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1 – 한 권이 두 권이 된다면

〈페이지보이〉 북토크를 성황리에 마치고, 간밤에 괜저와 재원을 울린 에세이도 쓰고, 믿을 수 없이 끔찍한 음악이 나오는 클럽까지 다녀온 호영, 그의 활력의 비결은? 한 권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삶이라면 두 권, 세 권, 육십 권 쓰면 된다는 해맑은 쓰자주의자들의 대화.

꼬리에 꼬리를 문 말

  • 모든 것을 좌우한 것은 본인인데도
  • 구멍이 두 개여서 되게 콧구멍
  • 레즈 클럽 음악 끔찍
  • 무대에 폴이 있어 안정감
  • 좀 또이요이요잉하지 않나요
  • 덜덜 떨면서 담배를 피면서 욕하면서
  • 날 너에게 던지면 너는 날 꼭 잡아줘
  • 또 깁을 받아 써야 합니다
  • 왜 이렇게 열심히 산 거야
  • 꼭 행복한 트렌스젠더가 되어야 하는지
  • 페이지보이처럼 피부가 좋은
  • 뒤질 것 같은데 노력해
  • 슬픈 게 있으면 따라가기 쉽다
  • 이반지하님이 니네 하고 싶은 대로 해라
  • 너무 비장하고 싶지 않고
  • 번역가에 대한 소신 발언
  • 한 권 있을 때랑 두 권 있을 때랑 너무 다르잖아

스테디오(Steadio)에서 월 2,000원에 말동무가 되시면 최신 에피소드와 부수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재원00:03네 안녕하세요. 아 근데 이 말 하고 싶었는데 우리 존댓말로 한번 해보는 건 어때?
호영00:09또 오랜만에?
김괜저00:10이랬다 저랬다 하고 있잖아요.
최재원00:12그렇게 하고 있는데 약간 존댓말로 그러니까 당연히 중간에 평어를 써도 되지만 뭔가 좀 더 이 독자들, 시청자들한테 말하는 느낌으로 하면 좀
최재원00:29우리도 어떻게 보면 말하기가 더 편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좀 있어요.
김괜저00:32뭔 말인지 알 것 같아요.
호영00:34그래요
김괜저00:37해보지 뭐
최재원00:38안 하셔도 되고요. 편하신 대로 네네.
최재원00:46최대한 불편하게. 네 안녕하세요. 돌아온 웬말입니다. 그리고 제 목소리도 돌아왔어요. 저는 최재원이고요. 지금 기분이 매우 좋고요. 이 에피소드 녹음 끝나면 3시에 F1 라이브 게임이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 녹음이 재미있어서 빨리 이 시간이 순삭됐으면 좋겠는 그런 바람이 있습니다.
김괜저01:18기력이 돌아온 정도가 아니라 영혼이 빠져다가 돌아온 것 같이 너무 누군지 몰라보겠어.
호영01:25그리고 이 녹음이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한테 주문하는 거잖아요. 자기가 청취자고 우리 우리 보고 너네 분발해라 이렇게
김괜저01:33최근 모든 녹음의 모든 것을 좌우한 것은 본인인데도 불구하고
최재원01:38그래서 좀 재미가 좀 떨어졌던 건가요?
김괜저01:41아니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ASMR 우리 저번 나간 화 너무 재미있었어요.
최재원01:47다행입니다. 좋아요.
김괜저01:50네 안녕하세요. 저는 가습기를 개시한 괜저입니다.
호영01:56감사합니다. 이 공간의 호스트님으로써 또 이렇게
김괜저02:00여기가 원래 건조한 공간까지는 아니지만 난방 방식이 열풍 난방이다 보니 늘 건조해져가지고. 사실은 가습기가 너무 작기는 해요. 이게 영상에 나올지는 모르겠는데 사이즈가 한 …
최재원02:20작은 사이즈는 아닌데 이 공간에 비해서는 약간
김괜저02:25맞아요. 약간 작은 밥솥만 한 크기? 근데 저걸 여기 작업실 처음 시작하고 난방 틀고 나니까 너무 건조해가지고 이 앞에 아름다운 가게에서 5천 원에 산 거거든요. 5천 원에 샀는데 되게 상태가 좋아가지고 빡빡 닦아서 썼는데… 진짜 이 열풍 때문에 날아가는 수분을 딱 보충해줄 정도까지만 할 수 있어요. 뉴트럴하게는 만들어질 수 있어요. 촉촉하게는 못함
호영02:55제로까지 만들어. 그래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시다. 그럼요.
최재원03:00그런데 나오는 구멍이 두 개여서 되게 콧구멍에서 김을 뿜는 것 같은데? 거북선 같은.
김괜저03:07정면에 있어가지고. 네 맞아요. 좋은 목 컨디션에서 방송을…
최재원03:12지금 제일 좋아.
김괜저03:14감사합니다.
김괜저03:21우리가 아픈 지 꽤 됐지만 아직 조금 잔기침이 좀 남아 있죠
최재원03:26이번 감기가 좀… 오래 가
김괜저03:27진짜 조심하세요.
김괜저03:30회사에서도 내가 끝물일 줄 알았는데 그 이유로 더 많은 사람들이 걸려서.
호영03:38그러니까 요새 코로나도 다시
김괜저03:39다양하더라고요. 코로나 독감 감기… 다양하게 다들 많이 걸리고 있습니다.
호영03:45정말 다 건강을 유의하시고. 안녕하세요. 저는 새벽에 홍대 거리를 걸은 호영입니다.
김괜저03:52정말 대단하다. 우리가 강행군이 멈췄다고 생각했는데
최재원03:57저희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호영이 오늘 안 오거나 새벽에 홍대 거리에서 바로 오거나
김괜저04:05우리가 아침에 녹음을 하거든요.
호영04:07그러게 그런 가능성도 있었는데 그래도 저는 좀 집에 일찍 온 편이고요. 택시가 결국 안 잡혀서 그래도 홍대이다 보니 집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
김괜저04:19추워서 조금 그랬겠다. 어제 추웠잖아.
호영04:21생각보다 춥지 않았어. 나는 어제 엄청 추울 걸 예상하고 완전 많이 껴입었거든. 그래서 걸어오는 길이 그렇게 춥지는 않았고. 근데 내가 워치 애플 워치로 그 동네 친구들과 이 운동을 연동해 놨거든요. 그래서 누군가의 운동이 끝나면 이게 알림이 뜨니까 볼 수가 있어. 그랬더니 이 팟캐스트 구독자이시기도 한 문상훈 씨께서 제가 집에 이제 돌아갈 때 걸어서 갔으니까 운동 기록이 됐잖아요. 그래서 집에 도착했더니 아 이거 이러면서
김괜저04:53나 걸어간다고 얘기 안 했지만
호영04:55그래서 알 수밖에 없었던
김괜저04:59되게 친밀한 사이가 되겠다. 그걸 공유하면
호영05:01은근 그렇게 되더라고요.
최재원05:04그렇구나. 어디서 어디서 어디로 이동했다는 게 딱 나오는 거잖아요.
호영05:08그 위치는 안 나오지만 이 사람이 이 시간에 뭐 했다 이 정도는 무슨 운동을 했다
최재원05:14무슨 운동을 했다도 나와요? 걷는 거 말고
호영05:16그러니까 그 운동을 자기가 선택해서 기록을 하잖아. 그래서 그리고 보통 걷기는 그냥 내가 누르지 않아도 알아서 기록을 해주기 때문에 그래서 또 이렇게 그냥 보고를 동네 친구들끼리는 하게 되는.
김괜저05:33어제 사람 많았나요? 홍대 죽고 싶은 거리에
호영05:37그렇죠. 사람이 추운데도 정말 많았고요. 어제 저는 사실 집에서 나가기가 싫어가지고춥다고 하니까 더 나가기가 싫은 거야. 그래서 원래는 클럽에 가기 전에 무슨 전시회 가는 다른 일정도 함께 하는 것이었는데 집에서 좀 늦게 나와버린 바람에 그 전시에 너무 늦게 도착할 시간에 나와서, 아 안 되겠다 하고 다시 집에 들어갔다가 또 다시 나온 거라서 더더욱… 홍대 그 죽고 싶은 거리에서 더더욱 살자 충동을 느끼면서. 그 다음에 또 이제 레즈 클럽에 갔더니 역시나 정말 끔찍한 음악이 나오면서 다들 이 음악에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곤란한 상태에서 있었습니다.
김괜저06:28신기한 게 게이들도 그렇고 레즈들도 그렇고, 내가 가까이 아는 게이들 레즈들은 음악 취향이 너무 좋고 항상 음악 틀어달라고 그러면 좋은 음악을 틀어주고 이런 사람들이 많은데 왜 그들이 가는 클럽에서는 말이 안 되는 음악만 나온다고들 하는가 이게 되게 궁금하더라고요. 문화적인 이유가 있나요?
호영06:52근데 이게 좀 국제적인 현상인 거 같아요. 왜냐면 어제
김괜저06:57팬데믹인가요?
호영07:00글로벌한 글로컬 하고도 글로벌한… 아무튼 어제 또 술 마시는 자리에 이제 베를린에서 오신 분이 계셨는데 그분도 이제 베를린이 워낙 퀴어들이 많은 도시이기도 하고 또 퀴어 중에서도 사실 게이들이 한주름 하는 그런 도시잖아요. 그래가지고 베를린의 그런 퀴어 클럽에 갔을 때
호영07:24‘레즈 나이트’ 뭐 이런 게 하루 일주일에 하루가 있나 봐요. 근데 이제 그 클럽에서 그래서 평소에는 좋은 음악 잘 틀어주다가 레즈 나이트가 되면
호영07:37열두시에 막 레드 핫 칠리 페퍼스 이런 게 나온다? 이거 집에 가라고 일부러 뜨는 거 아니냐…
김괜저07:43갑자기 아버님 취향으로 확 바뀐
호영07:46갑자기 그런 거죠. 그래서 내가 우리가 앞으로 이제 레즈 클럽에 갈 텐데 여기 음악이 정말 끔찍할 거다라고 말을 했더니 그분이 그런 얘기를 했어. 아 그냥 이거는 그냥 만국 공통 현상이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도 그래도 별 수 없더라고요.
김괜저08:05그렇지. 사실 나는 음악에 그렇게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음악이 정말 안 좋은 데 가보니까 뭔지 알겠는 게 있더라고. 내가 그냥 이렇게 주변에 미술 음악 하는 힙스터들을 많이 가까이 지낸 것 덕분에 간 데가 음악이 좋았던 거였어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래서 안 그런 데 갔을 때 되게 깜짝 놀랐던 기억이 저도 있는.
호영08:32그리고 이번에 갔을 때 내가 오랜만에 이 레즈 클럽을 가서 몇 달 만에 가서 좀 느낀 건데 저번에 재원하고 갔을 때는 그래도 우리가 막 스테이지보다 위에 있는 한 단 위에 있는… 어떤 폴 같은 것이 있고 이런 곳에서 그냥 진짜 정신을 놓고 춤을 췄거든요?
김괜저08:49아 제단 같은… ?
호영08:51응 그런 게 약간 스테이지를 둘러싸고 있어서 여러 사람들을 잘 관찰하면서 또 즐길 수 있는
최재원08:59그게 약간 무대 뒤쪽에 있잖아요. 그래서 너무 부담이 또 있지도 않으면서 폴이 있으니까 약간 안정감도 있으면서 그런데 두 명이 올라가도 좀 충분한 정도?
김괜저09:08폴이 있어서 안정감이 있다는 말이 참
최재원09:11안정감 있어!
최재원09:13그리고 올라가도 너무 부담스럽지 않고 또 그런데 정신을 놓고 춰도 괜찮은
호영09:20크게 주목이 되지는 않아요.
최재원09:22그 구조가 좀 그래도 좀 다른 클럽에 비해서는 약간
호영09:27어제 우리가 그 클럽 말고 다른 클럽에 갔던 거야.
최재원09:30아 거기는 좀…
호영09:32좀 힘들어요. 그리고 거기에는 또 특이한 게 폴이 있기는 있는데 이게 천장까지 가지 않아. 그냥 그 허공에서 끊겨요. 폴이 짧아 가지고…
김괜저09:42장스탠드처럼?
호영09:44응 진짜 장스탠드인데 위에 위에 머리통이 없는 그냥 정말 작대기만 있는 거죠.
김괜저09:49좀… 또이요이요잉하지 않나요?
호영09:54그리고 아무튼 그래서 어제는 또 그렇게 올라갈 정도의 그런 취기도 아니었거니와 그래서 그냥 바닥에서 있었는데
호영10:03힘들었습니다.
최재원10:07클럽 갔는데 그렇게 약간 정신을 놓고 추지 않으면 사실 왔을때 집에 왔을 때 너무 피곤하잖아요. 지치고
호영10:17약간은 오히려 정신을 아주 이렇게… 집에 오면 바로 쓰러져 잘 수 있을 그 정도까지 가야 되는데 약간은 정신이 남아 있으면 좀 이제 되돌아보면서 그게 오히려 힘들잖아요. 그런 상태여가지고
김괜저10:33놀다가 춤추다가 약간 이 정도면 집에 가고 싶다 하는 마음이 들 때 그걸 한 번 누르고 그걸 이기고 뚫고 가야 돼. 맞아. 난 그걸 늘 못해요.
최재원10:43괜저는 정말 못해. 아니 안 그래도 그날 프라이드 영화제 파티 갔을 때도… 우리는 클럽을 갈 때 호영이 옛날에도 얘기했듯이 약간 뭔가 정신을 놓고 뭔가 무아지경에 빠지려고 클럽을 가는 거잖아. 그게 목적이잖아. 그런데 괜저는 정말 정신을 꼭 붙들고 춤을 추잖아요.
호영11:09절도있게
김괜저11:11내 정신에 폴이 있어서
김괜저11:13폴을 꽉 잡고
김괜저11:14진짜 폭풍이 몰려와도 안 떠내려갈 정도로
김괜저11:21꼭 잡고 있고.
김괜저11:22사실은 그 파티 때 꽤 많이 놓은 거예요 제가
호영11:27그래 보이기는 했어요
김괜저11:29그나마 친구들이 있어서 많이 놓은 건데. 그래도 늘 누가 나를 보고 있나 신경 쓰고 아 내일은 뭐 해야 하나 신경 쓰고 늘 신경 쓰고 있죠. 사실은 그래서 사실 주최측들이랑 눈이 되게 많이 마주쳐요.
김괜저11:42뭔지 알지? 주최측 항상…
김괜저11:44이 파티 같은 경우에는 규환 씨나 뭐 이런 분들이 그 공간을 살피고 있잖아. 항상. 그런데 나랑 눈이 자주 마주치는 거야. 나도 공간을 살피니까.
김괜저11:55나는 놀러 온 사람인데.
호영11:57이 파티 현황을 살피는
김괜저11:59나는 왜 그런지 싶기는 한데 그날 그래서 그런데 그날 그런 거 치고는 진짜
최재원12:03맞아요. 맞아요. 술도 하나도 안 마시고 그날은 정말
김괜저12:07반 잔 마시고. 대단했다. 그래서 사실 클럽 같은 데 갈 때 진짜 재미있게 놀았다 하는 게 1년에 몇 번 안 되는 것 같아요.
최재원12:17그 정도는 뭐 괜찮지 않나요?
김괜저12:20요즘은 다 그 정도면 선방인가?좀 밖에가 엄청 춥거나 이럴 때 오히려 더 좀 열기가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왜냐면 밖에 비 엄청 오거나 이러면 안에 있는 사람들이 좀 아자아자하는 게 있는 것 같기도
호영12:40또 그 추위를 무릅쓰고 꼭 굳이 밖에 나가서 담배를 피면서 덜덜 떨면서 그 연대감을 느끼며 욕하면서
김괜저12:47그렇지 그런 것도 있죠. 나 웃긴 게 나랑 같이 간 친구 제니가 나랑 비슷한 성격인 것 같은데 제니도 많이 안 놓는 거 같은 거야. 근데 내가 이제 놀다가 이제 나갈려고 잠바를 입었는데 안 나가게 돼가지고. 잠바를 벗어가지고 우리 테이블 쪽으로 이렇게 잠바를 던졌어요. 근데 그 때 친구가 그 쪽 가까이 있었거든? 근데 춤을 추는 것 같지만 그리로 가서 잠바를 개어놓는 거야.
김괜저13:19그래서 역시 나의 단짝이다. 정말 모든 걸 보고 있구나.
호영13:24스탭을 밟으면서 잠바에게!
최재원13:27즐길 건 즐기면서 할 일은 하는 그
김괜저13:30그러니까 영화에 나오는 왜 그 조연출인데 엑스트라로 출연한 사람? 그런 느낌? 그거에 늘 체화돼 있죠.
최재원13:45힘들겠다.
김괜저13:47우리 안 그래도 이 작업실에서 연말 파티를 할 수도 있게 됐잖아. 자세한 거는 나중에 말씀드릴 수도 있지만 그래서 파티를 하게 되면 나는 이제 공간 호스트로서의 그게 너무 강하기 때문에 놓고 놀지는 못할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벌써 들어요.
최재원14:10근데 자기 공간이면 정리도 해야 되고 그러면 뭐 그럴 수 있지
김괜저14:15아니 근데 그게 나한테는 즐거움이거든. 그래서 오신 분들이 나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아 쟤가 즐거워하고 있구나라고 느꼈으면 좋겠어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호영14:28맞아요. 괜저의 호스팅은 정말 감동적이죠. 저번에 우리 퇴사 파티했을 때도 다들 나에게 이제 파티 재미있었다는 얘기보다 괜저같은 이런 친구를 어떻게 뒀냐, 넌 참 복 받았다, 귀인이다…
김괜저14:44아 그랬어요?
호영14:48항상 먼저 꺼내줬어요
김괜저14:50뿌듯하네요. 이게 뭘 챙기고 꾸리고 하는 거를 원래 좋아하는 거 같아. 지금도 제가 인테리어일을 계속 사이드로 프로젝트를 가끔씩 하고 있거든요. 호영 집 해준 것처럼… 하고 있는데 지금은 새롭게 병원 개원하는 거를 인테리어를 도와주게 됐어요.
호영15:14우리 집 같은 게 전혀 아니잖아.
김괜저15:16전혀 아니야.
김괜저15:17너무 힘들어. 서초구에 있는 병원을 개원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인데… 그런데 어쩌다가 그걸 하게 돼 가지고 어제도 가 가지고. 근데 그 병원이 원래 병원이었다가 이제 인수된? 인수는 아니지만 인테리어를 물려주는 병원이라가지고. 거기 수술대도 아직 있고 집기들도 아직 있고 그게 다 안 빠진 상태인 거예요. 그래서 되게 나는 내가 여기 있어도 되나 싶은 그런 공간인데 거기를 이제 치수를 다 재야 해가지고거기서 한 2시간 정도 있으면서 벽 치수 바닥 치수 다 쟀거든근데 되게 재미있으면서도 내가 이런 걸 다 하고 있네 이런 생각이 계속 드는 거야. 여기서 내가 이런 ?걸 하고 있네. 그래서 되게 신기했어.
최재원16:05괜저한테 뭘 맡기면 진짜 굉장한 안정감이 있지 않아요? 그게 진짜 큰 거 같고 그래서 뉴욕에 예전에 괜저 있을 때도 뭐 친한 친구 안 친한 친구 지인 뭐 그냥 거의 collegue 수준의 그냥 coworker 이런 사람들도 뉴욕만 오면 다 괜저한테 연락해. 그래서 모든 사람들을 좀 재워주고 안내해주고 그리고 뭔가 같이 행사를 하거나 아니면 뭐같이 있거나 이럴 때 항상 어떤 항상성 이 있어요. 그래서 좀 그날의 컨디션이 좋거나 안 좋거나 그렇게 크게 좌우받지 않고 어느 정도 이상 항상 유지가 되는 굉장한 그 마음의 안정을 주는 참 좋은 분이죠.
호영17:01그러게 어떻게
호영17:03그럴 수가 있죠?
최재원17:04지금 평생 35년 동안 쭉
김괜저17:07아니 그래서 나는 내가 남의 일을 맡아서 해주거나 완전 맡아서 해 주는 것보다 약간 같이 가면서 해주는 경험 있잖아, 그런 걸 되게 많이 한 거야. 생각해 보니까 인테리어도 하지만 사실 웹사이트 만드는 것도 많이 했고 등등 등 마케팅 도움도 준 적도 있고 그래서 되게 어제도 생각하는 게 이게 인테리어를 도와주는 거기도 하지만 이 개원하시는 분이 지인이 그거보다 그냥 개원할 때 되게 불안한 마음 있잖아. 그런 걸 좀 누구랑 나누고 싶고 이런 게 되게 크구나라는 생각을 했어. 그래서 아 그런 뭔가 실제 전달해주기로 한 것만 딱 주는 것보다 이 일을 같이 하고 있다 동반자다 조력자다 이런 느낌을 주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다. 이런 생각을 또 했어요. 그래서 사실은 호영이랑 그때 하고 나서도 그 과정이 좋았다고 이렇게 피피티로 풀어서
김괜저18:04준 선물 편지를 읽을 때도 그거 너무 많이 느꼈어요. 이 과정을 같이 했다는 거에 가치를 나도 많이 두는데 그거를 같이 공감해주는 친구여서 너무 좋다 이런 생각을 했고 그래서 사실은 이거 자랑하려고 했던 건 아니지만 제가 사업자를 냈거든요. (축하합니다.) 이 사업자는 아직… 미래를 위한 준비예요. 아직 이 사업자로 뭘 할 건 아니지만 사업자를 내고 이 사업자 계좌를 관리해보고 이러는 경험을 이 작업실 운영을 하면서 좀 병행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래서 냈는데 사업자명이 ‘던짐’이에요 던짐. 근데 이게 뜻이 누가 나한테 프로젝트를 던져주면 내가 잘 받아서 같이 하겠다. 이런 의미
최재원18:50던져달라 던져달라.
김괜저18:52그 블랙핑크의 〈마지막처럼〉 이란 노래 보면 가사에
김괜저19:00‘날 너에게 던지면 너는 날 꼭 잡아줘’ 이게 있어요. 나를 너한테 던질 테니까 너가 날 잡아달라 이 말이 있는데 그 말을 그 노래를 듣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많은 일들을 누가 던지면 같이, 그러니까 나를 던지는 거니까 그냥 일을 던지고 가겠다는 게 아니라 이제 같이 해야 되는 게 있는데 내가 지금 점프를 해야 되는데 너가 좀 받아달라 이런 느낌. 근데 점프를 하는 건 여전히 그 사람이기는 한 거야. 일은 사실은 당신이 하고 있고 누가 안 받아줘도 당신은 할 수 있지만 받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더 잘 하지 않을까?
호영19:39그 차이는 엄청나죠.
최재원19:44축하드립니다.
김괜저19:45감사합니다.
김괜저19:52요즘에 본업도 하고 이것도 하고 하느라 바쁘기는 한데 팟캐스트가 있어가지고 글쓰기를 안 놓고 계속 지속할 수 있어서 되게 기뻐요. 우리가 그때 핵노잼 에피소드를 날린 이후에 같이 글은 어떻게 쓸 것인가 고민 조금 했는데 묘하게 일주일에 한번씩 호영과 제가 글을 써가지고 이메일로 서로 보내주고 있어요.
호영20:18일단 그냥 이 세 사람끼리는 보내보자. 이렇게 해가지고 지금 괜찮은. 어제 보내서 저가 지금 쫄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괜저20:30흑과 백처럼 하나씩 주고받고 있어.
김괜저20:34근데 호영이 써준 글이 우리가 그때 날린 녹음편에서 호영이 스케이트보더 다큐멘터리 얘기 이름이 뭐지? 레오 베이커, 그 분 얘기를 했는데 그 얘기가 들어간 글이어서 좀 배경 지식도 있었고 되게 감동적이었어요. 글이. 근데 난 처음 보내줘서 처음 읽을 때는 그걸 잘 캐치를 못했거든. 감동적이라는 생각을 못했거든.
최재원21:02어떻게 그럴 수 있지?
최재원21:05보자마자 진짜 수많은 그런 감정이 폭발되면서…
김괜저21:11왜 그러냐면 이게 호영이 우리 지금 곧 얘기하겠지만 그 페이지 보이라는 책 북토크도 했고 트렌스 서사에 대한 다큐도 받고 자기 책도 써야 되고 이러면서 그런 얘기를 많이 해주고 하니까 나한테는 그게 같이 하고 있는 일처럼 느껴진 거야. 약간 살짝. 그래서 아 그래? 그러면 저 사람 경험은 어떻고 그럼 호영 글은 어떻게 써야 되지? 이런 생각을 갖고 조금 이성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가 글을 다시 읽었는데 너무 감성적으로 읽어본 거예요. 너무 감동적인 거야. 그리고 최근에 퇴사한 얘기까지 들어가 있어 가지고 그게 되게 지금 이게 그냥 호영이 글쓰는 거를 미루다가 이제야 쓰고 이런 게 아니라 지금의 얘기를 완전 지금 쓸 수 있는 버전으로 쓰고 있는 거구나라는 게 되게 느껴졌어요.
김괜저22:06그래서 너무 좋았어.
최재원22:09저도 진짜 너무 너무 잘 읽었어요. 아니 왜냐하면 이렇게 완전 제일 완성된 이 정도의 그 full length 글을 보는 건 처음인데
호영22:21이게 내가 최근에 쓴 글 중에 제일 긴 것
최재원22:24어 제일 길고 그 전에도 글을 봤지만 좀 더 단편?
호영22:28맞아. 한두 페이지
최재원22:29한두 페이지고 아니면 글 쓰는 거에 대한 내용을 들었는데이거는 완성이 거의 된 것을 보내줬는데 근데 너무 자세히 얘기하면 스포일러니까 내용은 너무 자세히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저는 이걸 읽었을 때 약간 제가 제일 좋아하는 그런 글이에요. 내가 이걸 읽을 때 내가 완전히 이 사람의 삶에 몰입을 해서 다른 생각이 아무것도 나지 않고 이 사람의 reasoning과 이 사람이 겪고 있는 거 이게 나에게 설득이 아니라 그냥 그냥 이게 나의 일부인 것처럼 느껴지는 그래서 저는 진짜 너무 좋았어요.
호영23:25감사합니다.
호영23:27이렇게 갑자기 깁 받으려니까. 그렇네요. 뭉클하네요.
김괜저23:32네. 또 쓸 차례입니다.
호영23:34이제 또 깁을 받아 써야 합니다.
최재원23:37막 책 읽으면 뭘 읽다 보면 특히 에세이 같은 거는 읽으면서 이 부분은 나랑 생각이 좀 다른데 아니면 거기에 대해서 질문을 하기도 하고 이건 좀 아니면 이건 너무 좋데 나랑은 다르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 막 제가 읽었을 때 진짜 좋은 글은 이게 나의 생각과 다르고 안 다르고를 떠나가지고 이게 그냥 되게 전체로 딱 다가와요. 나한테 너무 좋았다.
호영24:13정진하겠습니다.
최재원24:17약간 딴 생각 안 나는 글
김괜저24:19그 리얼리티 자체로 느껴지고 세계관으로 느껴진다고 해야 되나? 그리고 되게 호영이 이 글이 그냥 나다운 글이었으면 좋겠고 다른 공통점이 있는 서사를 신경 안 쓰려고 한다라고 한 게 그게 좀 느껴지는 것 같아.
호영24:42어제 괜저가 보내준 글을 보면서 또 괜저가 정말 이 장소에 대한 묘사 그리고 어떤 시기에 대한 묘사를 정말 잘 하는구나 이렇게 느꼈어요.
최재원24:54맞아. 맞아.
호영24:55괜저가 보낸 글은 약간의 그냥 주제만 얘기를 하자면 이제 괜저가 대학에 입학해서 살게 된 기숙사 그리고 심지어 근데 또 그 기숙사 말고 자기가 살고 싶었던 기숙사 옆에 있는
최재원25:09그거에 대해서 훨씬 잘 알아. 훨씬 잘
호영25:11그 기숙사 역사와 이 동네에 대한 막 이렇게 배경을 펼쳐놓는데 그런 논픽션이 어떨 때는 좀 배경 설명이 많다 좀 지루하다라고 느껴질 수도 있잖아. 근데 정말 왜 이 사람이 여기에 대해서 그렇게 매료되었는지 알 수 있는
김괜저25:34감사합니다. 왜냐하면 나도 지금 쓰는 글이 늘 그렇지만 과거를 돌아봐야 되는 글이고 과거가 내 전작보다도 더 먼 과거의 얘기이다 보니까. 대학교 초반 이 때 얘기다 보니까. 그냥 지금까지의 작업 방식은 과거 에피소드랑 글감을 그냥 막 꺼내놓고 메모만 쌓아놓는 방식으로 계속 작업을 했어요. 근데 그 안에는 당연히 인간관계나 그 때 있었던 일들 이런 게 많이 나오잖아. 그래서 이제 이거를 이 책에 맞게 쓰려면은 공간에 대한 걸로 프레이밍을 해줘야 되는데 그게 될까라는 고민을 처음에 했어. 기숙사에서 였다더니 그냥 그 애랑 있었던 일 같은데 이런 생각이 계속 들고 이거는 그냥 내가 게이라서 그런 것 같은데 여러 가지 다른 주제들이 자꾸 생각이 나는 거예요. 근데 오히려 그 부분 그 공간을 다시 관찰하듯이 이렇게 들어가서 예를 들어서 거기서 내가 늘 엄마한테 전화했던 공중전화라든지 뭘 잃어버렸던 세탁실이라든지 이런 데를 다시 떠올려 보니까
김괜저26:39생각보다 내가 늘 그 공간에 대해서 엄청 의식하면서 살고 있었던 거를 깨달은 거예요. 다시 그래서 지금처럼 막 집을 꾸미고 이럴 때가 아니었지만 그때 이미 그 장소성 공간성에 대해서 엄청 그게 나한테 되게 중요한 부분이었구나 이걸 깨달아가지고 조금 실마리가 잡힌 느낌이라서 어제 갑자기 써서 보냈어요.
최재원27:03맞아요 맞아요. 그래서 그런지 그 첫 번째 지금 두 번째 글 보냈는데 첫 번째 글도 거의 영화를 찍으면 이게 시놉이 아니라 그냥 한 씬 자체가 눈 앞에서 좀 떠오르는 것처럼 그렇게 막 tv에서 들려오는 소리 그리고 내가 내 눈 앞에 보이는 거 이렇게 컷이 딱딱딱딱 떨어지는 그런 느낌을 받았고 이게 그냥 내 눈 앞에 저는 약간 제 눈앞에 있는 것만 보는 스타일인데 괜저는 뭔가 뉴욕- 이런
김괜저27:35주최측처럼…
최재원27:39눈 앞에 보이는 거리. 그런데 괜저는 이제 이런 뉴욕이라는 이
최재원27:44이 거리에 내가 있다는 것
김괜저27:45공간 축으로 한번 보고 옛날에는 뭐 있었는지 시간 축으로 보고 그래서 거기에 유니언 스퀘어에 30분 동안 서 있다.
김괜저27:54다 생각하느라고. 맞아요.
최재원27:59그랬네요. 그리고 저는 괜저랑 좀 뭔가 진짜 너무 오래 알고 가족이어서 그런지 괜저 글을 읽을 때는 참… 힘들게 살았구나
김괜저28:10맞아.
최재원28:14약간 그런 뭔가 애틋한. 왜 이렇게 열심히 산 거야 왜 이렇게 힘들게…
호영28:22맞아. 그 대학생 괜저의 풋풋한, 뉴욕 처음 와서 막 이렇게 wide-eyed 해서 그 주위를 돌아보면서 나도 이렇게 멋지게 살고 싶다. 이런 마음이 너무나 느껴졌어. 내 마음 속에서도 또 피어났어.
김괜저28:41그 느낌이 자칫 좀 유치한 느낌일까 아니면 남들은 좀 고깝게 볼 수 있는 느낌일까라는 생각 때문에 사실 글로 많이 표현을 아직 못했던 것 같아요.
최재원28:51지금도 조금 잡고 있죠 너무.
김괜저28:54네 더 풀어내야 하고. 그래서 지금 아직 비방용이지만 어떤 얘기까지 내가 책에 쓸 수 있을지를 아까도 재원하고 호영한테 의견을 구했어요. 근데 다들 강 써라.
최재원29:07내 책은 되게 고민하지만
김괜저29:09아니 남 책이니까… 수위가 엄청 높은데
김괜저29:12그런데 그냥 쓰래. 자기 책이 아니라고 이렇게
김괜저29:16말을 하는구나 생각을 했죠. 그렇습니다. 어쨌든 글을 다들 쓰고 있다는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호영29:24다행스럽게도 조금씩.
김괜저29:28그러면 오늘 얘기하기로 한… 녹음으로부터는 3일 전에 있었던 〈페이지보이〉 북토크
김괜저29:38이반지하님과 호영님이 함께한
최재원29:41대존잼
김괜저29:45정말 괜찮은 북토크였다.
최재원29:48이렇게 재미있는 북토크는 오랜만
김괜저29:50옆에 있어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 진짜 재미있었다.
호영29:53그냥 이반지하 님 덕분에 이거 무슨 북토크라기보다는 그냥 퀴어 팟캐스트 한 편 찍은 느낌?
김괜저30:00퀴어 만담 같이.
김괜저30:03그런데 진짜 호영이 몫을 정말 잘 해냈다.
최재원30:09톡톡히. 톡톡히? 톡톡히. 톡톡히? 한다.
호영30:13그렇게 느껴졌다면 다행입니다. 네 정말 나는 근데 이반지하님하고 처음 행사를 해보는 건데 이게 정말 내가 청취자로 그냥 보고 있을 때랑 옆에서 같이 이제 해야 될 때가 완전 다르더라고
김괜저30:27그럴 것 같아. 나는 처음에 보면서 어떡하지? 이런 처음에는 약간 그랬는데 잘했어요.
호영30:34그래서 재원이 관찰했다시피 내가 그날 좀 빨간색 스웨터를 입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거의 얼굴색과
김괜저30:43되게 분홍색이었다.
호영30:46나 스스로도 그 열감을 느끼면서 말을 하다가 어갈수록 너무 이렇게 편하게 말할 수 있게 그냥 토스를 해 주시는 거야. 사회를 다 보면서 하셨으니까. 그래서 나도 정말 이반지하님 아니었으면 못할 말들을 그냥 서슴없이 했던 것 같아.
김괜저31:04근데 예전에 이랑님이랑 했던 행사에서도 그 때 이랑님의 가사를 번역했던 경험을 들려줬던 행사에서도 그렇지만 약간 유머 감각이 있고 개성이 뚜렷한 유명인 옆에 있을 때 호영이 안 죽고 약간 나름의 반짝이는 그게 되게 있어요. 그래서 되게… 왜냐하면 우리가 이반지하님과 다른 분 페어링을 많이 봤잖아. 근데 이게 되게 괜찮다. 이런 느낌을 진짜 받았어.
호영31:34정말 다행스럽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냥 진짜 책도 한 두 번 정도 읽고 원서도 읽고 이렇게 했는데도 사실 당일까지도 나 너무 노잼인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북토크에서도 좀 그냥 넌지시 말을 했지만 책 자체가 저한테 아주 큰 이런 감흥을 주진 않았어. 이반지하님도 그 북토크에서 하신 말이 이 책에 대해서 찬사만은 할 수 없다라고 추천사 요청에 그렇게 응답을 하셨다고 했었는데 그래서 이 책이 정말 막 엄청나게 재밌지가 않아서 더더욱 뭐라고 해야 될까 좀 고민이 있었는데 그래도 오히려 이 책을 약간 뭐랄까 한 징검다리처럼 생각해서 여기서 뻗어나갈 수 있는 이야기들 그런 걸 했던 그런 정도였던 것 같아.
최재원32:35응 맞아요. 근데 그런 부분이 나는 오히려 북토크가 훨씬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여기서 이 책이 막 이게 좋고 저게 좋고 이런 거보다는 여기서 시작 해서 그리고 이게 그때도 나왔듯이 뭔가 어쨌든 되게 우리한테 트랜스 서사가 많이 안 나와 있지만 이게 할리우드 그래서 거기에서 의미를 찾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우리와는 굉장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할리우드 스타의 뭔가 백인 남자 약간 그런 거에 대한 얘기도 나왔잖아요. 그거에 얼마나 우리가 이입을 할 수 있고. 그리고 되게 웃겼던 게 이게 막 뭐 신림 이런 데서 일어났으면 와닿았을 텐데.
최재원33:30그리고 그런 게 거기 노바스코샤뿐만 아니라 진짜 계속 나오잖아요. 긴 이름들과 어 그리고 무슨 어떤 햄버거 가게라든가 피자 가게라든가 이런 게 컨텍스트를 알지 않으면 약간 딱 와닿지 않는 것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은 일단은 호영이 좀 설명을 되게 잘해준 거 같고. 영어권에 그런 뭔가.
김괜저33:56팀 호튼스가 뭔지라든지
호영33:59아 그건 이반지하님이 얘기하셨나?
김괜저34:02그리고 〈주노〉가 나왔을 때 어떤 의미였고 어떤 느낌으로 사람들이 봤는지 뭐 이런 것들도 그렇고.
최재원34:09응. 맞아요
김괜저34:13그러니까 좀 책이 특히 에세이는 북토크를 하면 그 작가에 대한 게 너무 커가지고. 좀 책으로 받아들이는 북클럽같이 되지는 않잖아요. 그냥 그 작가가 잘했네요. 이렇게 끝나는 게 많고. 그런데 이거는 당사자가 우리한테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되게 그냥 이 책 갖고 좀 물고 뜯고 그냥 이렇게 얘기하고 그냥 여기 온 사람들에 대한 내용으로 더 채울 수 있고 이런 게 되게 좋았던 것 같아.
호영34:45그러게. 그러고 그냥 나는 또 주위에 워낙 이렇게 퀴어 당사자들이 많으니까 뭐랄까 이런 좀 더 넓은 사회와 트레이션도 얘기를 하는 게 정말 처음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도 많이 느꼈어. 아 이런 정도 얘기가 정말 없었구나. 나한테는 되게 당연하게 나한테 되게 뻔한 말이어서 내가 할 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또 그 자리에 가서 이반지하님이 세팅을 해주시니까 그냥 이런 말도 누군가는 처음 듣는 말이겠구나. 트랜스젠더와 장애에 대한 거라든지 뭐 꼭 행복한 트랜스젠더가 돼야 되는지 이런 거에 대해서도
김괜저35:33어제 얘기들 중에 제일 좀 엣지 있다 할까? 좀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부분이 (어제가 아니구나 목요일날)그런 건강과 트렌스젠더에 대한 부분 그런 거였던 거 같아요. 딱 뭔가 정답이 딱 있지는 않지만 그냥 건강한 것만이 좋다 건강하니까 괜찮다 건강하니까 평등하게 해줘. 이런 말들이 왜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지 이런 걸 생각해보게 만드는. 왜냐면 우리는 그 남녀 아니면은 트랜스 비트랜스 다 평등해요. 이런 말은 다 공감한다고 생각하지만건강이 최고야. 이런 말도 너무 깊이 뿌리 박혀 있어가지고 그런 거는 쉽게 떨쳐낼 수가 없잖아. 사람이 밝아야지 건강해야지 이런 말은 너무 일상 속에서 많이 해
최재원36:26아름다움 이런 거에 대한 게 굉장히 뿌리가 깊은
김괜저36:30저도 얼마 전에 다른 팟캐스트를 듣는데 되게 자수성가하신 퀴어 분의 얘긴데 ‘저는 노력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말을 하는데 그게 내가 되게 취약할 때 들으면 되게 폭력적인 말일 수도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노력하면 다 됩니다. 노력의 힘을 믿어요. 이런 말이 누군가를… 막 그런 상황에서는 너무 좋은 말인데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좀 너무 일방적인 말 또는 사실이 아닌 말처럼
김괜저37:03느껴지는 거
최재원37:06그래서 호영이 번역하고 있는 책, 리시올 출판사에서 나오는
김괜저37:14제목 한번 소개를?
호영37:15〈끔찍한 우리〉라고 일단 가제를 잡았고. 그 책도 이제 트랜스 남성인 저자가 트랜스젠더 그리고 특히 트랜스 남성성에 대해서 쓴 건데 그니까 트랜스젠더가 지금도 이제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분류가 되어서 진단을 받아야 의료적인 조치를 할 수 있고 이런 과정들이 다 있는데 어쨌든 트랜스젠더가 정신병이 아니다. 또는 이런 말을 해야 사람들이 트랜스젠더들의 말을 들어주니까 이렇게 정신병이나 장애와 계속 거리를 두려고 하면서 어떤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고 또 그런 운동을 하기도 하고 했는데 그로 인해서 어떤 문제들이 생기는지 그런 거에 대한 책이야
김괜저38:11되게 궁금해요.
최재원38:13궁금하고 되게 복잡한 문제인 것 같아요.
김괜저38:18우리는 사회학적으로도 그렇고 심리학적으로 그렇고 사람이 어떻게 태어나서 성격과 기질을 형성해서 살아가는가에 사람들이 되게 관심이 많고 그거는 사회가 케어해야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는 하잖아요. 근데 모든 사람들한테 자유와 좋은 기회가 주어져야 되는 건 맞지만 그 자유에는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이 아닌 방식으로 살 자유도 포함돼 있는 건데 그런 거에 대해서 좀 풍부하게 얘기하고 하기에는 너무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아. 그래서 나는 호영이 예전에 트랜스에 대해서 경험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그냥 해보고 또 아니면 바꿀 수도 있는 거고 그냥 지금의 나인 거고 이렇게 얘기하는 게 되게 리프레싱 했던 경험이 있거든요. 왜냐하면 다들 죽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에 선택했고 그래서 쭉 가야 되고 어딘가를 향해서 가는 거고 이런 느낌을 많이 받다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되게 나한테는 좀 열리는
최재원39:23그게 진짜 좀 어려운 문제인 것 같기는 한데 나도 진짜 그때 되게 그거에 되게 많이 공감하고 그리고 질문도 사실 그런 익명으로 그 뭐였죠? 트랜지션을 하면 뭔가 디스포리아가 완전히 없어지나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뭐 완벽한 게 있겠어 세상에 어떻게 알겠어 내가 이거랑 내가 생각하던 것과 좀 더 가까워지고 나의 그걸 확립한 기분이 들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그런 근데 또 이반지하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이게 또 어떤 혐오세력의 뭔가 그런 반대할 수 있는 argument로 또 쓰이는 거는 되게 불합리한 일이잖아요. 이게 진짜 꼭 치료해야 하는 뭔가 이건 질병이 아니다, 이런.
최재원40:26근데 그게 되게 막 이 부분도 얘기를 하고 싶으면서 이 건강에 대한 부분이 이거를 질병과는 항상 거리두기를 하면서 또 생기는 문제도 있고 그래서 되게 진짜 복잡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고 거기에 연결해서 뭔가 내가 번듯한 퀴어? 그게 뭐 건강이든 피부가 좋은. . 페이지보이처럼 엘리엇처럼
김괜저40:52피부가 좋네, 트랜지션 했는데…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최재원40:54그런 거든 아니면 뭐 진짜 생산성 있게 뭔가 잘 살아나가는 그런 거에 대한 압박? 그게 사회적인 압박도 있지만 내 자신 안에서도 그게 되게 사실 크고 그게 힘든 거잖아요.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해줄 수 있는 말도 진짜 어려운 게 약간 뭔가 서로 그렇게 내부적으로는 그냥 살자, 막 집에 있어, 그냥 살아… 약간 이런 말을 해 줄 수도 있고또 한편으로는 근데 또 개인적으로는 그래 그런 마음이 들다가도 또 계속 뭔가 노력을 해야 될 것 같고 더 잘 살고 싶고 그런 마음이 사실 없는 게 아니잖아요. 당연히 나도 예를 들어서 정신건강적으로 힘들면 이거를 치료를 해서 최소한의 살아낼 수 있는 곳까지는 도달하려고 하고 더 잘하고 싶은 더 나아지고 싶은 마음이 또 있는 게 인지상정이어서 그런 노력한다는 말이 어떤 사람 노력해라 이런 말이 어떤 시기에 어떤 사람들한테는 그래 이게 필요하지 또 이런 느낌이 들 수도 있고 근데 내가 진짜 뭐 어디 당장 뒤질 것 같다 근데
김괜저42:09노력해~
최재원42:11진짜 말도 안되는. 그래서 그게 진짜 컨텍스트에 따라서 진짜 달라지고 누가 얘기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고 이런 게 굉장히 힘든 것 같고 내가 내면에 체득한 그런 나 자신을 향한 그런 비난들, 그게 제일 좀 힘든 것 같아요.
김괜저42:31제일 무섭지 내가 나한테 하는 소리가
최재원42:35왜 나는 나를 가만두지 않을까?
김괜저42:37약점을 너무 잘 아니까
최재원42:38사회도 나를 가만두지 않는데 나까지?
김괜저42:43맞아요. 그래서 당연히 책 한 권을 읽고 아니면 북토크 하나를 듣고 나서 그래 그렇구나 이제 다 알겠다 이건 말이 되는 거고 그래도 이거에 대해서 이 정도의 생각의 폭이 가능하구나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고 이런 생각도 해 볼 수 있고 그걸 좀 그 폭을 갖고 생각하고 있어야겠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거는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나도 제일 공감했던 부분은 난 사실 트랜스 서사에서 저번에는 내가 잠깐 얘기한 적 있지만 요즘에 나는 친구들이 다 여자 아니면 유사 여자 친구들이 훨씬 많아지고
김괜저43:26특히 게이 남성 친구들이 많이 없어져가지고
최재원43:29줄어들고 있나요?
김괜저43:30제가 계속해서 그래서 내 안에 있는 친구도 뭔가 그런데, 거기 나온 얘기가 이제 남성 트랜스들이 보통 일단 부치 레즈비언으로 갔다가 주변에 레즈들만 가득한 삶을 살다가 이제 트랜지션 이렇게 두 번 커밍아웃 한다. 그 얘기를 하는데 그러면 나는 나도 언젠가 트랜지션을 해야 된다는 얘기인가? 이렇게 주변에 요즘에는 특히 그냥 여자들만 많은 게 아니라 레즈들 되게 많아지고 이래서 나도 그런 길로 가고 있나? 한 70살 때 트랜지션 할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최재원44:07인생 기니까
김괜저44:10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때 되면 좀 저렴해지지 않을까?
최재원44:14건강보험. 네.
호영44:18그 때쯤 되면은 그냥 젠더가 아무 의미가 없었으면 좋겠네요.
김괜저44:23폰으로 이렇게 선택할 수 있다든지
김괜저44:25오늘은 이랬다가
최재원44:29내일은 이렇게.
김괜저44:30사실 많은 게이 남성들이 실제로 드랙이나 이런 걸 통해서 하루 이틀 정도 이제 여성성을 체험해 보고 이런 것들을 되게 해보면 되게 자연스럽게 하는 사람들이 많잖아. 잠깐의 롤플레잉이라고 생각하면. 그런 의미에서 되게 그게 젠더 표현이 되게 그렇게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어지면은 훨씬 더 다양한 모습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 것 같아.
최재원44:55난 또 궁금했던 게 호영이 이거를 여러 번 읽었잖아. 북토크 하려고. 근데 지금 호영도 원서도 읽고 근데 트랜지션에 대한 에세이를 쓰고 있으니까 뭔가 이걸 읽으면서 약간 이게 완벽히 마음에 안 들어 있는 부분이 있었을 거고 그런 거에 대해서 내가 쓰는 거에 뭔가 변화가 있다거나 약간 그런 게 있었어?약간 영향을 줬다거나?
호영45:24그냥 이 책을 봤을 때는 훨씬 힘빼고 써도 되는구나 하는
호영45:28생각이 들었습니다. 별거 아니구나.
호영45:33근데 또 한편으로 엘리엇이 이렇게 쓸 수 있는 거는 엘리엇 페이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뭐 그런 것도 있죠.
김괜저45:42맞아. 그 때 나도 얘기했지만 미셸 오바마가 치폴레 간 얘기 쓰면 그거는 엄청 감동적인데 내가 치폴레 가는 건 세상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호영45:53내가 뭐 타코벨에서 뭐 사 먹었다. 이게.
김괜저45:55맞아요.
김괜저46:00근데 이 책의 책과 서사와 이런 것도 재미있었지만 나는 이반지하님이 이런 북토크 호스트로서도 빛을 발했고 재미있는 자리로 정말 만들 수 있는 능력은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최재원46:19그러니까요. 응.
호영46:21그리고 그 이제 질문 시간에 과연 갖은 어려운 질문들이 우리에게 왔는데 그냥 약간 트랜스젠더에 대해 평소 궁금하셨던 것들을 질문하시는 이런 분들도 계셔서 그렇구나. 정말 트랜스젠더에 대한 논의가 이런 걸 접하기 힘들구나라고 나는 또 느꼈고 나 그냥 내가 항상 보는 사람들 그리고 나의 타임라인 이런 거에 있어서는 뭔가 되게 당연하게 이야기되니까 근데 이런 걸 정말 접하기 어렵구나라는 걸 또 새삼 느꼈네.
김괜저46:57나는 우리 팟캐스트를 듣는 분들 중에도 이런 얘기를 많이 모르시는 분들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해가지고 우리가 근데 엄청 우리끼리는 아는 거를 풀어서 설명하는 방송은 아니니까 그냥 넘어가긴 하지만 그래도 되게 뭔지를 이렇게 우리 음성기록에도 꼭 넣으려고 하고 이런 거는 사실 누구는 보고 처음 찾아봤으면 해서 넣는 것도 있잖아. 그래서 그런 면에서 계속 얘기할 때 그런 얘기들을 하면서 누군가는 새로 알겠네라고 생각하는 거는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최재원47:34맞아요.
김괜저47:35재원은 그래서 이반지하님 책도 연달아서 읽었다면서
최재원47:40너무 웃기고 재미있어가지고 이반지하님 연재할 때 문학동네에서 그걸 봤는데 그 전작인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 그거는 안 읽었거든요. 근데 그 다음 날 바로 그 두 권을 사서 연달아 처음부터 끝까지 쫙 읽었어요. 근데 진짜 되게 재미있는데 방금 얘기한 거랑 연결해서 지난 책은 안 그랬는데 이번 책은 맨 마지막 에필로그의 메인스트림에 대한 얘기가 있더라고요. 올해 되게 메인스트림이라는 거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됐고 진짜 이런 엄청 2004년부터 되게 많은 그런 활동과 사투와 예술가로서의 활동 그리고 생존자로서 그리고 노동자로서 그리고 유머리스트로써 이런 그런 거를 얘기를 하면서 근데 지금 내가 어떤 메인스트림에 도달을 해 있는데 여기서 나의 역할이라든가 이런 거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보는 그런 시간이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 첫 책에 대해서 제가 좀 찾아봤거든요? 블로그 이런 데를 근데 문학 동네에서 소개를 하는 글이 있는데 처음 만났을 때는 ‘이_반지하’인지
최재원49:03‘이반_지하’인지 어떻게 불러야 할지도 몰랐다. 그런 얘기가 나오는데
최재원49:12또 알고 보니까 막 이렇게 그 디자인으로 만들어놨는데 ‘알고 보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이 아니라 서울대 서양학과 나오고 국제 애니메이션에 월 출품한 이런 사람이었다. ‘근데 이런 게 되게 그런 크레덴셜이… 나도 그랬지만 되게 뭔가 내가 진짜 되게 자격지심이랄까? 내가 이거에 대한 이거에 대해서 말할 수 있다는 그런 authority를 주려고 사실 출판사에서 많이 쓰고 작가 자신도 많이 쓰잖아요 내가 썼던 책 등
김괜저49:50자격으로 삼기 위해서
최재원49:52자격이 뭔가 조금이라도 있어야 내가 이런 말을 하는 데 그런 authority가 실리지 않을까 그래서 항상 뭐 다른 작가들도 좀 고민을 하는 부분인 것 같은데 그냥 아무것도 안 쓰고 항상 그냥 책 제목에 그냥 작가 이름 이렇게만 쓰진 않잖아요 근데 그런 거에 대해서도 좀 되게 약간 좀 짜증? 짜증까진 아닌데 진짜
김괜저50:19이반지하님들의 팬들 중에 그 부분을 생각하면서 들은 사람은 아예 없을 거 아니야
최재원50:25근데 그러다가도 나도 또 개인적으로는 뭔가 시집을 쓸 때 약간 진짜 어디서 떨어져서 이게 시라고… 이런 말을 되게 많이 듣는데 뭔가 내가 그래도 뭔가를 탐색해 왔다 이런 것을 뭔가 알려줘야 될 것 같고 그래야 조금이라도 이거에 그게 실리지 않나 그런 마음이 있었거든요. 근데 그런 게 되게 좀 어쩔 수 없으면서도 좀 싫다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리고 중간에 그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라는 제목을 뽑는 거, 그리고 그 무지개 표지에 대해서 이반지하님이 에스이십사랑 인터뷰 한 걸 봤는데… ‘니네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최재원51:06대중한테 다
최재원51:07나갈 수 있다면 뭐 이 정도는 깎여줄 수 있어. 뭐 알아서 해라. 내 마음의 한쪽이 깎여 나갔지만 이 정도는 얼마든지 꺾여줄 수 있어요. 이런 인터뷰를 한 거를 봤는데 그런 메인스트림에 그런 이웃집 퀴어라는 그런 표현이 나온다는 거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또 재미있더라고요.
김괜저51:29되게 좋은 거는 그 뒤에 이제 연재한 〈나는 왜 이렇게 웃긴가〉 이거는 또 다른 앵글이어가지고. 그걸 보면 조금 앞에 글이랑 같이 보면 좀 이해가 더 되는 그런 부분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고아까 재원이 얘기해줘서 흥미로웠던 거는 책은 이렇게 행사는 되게 짧으니까 사실은 진행하는 데 바쁘고 그자기에 대한 얘기도 아니고 그럼에도 되게 좋은 Q&A도 있었지만 근데 책은 호흡이 길다 보니까 그 안에서 좀 조용한 장면들 그러니까 계속 웃기려고 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 조용한 장면들 좀 다운된 장면들 조금 여운이 있는 장면들 이런 게 같이 있으니까 훨씬 그 사람도 입체적으로 느껴지고 이 사람을 그냥 내가 관객에서 박수치면서 보는 퍼포머로서만 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스타일과 그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 그 사람이 예술이나 인생을 접근하는 방식 같은 게 조금 더 나랑 연관돼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정말 사람처럼 더 느껴져가지고 그런 부분이 좋았던 것 같다.
최재원52:34맞아요. 아까 얘기했는데 그 책을 읽으면서 이반지하님이 뉴욕 센트럴파크 가셔가지고 아이패드로 그림 그리면서 갑자기 자연 앞에 모든 게 되게 진짜 막 발 끝에도 닿지 못한다. 근데 그 앞에 또 진짜 웃긴 게 근데 웃기긴 또 진짜 웃겨요. 그 앞에 나이아가라 얘기가 나오면서 나이아가라 진짜 눈도 막 안 그래도 동양인이라서 눈을 잘 못 뜨는데 진짜 더 눈을 못 떠서 뭘 볼 수가 없고 그 안에 들어가면 이게 나이아가라를 보는 게 아니라 그냥 뭐 이게 그냥 가서 딱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호텔에서 봐야 이런 사진처럼 폭포라는 걸 알 수가 있고 근데 그거는 또 보는 건 아니잖아. 이거에 어떤 장면을 보는 거고 근데 실제로 가면 볼 수가 없잖아요.
김괜저53:22물보라.
최재원53:25그러니까 그런 거에 대해서 자연을 가까이 실제로 가면 볼 수가 없다. 이게 웃긴 그게 얘기가 나오고 근데 바로 뒤에 센트럴파크 이 정도로 인간이 좀 조경해 놓은 자연 이 정도 괜찮다. 뭐 이게 그나마 좀 이게 인간으로서 즐길 수 있는 자연이 아닌가 그리고 진짜 아름답게 해놨잖아요. 너무 디자인을 잘했어. 그 공원이
김괜저53:47사람들이 많이 모르지만 100% 인공조경이어서 그냥 아예 돌 몇 개 빼고는 아예 새 거잖아요. 그 때 다 만든 거거든요.
최재원53:56그 건축가 뭐라고 그러죠? 조경 디자이너가 프로스펙트 파크도 하고 진짜 되게 많은 걸 했는데 이 사람이 또 사람 대단한 사람이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진짜 여러 이게 진짜 좋은 게 한국에 공원 같은 경우는 내가 여기 서 있으면 공원의 대충의 구조가 파악이 돼요. 되게 이렇게 대칭인 경우도 많고 여기 높은 데 가면 이렇게 돼 있구나 이렇게 서클 그냥 딱 도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약간 진짜 길 읽기도 굉장히 십상이고 밑으로 뚫려 있는 길을 많은 데다가 비스듬하고 이렇게 내가 어디서 이걸 보느냐에 따라서 아예 다른 그런 풍경에 와 있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래서 그런 하여튼 어쨌든 거기서 진짜 자연 앞에서 모든 게 예술가로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봐야 이 구름 하나 풀잎 하나 이거 못 따라간다. 이런 걸 느끼는 그런 얘기가 나오는데 다 공감을 되게 공감이 또 되고 그런 부분이 그런 개그와 섞여서 나왔을 때 되게 재밌었다.
최재원55:07약간 그 비극? 드라마 비극 연극을 볼 때도 약간 코메디 신, 그런 relief가 들어가면 좀 더 이렇게 따라가기가 쉽고 코메디에도 약간의 그 슬픈 게 있으면 따라가기가 쉽고 이런 게 있잖아요. 그니까 따라가기 쉽다기보다는
김괜저55:25그게 마음 속에 좀 뿌리 내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 같기도 하고 웃음은 웃음의 특징은 웃고 나서 허망함이 잠깐 조금 온다는 게 특징인 것 같은데 그걸 놓치지 않고 그거를 잡아가지고 조금 같이 좀 다운됐다가 다시 이렇게 올라오는 느낌 같은 걸 주는 것 같기도 하고 장치가
최재원55:46그것도 있고 나는 그것도 되게 큰 것 같아요. 이반지하님이 그래서 왜 내가 웃길 수밖에 없는가 그래서 되게 웃긴 얘기를 하지만 내 유머의 근원은 어디인가 그런 얘기들이 나올 때 그리고 그게 좀 슬픔인 경우가 많으니까
김괜저56:02그러니까 제목이 굉장히 절묘하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나는 왜 이렇게 웃긴가가 처음에는 자랑하는 제목 같지만 읽어보면 나는 왜 웃길 수밖에 없는 이런 삶을 타고났는가 왜 이런 운명인가 이런 느낌이잖아.
호영56:18맞아 정말. 그래서 그 자신다운 글을 쓰시잖아. 그리고 나도 이제 그 행사 마치고 같이 저녁을 먹었는데 그냥 또 나도 지금 뭘 쓰고 있으니까 근데 쓰면서 뭔가 이미 나와 있는 트랜스 서사들을 많이 의식하게 된다. 그러니까 막 너무 비장하고 싶지 않고 뭐
호영56:44뭔가 이렇게 내가 하지 말아야 되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고 했더니 그냥 어떤 글을 쓰더라도 사실은 그냥 자기가 나오기 때문에 뭔가 대표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개인 차원에서 그냥 나다운 거를 쓰면 된다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그 말이 되게 위안이 됐어. 그리고 돌아봤을 때도 이반지하님 글도 정말 그냥 그 자신이 많이 쓸 수 있는 글이기도 하니까
김괜저57:22무엇보다 호영이 우리 웬만하면 말로 해를 라이브에 샤라웃을 해줘가지고
호영57:31당연하죠
김괜저57:33우리 단톡방에서 최재원이 비명을 질렀어.
최재원57:40네 진짜. 두 명 늘었어
김괜저57:422명 늘었어요. 그래서 그리고 그 채팅에서도 호영님 책도 너무 기대된다. 이런 글도 많았고 호영에도 관심이 많이 쏟아졌어.
최재원57:54그러니까 그리고 마지막에 번역가에 대한 소신 발언. 송섬별 번역가가 사실은 번역하셨는데
호영58:02시작부터 번역가님 이름을 얘기하면서 했어야 하는데 너무 정신이 없다가 마지막에서야 이제 이 책 표지에 번역가 명이 아예 안 들어갔다는 게 나는 처음 봤을 때부터 이게 너무 마음에 걸렸거든. 그래서 나는 내 내가 가지고 있는 이 책에다가 여기 커버에 써놨어. 이렇게 써놨거든 그랬어요. 그래서 아무튼 페이지 보이는 송섬별 번역가님이 옮기셨습니다.
김괜저58:33여러모로 진짜 하나도 놓치지 않는
김괜저58:37정말 알찬데 또
김괜저58:40빼놓을 게 없고 포인트가 너무 많은 그런 북토크였고요
최재원58:43맞아요.
김괜저58:44그리고 이반지하님 책도 그렇고 이 책 페이지보이도 그렇고 호영이 앞으로 쓸 책도 그렇고 어쨌든 특히 이반지하님도 봐봐. 한 권 있을 때랑 두 권 있을 때랑 너무 다르잖아 진짜. 그러니까 한 사람이 책이 몇 권 있어가지고 그 사람의 페르소나랑 책 몇 권을 생각하면서 할 수 있는 얘기가 엄청 많아지는데
최재원59:04아 진짜 그래요.
김괜저59:05어 그런 게 너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 너무 기대된다. 이런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최재원59:16호영 시리즈로 여섯 권… 지금 Volume 1이라고 써놔 미리.
김괜저59:1830권 정도 세일러문처럼.
호영59:23재원 최근에 원고를 넘겼다고 하셨는데, 네 두 번째 책 정말 기대합니다.
김괜저59:29최재원이 이걸로 지금
김괜저59:31우리랑 싸우면 필패할 수밖에 없는
최재원59:35음… 여기서 이만 이번화 너무 긴 것 같은데
김괜저59:40좋습니다. 서로에게 압박을 가하면서 마무리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호영59:46훈훈하네요.
김괜저59:47새로 오신 말동무 분들 환영합니다.
호영59:49환영합니다.
김괜저59:51잘 지내봐요. 다음 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