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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이틀간 행사를 하고 온 호영. 부산 살던 시절 만난 ‘생각다방 산책극장’을 소개하고, 이번 여행의 계기가 된 북토크, 시 번역 토크에 대해 나눕니다. 매년 부산에 놀러간다는 괜저는 원도심의 매력을 설파하고, 밖에서 놀기 좋아하는 재원은 초등학생 때 푹 빠져 있던 거제도 물웅덩이를 소환하는데요. 하면 할수록 의도했던 바와 멀어지는 것이 말이지만, 그럼에도 말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언지, 이해하지 못하고도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좋은지 들어보세요.
이번 화에서 나온 말:
- 아침밥 먹다가 담 너머 나랑 눈이 딱 마주친거야
- 다락방 전시에서 고양이들이랑 누워
- 공연도 하고 영화상영도 하고 김치도 담그고
- 산꼭대기에 바다가 보이는 집에 틀어박혀서
- 쟤가 이 시간대에 여기 있을 애가 아닌데
- 부산에 있는 홍콩 에스컬레이터
- 부산역에서 저건 딱 호영이구나 한 장면
- 우아하고 부드러운 말
- 하루종일 낚시하러 가거나 축구하고 수영하고
- 물웅덩이가 된 운동장에서 천사 놀이
- 아방궁같이 커다랬어
- 밖에서 아무도 안 놀아줘
- 세상은 다 개소리투성이고 그냥 당신을 믿으세요
- 꽃다발을 들고 가기도 하고 창을 겨누고 가기도 하고
- 전화찬스
- a를 말하고 싶은데 z가 나오고
- 그래도 웬만하면 말로 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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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괜저 | 00:03 | 안녕하세요. 출퇴근을 열심히 하고 있는 괜저입니다. |
최재원 | 00:10 | 끝입니까? |
김괜저 | 00:12 | 네 소개는 짧게 |
호영 | 00:15 | 지친 표정 |
최재원 | 00:17 | 출퇴근의 여파로. |
최재원 | 00:22 | 안녕하세요 좀 몸이 |
최재원 | 00:25 | 아파서 신체의 신비를 느끼고 있는 최재원입니다. |
김괜저 | 00:31 | 네 좋은 표현이다. 컨디션이 좀 안 좋으시다고 |
최재원 | 00:36 | 네 좀 안 좋네요. |
호영 | 00:38 | 안녕하세요 |
호영 | 00:41 | 저는 부산에 이틀 다녀온 호영입니다. |
김괜저 | 00:45 | 누가 봐도 호영이… |
김괜저 | 00:53 | 우리 중에 지금 아침인데 우리는 아침이고 재원은 저녁인데도 불구하고 제일 상태가 좋아 보이는… 나는 주중 출근의 여파로 재원은 컨디션 저조의 여파로 지금 상태가 안 좋은데 호영은 저저번 주에 보여준 새로운 머리와 함께 |
최재원 | 01:15 | 머리의 힘인 것 같애. 지금도 호영의… 우리는 지금 영상통화를 하고 있잖아. 근데 호영의 얼굴 거의 온천에서 바로 나온 것 같은 그런 맑고 깨끗하고 광이 나고 |
호영 | 01:31 | 그럴 리가요 |
호영 | 01:33 | 아니 나도 어제 부산 갔다가 밤에 집에 도착하니까 한 11시 넘었어가지고 그리고 부산에서는 비가 왔다? 그래서 또 막 무슨 비에 젖으면 안 좋은 재질인 신발을 신고 돌아다녔는데 그래서 발이 엄청 축축해서 기차에서는 괴로웠지만 부산 여행 자체는 굉장히 좋은 시간이었다. |
최재원 | 01:56 | 응 |
호영 | 01:58 | 왜냐하면 내가 부산에 예전에 4년 동안 살았는데 대학 졸업하고 나서 바로 서울에서 원래는 서울 출신이니까 내가 서울에서 살려고 생각을 하다가 근데 그때 당시에 이제 우리 아버지가 부산에서 살고 있었어. 그리고 엄마는 해외에 있고 막 이래서 아무튼 |
호영 | 02:19 | 그래서 일단 부산에 아빠 집에 얹혀서 살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부산에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부산에서 4년간 살았는데 그때 일단 부산에 가족이 있으니까 거기로 갔지만 나는 서울 출신이니까 서울에 살아야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계속 서울을 왔다 갔다 하는데 |
호영 | 02:45 | 너무 힘든 거야. 서울이 사람 하나하나에게 주어지는 공간이 너무나 작고 그 면적이 그리고 모든 걸 너무 빨리 해야 되고 많이 해야 되고 이런 느낌이 내가 미국에서는 |
호영 | 03:01 | 소도시들을 살았기 때문에 그 스피드에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는 거야. 너무 괴로운 거야. 근데 서울에 갔다가 부산에 오면은 뭔가 훨씬 |
참석자 5 | 03:14 | 아니면 |
호영 | 03:15 | 주어진 면적이 크고 공간이 있다는 느낌이 들고 일단 바다에 가면 또 한참 이렇게 멍 때릴 수도 있고. |
최재원 | 03:23 | 맞아. |
호영 | 03:24 |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 내가 그때 부산에서 살 수 있을까라는 거를 고민하면서 만난 모임들이 있었어. 그래서 그중 하나가 생각다방 산책극장이라는 이름의 백수들의 실험실이라는 부재를 갖고 있는 그런 모임이 있었는데 거기가 정말 |
호영 | 03:49 | 나를 일단 살려주고 그리고 부산에 갔을 때 그 생각다방을 통해서 거의 모든 사람을 만났다라고 할 수 있어. 그래서 이번에 부산에 간 이유는 또 생각다방 시절에 만났던 지인분께서 |
호영 | 04:11 | 뭐랄까 서점들하고 연계해서 하는 행사들을 막 이렇게 기획을 하시는데 그 행사들 중에 두 개를 나랑 같이 해보자고 제안을 해주셔서. 그래서 하나는 <남은 인생은요>라고 내가 번역한 첫 책 그걸로 북토크를 하고 또 하나는 이제 한영 시번역을 하는 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졌거든 |
최재원 | 04:35 | 아 두 개를 한 번에 한 거야? |
호영 | 04:38 | 응 금토 이렇게 이틀간 하나씩 행사를 뛰고 왔습니다. |
김괜저 | 04:46 | 이게 생기가 아니라 약간 그 에너지 많이 쓰고 남은 에너지로 지금 온 것 같네. |
호영 | 04:52 | 맞아. 그래서 사실 지난 이틀간 말을 너무 많이 해가지고 나도 좀 말을 또 하는 거에 대해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지만 |
김괜저 | 05:03 | 하는 김에 좀 더 해 |
최재원 | 05:05 | 하는 김에 |
최재원 | 05:06 | 오늘 점유율 80%로 |
김괜저 | 05:10 | 우리가 녹음을 하면 녹음을 높을 때 점유율이 보이잖아. 그래서 항상 점유율이 내가 진행 겸하다 보니까 약간 조금 많고 그다음이 재원 그다음에 호영 이렇게 많이 되는데 오늘은 호영이 제일 많지 않을까 싶은데 |
최재원 | 05:26 | 근데 그 두 행사에서 대해서도 빨리 듣고 싶은데 그 생각다방이라는 모임은 어떤 모임이었어? 만나서 뭘 했어? |
호영 | 05:37 | 생각다방은 정말 만나서 온갖 것들을 했는데 일단 이름부터가 너무 좋잖아. 생각다방 산책극장. 이게 풀네임이야. |
호영 | 05:46 | 그래서 |
호영 | 05:49 | 만나서 약간 뭐든지 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고 사람들의 그런 모임이기도 했는데 일단 이 장소가 여러 장소들을 오가면서 계속 이어졌지만 내가 알게 됐을 때는 어떤 재개발 지역에 있는 한 큰 주택이라서 월세가 10만 원이었어. 그래가지고 |
호영 | 06:16 | 마당도 있고 엄청 널찍한 주택이었고 그래서 거기 그냥 사람들이 살기도 하면서 친구들이 놀러 오기도 하고 거기서 그냥 영화를 볼 때도 있고 공연도 열고 정말 그냥 온갖 것들을 그냥 같이 했어. 뭐든지 막 김치도 담그고 이런 어서 |
호영 | 06:41 | 그게 또 사람이 사는 곳이다 보니까 어제도 친구들이랑 그때 친구들이랑 만나서 얘기를 했는데 아마 그게 사람들이 살던 곳이어서 더더욱 그냥 더 편하게 그냥 와서 자고 갈 수도 있고 뭘 해야 되는 곳이 아니어서 더 좋았다라는 얘기를 했는데 아무튼 그래서 재개발 지역에 있던 곳은 사실 내가 처음 갔을 때는 그러니까 내가 처음 접한 생각 다방은 |
호영 | 07:09 | 그런 재개발 지역에 있는 곳이었는데 내가 실제로 갔을 때는 그다음 장소였어. 그래서 나는 그냥 일단 온라인으로 블로그 검색 이런 거를 하다가 이런 곳이 부산에 있구나라는 거를 알게 되고 |
호영 | 07:25 | 생각다방에 이제 생각다방은 누군가가 한 명의 호스트라는 개념이 아니긴 했지만 그래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어쨌든 |
호영 | 07:38 | 이 공간을 가꾸는데 가꾸고 뭔가를 도모하는데 |
호영 | 07:44 | 더 많은 역할을 하긴 했던 것 같아. 그래서 아무튼 그 생각다방이라는 거를 만든 사람 중 한 명인 히요라는 친구가 있는데 내가 처음 갔던 때는 히요가 이제 자신이 이제 30대가 되면서 본인의 20대를 되돌아보는 그런 전시를 그 공간에서 열고 있었어. 그래서 그 공간이 |
호영 | 08:06 | 주택인데 또 다락방이 있는 곳이었거든. 그래서 그 다락방과 이제 자신이 지금 살고 있는 방 이렇게 두 가지 공간을 전시 공간으로 쓰면서 그런 전시를 한다고 해서 너무 가보고 싶은 거야. 그리고 이게 그냥 무슨 행사가 있어야 나는 처음 가볼 수가 있잖아. 나는 이미 서로 친한 사이가 아니니까 그래서 그냥 |
호영 | 08:31 | 주소가 블로그에 있길래 갔는데 |
최재원 | 08:34 | 그게 처음 간 거야? 그 공간에 |
호영 | 08:37 | 그때가 처음 갔는데 그냥 주택이었어요 여기서도. 그래서 이때는 재개발 지역은 아니고 어떤 그냥 주택가에 있는 한 집인데 내가 갔더니 일단 문이 닫혀 있는 거야. 그래서 오늘 전시를 안 하나 보다. 근데 나는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기가 좀 그렇네. 그래서 약간 그 문 앞에서 서성이면서 이렇게 담을 너머를 보고 있었는데 담 너머에 이제 창문이 열려 있었고 |
호영 | 09:06 | 두 사람이 이렇게 아침밥을 먹는 그런 느낌으로 이렇게 있는거야 |
호영 | 09:10 | 그러다 나랑 딱 눈이 마주친거야 |
호영 | 09:16 | 그래서 그때 히요랑 혜정이라는 친구들 두 명이 그 집에 산 사람들 중에 둘이었고 그래서 히요가 나랑 눈이 딱 마주쳐서 제가 저기요 이러면서 제가 이거를 보려고 왔는데 혹시 들어갈 수가 있냐? 그래서 사실 오늘 전시를 쉬는 날인데 그래도 왔으니까 들어오라고 해서 |
호영 | 09:39 | 그래서 또 히요는 그냥 정말 아침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는 중이었지만 나한테 그럼 다락방 올라가서 보시라고. 그리고 또 그래서 다락방에 올라갔는데 막 20대에 히요가 다녔던 장소들 막 여행지들 |
호영 | 09:56 | 여행지 바닷가에서 이제 자기가 걸어다니면서 찍은 영상 이런 게 다락방 벽에 틀어져 있고 정말 그냥 아카이브 전시처럼 자신이 20대에 했던 많은 것들이 막 벽에도 붙어 있고 막 상자에 있고 그래서 그걸 그냥 내가 꺼내서 보면 되는 그런 곳이었어. |
호영 | 10:17 | 그리고 다락방도 정말 그 이름에 걸맞게 되게 작고 아늑한 곳인데 또 생각다방에 사는 고양이들이 두 마리가 있었거든 그래서 봄이랑 폴이라는 고양이들이 지금도 히요랑 같이 살고 있는데 봄이랑 폴이 다락방에 내가 있으니까 왔다 가고 막 같이 나랑 누워 있고 이러면서 거기에서 부산에서 처음으로 |
호영 | 10:43 | 마음이 편안한 그런 시간을 보내고 난 여기 살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든 거야. |
김괜저 | 10:51 | 거의 단편 영화에 나오는 첫 만남 같은 그런 느낌이다. |
최재원 | 10:56 | 아니 그러니까 나도 들으면서 첫 인상으로 이거보다 좋을 수 있나? 첫 만남이 |
김괜저 | 11:02 | 낭만적인데 |
호영 | 11:03 | 응. 그래서 되게 신기하고 |
호영 | 11:08 | 그래서 그때 이후로 이제 생각다방에서 하는 영화 상영회라든가 아니면 막 음악 공연 이런 걸 하기도 했고 예를 들어서 막 |
호영 | 11:20 | 뭐 |
호영 | 11:21 | 야마가타 트윅스터님도 오시기도 하고 김목인 이라든지 서울에서도 그래서 친구들이 전국 곳곳에 있는 그런 네트워크였기 때문에 생각다방 산책극장 안에 어떤 지도도 있고 그래서 막 곳곳에서 사람들이 놀러 오고 |
호영 | 11:42 | 그 사람들이 오면 또 그냥 뭐 뭔가를 같이 하고 그런 곳이었어. 그래서 그걸 통해서 부산 시절을 보냈고 |
호영 | 11:56 | 어 |
호영 | 11:57 | 그래서 내가 이번에 행사를 했을 때도 |
호영 | 12:03 | 비온 후 서점이라는 서점에서 했는데 그 장소는 나는 처음 오는 서점 비온 후 서점 |
최재원 | 12:11 | 비 오는 서점? |
호영 | 12:13 | 비온 후 서점이라는 곳에서 했는데 망미역 부산 수영구 망미역 근처에 있는 곳이고 |
호영 | 12:22 | 또 서점도 막 엄청 그러니까 2층으로 된 서점인데 그 공간이 아주 크지는 않고 그래서 참여자도 10명 남짓 이렇게 있어서 되게 소박하고 |
호영 | 12:41 | 이야기를 잘 나눌 수 있는 그런 형태였던 것 같아. 근데 또 이제 와주신 분들 중에 막 두세명쯤은 그 친구들이 부산 시절에 친구들이 또 오랜만에 만날 수 있게 이렇게 와줘서 그런 것도 되게 기뻤고 |
김괜저 | 13:00 | 홈커밍 같은 느낌으로 가겠다. |
호영 | 13:04 | 맞아. |
김괜저 | 13:06 | 되게 좋았겠다. |
호영 | 13:09 | 그리고 <남은 인생은요>는 이게 2020년에 나온 책이어서 그때는 코로나가 진짜 우리가 밖에 절대 나가면 안 되고 약간 이런 느낌이었잖아. 그래서 북토크를 아예 한 적이 없었는데 첫 북토크를 이제 부산에서 한 거야. 그리고 이 책을 번역하기 시작한 것도 내가 부산에 살 때였기 때문에 그게 되게 나한테는 개인적으로 좀 |
호영 | 13:33 | 뜻깊은 자리였지. |
김괜저 | 13:37 | 돌아가서 좀 마무리를 못했던 걸 마무리하고 온 그런 느낌이겠다. |
호영 | 13:42 | 마무리를 마무리는 모르겠고 근데 그냥 마무리를 했다기보다는 이번에 약간 또 부산하고 좀 새로운 관계를 맺은 느낌도 들어. 그때 마무리는 부산에서 이사 나오면서 어쨌든 마무리를 했다는 기분이 들긴 했거든. |
최재원 | 14:04 | 어떤 새로운 기분이 들었어? 뭔가 더 친근하고 이제는 좀 외롭지 않은 그런 느낌. |
호영 | 14:16 | 그러니까 부산에 사실 그 장소에 살고 있을 때는 그냥 그게 디폴트니까 내가 여기에 이렇게 관계들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또 하기 어려운 것 같아. 또 부산에서 살던 마지막 한 1년 정도는 프리랜서로 생활을 했는데 |
호영 | 14:40 | 그때는 특히 좀 집에서 많이 틀어 박혀서 지냈고 그때 내가 살던 집이 또 약간 거의 산꼭대기에 있는 집이었어. 산꼭대기에서 바다를 부산항을 내려다볼 수 있는 그런 집이었는데 그래서도 좀 이렇게 혼자 있는 기분이 있었던 것 같아. 근데 이번에 가서 친구들도 막 와르르 만나고 |
호영 | 15:01 | 그때 |
호영 | 15:03 | 우리가 뭘 했는지 뭐가 재미있었는지 막 이런 얘기들을 또 하다 보니까 맞아. 이런 것도 되게 뭐랄까 짬이 날 때마다 우리는 만나서 같이 놀고 즐거웠구나 이런 생각을 하니까 정말 좋은 시절이었고 되게 뭔가 마법 같은 시간이었다. 이제 생각해 보니까 그때는 이게 그때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
호영 | 15:27 |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까 진짜 그런 시기가 잘 이런 걸로 인생에서 한 번이라도 겪어본 게 너무 감사하다 이런 생각을 했어. |
김괜저 | 15:41 | 호영은 어렸을 때는 부산에 살았던 적은 없었던 거야? 그때가 부산에 처음 살았던 거야 |
호영 | 15:47 | 맞아. 내가 이제 우리 아버지 쪽이 부산 이긴 한데 그래서 지금도 친척들이나 지금도 아버지는 부산에 살고 있고 근데 나는 그래서 부산이 항상 명절 때나 가는 곳이었어. |
호영 | 16:02 | 그리고 |
호영 | 16:03 | 내가 전에 이 팟캐에서 탕국이라는 글을 읽었었잖아. 거기 나오는 할머니가 나의 부산 할머니인데 어쨌든 할머니도 부산 출신은 아니죠 원래 이북 출신이시기 때문에 피난을 오면서 부산에 살게 되신 분이고 근데 어쨌든 부산은 어릴 때 이제 유년기에 나에게는 좀 가기 싫은 곳이랄까 명절 때 가면은 |
호영 | 16:33 | 잘 모르는 사람들 그러니까 친척들이랑 친하지 않았기 때문에 좀 불편하게 있어야 되고 또 뭐랄까 약간 가부장적인 그런 문화랄까 그때 이제 제사 지내러 가면은 진짜 부산집은 |
호영 | 16:52 | 여자 따로 앉아야 되고 그리고 여자들이 일을 다 하고 그런 느낌이었어서 |
호영 | 17:01 | 나는 가도 좀 그래 여기는 아버지에게 편한 공간이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근데 그게 또 부산에 살고 이제 대학 졸업하고 와서 부산에 살고 내가 부산의 친구들을 만들면서 그게 또 많이 깨졌기도 해서 그래서 부산에 산 것도 잘한 선택이다라는 생각을 했어. |
호영 | 17:25 | 내가 정말 평생 서울에만 살아봤다면 지금보다도 더 서울 중심적인 인간인이었을 텐데 |
김괜저 | 17:34 | 그랬구나. 아니 재밌는 게 어제 그러니까 오늘 호영이 방금 말한 부산항이 내려다 보이는 광복동 초량동 이쪽의 집들 있잖아. 조그마한 언덕에 있는 수많은 집들. 거기를 내가 그 동네가 너무 좋고 나중에 그 동네에 한번 살아보고 싶다. 이런 얘기를 어제 엄마랑 했거든. 저녁에 |
김괜저 | 18:00 | 그냥 엄마가 우리 우리 아빠가 우리는 부산에 연고가 없는데 아빠가 부산에서 근무를 좀 하셨었어. 그래가지고 그때 좀 했는데 아빠가 요즘에 사진 작가로 활동을 시작하셨는데 사진 무슨 |
김괜저 | 18:18 | 공모전 겸 워크샵 같은 행사가 부산에서 있어서 거기를 이제 다음 달인가 다다음 달에 가게 됐는데 엄마가 따라가서 그 김에 부산 여행을 하고 오겠다고 한 거야. 그래서 내가 최근에 부산을 많이 갔으니까 그 얘기를 내가 엄마한테 늘 했었거든. 그래서 항상 가는 이제 동쪽 말고 서쪽에 부산역 서쪽에랑 남쪽에 영도랑 |
김괜저 | 18:46 | 부산역 주변이랑 이런 데가 너무 좋다. 거기를 꼭 가라. 내가 이런 얘기를 어제 하면서 진짜 근데 아까 호영이 말한 것처럼 부산은 거기에 있는 집들이 단독주택이나 진짜 작은 빌라들이나 이런 데가 되게 촘촘히 있는데 다 바다가 보이는 집들이고 마당 다 조금씩 갖춰져 있고 이래서 |
김괜저 | 19:10 | 되게 그 동네는 시간이 아직 멈춰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주는 것 같거든. 그래서 그 동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호영이 거기 얘기를 해서 되게 |
호영 | 19:22 | 근데 괜저는 부산에 그러면 여행으로 최근에 갔었던 거야? |
김괜저 | 19:27 | 나는 부산에는 여행으로 거의 1년에 꼭 한 번씩은 가. |
김괜저 | 19:33 | 여름이나 봄에 보통 가긴 하는데 많이 갔던 것 같아. 부산이 나는 당연히 그냥 수도권에 산 사람들이면 다 여행을 부산으로 많이들 가니까 처음에 고등학교 졸업하고 혼자 여행 가고 친구랑 여행 가고 이랬던 거를 시작으로 |
김괜저 | 19:53 | 애인이랑도 갔을 때도 너무 좋았고 이런 기억이 좋은 기억이 많아가지고 계속 가고 있어. 1년에 한 번 거 진짜 거의 1년에 한 번씩 가. |
최재원 | 20:04 | 너는 부산이 어떤 점이 좋아? 너도 약간 서울보다 |
김괜저 | 20:11 | 나는 이제 거기서 어렸을 때 경험은 없다 보니까. 나는 순수한 타자로 타지인으로서의 낭만의 시선을 갖고 가는 거지. 그래서 옛날에 처음 연애했을 때 거기 봄에 가가지고 이렇게 |
김괜저 | 20:32 | 해안길 따라서 광안리부터 쫙 해서 걷는 길이나 이런 서울에서나 서울에서 가까운 바다에서는 없는 좀 그런 |
김괜저 | 20:44 | 뭐랄까 약간 언덕이랑 바다가 합쳐진 그런 느낌이 부산에는 있잖아. 그래서 그런 좀 느낌이 너무 좋았고 꽃들이 너무 많아가지고 그때 그것도 되게 좋았고 그런 기분. 근데 이제 나이 들고 나서는 직장 다니면서는 조금 쉼을 찾아서 가는 곳이 된 것 같아. 그래서 가면은 부산은 내가 평소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
김괜저 | 21:11 | 항상 비슷한 지역을 늘 정해놓고 거기로 가서 좀 아는 숙소에서 지내고 아는 바다만 딱 보고 아는 서점 가고 이런 식으로 지내는 동네지. |
호영 | 21:26 | 그러면 주로 다니는 지역이 어디야? |
김괜저 | 21:29 | 나는 둘 중에 하난데 하나는 하나는 이제 해운대에서 기장 사이에 있는 송정 송정해수욕장 근처 거기를 되게 좋아하고 |
김괜저 | 21:46 | 또 하나는 이제 초량이나 |
참석자 6 | 21:50 | 어 |
김괜저 | 21:51 | 영도 지역 구도심 부산항 지역 거기를 좋아하지. 그래서 부산항 근처에 숙소에서 항상 요즘에는 거기 더 많이 가. 여기랑도 가깝고. 그리고 영도에 내가 텍슨 이후에는 나랑 말드레룸 같이 작업하신 유진복 작가님이 하는 천복서가 서점도 명도에 있어서 |
김괜저 | 22:14 | 겸사겸사해서 영도가 조금 더 마음이 좀 가까워진 것 같아. |
호영 | 22:20 | 그렇겠다. 맞아. 뭔가 이번에도 친구가 친구네 집에서 먹었는데 그러면서 얘기를 했는데 친구도 부산에 어떤 초량 쪽에 있는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
참석자 5 | 22:41 | 어 |
호영 | 22:43 | 최근에 뭔가 잡지사 이런 데서 부산을 또 무슨 소개하는 그런 기획을 해가지고 친구가 일하는 데도 취재를 하러 왔었다는 거야. 그래서 |
참석자 5 | 22:53 | 어 |
호영 | 22:54 | 어쨌든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라서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 보는 부산이랑 부산 사람들이 좋아하는 부산이랑 또 어쨌든 다르구나 막 이런 생각을 했다면서 그래서 나도 지금 생각하게 된 게 약간 부산은 어쨌든 관광 도시니까 또 그 관광객들이 대체로 서울에서 오는 사람들이다 보니까 항상 타자로서 서울을 많이 인식하고 있는 것 같고 또 약간 제2의 도시라는 그런 것도 있고 |
호영 | 23:22 | 근데 서울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관광객들이 국내 관광객이라기보다는 약간 이제 해외 관광객을 타겟으로 더 하는 게 많은 것 같거든. 그래서 서울에서 뭐랄까 의식하는 타자랑 부산에서 부산 사람들이 의식하는 타자가 다르다는 생각을 또 이번에 했어. 나도 예전에 괜저가 말한 그런 |
호영 | 23:48 | 뭐랄까 구도심 원도심에 있는 곳에서도 한 2년 정도 살고 또 내가 이번에 책방 그 행사했던 지역과 가까운 광안리 쪽이랑 가까운 곳에서도 살았었거든 근데 그 두 장소가 너무 느낌이 달라. 그래서 |
호영 | 24:12 | 친구도 이제 원도심에서 좀 살다가 오랫동안 그쪽에서 활동을 많이 하다가 최근에 광안리 근처로 옮겼다는데 그래서 뭔가 원도심은 자기에게 |
호영 | 24:30 | 너무 익숙하고 그냥 약간 자기 손바닥 안처럼 잘 아는 곳이지만 또 거기 있으면 그냥 멈춰 있는 느낌이 많이 든다는 거야. 그래서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새로운 그런 에너지가 들고 이 지역에는 젊은 사람도 훨씬 많고 뭐 이런 생각을 많이 했대. |
호영 | 24:54 | 내가 예전에 살던 곳은 대청동이라는 곳인데 거기도 이제 피난민들이 많이 와서 산 위에 정말 따닥따닥 집들을 지은 그런 곳이다? 그래서 |
호영 | 25:07 | 내가 살던 때는 이제 정말 중장년층 고령 인구가 많은 곳이어서 그리고 또 나는 이제 그때 프리랜서라고는 하지만 사실 백수였으니까 그냥 아무 때나 이제 집 근처에 산꼭대기 공원이 있어서 민주공원이라고 공원이 있어서 거기를 그냥 혼자 걸어다니고 이러는데 그래서 거기 나가서 걸으면 |
호영 | 25:33 | 저 멀리서부터 막 할배들이 나를 노려보고 있다 |
호영 | 25:38 | 쟤가 막 머리도 염색했고 막 이제 이 시간대에 여기 있을 애가 아닌데 도대체 뭐냐 이러면서 계속 보면서 그래서 |
호영 | 25:47 | 계속 노려보면서 기죽지 않기 위해서 막 그랬던. |
김괜저 | 25:54 | 꽤 높은데 |
호영 | 25:56 | 진짜 얼마나 높았냐면 계단으로도 다 올라올 수 있지만 이제 거기 사는 사람들을 배려해서 부산시에서 그 뭐냐 모노레일. 모노레일 비슷한… 에스컬레이터 같은데 계단 아니고 이제 막 한 칸 이렇게 올라가는 거 있잖아. 그거를 만들어 놓은. 그거를 올라가고서도 그다음에 또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 나오는 집이었어. |
김괜저 | 26:25 | 나 이번에도 갔더니 용두산공원인지 민주공원인지에 에스컬레이터도 있더라고. |
김괜저 | 26:34 | 거기가 이렇게 홍콩에 있는 에스칼레이터처럼 좁은 길에다가 이렇게 씌워가지고 에스칼레이터 있고 막 이래서 되게 재밌었어. |
호영 | 26:42 | 맞아. 그거 용두산공원에 있는 에스컬레이터 같은데 나도 그거를 그게 생긴 이후에 가보니까 되게 신기하더라고. 뭔가 약간 아케이드 느낌 나고 |
김괜저 | 26:50 | 외국 같애. 근데 진짜 그 원도심에서 시간이 멈춘 기분이 너무 뭔지 알 것 같고. 그게 좋아서 나같이 외지인은 그게 편하다고 생각해서 가는 거지만 거기 젊은 사람들은 얼마나 그게 답답할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드는 것 같아. |
호영 | 27:10 | 한편으로는 거기가 또 막 월세가 싸고 뭐냐 막 작업실 같은 것도 친구들 작업실도 거기 많이 있어서. |
호영 | 27:20 | 그 동네가 나도 되게 익숙하고 편한. 근데 뭐 좀 힙한 부산. 이러면 사실 원도심에 가지는 않지. 주로 서면 전포 이런 데를 간다든지 광안리에 간다든지. |
김괜저 | 27:34 | 근데 그 분위기가 다르다는 게 너무 공감이 되기도 하고. 특히 나는 지금보다도 한 10년 전부터긴 한데 경성대 부산대 그쪽 근처에 가면 부경대. 그쪽 근처에 가면은 한국에서 대학가보다 훨씬 더 뭔가 푸릇푸릇하고 엄청 거기에 학생들이 재밌게 뭔가를 하고 있는 그런 느낌을 그때 받았던 거야. 왠지 |
김괜저 | 28:02 | 더 공간이 이제 대학가가 되게 한 곳에 더 몰려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그냥 내가 노니까 그냥 마음이 더 이렇게 보인 건지 모르겠는데 거기에 있는 카페나 학생들이 모여서 놀고 있는 그런 모습이나 이런 게 되게 |
김괜저 | 28:19 | 나한테는 되게 활기차다. 이런 느낌을 받았어. |
호영 | 28:23 | 맞아. 그게 신기한 게 부산이 또 대학교가 되게 많은 도시잖아. 그래서 막 중장년층이 되게 많은 느낌이기도 하다가 또 막 학생들도 엄청 많고 |
호영 | 28:35 | 그리고 매년 어쨌든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고 그러고 내가 아까는 또 그래서 서울과 비교했을 때 부산에 처음 갔을 때 여기는 이렇게 공간이 널찍하고 넓구나. 막 이렇게 사람들도 밀도가 적으니까 인당 주어지는 공간이 넓구나라고 느꼈다고 했잖아. 근데 웃긴 게 또 부산에 살면서 보니까 |
호영 | 29:01 | 어 |
호영 | 29:03 | 이게 또 사람들이 오지랖은 더 많이 부려. 확실히. 그래서 |
호영 | 29:09 | 그래서 그러니까 |
호영 | 29:13 | 내가 처음에 그냥 이 공간의 외지인이었을 때 그리고 살기 정말 초반이었을 때는 너무 뭔가 다정하다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예를 들어서 내가 처음에 부산 살기 시작했을 때 진짜 놀랐던 게 버스를 탔는데 내가 책가방을 메고 서 있었는데 그 앞에 앉아 계신 어떤 아주머니가 나보고 계속 내 가방을 자기가 들겠다는 거야. |
호영 | 29:38 | 빨리 주라고 막 이렇게 하시는 거야. 그래서 제가 아니에요. 막 이러면서 계속 손사래를 치면서. 근데 그런 일들이 진짜 몇 번씩 있었거든. 그러면서 사람들이 되게 막 서로를 챙겨주려고 그러나 보다 약간 이런 느낌이 들었는데 근데 나중에 이제 부산에서 산 지 몇 년 됐을 때 내 친구가 나를 그냥 |
호영 | 30:03 | 부산역 근처에서 보고 저거 딱 호영이다라고 생각했던 장면이 있는데 내가 버스를 타려고 이렇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제 내가 탈 차례가 됐는데 뒤에서 막 내 뒤에 서 있던 어떤 사람들이 나보고 빨리 들어가라고 약간 밀거나 이렇게 했나 봐. 그래서 내가 뒤를 돌아보면서 밀지 마세요. 이렇게 했다는 거야. |
호영 | 30:29 | 그래서 그 친구가 뒤에서 그거를 보고 저거 진짜.. |
호영 | 30:39 | 그 생각을 했다고. 그래서 나도 쓰지. |
김괜저 | 30:41 | 또박또박한 서울 사투리 서울 말로 그치? 밀지 마세요. |
호영 | 30:49 | 부산에 살면서 그래도 나는 막 그래서 부산에 살다가 서울 올라와서 서울 친구들 만나면 걔네들한테는 또 내가 막 부산말을 좀 쓴다고 들었는데 부산 내려오면은 무조건 너 서울 사람이지 이러면서 그래서 부산에 처음 왔을 때는 너무 여유롭고 좋다 이거였는데 또 살다 보니까 또 |
호영 | 31:15 | 이게 엄청 그 사람 간의 관계는 더 밀착해 있는 그런 느낌이 있어서 또 |
호영 | 31:24 | 그게 좋아서 하는 것도 있겠지만 또는 이제 약간 그렇게 너도 해라라는 그런 무언의 압박도 상당한 곳이라서 살면 살수록 정말 당연히 |
호영 | 31:37 | 이 뭐랄까 |
호영 | 31:42 | 여러 면이 있구나 이런 걸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어쨌든 거기 살면서 진짜 왜 우리 아빠는 이런 사람일까 그거에 대해서도 많이 좀 알게 된 그 맥락을 |
김괜저 | 31:59 | 왜 부산의 어떤 사람들의 느낌이나 이런 걸 더 실감하게 된 거야? |
호영 | 32:10 | 어쨌든 약간 경상도 남자들의 어떤 가오랄까 그런 거에 대해서 더 관찰하게 된 것 같아. 그게 진짜 정말 서울에서 |
호영 | 32:30 | 매력적이다라고 생각하는 남성상이랑 부산에서 좀 멋있다고 생각하는 남성상이 다른 것 같아. 재원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쨌든 약간 경남권이라고 할 수 있나 그렇게 서울 외 지역에서 살았던 사람으로서 재원이 살던 자란 곳의 남성성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
최재원 | 32:57 | 일단 나는 너무 어릴 때 살아가지고 남성성 일단은 뭔가 매력적인 남성성 개인적으로는 찾지 못해서 뭐라고 할 말이 없는데 |
최재원 | 33:18 | 내가 어려서라고 말하고 싶기도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
김괜저 | 33:25 | 그러면 사람들이 흔하게 얘기하는 부산 남자 서울 남자 여기 그냥 스테레오 타입이랄까.. 부산 남자 서울 남자 이렇게 있으면 부산 남자를 매력이 재원한테 잘 안 느껴지는 거야 아니면 그런 건 아니야 뭐야 |
최재원 | 33:43 | 일단 부산 남자라고 경상도 남자라고 할 만한 사람들을 가족 말고는 난 거의 몰라. 왜냐면 나는 거제도에 제일 오래 살았고 |
최재원 | 34:03 | 그때는 너무 어렸는데 진짜 자연.. 아 그때 좀 생각난다. 갑자기 생각이 났어. 초등학교 때 |
최재원 | 34:12 | 근데 |
최재원 | 34:15 | 그때는 되게 어리고 거제도가 좀 독특한 게 거기 대우중공업이 있어. 근데 그게 굉장히 그때 활발하게 조선 소가 돌아갈 때여가지고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 되게 많았어. 그래서 거기에 옥포 초등학교라고 옥포 초등학교가 있고 국산 초등학교라고 있는데 이게 약간 거의 |
최재원 | 34:43 | 나눠져 있는 거야. 좀 구시가지나 원래 거제도에 살던 사람들은 국산초등학교에 가고 대우조선소에 부모가 근무를 하고 그런 사람은 옥포 초등학교를 다니는데 다 서울말을 쓰는 거야. 그래서 막 성당이나 이런 데서 만나면 되게 그때는 내가 처음 들어본 서울 말이었는데 |
최재원 | 35:13 | 뭔가 다 되게 더 우아한 것 같고 일단 말 |
참석자 5 | 35:20 | 어 |
최재원 | 35:22 | 더 부드럽잖아. 그래서 되게 신기하다.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고 우리 학교에도 그런 애들이 몇 명 있었는데 서울에서 그래서 서울에서 온 사람이 되게 많았어. 어쨌든 거제도에 그래서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 있었는데 다 되게 그때 되게 귀여운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고 |
최재원 | 35:49 | 경상도 남자 근데 그때는 나는 경상도 이게 경상도 남자와 서울 남자의 차이를 알려면 서울 남자 알아야 되잖아. 근데 나에게는 이게 나의 세상의 전부여가지고 경상도적인 매력 이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고 그냥 |
최재원 | 36:10 | 내 세계 안에서 각자 사람들이 다 다른 그 느낌이어가지고 |
최재원 | 36:18 | 근데 그때 뭔가 |
최재원 | 36:23 | 되게 귀여운 남자애들이 많았다. |
최재원 | 36:29 | 그리고 그런 걸 떠나서 거기는 거제도는 아까도 막 물론 좀 더 시간이 느리게 가고 이런 거에 대해서 얘기를 했지만 거제도는 특히 그리고 나는 초등학교 때 특히 거의 학교 가는 거 말고는 밖에서 시간을 다 보냈어. 진짜 하루 종일 |
최재원 | 36:50 | 해변에 하루 종일 가거나 놀이터에서 하루 종일 있거나 낚시하러 가거나 수영하거나 그래서 계속 밖에서 축구하고 그래서 그런 그리고 막 비가 되게 많이 왔는데 비 오면 운동장에 막 장마가 엄청 많이 온 한 여름이 있었는데 진짜 한 10일 동안 막 쏟아져가지고 |
최재원 | 37:15 | 운동장이 물 웅덩이가 된 거야. 완전히 이렇게 전체가 그래서 거기 막 들어누워가지고 일부러 흰옷 입고 흰 옷 입고 들어. 누워가지고 막 애들이랑 천사 이거 |
참석자 5 | 37:31 | 하고 |
최재원 | 37:33 | 진짜 저에게 돌아온 줄도 모르고. 진짜 그렇게 놀아 항상 밖에서 놀고 애들이랑 땀 흘리면서 같이 놀아서 그런지 뭔가 약간 동료 의식도 있고. 되게 그랬던 것 같아. |
김괜저 | 37:55 | 아마 재원이 서울에서 아니면 나처럼 신도시 같은 데서 학교를 다녔거나 했으면 엄청 애들이 깍쟁이 같다거나 그런 그런 좀 밖에 나가서 아무렇게나 놀고 친해지고 이런 게 너무 부족하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어? 비교가 됐었다면 그러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 |
최재원 | 38:16 | 근데 그걸 느끼긴 했어. 중학교 중학교는 창원으로 다시 갔는데 중학교는 사실 기억이 잘 안 나. 그냥 일단 일단 공학이 아니었고 이제 그러니까 공학인데 남녀가 따로 있는 반이었는데. 그래서 남자를 거의 못 봤고. 근데 여자… 어쨌든 |
최재원 | 38:40 | 창원은 기억이 별로 없고. 그러다가 고등학교들을 가면서 근데 우리 고등학교는 진짜 뭐 90%가 90%까지는 아닌가 한 80%가 서울에서 |
김괜저 | 38:52 | 80%가 서울이고 50%가 강남이지. 뭐. |
최재원 | 38:55 | 그런. 그러니까 그때 처음 만났는데 진짜 막 거제도에서 그런 사람들 만났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너무 딴 나라 사람들 같은 거야. 그래서 그때 좀 처음 다른 인간상을 만난 게 아닌가 밖에서 아무도 안 놀아줘 |
김괜저 | 39:19 | 밖에서 맞아. 맞아. 밖에서 노는 걸 좋아하는데 재원은 밖에서 막 잠자리가 보이면 잡고 막 이런 걸 좋아하는데 |
최재원 | 39:27 | 잡지는 않아. 도망가는데 |
김괜저 | 39:32 | 맞아. 그래서 나 사진 그때 찍었던 사진 보면 재원이 막 민들레 불고 있고 막 이런 사진 많거든. 고등학교 때 유독 |
호영 | 39:43 | 맞아. 나도. |
최재원 | 39:48 | 근데 난 또 그 이후로는 계속 서울이랑 뉴욕에 살아가지고 또 지금 와서는 지금 와서는 거제도가 진짜 좋았 좋았지만 지금 다시 갔을 때 지금 최근에 제일 마지막으로 간 게 한 7년 전인가 8년 전인데 15년 전에 대학 졸업 대학 들어가기 전에 고등학교 졸업하고 갔을 때만 해도 내가 자랄 때랑 그렇게까지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았다? |
최재원 | 40:15 | 한 6년 지났으니까. 근데 최근에 7년쯤 전에 갔을 때는 완전히 달라진 거야. 그냥 바닷가에 다 펜션이고 그때는 진짜 논밭 논밭 그야말로 논밭이랑 바다 이렇게만 있어가지고. 지금 다 펜션이고 체인점. 예전에는 다 이렇게 무슨 만복 슈퍼 이런 식이었잖아. 근데 지금은 다 체인점이고 다 편의점이고 |
최재원 | 40:44 | 한국에서 그런 서울 밖에 있는 도시를 갈 때마다 느끼는 거는 옛날이랑은 진짜 그런 체인점이 진짜 많아졌다는 어딜 가도 좀 비슷비슷한 맛이 있는 것 같아. |
호영 | 41:02 | 응. |
김괜저 | 41:03 | 그래서 사실은 아까 이제 호영이 말한 부산 원도심처럼 차라리 그렇게 예전에 큰 도시 중심가였던 데가 어떻게 보면 더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돼가고 있는 것 같아 왜냐하면 아예 논밭이었던 데나 이런 데들은 완전히 새로운 게 계속 들어서니까 |
김괜저 | 41:28 | 오히려 더 그런 걸 느낄 수가 없고. 그나마 원도심으로 좀 오래된 그거를 간직하고 재개발이 언젠가 되겠지만 기다리고 있고 이런 동네들이 그런 느낌이 남아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 것. |
호영 | 41:44 | 응 |
호영 | 41:46 | 이번에 부산 갔을 때도 |
호영 | 41:51 | 맞아. 부산에는 이런 게 많지라고 생각했던 게 목욕탕인데 내가 예전에 내가 예전에 살던 동네에도 많아 |
최재원 | 42:03 | 아니. 나 어렸을 때 허심청 갔던 기억이 나서. 갑자기 |
호영 | 42:07 | 어 |
최재원 | 42:08 | 부산에 막 무슨 거의 뭐 내 어렸을 때 기억으로는 아방궁같이 커다랬어. |
호영 | 42:14 | 맞아. 내 그.. 약간 그 아우라가 그 정도야. 내 머릿속에. 실제 크기는 사실 내가 목욕탕을 안 가서 모르겠지만 허심청이라고 했을 때 존재감이 너무 큰 것 같고. 이번에 갔을 때도 심지어는 이런 건물을 봤어. 이제 1층이 목욕탕이고 위에 2~3층은 그냥 사람 사는 집인 거야. 그래서 같은 건물에 |
호영 | 42:39 | 목욕탕에 있어서 내 생각엔 그럼 여기 사는 분들은 진짜 목욕을 집에서 안 하고 맨날 목욕탕에 가서 할 수도 있겠다. 근데 그리고 진짜 막 코로나 때도 막 부산에서 목욕탕 목욕탕이었지? 그때 막 거기서 막 전파됐다. 이런 얘기 막 그런 사건도 있었는데 일단 목욕탕 가는 걸 좋아하는 분들이 진짜 많고 |
호영 | 43:06 | 그치 그리고 막 온천 온천천 그 동네도 있고 막 이러니까 |
호영 | 43:12 | 그런 것 같아. |
호영 | 43:14 | 근데 또 부산 영화제 가서 보는 부산은 또 완전 그냥 그거는 그냥 특정 해운대 지역 센텀 시티라는 그 지역에만 딱 왔다 가게 되니까 거기만 있으면 사실 부산에 갔다기보다는 센텀 시티 갔다 왔다. 아니 일단 이름부터가 센텀 시티야. 어떻게? 그리고 거기 또 막 트럼프 타워가 있어. |
김괜저 | 43:41 | 맞아. 난 마린 시티를 제일 좋아해. 근데 센텀 시티랑 나도 그래서 부산 예전에 갔을 때 숙소는 이제 원도심의 부산역 앞인데 거기를 가지고 혼자서 혼자 여행하면서 분위기를 내려고 |
김괜저 | 44:01 | 거기 이제 해운대에 있는 신세계 푸드마켓에 처음 열었다고. 그래서 거기 가지고 거기서 비싼 바게트랑 잼이랑 이런 걸 사가지고 갖고 와서 부산역 앞에서 숙소에서 먹고 막 이랬거든 그러면서 너무너무 다르다. 다른 도시다 막 이런 생각했던 기억이 |
호영 | 44:20 | 너무 큰 도시고. |
호영 | 44:23 | 어 |
호영 | 44:24 | 나도 그래서 예전에 부산 살 때 막 영어 과외를 예를 들어서 마린시티 마린시티였나? 아무튼 거기서 하고 그다음에 집은 또 그 대청동 꼭대기 집까지 가는 거야. 그러면 진짜 한 1시간 반 편도 이렇게 하면서 나는 도대체 이 약간 그냥 다른 시대를 왔다 갔다 하는 느낌 매일매일 |
김괜저 | 44:51 | 되게 진짜 그런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마음이 늘 복잡한 게 나는 이제 공간에 관심이 많고 지역에 가면 여기는 어떻게 고쳐서 꾸미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늘 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되게 마음이 부딪힐 때가 많고 |
김괜저 | 45:12 | 예를 들어서 원도심에 있는 약간 진짜 5천만 원짜리 단독주택도 있거든 거기는. 그래서 그런 거를 하나 사가지고 멋있게 만들어서 아까도 호영이 말한 것처럼 뭔가 친구들이랑 같이 쓸 수 있는 공간이나 이런 걸로 할 수 있으면 너무 좋겠다. 이런 생각도 드는데 |
김괜저 | 45:32 | 뭐 |
김괜저 | 45:33 | 근데 그러는 김에 예를 들어서 영도야 그게 그럼 영도는 아직 지하철이 없기 때문에 가격이 싸고 바다뷰가 좋고 이런 건데 이제 최근엔 되게 해안가 주변으로 많이 바뀌고 있거든 카페 엄청난 카페 들어오고 막 거의 공장형 카페에 되게 큰 거 생기고 이러는데 근데 거기를 내가 거기가 지금 모습이 좋아서 내가 가고 싶은 거랑 함께 그러는 김에 거기도 지하철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있고 |
김괜저 | 46:01 | 주변에도 더 편해졌으면 좋겠다. 항상 같이 있잖아. 그래서 되게 그런 마음이 늘 공존하는 것 같고 그래서 새로운 곳에 내가 아직 모르던 도시에 갈 때 내가 어떤 마음을 갖고 내가 어떨 때는 내가 마음속으로 이렇게 꽃다발을 들고 가는 느낌이고 어떨 때는 되게 창을 겨누고 가는 느낌이고 이런 갈 때마다 나의 마음이 좀 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어요. |
호영 | 46:33 | 맞아. 나도 부산에 가서 살기 시작하면서 나도 좀 그런 사람이잖아. 어쨌든 부산 출신 아니고 그냥 서울 사람인데 부산이 서울에 비해서는 뭐 이런 게 좋아 보여. 이렇게 해가지고 가서 살기 시작한 거니까. 계속 그런 느낌이 있었어. 부산에. |
호영 | 46:59 | 그리고 또 이번에 가서도 생각했던 게 이번에 가서 한 행사들이 둘 다 번역에 대한 거였는데 그러면 어쩔 수 없이 그리고 나는 그냥 내 배경 자체가 너무 영어랑 영어 그리고 미국이랑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에 나는 이게 |
호영 | 47:22 | 다른 사람들이 이걸 모를 거라는 생각을 못하고 말을 많이 한단 말이야. |
호영 | 47:27 | 아차. 막 이러면서 또 생각하는 그런 순간들이 되게 많았거든 그리고 근데 또 그거를 |
호영 | 47:34 | 글 같은 거는 이제 다시 고치고 뭐 이렇게 할 수 있지만 말은 그냥 뱉으면 끝이니까 그래서 그것도 |
호영 | 47:45 | 고민이 되더라고. 예를 들어서 막 이제 내가 남은 인생은요 그 책 북토크를 하는데 북토크인데 내가 이 책을 사람들이 사고 나한테 사인을 받고 싶을 거라는 생각을 안 한 거야. |
호영 | 48:05 | 그래서 |
호영 | 48:07 | 사인을 해야 되는데 뭐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는 거야. 근데 |
호영 | 48:11 | 이 |
호영 | 48:13 | 작가분이 이 책이 이제 미국에서는 지금 3쇄를 찍었는데 3쇄를 찍으면서 자기 저자 프로필을 피오나 애플이 한 말로 바꿨다? 근데 그 말이 피오나 애플이 mtv 무슨 시상식에서 한 말인데 |
호영 | 48:32 | This world is bullshit. Go with yourself 이렇게 말을 했던 게 있거든. 그래서 그 말이 피오나 애플이 막 이 세상은 그냥 다 개소리 투성이고 그냥 당신을 믿으세요라고 한 거잖아. 근데 사인을 뭐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으니까 그 말을 써야겠다라고 해서 그거를 그냥 내가 영어로 쓴 거야. 근데 |
호영 | 48:57 | 그 영어가 어떤 사람을 이해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막 많이 쓰는 말은 아니잖아. 또 Go with yourself 뭔 말인지 다 모를 수가 있는 게 당연하잖아. 근데 그걸 그냥 내가 쓰고 그거를 또 막 한글로 갑자기 번역하려니까 생각이 잘 안 나고 막 이래가지고 |
호영 | 49:15 | 그렇게 썼다가 어떤 분이 저 그렇게 쓰시면 몰라요. 이렇게 말을 해주셔서 그래서 막 뒤늦게 번역을 덧붙이고 막 이런 일이 있었거든. 아무튼 그래서 막 마음이 또 복잡하고 그리고 시번역 토크를 하면서도 시번역 토크를 하는 것은 어쨌든 내가 이 번역을 왜 이렇게 했는지 이걸 |
호영 | 49:39 | 나름 편집해서 말하긴 하지만 어쨌든 많이 그 과정을 드러내기도 하고 이런 거기 때문에 |
호영 | 49:46 | 음 |
호영 | 49:47 | 그래서도 좀 내가 많이 드러나는 느낌 그걸로 인해서 좀 생기는 불안함 이런 것도 있었어. 사실. 그래서 가서 토크를 하는 것도 사람 그러니까 거기 와주신 분들이 되게 |
호영 | 50:06 | 따뜻하게 대해주고 질문도 굉장히 우호적인 질문들밖에 없었는데도 응. 근데 또 항상 매번 말에 대해서는 더 어렵다라고 생각하게 돼. |
호영 | 50:24 | 나도 |
김괜저 | 50:26 | 이렇게 팟캐스트에서 얘기하는 것도 되게 내 마음이 a면 진짜 미세하게 a는 아닌 말을 계속 우리가 하잖아. 모든 말이 그렇잖아. 되게 그런 생각을 나도 다시 듣고 편집하고 할 때마다 해. 이 얘기가 대충 전달이 되긴 했는데 그 말은 아니었는데. 이런 생각 계속 해. |
최재원 | 50:47 | 나는 미세하지가 않고 항상 늘 언제나 a를 말하고 싶은데 b를 말해 |
김괜저 | 50:53 | 아예 b를 말하는 거 난 a다. c 정도가 아니라 |
최재원 | 50:57 | a가 아니고 완전 딴 말하고 있고 왜 저런 말을 그래서 내가 한 말 기억도 안 나고 호영이 막 그때도 운전대 잡고 그런 얘기해줬잖아. 내가 위트앤시니컬에서 그렇게 운전대 잡고 글을 쓴다. 써야 이렇게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
최재원 | 51:17 | 전혀 기억이 안 나. 기억이 안 나. 진짜 새로 듣는 |
호영 | 51:23 | 맞아. 맞아. 이번에. 그래서 시 번역 토크에서도 내가 재원이 한 말을 하나 인용을 했어. 초가에서 우리가 Modern Poetry in Translation 이라는 그러니까 현대시 번역 잡지에 초가가 실려가지고 거기서 재원이 소재하고 약간 인터뷰 식으로 대화를 한 게 이제 녹음 파일이 거기 올라가 있거든. |
호영 | 51:50 | 그래서 내가 재원이 거기서 한 말 중에 이제 시 또는 문학이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아니다. 다시 할게. 재원이… 재원이 시 또는 문학은 |
호영 | 52:09 | 우리가 아는 것보다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이해하는 것보다 사랑할 수 있게 한다라는 말을 했다. 엄청 멋있지? 아무튼 그 말을 영어로 말을 했어. 소재랑 인터뷰를 했으니까. |
호영 | 52:22 | 아무튼. |
호영 | 52:23 | 그래서 그 말을 내가 그 시번역 토크에 인용을 하고 싶은 거야. 시는 이해를 해서 내가 번역을 하는 게 아니고 그냥 내가 어떤 경험을 하고 그걸 다른 사람들한테도 나누고 싶어서 하는 거다. 이런 말을 하기 위해서. 근데 왠지 이거를 인용을 하려고 생각해 보니까 재원이 또 이런 말을 자기가 했다는 걸 기억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어. |
호영 | 52:48 |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막 |
최재원 | 52:50 | 그런 말을 했어? |
호영 | 52:54 | 사람들이 행사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잖아. 그래서 혹시 나중에 재원이 이거를 보고 화들짝 놀라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
최재원 | 53:01 | 아니 호영이 나한테 이거를 번역한 거를 이렇게 번역을 해도 될까 물어봤는데 일단 물어봐줬다는 게 너무.. |
김괜저 | 53:12 | 기억은 났어. 내가 한 말이라는 거? |
최재원 | 53:15 | 근데 이 말은 내가 여기저기서 되게 많이 해가지고 이게 나한테 좀 기본적인… 기본적이야. 내가 왜 a를 말하고 싶은데 z를 말한다고 했잖아. 그래서 말만 들으면 내가 아는 그러니까 내가 들어서 정보적으로 표면적으로 아는 것보다 그러니까 말을 할 때 miscommunication이 생기고 그래도 |
최재원 | 53:43 | 우리는 그것보다 더 이상의 것을 이해를 할 수 있을 때가 되게 많고 말은 되게 일부… 실제로 나오는 그 표현 자체 혹은 말은 되게 일부일 때라는 생각도 되게 많이 들어. 그니까 거기에 모든 게 포함이 된 거지. 뭔가 제스처라든가 표정 이런 것도 물론이지만 |
최재원 | 54:06 | 뭐 |
최재원 | 54:07 | 누가 그 말을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말을 하는지 그리고 이 사람이 그 말을 제대로 표현을 못하거나 아니면 뭐 오해가 생기거나 되게 추상적이라서 얘기를 못해도 어쨌든 뭔가 느낌은 올 때가 있잖아. |
김괜저 | 54:25 | 그렇지 |
최재원 | 54:26 | 그래서 그런 게 내 생각으로는 내가 아는 것보다는 더 이해를 할 수가 |
최재원 | 54:32 | 있고 |
최재원 | 54:32 | 이해하는 것보다는 더 사랑할 수 있다.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말은 기억이 났어. 여기저기 다 써가지고 |
김괜저 | 54:45 | 좋은 말이다. |
호영 | 54:48 | 맞아. 그래서 어쨌든 시번역 토크에서는 또 그 재원이 편집 피드백을 해준 시집 얘기도 하고 가장 최근에 번역한 허연 시인의 <불온한 검은 피> 얘기도 하고 그 책도 재원이 모든 시에 대해서 피드백을 해줬기 때문에 재원을 많이 소환하면서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이렇게 |
호영 | 55:13 | 혼자 하는 토크가 |
호영 | 55:16 | 처음인 것 같은데 아무튼 되게 그래서 걱정도 많고 그랬지만 그래도 막 초과를 끌어들이고 재원도 끌어들이고 이렇게 하면서 해서 되게 어떻게 어떻게 했습니다 |
최재원 | 55:29 | 전화 연결 전화 연결하지 그랬어요 전화 연결을 |
호영 | 55:35 | 맞네. 그런 찬스를.. |
최재원 | 55:38 | 그러면 내가 얼마나 호영이의 번역을 읽을 때마다 되게 감탄하는지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었을 텐데. 여러분 이런 번역가 또 못 만납니다. |
김괜저 | 55:52 | 맞아. 근데 진짜 내가 하는 나에 대한 말은 a를 말하는데 b가 되고 c가 되고 이러지만 남에 대한 찬사라든지 이런 건 훨씬 쉽게 말할 수 있는 것 같아. 비교적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것 같아. |
호영 | 56:09 | 나는 그것도 잘 모르겠어. 나는. 근데 저번에 우리 팟캐에서 막 내가 그래서 재원의 피드백에 대해서나 또는 괜저의 글에 대해서나 한 말들이 항상 불충분하다고 느껴. 근데 어쨌든 말은 |
김괜저 | 56:23 | 그래. 맞아. |
김괜저 | 56:25 | 나도 막 내가 호영의 글에 대해서 막 되게 쿨해. 막 이렇게 얘기했는데 그걸 처음에 그냥 transcript로만 읽었는데 뭔 소리인지 아예 모르겠는 거야. 내가 무슨 말을 한 거지? 그래서 다시 들어보고 목소리 대충 무슨 뜻인지 이제 알겠다. 이렇게 다시 위해서. |
호영 | 56:40 | 맞아. 근데 그래서 말에 대해서 좋은 점은 그것도 있는 것 같아. 어쨌든 목소리에 엄청 많은 질감이 담기니까 그것이 또 전달이 된다. |
최재원 | 56:52 | 맞다. 그래서 |
김괜저 | 56:54 | 웬만하면 말로 해야 된다. |
최재원 | 57:01 | 웬만하면~ |
김괜저 | 57:02 | 좋습니다. 오늘 그러면 |
최재원 | 57:04 | 시간이 됐다. 얘기가 더 많은데 벌써 시간이. |
김괜저 | 57:07 | 호영이 한번 마지막 소감 한마디 해주고 끝내면 어떨까요? |
호영 | 57:11 | 아 소감 |
호영 | 57:16 | 부산이 지금 서울보다 훨씬 시원합니다. 여러분 그래서 부산을 좀 가보세요 |
최재원 | 57:20 | 어서 오세요. 홍보대사 |
김괜저 | 57:26 | 내가 예상한 소감이 아니었어. |
호영 | 57:28 | 그래? 뭘 예상했는데 |
김괜저 | 57:31 | 아니야 아니야. 좋았어. 근데 부산으로 오이소. |
김괜저 | 57:39 | 오이소 사이소… 우리 언제 한번 같이 부산 가서 특별한 녹음하면 너무 재밌을 것 같지 않아? 진짜 재밌을 것 같지 않아? 그것도 |
호영 | 57:49 | 거제도도 가고 싶고 |
최재원 | 57:51 | 맞아요. 거제도 진짜 한 번 꼭 정말 진짜 아름다워. 섬들이. |
김괜저 | 57:59 | 좋습니다. 특별화 녹음하는 날까지 잘 가봅시다. 이렇게 마무리하고 다음 주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