싶어서 붙인 이름 같은 뜻인 것 같기도 하고
김괜저1:03:10그래서 근데 누군가는 그거를 보고 엄청난 의미 부여를 해 주는 게 싫지는 않아. 그리고 되게 좋다고 생각하고 감사하고 근데 나를 좀 의미 가 없는 나의 부분에 대해서 좀 더 많이
김괜저1:03:28인정하고 싶고 좀 무의미한 것들을 좀 많이 갖고 살고 싶다라는 생각도 되게 많이 들고 아까 호영이 얘기한 나를 잊고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나는 나는 좀 부러움을 느껴. 나는 나를 잊을 수가 없는 게 너무 고통스럽거든. 그래서 최근에도
김괜저1:03:49
김괜저1:03:51정말 타인을 타인으로 보는 것에 대해서 나는 연습을 되게 많이 해.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그냥 미워하고 이런 거를 잘 못하고 그걸 나에 대한 경험으로 늘 환원시켜서 생각하고 이 사람은 나에게 뭔가만 중요하고 이런 게 있었어서
김괜저1:04:10그러지 않기 위해서 되게 의식적으로 연습을 하고 있는데 호영은 되게 나라는 존재와 타인이라는 존재와 모르겠어 내가 그냥 친구로서 보기에는 그 경계감이 되게 건강한 것 같아. 남을 남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아서 되게 그게 좀 좋아. 근데 그렇기 때문에
김괜저1:04:34나에 대해서 생각하고 내가 트랜지션을 경험하는 나에 대해서 생각하는 호영이 쓴 글이나 하는 얘기도 들었을 때 되게 무슨 말인지 다 알겠는데 내가 가보지 못한 것 같은 사고의 흐름인 것 같다고 느낄 때도 많고 그런 부분이 그런 좀
김괜저1:04:57건강한 좀 쿨함 있는 걸 있는 그대로 보고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그런 부분에서 오는 걸까라는 생각을 좀 해보는 것 같아.
김괜저1:05:10쿨한 사람입니다.
호영1:05:13그건 잘 모르겠지만
김괜저1:05:19어쨌든 1주년을 너무 축하하고요.
최재원1:05:22
김괜저1:05:25
김괜저1:05:27덕분에 좀 진지한 얘기를 끄집어 내서 한 것 같네요. 이번에는
호영1:05:31그렇네. 오랜만에 뭔가
김괜저1:05:33
호영1:05:34
최재원1:05:37먹는 얘기 말고 다른 얘기
김괜저1:05:41다시 들어보면서 엄청 생각이 많아질 것 같은 화야. 이 화는. 그래요 여기서 그럼 마무리하고 또 오늘 남은 하루를 잘 살아봅시다. 화이팅
최재원1:05:59화이팅.
호영1:06:01다들 좋은 하루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