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3 – 축하받고 혼나고

웬만하면 말로 해
웬만하면 말로 해
EP23 – 축하받고 혼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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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전시에 참여해 금의환향한 재원. 블랙홀과 곰팡이, 잠자리가 등장하는 작품에 쏟아진 갈채도 잠시, 오프닝 뒷풀이에서 호영에게 호된 꾸짖음을 당하고 마는데…

나온 말

  • 배달 온 두유가 취두부가 된
  • 좀 사회가 안 좋아가지고
  • 최재원 생일날 전시가 오픈해서
  • 누가 블랙홀을 죽였을까?
  • 이 곰팡이는 약간 좀 뜬구름 잡는 곰팡이
  • 잠자리 세 마리가 같이 짝짓기를 하느라
  • 부모님이 보시고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 음성기록도 텍스트로 보면 더 있어 보이고
  • 북서울 가려다 서소문 가지 마시고
  • 실잠자리 2는 쾌락에 몰두하지 않고 chill한 잠자리
  • 호영이 해물찜 너머로 재원에게 윽박을 지르고
  • 이미 써놨는데 못 보내고 있다는 거야
  • 이런 마음으로 청문회에 나가는 건가?
  • 부끄럼쟁이 상어 위스퍼
  • 항상 화가 난 마그마
  • 너가 재수가 없어서 시작된 일이라고
  • 하염없이 기다리는 거야 이소라 팬들이 그러잖아
  • 시작이 반인데 네 번 시작했으니 두 권 쓴
  • 에디 님은 글자도 깨우치시고
  • 스튜디오에서는 다 몰아내야 된다
  • 한 달 동안 모든 글을 ~했소
  • 팝한 느낌, 잔잔하고 틈새가 없는 느낌, 우아한 느낌
  • 번역가로서의 정체성을 잊게 하는 책
  • 스테디오 구독료로 처음 사먹는 식사

언급된 작품

  • 김선오 〈미지를 위한 루바토〉
  • 김환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다자이 오사무 〈직소〉
  • 미시마 유키오 〈가면의 고백〉
  • 박에디 〈잘하면 유쾌한 할머니가 되겠지〉
  • 윌리엄 셰익스피어 〈템페스트〉
  • 이반지하 〈나는 왜 이렇게 웃긴가〉

전시 정보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전 〈SeMA 앤솔러지: 열 개의 주문〉
    2023.8.3.~2023.10.25.
    구기정, 권혜원, 기슬기, 김상진, 노은주, 박경률, 박성준, 박이소, 전병구, 최재원 ✨

스테디오(Steadio)에서 월 2,000원에 말동무가 되시면 최신 에피소드와 부수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괜저00:02안녕하세요 더위 먹은 괜저입니다. 더위가 너무 심해가지고
호영00:12안녕하세요 너무 더워가지고 집에 있던 두유가 curdled(응고) 돼가지고 두유가 두부 된 호영입니다.
김괜저00:23아 취두부 되겠는데
호영00:25그래서 아침에 일어났는데 제가 어제 이 두부를 배송을 받았거든?
김괜저00:29어제 받았는데?
호영00:31그러니까 어제 낮에 왔겠지. 그리고 나는 이거를 그냥 그 멸균 표장된 두유잖아. 그래가지고 그냥 두고 자고 일어났는데 뭔가 꾸리꾸릿한 냄새가 나. 중간에서. 그래서 이거를 상자를 열어봤더니 두유 중에 하나가 터졌던 거야. 터졌어. 터져서 그 안에서 막 이렇게 두부 같이 이렇게 끈적끈적하게 되어 있었어요.
최재원00:51밖에 놓여져 있었던 거야? 그냥 현관에?
호영00:54근데 내가 집에 오기 전에는 그러니까 한 반나절 동안은 밖에 있었던 거지.
김괜저01:00그 잠깐의 시간 때문에… 그래.
최재원01:04근데 멸균된 그런 애가 그래? 아, 근데 터졌으니까
김괜저01:12뉴 균들에 의해서
최재원01:16저는 우리가 계속 원격으로 녹음을 했는데 한국에 일주일간 들어가서 만나서 녹음을 하게 된 재원입니다. 약간 문장이 왜 이렇게 문장이 완결이 아니라 호응이 잘 안 되는 거 같지?
최재원01:38한국에 들어온 재원입니다.
김괜저01:44오랜만에 만났는데, 이 더울 때 왜 한국에 일주일 동안 오게 된 건가요?
최재원01:52근데 한국과 뉴욕이 온도는 똑같은데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게 정말…
호영02:03진짜 이게 다 습도 때문이야.
최재원02:05이렇게까지 습도가 중요하단 말이야?
김괜저02:08그거랑 약간 좀 사회가 안 좋아가지고… 사회 오염. 환경오염의 플러스. 근데 그래서 우리 저번에 녹음 프라이드 노 프라이드 녹음할 때 그때 재원이 뉴욕도 덥다 그래가지고 내가 너무 반박을 하고 싶은데
김괜저02:29얘가 오면 정신을 차리겠지 했어.
최재원02:33그런데 나는 그때는 진짜 온도가 비슷해서 예전에는 서울이 좀 더 더워서 그랬다고 생각을 했는데 온도만 보고 그렇다고 뉴욕도 그리고 뉴욕이 되게 많이 습해졌어. 옛날에 비해서는. 그래서 그렇다고 생각을 했는데 한국에 오니까 정말 내가 잘못 생각했다. 진짜 미안합니다.
김괜저02:53시원한 탱크탑을 입고 오셨네요.
최재원02:55네 시원하게
최재원03:01운전대를 좀 잡고 말을 하자면 네 진짜 꽉 붙들고
김괜저03:06지금 가드레일에 거의 다을락말락
최재원03:10나 붙들으면 또 할 수 있어. 제가 북서울 시립미술관 10주년 기념 전시를 하더라고요. 근데 거기에 10주년을 맞아서 10명의 작가를 초대해서 상상이라는 것을 주제로 뭔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상상을 하는 그런 기획 전시가 있었는데
최재원03:38거기에 나머지 아홉 분은 미술, 비주얼 아트를 하시는 분들이고 저한테 연락이 오셔서 글을 부탁을 하셔서 거기에 참여를 하게 됐어요. 글로.
최재원03:58그래서 그것을 작업을 하고 그게 8월 3일부터 10월 25일까지 북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전시를 며칠 전에 열어서 지금 하고 있고 거기에… 시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근데 약간 내가 어쨌든 생각을 한 거는
최재원04:25처음에 약간 나머지 9명의 작가가 있으니까 나는 이 좀 10개의 스테이션으로 나눠서 중간 중간에 들어가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게 뭐가 될지는 모르겠고 근데 뭔가 나눠져서 약간의
최재원04:44Clue를 따라가면서 꼭 linear하게 따라가지 않더라도 이걸 보고 또 다시 이쪽으로 가고. 근데 중요한 건 내가 그 정확한 방의 구조를 잘 몰라가지고 얼마나 어떤 동선으로 보게 될지는 잘 모르고, 그리고 나 혼자만 설치하는 게 아니니까 어떻게 설치를 할지도 모르고 그래서. 근데 어쨌든 그런 기본적인, 약간 이게 책으로 보는 게 아니고
최재원05:12공간에서 보는 거를 나는 되게 활용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고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되게 좀 추리 소설처럼 써보면 재미있겠다. 그래서 나름의 그런 추리가 들어가는 그런 시로 일단 참여를 하게 됐고 그래서 한국에 왔어요.
김괜저05:39축하합니다. 전시 무사히 오픈.
최재원05:43네 두 분이 안 그래도 이게 주중 저녁인데 와 주셔가지고 진짜 좋았고 이게 10주년이어가지고 거기서도 이게 저 진짜 나는 진짜 좋았던 게 이게 노원구에 있는데 진짜 커뮤니티를 되게
최재원06:03커뮤니티에 이렇게 contribute(기여)하는… 주변 이게 원주민들이 가는 공원에 중간에 있고 그래서 약간 미술관에 가면 젊은 관객이 좀 많잖아. 근데 산책하다가 오는 사람도 되게 많고 애도 많고 가족 단위의 관람객도 많고
최재원06:26그날 파티도 DJ 분들이 와서 파티를 했는데 그것도 되게 진짜 되게 낮부터 3시부터 되게 채광이 아주 잘 돼서 완전 환한데 거기서 되게 흥겨운 음악과 함께 아기들도 춤추고 이러는 게 되게 좋더라고요.
김괜저06:45북서울시립미술관이 분위기가 좀 그렇게 가족적이죠.
최재원06:50그래서 신선했고 그래서 그리고 그리고 두 명 두 분이 오프닝에도 바쁜데 맞아가지고. 근데 막상 또 막상이 아니고 하필 오프닝이 또 생일이어가지고
김괜저07:07이게 최재원 생일날 전시가 오픈해서… 안 가면 안 되는.
김괜저07:13갈 수밖에 없는
최재원07:15맞아.
최재원07:17맞아요.
호영07:18근데 지금 재원이 계속 북서울 시립미술관이라고 하고 있는데 사실 원래 오피셜 이름은 그냥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관 이거 아니야?
김괜저07:27북서울 시립미술관이라고 다들 그냥.
최재원07:31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시립미술관. 서서울도 있다던데? 새로 생겼다고 상훈님이…
최재원07:43말씀하셨어.
김괜저07:44근데 나한테는 언리미티드 에디션 북 페어 하는 공간으로 제일 친숙하고 최근에 한 거기를 한 네 번 갔던 건 다 언리미티드 에디션 때문에 갔던 거라 가지고 되게 친숙한 곳이고, 근데 내가 사는 반경이랑은 정반대에 있는 곳이 곳이어가지고
김괜저08:03정말 그런 전시가 있을 때만 가는 곳인데 거기서 이제 진짜 들어가면 제일 메인 홀의 10주년 기념 전시인데 최재원이 있으니까 되게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그리고 나도 궁금했어요. 왜냐면 재원은 어쨌든 미술 작가이기도 하니까 미술 전시를 해본 경험은 있을 텐데 이렇게 글로써
김괜저08:28미술관 전시에 참여하는 기분이 어땠을지 너무 궁금하고 그리고 우리 듣는 분들도… 그 호영은 전시를 봤잖아. 근데 나는 8시에 도착해서 전시를 못 봤거든. 그래서 뒷풀이만 갔기 때문에 나나 듣는 사람들을 위해서 전시 얘기를 좀 말로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가지고 잘 된 것 같아요. 물론 가서 보겠지만. 어땠었죠?
최재원08:56일단은 되게 간략하게 내용을 설명을 하자면 이게 누가 블랙홀은 죽였을까? 그래서 블랙홀을 죽인 범인을 블랙홀의 애인이랄까?
최재원09:18뭔가 그런 사람이
최재원09:20범인을 찾아나서는… 어느 날. 제목은 <목련 나무 아래에서>
김괜저09:27아 목련이 이거에 들어가?
최재원09:28제목인데 내가 이상하게도 계속 목련에 꽂혀 있잖아. 목련에 꽂혀 있어서 목련 나무 아래에서 블랙홀이 엄청 커다란 가시에 찔려서 죽어 있는 거야. 그래서 그걸 발견한 그 애인이 누가 이 가시를 블랙홀의 심장에 꽂아 넣었나 그래서 그렇게 되게 울부짖고 있던 차에
최재원09:56블랙홀의 발 밑에 곰팡이가 보이는 거야. 그래서 곰팡이한테 누가 블랙홀을 죽였는지 봤냐 물어본 거야. 그래서 곰팡이가 얘기를 하고 곰팡이 얘기의 끝에 어느 정도를 얘기를 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곰팡이가 잠자리를 가리켜.
최재원10:18이 곰팡이는 약간 좀 뜬구름 잡는 곰팡이야. 그래서 되게 약간 뜬구름 잡고 약간 곰팡이가 너무 세상의 초부터 있었던 거야. 그래서 너무 이런 블랙홀의 죽음 따위에는 별로 좀 이런 건 별 일도 아니다 이런 곰팡이야. 그래서 되게 막 나에게 그런 죽음따위에 연연하지 말라 이런 약간 하이쿠 같은 느낌의 말을 하다가 그런 죽음에 연연하지 말고 이렇게 생동하는 삶을 보라 이러면서 잠자리를 가리켜.
최재원10:52그래서 잠자리 세 마리에서 잠자리가 짝짓기를 하고 있는 거야. 그래서 이제 잠자리한테 갔어. 근데 잠자리 세 마리가 같이 짝짓기를 하느라 너무 바쁘지
김괜저11:04폴리아모리야?
최재원11:05응 폴리아모리야. 약간 기차를 탔달까? 그래서 되게 바빠서 내 말을 들은 척도 안 해. 그래서 얘네 근데 그 중에 세 마리가 다 성격이 좀 달라. 그래서 그중에 한 마리가 그래도 내 말을 좀 들어주면서 이렇게 딴 데로 디렉트를 하는 거야. 그래서 그 디렉트 한 거를 이렇게 따라따라따라 갔더니 범인이 밝혀지네요.
김괜저11:29아 계속 찾아다니는 거구나. 진짜 추리 소설이네
최재원11:32응. 추리 소설이야. 나름의 반전과 그런…근데 어떻게 봤어? 그래서 나는 근데 이게 사실 나는 이거를 텍스트로만 나도 봐가지고 그냥 한 페이지에 하나가 들어가는 이걸로 쓰고 그걸 보냈기 때문에
최재원11:53전시 설치가 된 것은 이제 스크린에 스크롤로 올라가는 형태로 되어 있어서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어떨지 진짜 감도 안 오고 진짜 궁금하고 그랬어.
김괜저12:06그 글자 외에는 다른 시각적인 요소들은 배제된 거지?
최재원12:10되게 배제되어 있어. 그런데 하나는 약간 계단 구석에서 처음에 시작이 돼.
최재원12:18계단 구석에서 처음에 이제 블랙홀의 사체를 발견하면서 시작이 되고 근데 위에 갑자기 계단을 올라가면 되게 굉장히 크게
호영12:29엄청 벽 하나를 다 차지하는 스크린에서 그것도 스크린이 그러니까 스크린을 내가 보고 있는 정면에 스크린이 하나 있고 또 옆에도 그런 벽 하나 완전히 차지하는 스크린이 있어서
호영12:50근데 나도 사실 너무 전시장에 거의 한 일곱시 반에 도착했기 때문에
호영12:56빨리 돌러보자 이러면서
호영13:00다시 읽어봐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고. 근데 내가 그냥 일단 받은 인상은 이 전시가 이제 준비할 때도 재원이 이 전시 테마가 상상이라고 했잖아. 근데 왜 거기에서 추리소설로 갔을까? 일단 이런 궁금증이 있었고
호영13:19목련 나무나 되게 다양한 생물들이 나오고 이런 것들은 다 어디에서 어떤 이유로? 그냥 그때 보고 있던 여러 다른 작품들의 영향일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호영13:44그리고 나는 사실 그때 전시 내용 자체는 작품의 내용 자체에 대해서 사실 지금 말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너무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봐서 그래서 나는 다시 보러 갈 생각이야.
최재원13:57같이 가면 되겠다.
김괜저13:59응. 진짜 근데 되게 기획하신 분도 어떻게 최재원이라는 작가랑 같이 해서 이거를 시각적으로 그걸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되게 궁금해지는 것 같아요. 그게 새로운 시도인 것 같아요.
최재원14:17나도 되게 궁금했어. 연락이 왔을 때. 어떻게…?
김괜저14:21그리고 되게 내용을 들어보니까 너가 왜 그 오프닝만 커뮤니티 같아서 좋았다는 게 아니라 관객들도 다양한 사람이 와서 보면 더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설명을 들으니까 더더욱. 되게 막 미술 엄청 좋아하고 글을 많이 읽어보고 이런 사람이 아닌 사람들이
김괜저14:41읽으면 오히려 더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아.
최재원14:45맞아. 그런 내가 느끼기에는 내가 약간 지난주에도 얘기를 했지만 좀 이렇게 운전대를 잡고 직진을 길을 따라가는 거를 좀 잘 못하는데 사실 추리 소설을 읽으면서 요새 되게 많이 느꼈던 것도 이게 굉장히 플롯이 딱 진짜 정말
최재원15:09본격적으로 운전대를 잡고 따라가는 그런 플롯이고 굉장히 선형적. 그 복잡한 구조일지라도 뭐라고 그러지 목적이 굉장히 뚜렷하다고 해야 되나. 어쨌든 범인을 밝혀가는 것에서 그거에 굉장히 충실한 그걸로 이루어진 플롯과 캐릭터들이 거의 약간 prop(소품)처럼 등장하는 정도.
최재원15:35굉장히 이게 내가 잘 못하는 그런 것들이 돼 있어서 그렇게 써보는 게 나한테는 굉장히 재미있고 많이 는, 엄청 많이 배우는 경험이었던 것 같고 진짜 재미있었어. 그래서 사람들이 좀 근데 그게 사실 부모님이 왔는데 되게
최재원16:02‘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김괜저16:04아 그랬어
최재원16:05근데 근데 그러고 나서 내가 집에 가면서 이거를 그냥 말로 했어. 근데 그러니까 너무 재밌다는 거야. 그래서 말로 했어야 된다.
김괜저16:19다음에는 말로 해~
김괜저16:24말이 근데 되게 나도 말로만 들어서 그런지 나는 너무 쏙쏙 들어오는 게 또 신기한데
최재원16:30그러니까 이렇게 설명을 했어 해서 엄마는 되게 재미있었다는 거야. 근데 글은 사실은 좀 그러면 그러면 그래 문제가 있는 거지 내 생각에는 그래 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호영16:41그렇다기보다도 어쨌든 나는 그냥 처음에 딱 블랙홀이 죽는 장면으로 시작을 하잖아. 그래서 뭔가 추리소설 인데 너무 등장한 인물들이 최재원이다 이런 생각이 들었고. 맞아. 그러고 블랙홀이 나왔다가 그 다음에 왜 실잠자리가 나간 건지 위에 약간 이런 그런 엄청난 점프들이 있어.
호영17:06그게 특징적이라고 느껴졌는데 말로 들으니까 지금보다 훨씬 이음이 생긴 느낌? 그냥 이걸 그냥 작품 자체가 보면 1 2, 3 이렇게 이어지는 어떤 장면들이 계속 나오고 그래서 나는 예를 들어서 이 잠자리 장면이 그 글을 다 읽은 다음에는 얘네가 짝짓기를 하고 있었다는 거를 유추하는데
호영17:37전시에서 이게 글이 스크롤로 올라가면서 봤을 때는 한 번 더 봐야 이해를 했을 것 같아. 근데 나는 어쨌든 그 스크롤의 속도가 사람마다 읽는 속도가 다 다르니까, 나는 보통 그런 스크롤 이거를 잘 못 읽거든. 그래서 그런가?
김괜저17:51그 스크롤이 있음으로 해서 한 번에 그 부분만 이렇게 집중해서 몰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좀 이렇게 좀 전체적인 페이지를 파악하면서 이렇게 읽으고 싶은 거랑은 또 다른 경험이니까 그런 거 같네요. 나는 우리 다른 얘기 지금 우리 녹음한 거 음성 기록 파일로 나오잖아. 우리가 그거를 지금 돌아가면서 음성기록 푸는 거를 하고 있는데
김괜저18:18그거를 우리가 20화 10화처럼 영상으로 할 때는 자막으로 붙이면 어떨까를 생각만 해봤는데 그게 실행은 아직 못했다. 근데 자막이라는 걸 보는 거랑 이 텍스트를 갖고 내 맘대로 위아래를 올리면서 보는 거랑 정말 다른 경험 있잖아.
최재원18:36그래 맞아.
김괜저18:37그런 생각도 드는 것 같아요. 약간 연관지어서
최재원18:40나는 진짜 텍스트 읽을 때랑 영상 볼 때랑 느낌이 너무 달라. 우리 음성기록도 작업을 할 때 텍스트로 보면 뭐라고 해야 되지? 일단은 그게 약간 영상은 이미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잖아. 말하는 사람의 입모양에서 말이 나오고 행동도 있고 표정도 있고
최재원19:03근데 말만 들으면 약간 조금 더 이렇게 그 옆에 말 옆에 이렇게 공간이 좀 있는 느낌? 그래서 되게 그냥 들었을 때는 이걸 영상으로 봤을 때는 약간 우리끼리 수다 떠는 그런 느낌이 있는데 이거를 보면 왠지 괜히 대담집 같은 거 좀 더 뭔가 좀 더 있어 보이고.
최재원19:28근데 그런 거 있잖아. 사람들이 그냥 인터뷰 글로 한 거 너무 막 이렇게 짜지 않아도 그냥 거기서 흘러나오는 게 오히려 조금 더 루즈한 게 나는 되게 재미있더라고. 인터뷰 대담 읽을 때 그것도 되게 에디팅을 사실 많이 한 거지만 그런 근데 그게 말로
최재원19:49한 거를 글로 볼 때 느낌이 진짜 다른 것 같고 내가 한 말도 다른 사람이 말해줬을 때의 느낌이 또 굉장히 다른 것 같고 맞아.
김괜저19:59하여튼 전시를 많이들 가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호영20:06저처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가지 마시고
김괜저20:14서울 시립 미술관이 많아가지고 헷갈릴 수 있는데 여기는 북서울. 하계 중계역이랑 가깝습니다. 가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그 옆에 일본식 우동집 진짜 맛있는 데 소개를… 거기 이름이 뭔지 잠깐만 찾아볼게
최재원20:30찾아봐. 근데 나는 처음에는 이거를 어떻게 나는 미국에 있어서 설치를 이제 큐레이터님과 코디네이터님들이 알아서 해주셔가지고
최재원20:45어떻게 보면 거져먹은? 다른 작가분들은 다 와서 설치를 같이 하고 그랬으니까 그래서 좀 약간 죄송한 마음도 있고 근데 진짜 어려움이 많았겠다는 생각이 들고 사실 처음에 부탁한 거는 좀 그런 거 있잖아. 약간 중간 중간에 들어가는 단어
최재원21:08약간 문장? 처음에 그랬거든 단어라도 된다. 문장 하나 단어 하나 그런 거라도 된다. 그런 거를 10개를 그거는 커미션을 10개를 했어. 9개에서 10개 정도. 그런데 내가 너무 긴 거를 보낸 거야. 그러니까 이거를 구현하는 데 진짜 좀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다른 전시랑 잘
최재원21:35이게 어우러지게 된 것 같았고 그 옆에 같이 두 개가 있는 게 처음에는 나는 좀 읽기가 어렵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리고 내가 생각한 거는 2번을 읽고 3 4 5 6번을 읽고 이런 순서였는데 근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또 되게 와글와글한 느낌? 뭔가 이렇게 막 여기서도 들리고 저기서도 들리고 막 나는
최재원22:00막 클루를 찾긴 찾아야 되는데 되게 복잡하고 그런 것도 되게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김괜저22:07그런 것도 어떨까? 이 전시하고 나면 나중에 가능한 건지는 모르지만 그 텍스트로 여기 우리 작업실이나 이런 데서 낭독형이나 아니면 뭔가 다른 형태의 영상이나 이런 걸로 작업을 해서 공개를 하는 거야.
최재원22:23근데 나는 사실 이걸 약간 이게 그 줄글로 된 게 아니라 그 사람 그 등장 인물이 그러니까 각 극본처럼 쓰여져 있어. 그래서 사실 누가 해줬으면 좋겠긴 하지.
호영22:37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최재원22:41과연 실잠자리의 역할은 누가 할까. 제일 중요한 역할 실잠자리 나는 개인적으로 내 최애는 실잠자리 2. 실잠자리 2랑… 그 등장 인물 중에 바퀴벌레 알로 구슬치기를 하는 애가 있어. 누군지는 가서 보시고. 걔가 좀 마음에 들어.
김괜저23:09그러면 오픈 콜을 우리 독자들, 말동무들한테… 실잠자리 2에 도전하고 싶으면. 어떤 배우가 필요한지를 얘기를 좀 해줘. 어떤 느낌을 원하는지
최재원23:21아 테스트? 실잠자리 2는 일단은 좀… 자신의 쾌락에 너무 몰두하지 않으면서 좀 chill한 그런 그런 잠자리야.
최재원23:43그래서 어떻게 보면 좀 친절하고 약간 약간 마음이 좀 여리기도 하고. 응. 좀 약간 햇살 같은 느낌의 그런 실잠자리. 그래서 좀 그런 약간 그런 느낌이고 나머지 실잠자리들은 굉장히 좀 본능에 충실한 그런 실잠자리.
최재원24:09그리고 그 구슬치기 하는 애는 남 말을 안 들어. 자기 할 말만 하는 그런 스타일이야. 그래서 좀 좀 약간 주변을 살펴볼 줄 모르고 그런 느낌이고.
최재원24:31약간 어떤 캐스트는 그 목소리를 생각을 하자면 약간 캐릭터라면 딱 떠오르는 게 지금 없는데 생각나면 얘기를 할게.
김괜저24:50나는 그럼 그동안 내가 우동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동집이 아니었고 샤브샤브집이야. 우동을 먹어서 내가 우동집이라 생각했는데
최재원24:57우동 마지막에 넣어서 먹잖아
김괜저24:59하나 샤브샤브라고 여기 되게 유명한 몇 군데 있는 데인데 본 점이 여기 노원구에 있거든. 그런데 가격은 좀 있는 좀 고급 샤브샤브집이긴 한데 1인당 한 2만 5천 원 정도. 근데 진짜 맛있고 그 육수랑 고기랑 뭐 야채랑 이런 것들 되게 잘 나오는 집이라 가지고 여기를 추천합니다.
최재원25:19다음에 가서 먹으면 되겠다.
김괜저25:25그래서 어쨌든 이거 때문 덕분에 재원이가 와가지고
김괜저25:29이렇게 얼굴도 보고
최재원25:32너무 좋네요.
김괜저25:33끝나고 뒷풀이를 우리는 사실 전시에 참여 안 했지만 호영과 나랑 같이 간 분들이랑 같이 뒷풀이도 가니까 너무 좋았고 거기서도 얘기도 많이 하고. 제일 웃겼던 순간이 내가 사진에 찍은 게 있는데 호영이 재원한테 윽박지르는…
김괜저25:58‘넌 뭐가 문제냐’ 거의 이 수준으로 몰아붙이는 장면인데 그건 왜 그런 장면이 생긴 건가요?
김괜저26:07아구찜 너머로 윽박을 지르고 있더라고. 호영이
최재원26:11아 사진을 보니까 내가 굉장히 수줍고 죄지은 사람처럼 멀뚱한 표정을 짓고 있더라고요.
호영26:19눈이 가늘어져서. 나는 상기되어 있고. 그래서 그게 말이지 우리가 서로의 글 진도가 어떻게 되고 있느냐 이런 근황을 주고받다가, 재원이 드디어 최근에 독촉 메일을 받았다는 거예요. 그냥 이제 본인 담당 편집자도 아닌 편집장님으로부터.
호영26:43그래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같이 고민을 해도 좋으니까 이렇게 뭐라도 보내보라 이런 이메일이었던 것 같아.
호영26:48그래서 재원이 그거에 대해서도 하는 말이 자기가 사실은 지금 몇 백 편의 시를 이미 써놨는데 그걸 못 보내고 있다는 거야.
김괜저27:01정확히 몇 편인가요?
최재원27:04아니 그걸 다 시라고는 잘 모르겠어.
최재원27:13그냥 얼기설기 모아놓은 거는… 다 뭐… 근데… 아 이런 마음으로 청문회에 나가는 건가? 기억이 안 납니다. 어쨌든 되게 많이 사실 작년 5월 정도에
최재원27:35나는 되게 그때 좀 업 되어가지고 되게 그냥 좀 그런 업 된 시기였어. 그래서 뭔가 되게 많이 쓰고 메모도 정말 많이 하고 그래서 그때 뭔가 다 묶어서 한 600편 정도 뭔가가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거를 그래서 최근에 독촉은 아니었는데 어쨌든 같이 좀 고민을 내가 고민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같이 고민을 하면 어떨까
최재원28:05그렇게 얘기를 해주셔가지고 엄청 고마운데 엄청 또 걱정이 되는 거야. 그래서 호영한테 그 얘기를 했어.그랬더니 호영이 이제 화가 나신 거죠.
김괜저28:21폭발을 한 거지 왜냐하면 600편 이상 써왔다는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옛날부터 써놓은 거잖아.
호영28:27이걸 써놓고서 묵혀놨던 거잖아. 그리고 내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들은 아예 쓰지를 못해서 이런 메일을 받았을 때 곤궁하고 막 이렇게 떨리고 이런 건데 재원은 써놨는데 이걸 어떻게 정리를 해야 될지 그걸 몰라서 안 보냈다는 거잖아.
김괜저28:43그래 이런 걸 두고 이제 있는 것들이 더하다고 하는 거지. 글을 이렇게 모아놓고 말이야.
최재원28:53근데 좀 내 변명을 하자면 나는 좀
최재원28:58한 가지 생각이 드는데
김괜저29:01급하게 지어내시나요
최재원29:04두 가지가 생각이 안 나네. 이게 내 생각에는 그런 내가 보내겠다는 마음을 하는 데까지가 완성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고
김괜저29:14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요.
최재원29:17아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런 것은 그냥 그냥 그냥 그런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든다. 아 그래서 근데 사실 작년 한 5월쯤까지 뭔가를 많이 쓰고 그때 그리고 되게 즐거웠어. 특히 내가 특히 즐거웠던 게 있는데 이게 사실 전시랑도 연결이 되는데
최재원29:45그때 좀 그때부터 약간 동물이 등장하는 것들, 좀 더 적극적으로 등장하는 그런 것들이 관심이 있었던 것 같고 이번에도 그…
최재원30:06그때 약간 부끄럼쟁이 상어 위스퍼의 모험에 대한 얘기에 일단 나는 되게 신난 거야. 그 부끄럼쟁이 상어가 있었어. 그런데 얘가 너무 부끄러움이 많아서 다른 상어랑 놀고 싶은데 다른 상어들이
최재원30:27너는 너무 부끄러움 많아서 안돼. 우리랑 놀려면 저기 거기 beach에 가가지고 애들 다리를 하나 떼어 오라고 한 거야. 그래서 얘가 그렇게 해변으로 가긴 갔는데 너무 무서운 거야. 애들이 너무 시끄럽게 장구 치고 놀고 이러니까. 그래서 되게 두려워하면서 바위 뒤에서 어쩔 줄 모르고 있었어.
최재원30:49근데 되게 노래 부르기 좋아하는 제멋대로 올챙이 오페라, 그러니까 얘는 바다에 살고 싶은 거야 그러니까 모든 다른 올챙이들이 바다에서는 녹아, 우리는 여기서 살아야 돼. 그런데 얘는 바다로 갈 거야. 그러면서 바다로 간 거야.
최재원31:12그래서 되게 벌벌 떨고 있는 상어를 만나서 이제 시작되는 얘기인데
김괜저31:18완전 꽂혔구나 이거에.
최재원31:20근데 나는 혼자 나 혼자 되게 꽃힌 거야.
호영31:24나 지금 이거 다음 얘기 너무 궁금해
김괜저31:27올챙이 어떻게 된 거야?
최재원31:29그래서 올챙이가 되게 상어한테 막 되게 꿈과 희망을 주면서 이제 여행을 떠나자 나랑. 그래서 얘네가 여행을 떠나면서 그 배고픈 물뱀 나르샤를 만나. 그런데 얘는 너무 막 플라스틱 병뚜껑 이런 것만 먹어서 너무 막 배는 빵빵 찼는데 너무 배가 고픈 거야.
최재원31:53그래서 그러고 있던 차에 얘네를 만나서 같이 이제 조인을 한 거야. 그래서 어쨌든 다른 이런 이런 거를 통해서 되게 바다 깊은 곳으로 갔어. 근데 바다 깊은 곳으로 가서 바다의 바닥에 닿았는데 더 내려가고 싶은 거야. 그래서 바닥에서 만난 또 다른 애랑
최재원32:12더 지구 밑으로 내려가서 마그마를 만나. 마그마 마그마 되게 누구도 만난 적이 없는 항상 화가 난 마그마에 있어. 그래서 그 마그마랑 같이 우주로 솟구치는 솟구쳐서 거기서 또 누구를 만나서 이렇게 되는 그런
김괜저32:31너무 재미있는데
최재원32:33뭐라는 얘기인데 그런 거에 꽂혀서 또 그런 거를 좀 썼어. 약간 우화 같다고 해야 될까? 그런 것들을 쓰고 근데 그게 내가 다른 거 썼던 거랑 뭔가 이걸 어떻게 묶어야 될지를 잘 모르겠는 거야. 이게 들어갔는데 갑자기 뒤에 뭔가 너무 싸한 얘기가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막
최재원32:58욕망이 불타는 얘기가 나오나 그런 생각도 들고 근데 난 그게 사실 그게 재미있기도 하고 그래서 되게 고민을 하던 와중에 또 목련에 꽂히게 되면서 뭔가 목련 작업을 하다가 7월쯤에 그런 작업을 작년 7월 하다가 뭔가 다른 이제
최재원33:21업무와 이런 것을 그런 것 때문에 이제 거기서 놓은 상태였는데 업무가 정리가 되고 올해 그걸 다시 보니까 1년 만에 보니까 이거를 어떻게 묶어야 될지 모르겠고 그래서 좀 여러 가지로 묶어봤는데 되게 다 뭔가 이상하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고 그냥
호영33:44이러면서 또 되게 목소리가 작아지면서 슬픈 표정을 하고 전혀 이해가 안 가지.
최재원33:52이렇게 시작된 거야. 그날의 꾸짖음이.
김괜저33:55그래서 지금 너가 지금 이해를 바란다는 거야 뭐야? 이런 느낌이야
호영34:00아니 그래서 내 입장에서는 이렇게 어쨌든 좀 고민이 된다, 근데 일단 좀 써놨다. 그러면 편집자님한테 얘기를 해볼 수 있잖아.
김괜저34:07편집자님도 좋고 다 뭐가 문제야 지금
호영34:10맞아. 그래서 약간의 그런 방향을 서로 논의를 해볼 수도 있고 그런 상황인데 이거를 그래서 내가 그러면 미국에 돌아가기 전에 보내. 이렇게 말했더니 그건 안 될 것 같다. 그래서 그러면 네가 미국에 돌아간 다음에 일주일 뒤에 보내. 그 사이에는 보내라고 했거든? 그래서 그거는 잘 모르겠지만 그 때 나한테 리마인드를 해달래.
김괜저34:33아 짜증나.
호영34:35그래서 내가 이렇게 막 발끈하면서
김괜저34:38야 리마인드는 시리한테 시켜.
호영34:41그러면서 나보고 그래 호영 이런 얘기도 나한테 좀 자주 해 줘. 이러는 거야.
최재원34:45리마인드가 아니라 prod(옆구리 찌르기)를 해달라 그랬어.
호영34:48정확히 리마인드라고 하지 않았어 그래서 이런 얘기를 자주 나한테 해줘라고 했는데 근데 그래서 내가 이렇게 막 열받고 있으니까 괜저가 이 얘기를 또 이제 듣고 괜저가 굉장히 똑똑한 계략을 생각해냈어.
김괜저35:02내가 솔루션을 냈지. 우리한테 너가 이걸 일단 지금 보내. 그러면 우리가 갖고 있다가 약속된 기한까지 너가 안 낼 경우에 우리가 보내겠다.
최재원35:13맞아. 아니. 그런데 이렇게 되게 약간 조금 remove(거리가 있는)된 상태로 들으니까 너무 되게 재수 없는 사람처럼 들리고 너무 이상한 사람처럼 되게 들리고
김괜저35:26지금 너가 재수가 없어서 시작된 일이라고
최재원35:29진짜 아니 이렇게 말로 설명을 하니까 이게 되게 뭔가 이 대략적인 그런 이게 뭔가 형태가 있고 600개가 뭔가 딱딱딱 진짜 있고 막 이렇게 들리지만 실상은 뭔가 좀 이게 약간 실상과는 좀 다르다는 느낌도 좀 들어.
호영35:48그런데 이게 문제가 아니라 그 600개에서 또 150개로 추린, 그나마 좀 더 완성도가 높은 150개로 추린 그 형태가 또 있잖아.
김괜저35:56그것까지도 했어 한번?
호영35:58그것까지도 했어. 그러면 나는 이제 150개 그거를 보내면 된다는 얘기야.
김괜저36:01그래 아니.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이 이러면 나는 일 못해.
최재원36:07아니. 그런데 나는…
김괜저36:08해 놓고 안 주면 더 나빠.
최재원36:10안주는 게 아니고. 근데 나 근데 그때 그날 어쨌든 얘기를 하고 나서 되게 큰 깨달음을 얻은 것 같고 그날 뭔가 나는 되게 내가 고민이 됐던 거는 이거를 편집자의 일이 이거를 다 읽는 게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야. 뭔가
최재원36:33너무 많은 일을 주는 것 같고. 약간 그게 어쨌든 그렇게 생각을 하고 나 그냥 내 자신도 정리가 안 됐던 것 같은데 호영 말을 듣고 어저께 그거를 일단 다시 열어보고 되게 파일이 좀 복잡하게 돼 있어가지고 그거를 일단은 내가 볼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놨고
최재원36:56되게 희망이 생겼다. 그래서 다음 주 금요일까지 한 번 목표를 세우고 있어.
호영37:03좋아. 좋아. 우리 다음 주
김괜저37:06지켜볼거야
김괜저37:07지켜볼거고 다음 녹음할 때는 그러면
최재원37:10금요일이라기보다는… 8월 안에?
김괜저37:12또 뭐야? 8월 너무 차이가 큰데?
호영37:17다음주 금요일
최재원37:18아니야 지금 다음 주 금요일이 8월 12일 뭐 이래
호영37:24왜 자꾸 말바꾸는?
김괜저37:28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호영과 내가 화가 많이 버튼이 눌리는 이유는 사실은 우리가 우리가 출판사 입장이어서가 아니고 우리는 지금 우리도 내야되는데 지금 안 써져가지고 못 내고 있는데 너무 질투가 나니까 그런 거지.
호영37:44그래 그렇게도 하고 나는 독자 입장이기도 해. 왜냐하면 나는 재원이 책을 빨리 내가 읽을 거 아니야
호영37:52근데 이제 그런 거 같지 내가 만약에 독자인데 그냥 이런 그 계획이나 뭐 뭐가 진행되고 있다는 거 하나도 몰라. 그러면 나는 그냥 하염없이 그냥 막 이렇게 기다리고
김괜저38:04그래. 이소라 팬들이 그러잖아.
호영38:08그러니까 그러면서 막 왜 사람들이 리한나가 앨범을 안 내가지고 그래서 리한나 독촉하면서 리한나 빨리 앨범 내. 그렇게 하다가 프랭크 오션 막 앨범 왜 안 내 이러다가 근데 실제 앨범은 우리가 이걸 기다리면서 만난 친구들이다….이렇게 그런 밈이 생겼잖아. 그래서 만약에 예를 들어서 최재원도 그렇게 될 수가 있는 거지.
김괜저38:30최재원 독촉 독자 모임이 생겨가지고 그게 이렇게 자조 모임처럼 되면서
호영38:38네. 그렇게 될 수가 있어요. 실제 이제 최재원 시집보다는 최재원 시집 안 나와가지고 만난 친구들이 진짜다. 이렇게 그게 시다. 이것이 문학이다. 근데 지금 그 상황이 아니라 이렇게 써놓은 게 있다는 걸 나는 알게 됐잖아. 그러면은 화가 나요.
김괜저38:59그렇지
김괜저39:01근데 나는 지금 우리가 여기서 이렇게 얘기를 어쨌든 최재원이 뭐가 있는데 안 주고 있다라는 거가 소수지만 우리 말동무들한테 까발려졌기 때문에 그 압박을 받아서 곧 내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최재원39:15근데 아니 근데 딴 얘기를 조금 하자면 사실 지금 괜저도 그렇고 호영도 그렇고 에세이를 준비를 하고 있잖아. 근데 어떻게 보면 지금 호영은 좀 꽤 많이 썼고
최재원39:37괜저는 쓴다고 말만 하고 계속 근데 어쨌든 여러 번의 시작을 거친 걸로 알고 있는데
김괜저39:47좋은 표현이다. 시작이 반인데 시작을 한 네 번 했으니까. 나는 두 권 쓴 거야
최재원39:56그런 가상의 두 권을 쓴 그런 상태로 알고 있는데, 에세이는 약간 어떻게 보면 좀 반대로 지금 내가 생각했던 내가 시에 대해서 잘 몰라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모르니까 그냥 되게 사실 에세이에 대해서도 잘 모르긴 하지만 에세이는 약간 미국에서도
최재원40:16좀 어떻게 보면 에세이 형태의 글을 더 많이 썼잖아. 그리고 약간 되게 expository(설명문)한 것도 많이 썼고. 뭔가 내가 어쨌든 교육을 받은 글이어서 그런지 뭔가 그리고 나 자신이 사실 되게 많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글이잖아.
최재원40:37응. 그래서 나는 그거에 진짜 큰 아주 어려움을 느끼고 있고. 그거는 진짜 지금 몇 년? 벌써 1년 반째 아예 그냥… 근데 이거는 거의 그렇게 압박을 받지도 않을 정도로 손을 안댔어. 그냥 아예 non-existent(존재안함) 여서
김괜저41:00부연 설명하자면 재원이 지금 데드라인이 하나 사실은 더 있다. 에세이도 써야 되는데 진짜 안 썼다 그거는
호영41:08이런 계획을 다 밝혀도 되는 걸까?
최재원41:11맞아.
김괜저41:12그래 알아서 그럼 나중에 뭐 알아서? 아니야 에세이도 쓴다는 건 뭐
호영41:18쓴다는 거는 그래. 너무 이제 사람들의 기대가…
김괜저41:21그거 우리가 일부러 이렇게 소수지만 말동무들한테는 이 정도 얘기를 해주는 게 우리도 그걸 통해서 동기부여 되는 거지. 그럼. 나도 내가 이렇게 에세이 나올 것처럼 얘기를 해놓고 결국에 못 쓰면 내가 진짜 뭐가 되겠어? 이렇게라도 하니까 그나마 조금씩이라도 되는 거지.
호영41:42근데 그래서 내가 최근에 이해가 된 게 사람들이 왜 메일링 서비스를 하는지.
김괜저41:48맞아.
호영41:50진짜. 그래서 마감을 스스로 만들어서 그걸 모아서 책을 내는 이유를 이제 좀 알겠는거야. 나는 그동안은 글방을 가는 걸로 그걸 어떻게든 했는데 글방이 요새 다들 모집을 안 하더라고. 그래서 너무 나를 그렇게 쫄 그런 게 없는 거야. 그래서 또 계속 나락에 빠져서 한 두 달 동안 아무것도 못했어.
김괜저42:14같이 좀 돌파구를 좀 찾아봐야 되겠네요. 나도 사실 독촉 메일을 받아가지고 저번에.
김괜저42:23우리 편집자도 되게 인내심이 있는 분이셔서 올 초에 한 번 오고 이제 중순쯤 되니까 또 한 번 왔는데 제목이 ‘2023년 괜저 작가님께’ 이렇게 제목 그러니까 날짜를 제목에 쓰셨더라고. 2023년에 보내는 메일이니까 혼동이 안 되게끔 이렇게 하신 건지.
김괜저42:47그런데 벌써 2023년이네. 우리가 책 계약을 한 게 언젠데 이런 생각을 이제 하라고 그렇게 써주셨더라고.
호영42:55근데 내가 최근에 또 박에디님의 북토크에 갔거든? <잘하면 유쾌한 할머니가 되겠지> 아무튼 그런 제목인데.
호영43:08그 북토크에 가서도 또 너무 재미있었고 일단 이반지하님과 에디님 이렇게 두 분이 토크를 하셨는데 거기서도 이반지하님 얘기를 하는 거야. 이게. 보통 사람들이 에세이 계약을 해도 이렇게 제 때 나오는 사람이 없는데 에디는 어떻게 그래도 이거를 마감을 했다라고 되게 칭찬을 해 주시더라고.
호영43:32그와 더불어서 보통 트젠들이 이렇게 공교육과 친하지 않기 때문에 글월을 못 깨우치는 경우가 많은데 에디 님은 이제 글자도 깨우치시고 또 책을 너무 재미있게 쓰셔가지고 진짜 너무 웃겼어. 그 토크 자체도 책도 진짜 재미있어. 진짜 추천이야.
김괜저43:56그치? 두 분 다 웃긴데 두 분 웃긴 스타일이 좀 다르잖아.
호영43:59어 그리고 내가 최근에 정말 이반지하 님이 많은 행사를 하시니까 이반지하 님의 그 페이스와, 그 쨉에 맞춰서 유머를 하는 사람이 잘 없잖아. 근데 에디님하고는 그게 쌍벽이 되더라고.
김괜저44:19그렇지. 나도 이반지하님 처음 접한 게 에디님이 MC였던 그 연분홍치마 예능에서 본 거니까. 그때 너무 웃겼어. 진짜.
호영44:30그래서 그 조합을 다시 만나서 너무 또 행복했다.
김괜저44:32그렇네. 근데 되게 호영도 얼른 써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겠는데?최근 에세이를 쓰는 사람들이 막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여기 가고 하면은 그렇지?
호영44:46좀 그랬어. 딱 그런 느낌이 왔어. 나도 좀 정신차려야겠다. 이러면서.
최재원44:50근데 이반지하님 에세이도 연재를 사실 했잖아. 문동에서 연재를 하면서 그거를 또 겪은 거니까 연재라는 그런 면에서는 또 되게 쓸 수밖에 없는 그치?
김괜저45:02그러니까 나는 사실 내 문제를 얘기하면 끝도 없긴 하지만 사실은 블로그처럼 부담없이 그날 하루하루 난 블로그를 연재 같은 개념으로 했다고 생각하거든.
김괜저45:18그날 시작해서 그날 끝낼 수 있는 그 정도 야망의 글인 거잖아. 되게 낮은 수준의 야망이지. 근데 그게 모이면 되게 유의미한 게 되니까 그게 좋은 에세이가 될 수 있는 자료인 건데 그게 나는 첫 책을 쓰고 나서 두 번째 책에서 욕심이 많아진 거야. 그래서 조금 더 치밀하고 조금 더 구성적으로 그렇게 연재보다 조금 더 계획된 어떤…
김괜저45:45뭔가가 있는 소설이랑 더 비슷한 그런 걸 쓰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사실은 이게 글 조각에서 글 레벨로 잘 안 전환되고 있는. 그러니까 저번 책 같은 경우에 재원이랑 익스체인지를 이메일 익스체인지 시작하기 전에 정리를 한 번 했다고 그랬잖아. 지금 약간 그 정리를 하고 있는 상태인 거야 지금.
김괜저46:09그래서 되게 노트를 어떻게 그때그때 잘 할지 노트테이킹 법 같은 것도 요새 되게 바꿔보면서 되게 새로운 방식으로 글 조각을 모으고 있어. 그저께 재원이 전시에서 끝나고 나서 가는 길이 같아가지고 지하철 타고 오랫동안 같이 오면서 내가 지금 내 글에 대해서 어디까지 와있고 어떤 느낌과 생각으로 쓰고 있는지 아니면 아직 안 쓴 부분을 쓰고 싶은지 이런 걸 재원한테 얘기를 했는데
김괜저46:41재원이 그냥 이것대로 하나만 쓰면 될 것 같은데라고…
최재원46:46아니 이미 다 아이디어가 되게 있고 그냥 쓰지만 않았어! 아 이게 남 얘기를 들으니까 다
최재원46:57다 해놓고!
호영46:58서로서로 이제
최재원47:03그리고 그거를 어느 정도 되게 이렇게 유야무야 그런 계획이 아니라 되게 아주
호영47:10그렇겠지 계획이 아니겠지
김괜저47:14도시를 세워야 하는 정도의 계획인데 내가 세운 계획에 비해서 내 결과물이 너무 하찮을까 봐 그게 너무 두려운 거지. 그래서 시작을 못하고 막 이런 거지. 그래서 내가 코로나 때 아파가지고 누워 있다가 뭐 영화 봤다가 책을 읽었다가 이러다가 누워 있는데 왜 머릿속으로 글이 갑자기 시작될 때 있잖아 너무 흥미롭게 글이 시작된 거야 머릿속에. 그래서 머릿속으로 한 몇 줄을 썼어.
김괜저47:43근데 이걸 손으로 쓰기가 너무 귀찮은 거야 진짜. 근데 정말 코로나로 인해서 쇄한 몸에서 5% 정도의 에너지만 남은 상태에서 정말 애써서 몸을 일으켜서 그거를 썼거든
김괜저47:59근데 이걸로 난 칭찬을 받고 싶은 거야. 이게 정말 그냥 너무나 당연히 해야 되는 진짜 기본 중에 기본이고 그냥 사람 구실했다. 이런 것인데도 정말 너무 어렵다는 걸 아니까 우리가 칭찬할 만한 글 하나를 썼다.
호영48:17너무 대단해.
김괜저48:18감사합니다. 좀 그래도 되게 더디긴 한데 나는 우리가 지금 한 22화까지 진행이 되면서 우리가 저번에 호영이랑 그런 얘기 했거든 우리 글 쓰는 얘기 너무 안 하는 거 아니냐 지금 글을 쓰기 위해서 말로 먼저 하자는 컨셉을 시작했는데 맨날 먹는 얘기랑 퀴퍼 얘기랑 이런 것만 해가지고 그랬는데
김괜저48:43지금 좀 전시회도 보고 우리 각자 글 얘기도 하고 이런 이래 보니까 오늘 녹음하면서 생각 든 게 그래도 조금씩 오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
호영48:58그랬네요.
최재원48:59응.
최재원49:00근데 괜저도 어저께 이때까지 어떻게 쓸지 그런 스트럭처를 얘기를 하면서 아까 호영이 물어본 상상에서 어떻게 추리 소설을 썼냐 그런 얘기도 그렇고 약간 레퍼런스를 얘기를 많이 했잖아. 그 영화 <컨택트>? 아닌데 <Arrival>이라든지?
김괜저49:24<Arrival> 한국 제목이 <컨택트>야.
최재원49:25그래. 테드창 책이라든지 아니면 최근에 같이 추리 소설이라든지 근데 그런 것들이… 그런 것의 영향이 되게 신기한 것 같은 게 약간 한편으로는 내가 지금 읽는 거에서 영향을 되게 많이 받는 것 같고 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거기에 대한 약간 무의식적인 생각이 있으니까 그런 걸 더 찾아보기도 하잖아.
최재원49:52그래서 약간 그게 공존하는 것 같은데 근데 또 한편으로는 뭘 쓸 때 되게 Jack Whitten이라고 미국 화가가 있는데, 정확히 누가 얘기했는지 모르겠는데 “스튜디오에서는 뭔가 영향과 내 모든 거를 다 몰아내야 된다.” 그런 얘기를 했는데 그게 나는 되게
최재원50:16인상적이더라고. 그래서 어떤 진짜 글을 쓰는 순간에는 그게 externally(외부적)로 봤을 때는 영향이나 아니면 internally(내부적)는 내 목표 아니면 내 욕심 아니면 누가 어떻게 평가할까 이런 것들을 진짜 다 하나씩 몰아내고 아니면 마감 아니면 누가
최재원50:40그런 거를 몰아냈을 때 사실 제일 나는 나 개인적으로는 그때 내가 제일 만족스러운 걸 쓸 수 있는 거 같은데 그거가 좀 최근에 좀 어려웠던 것 같고 구성을 하거나 완성할 때도 그런 것들이 좀 어려운 것 같아. 그리고 나는 진짜 되게 어떤 걸 보면 거기에 영향을 되게 많이 받는 사람이라 가지고 예전에 내가 진짜 좋아하는 책 중에 김환기의 에세이이 있는데
최재원51:15<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무엇이 되어 언젠가 다시 만나랴?근데 진짜 그냥 방금 이것도 내가 한 문장이랑 좀 다르게 진짜 딱 떨어지고 너무 너무 아름다워. 근데 이게 진짜 조금 아다르고 어다른데 너무 아름답다. 근데 책 전체가 그런 거야. 그래서 에세이 되게 긴 것도 있고 약간 아카데믹한 것도 있고
최재원51:37진짜 짧은 그냥 막 집 앞에서 항아리 보면서 쓴 글도 있는데 내가 본… 진짜 너무 아름다웠어. 근데 거기서 이제 편지도 몇 개가 실렸는데 편지가 옛날 그 천구백오십년대니까 ~했소 이런 걸로 쓰여 있잖아. 잘 지내시오 무슨 형 막 이렇게 쓰여져 있는데 그걸 보고 너무
최재원52:01필 받아가지고 그 이후로 한 달 동안 모든 글을
호영52:05했소~
최재원52:06했소~ 그래서 오늘은 비둘기를 봤소.
김괜저52:18자라가 있더구려.
최재원52:22근데 난 그게 좀 근데 되게 심해. 그 때 받는 그게 말투뿐만이 아니라 약간 사고 방식 이런 것도 뭘 읽으면 거기에 갑자기 확 빠져드는 것 같아. 그래서 <가면의 고백>을 읽었을 때도. 그래서 가끔 내가 놀랄 때가 있어. 그 <가면의 고백>을 읽고
최재원52:42길 가다가 나는 아까 네가 말했던 좋은 생각이 떠올라서 바로 쓸 때 있잖아. 그니까 그럴 때 약간의 약간 내 의식이 다 안 들어가고 이렇게 거의 오토메틱하게 쓸 데가 있는데 그때 나온 글을 내가 보면 아 이거 내가 썼나? 그럴 때가 있어. 약간 내 말투가 아닌 것 같고 근데 특히 어떤 책을 읽고 바로 그렇게 썼을 때는 특히 이거랑 너무 비슷하다고 해야 되나? 비슷하거나 약간 관념적으로 여기에 이렇게 좀 frequency(주파수)가 맞춰져 있는
최재원53:14그래서 약간 그래서 한편으로는 그래서 뭔가 되게 흠뻑 젖어드는 느낌이 되게 좋고 그걸 cherish(아끼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약간 나는 좀 인풋을 조심해야 되는 사람이다.
김괜저53:28가려 먹어야 되지. 아니 근데 그 말이 아까 너가 소개해준 작업을 시작할 때 영향을 몰아내야 된다. 이게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한 것 같은데
김괜저53:42너가 방금 말한 것처럼 어떤 거의 inspire를 받아가지고 그 영감의 힘으로 쫙 써내려갈 때는 그게 되게 좋은 되게 퓨어한 영향인 것 같아. 그리고 어차피 그거는 내 안에 있는 거고 그거를 또 가공해서 다른 걸 만들 수 있으니까 나는 그런 건 되게 기회가 있으면 잡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김괜저54:07다만 그런 본능적인 영역에서가 아니라 되게 머릿속에서 이 영향을 받았고 이 작품 정도는 돼야 될 것 같고 이런 생각이 사로잡히는 거를 조심해야 되는 것 같아. 레퍼런스들에 대해서 그 반열에 들어야 된다라는 생각이라든지 거기서 어떤 건 조심해야 되고 이런 생각들 그러니까 편집할 때 해야 되는 생각들이겠지 그런 건 그런 걸 조심해야 되는 거 같고
김괜저54:31나도 사실 실제로 글이 써질 때는 그런 거를 어쩔 수 없을 때인 것 같아.
최재원54:37그런데 인플루언스도 약간 조심해야 되는 게 막 다자이 오자무 <직소> 읽으면 되게 <직소>처럼 쓰고 싶지 않아?
김괜저54:46그래
최재원54:47너무 막 나으리~ 뭔지 알아? 그 말투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내용 난 책 읽을 때마다 그런데 책
김괜저54:58맞아 나도 읽을 때 되게 저번에 에세이 같은 경우도 에세이집도 되게 이 글은 누구의 영향이고 이 글은 누구 그냥 이렇게 보여 그게 있어 지금 생각하면
호영55:14근데 재원이 워낙 그런 엄청난 글들을 읽어서 그런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거든. 그러니까 나는 그냥 되게 잡다한 것들도 많이 읽잖아. 그냥 딱히 내가 별로 마음에 안 드는 그런 책들도 읽게 되잖아. 그럼 그런 거에서는 딱히 영향을 안 받잖아.
최재원55:34응 그런 거에서는 약간 response를 더 많이 하게 돼. 반응을 진짜 많이.
호영55:40이 사람은 이렇게 썼구나. 약간 이렇게 하고 지나가는 것들도 있고.
김괜저55:44나 궁금한데 에디님 책을 읽으면서, 왜냐하면 되게 직접적으로 트랜지션에 관한 에세이집이잖아. 그러면서 엄청 생각이 복잡해지지 않았어? 그걸 어떻게 나는 저렇게 쓸까 말까 이런 게 안 들었어?
호영55:58전혀 안 들었어. 왜냐하면 나와 굉장히 다른 스타일의 글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단 에디님 이랑 나랑 캐릭터가 너무 다르잖아. 그리고 글쓰기 내용 자체도 되게 다르고. 그러니까 내가 지금 트랜지션에 대해서 글을 쓰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냥 나는 지금
호영56:20트렌지션을 포함한, 어떤 나라는 사람이 뭐 하고 사는 건지 약간 이런 느낌이거든. 근데 에디님의 책은 어쨌든 좀 더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이 여정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달까?
김괜저56:41포커싱돼 있구나 그거에.
호영56:42그리고 에디님도 본인이 그 책 프롤로그에서였나? 이렇게 이 책이 다른 트랜스젠더들에게 좀 수술을 받으면 예를 들어서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되는구나. 이런 정보를 주고 싶었다. 약간 후기처럼? 굉장히 실용적인 마음으로.
김괜저57:00되게 다르다. 정보를 주고 싶은 생각 별로 없지 않아?아 그렇구나.
호영57:09다음에 오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경험을 선택할 사람들을 위해서 그런 것도 있고 그리고 정말 자전적인 어릴 때부터 이렇게 약간 차례대로 가는 그런 느낌도 있고 그래서. 근데 나는 그냥 지금 써주는 재료를 쓰고 있고 그렇다 보니까
김괜저57:28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게 너무 좋다는 생각도 들면서도 근데도 나는 내가 이 사람의 스타일과 다르다는 걸 알아도 그렇게 겹치는 점이 있으면 너무 전전긍긍하는 편이거든. 저 사람이랑 스타일을 어떻게 더 다르게 해야 되나 이런 생각에
최재원57:43더 차별점을 줘야 한다.
호영57:44맞아 맞아. 그래서 나는 꼭 이게 나는 그래서 다른 트랜스젠더 책들을 나의 어떤 뭐랄까 상대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그래서 오히려 그냥 다른 에세이집 최근에 나온 것들 그런 걸 보면서 아 이거는 이렇게 쓰셨구나 이런 생각
호영58:04예를 들어서 최근에 그냥 서점에서 김선오 시인이 집을 최근에 낸 게 나왔는데 그것도 그냥 지나가면서 보다가
호영58:15제목을 이렇게 지었구나~ 그게 제목이…
호영58:24뭐였지? (*<미지를 위한 루바토>) 그래서 딱 보면은 이게 이 단어가 무슨 뜻인지 모르는 단어잖아? 그래서 이런 약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 그리고 뭔가 엄청 김선오 시인이 가진 이미지도 내가 시에서 느낀 이미지도 되게 뭔가 좀 고고한 그런 느낌이 있거든? 근데 그러면서도 또 약간 일상과 맞닿아 있는 그런 느낌? 김선오 시인 다른 시집 제목도 <나이트 사커>라든지 <세트장> 이런 식으로
호영58:53약간 팝한 느낌도 있고 그런데 또 되게 약간 잔잔하고 약간 틈새가 없는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이 좀 있어가지고. 그래서 루바토를 위한(미지를 위한 루바토) 이 제목도 좀 그런 되게 우아한 느낌이다. 이런 느낌으로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는.
호영59:15그래서 그냥 이 내가 쓰는 글이 어떤 트렌스젠더 카테고리에 있다는 느낌은 크지 않아서 나 스스로.
김괜저59:28아니 나는 그냥 내 들으면서 두 사람의 얘기를 늘 들으면서 책을 똑같이 읽어도 내가 내가 내가 좋은 독자인가 내가 좋은 작가인가 이런 생각을 되게 많이 하는 것 같아. 그러니까 내가 누구의 글을 읽을 때 아니면 누구의 책이 신간이 나왔을 때 내가 너무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는 없나 이런 자성을 하게 된달까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고
김괜저59:55근데 그런 나의 좀 성향을 뚫고 나한테 진짜 들어오는 책을 만나면 나도 그런 게 무장해제 되면서 너무 즐겁게 책을 읽지. 그리고 그런 거에서 받는 영향은 되게 순수한 영향이 되는 것 같고 그런 경험을 자꾸 찾으려고 하는 것 같아. 그래서 그런 경험을 주는 책을 읽어서 진짜 이 책이 너무 좋았어. 이렇게 얘기하게 되는 것 같아.
호영1:00:18나는 약간 번역가로서의 정체성을 잊어버리게 하는 책이 또 되게 중요한 것 같아.
김괜저1:00:24번역 생각 안 하고 책 읽기?
최재원1:00:27맞아. 맞아. 맞아. 맞아. 진짜.
호영1:00:32그리고 나는 사실 다른 번역서를 읽기가 그러니까 한영 번역은 너무 어려워. 왜냐면은 그걸 한국 아니까 영한 번역을 읽으면은 이거 원문이 뭐였겠지 또는 원문이 뭐였을까 라는 이 생각을 계속하게 되는 거야. 그래서 그냥 계속 원서를 읽는 게 차라리 머리가 덜 피곤한 느낌. 근데 또 당연히 영한 번역을 읽어야
호영1:00:54나 스스로 영한 번역도 나아지는데 그래서 읽어야 될 필요도 있고 또 그냥 약간 한국 문학 작품 읽을 때도 그때 또 약간 순수한 마음으로 안 읽게 된달까 이걸 내가 번역하면 어떻게 할 거냐 이런
김괜저1:01:08그게 또 있구나.
최재원1:01:09맞아. 진짜 계속 계속 그런 노트를 어제도 괜저한테 얘기했는데 막 뭐 ‘콩가루 집안’으로 한국말 번역이 됐으면 이거 원문 뭐였을까? 아니면 우물 안 개구리 이건 뭐라고 했을까? 찾아보니까 이건 세익스피어였는데
최재원1:01:30Fool at home이었어. Fool at home. 어쨌든 그런 거였고. 막 Yes? 이런 거 있잖아. 문 열고 나서, “Yes?” 근데 이런 게 제일 번역하기가 어려운 거야.
김괜저1:01:46맥락을 완전 새로 다시 생각해서 해야 하니까.
최재원1:01:48어 그 앞뒤랑 완전 이거는 거의 그런 거잖아. 그리고 근데 진짜 영한 번역이 나는 honorific(존칭)이랑 톤이 진짜 너무 어려운 것 같고 진짜 거의 뭐 광적이 아닌데 뭐지? 병적으로 그런 번역서에서 이게 존댓말로 돼 있거나 반말로 돼 있으면 진짜 너무 궁금한 거야. 특히 일본 문학 번역된 거 일본도 그게 있잖아. 그래서 이거를 근데 내가 봤을 때는 이게
최재원1:02:22이거 과연 존댓말이었을까? 이런 질문을 품으면서 그럴 때가 너무 많아서 너무 신경 쓰이고 진짜 처음 한국말로만 쓰인 소설을 읽을 때랑 너무 달라. 그 느낌이.
최재원1:02:42맞아. 근데 그 생각을 또 해. 근데 진짜 재미있었던 거는 아까 그 셰익스피어 책이 <템페스트>였는데 거기서 이런 번역이 있었어. 막 이게 내가 한 냥 짜리냐는 말이냐? 그리고 밑에 아니야 난 그래도 그런 한량은 아니지 이렇게 한 냥 / 한량을 한 거야. 근데 처음에 한 냥이랑 한량일 리가 그런 똑같은 라임이 아닐 거 아니야.
최재원1:03:08그래서 되게 이런 거를 잘했구나.
김괜저1:03:12그런 거 기분 좋지 약간 번역가 이 책을 원문을 넘어서 번역가랑 만나서 얘기하는
최재원1:03:20맞아 맞아.
김괜저1:03:22좋습니다. 좋은 책을 더 많이 읽고 잘 쓰는 얘기를 앞으로도 더 많이 해보도록 합시다. 재원은 오늘의 교훈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야.
최재원1:03:36나 약간 오늘 좀 죄를 지은 것 같고 내가 사람이 참 좀 여러모로 지금 좀 사람이 좀 별로다. 이런 생각을.
김괜저1:03:47달라진 모습 기대합니다. 우리 전시로 확 뛰어주고 이렇게…
김괜저1:03:55인간 쓰레기처럼 막 뭐라 그러고 이러니까 되게
최재원1:04:00이제 앞으로 좀 재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근데 진짜 너무 그렇게 읽어주고 약간 진짜 피와 살이 되는 정말 나한테 내가 할 수 있고 그런 얘기를 해 주는 사람이 있어서 진짜 너무 고맙다.
김괜저1:04:18우리가 이런 이런 걸 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말동무들도 같이 해주고 계십니다.
최재원1:04:26고마워요.
김괜저1:04:28우리 오랜만에 만난 기념으로 지금 제가 배달을 두 분 모르게 배달을 시켜서 지금 문 앞에 와 있거든요. 우리 지금까지 모인 스테디오 구독료로 처음 먹는 식사입니다. 그래서 맛있게 먹고 헤어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최재원1:04:48네 감사해요.
김괜저1:04:50이만 줄이겠습니다.
최재원1:04:52다음 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