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5 – 제목과 태도

제목은 주제 곱하기 태도. 다음 책에 프랑스 작가처럼 거창한 제목을 붙이고 싶다가도 예능 밈을 끼얹은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제목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우리. 맞춤법보다 중요한 시인의 진심과 말줄임표 하나에도 울고 웃는 번역가의 고뇌, 그리고 마음 속에 따로 비밀 제목을 간직하는 작가의 꿍꿍이에 대한 말들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EP05 〈제목과 태도〉에서 나온 말:

  • 〈연애와 술〉의 저자 마음 속 제목은?
  • 〈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 대관절 어떻게 된 제목인가
  • 〈남은 인생은요?〉 vs 〈남은 인생은?〉 당돌함과 인자함 사이에서
  • 우릴 오~만~ 과 편/견/ 에 가두지 마
  • 떠먹어주는 제목 vs 부담을 주는 제목
  • 〈나는 에세이 제목은 이기적으로 짓기로 했다〉
  • 〈고도 기다리기〉 vs 〈앵무새를 죽이며〉
  • 500장 써놓고 안썼다는 사람 vs 0장 써놓고 다썼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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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영00:05오늘은 제목에 대해서 얘기를 하긴 했는데 제목 글의 제목일 수도 있고 책의 제목일 수도 있고 근데 제목 때문에 우리가 책을 읽게 되기도 하고 어쨌든 인상을 많이 좌지우지하잖아
최재원00:21제목 때문에 읽은 책이 있나요
김괜저00:24너무 많죠 제목 때문에
최재원00:27제목 때문에 사고 제목 때문에 읽고
김괜저00:30제목 때문에 읽은 책이 제목에도 불구하고 읽은 책보다 훨씬 많은 것 같아요
호영00:35맞아 그냥 시작하기 좋은 거는 각자 책의 제목을 어떻게 정했는지
호영00:45괜저의 제목은 사실 반절은 정해져서 온 거잖아
김괜저00:49다 정해져서 왜냐하면 나는 제목 <연애와 술>은 말들의 흐름이라는 시간의흐름 출판사의 시리즈 안에 있는 한 권의 책이었기 때문에
최재원01:03근데 시리즈가 나오기 전에 계약을 했으면 연애와 술이라는 주제가 없을 때 계약을 한 거야 그냥
김괜저01:09주제가 정해지고 있을 때 그래서 처음 한 세 분 정도는 정해진 상태고 그 다음 분들이 이제 전체 정해가는 시점에 이제 얘기를 했고 이 중에 남은 지금 키워드가 이 정도가 있는데 확정은 아니지만 뭐 어떤 걸 하고 싶냐 이런 식으로 출판사에서 물어봐가지고 연애와 술이 있길래 이건 것 같다고 했는데 정말 겁도 없이
김괜저01:33정했지 그리고 제목도 연애와 술이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근데 실제로는 내가 내 책을 쓰기 위해서 좀 가제 같은 게 따로 필요했던 것 같아 왜냐하면 연예와 술이라는 제목은 나한테는 제목으로 느껴지기보다는 이런 걸 좀 써주세요 독후감 이런 걸로 느껴졌기 때문에
김괜저01:56그래서 이 책을 쓰지 못하고 좀 약간 고민하는 시간이 처음에 조금 있다가 쓰게 됐을 때가 가제가 약간 떠올랐을 때 하나의 중심적인 모티프라든지 이런 게 떠오르면 그때부터 쓸 수 있는 거잖아 그래서 나는 그때 생각했던 거는
김괜저02:20이것도 <오버랩> 편에서 얘기했었던 나는 왜 연애 앞에서 두려움과 잘해야 될 것 같은 부담감을 갖고 있는가 이 두 가지를 녹여내고 싶다고 생각을 했는데 술 먹을 때 하는 그 구호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 이 노래를 생각했을 때 그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이 내 모습과 일치한다라고 생각을 했었어 그래서
김괜저02:46아 이제 쓸 수 있겠다 어깨춤을 추는 거에 대해서 쓰면 되겠구나 이렇게 내 마음 속에 답변이 나왔을 때부터 책을 쓰기 시작했고 그래서 내 마음 속에 이 책의 제목은 <언제까지 어깨춤을>. 아마 책을 읽은 사람은 왜 그게 제목처럼 썼는지를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
최재원03:06근데 또 책 안에 있는 각자 글의 제목도 포맷이 다 정해져 있잖아 그리고 지금 거의 15년 동안 써온 블로그도 비슷한 포맷의 제목, 사실 거기서 온 거지 책 제목에 ‘나는 뭐뭐 했다’로 시작하는 포? 그거에 대해서도 좀 얘기를 해줄 수 있어? 왜 그 포맷을 하기로 했는지 책 쓸 때도
김괜저03:33블로그에 글을 쓸 때 이걸 습관을 들이고 싶고 쉽게 글을 시작하고 싶기 때문에 그 제목을 선택한 것 같아 근데 처음에는 이 제목 형태가 아니었고 완전 초창기 때는 모모의 모모 이런 식으로 명사의 명사 이런 식으로 한 1년 정도 붙였던 적이 있어 이게 거의 진짜 오래돼서 지금 블로그에는 없고 옛날 글로 숨김 처리돼 있어서 없는데
김괜저04:02그게 너무 뭐랄까 예를 들어서 오늘 팟캐스트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났어 그럼 ‘관계의 발견’ 이렇게 쓸 수도 있겠지 예를 들면 그런 식으로 뭔가 의미가 있는 명사를 찾아서 붙이는 작업인데 이게 개념으로 다 붙이다 보니까 너무 비슷비슷해지기도 하고
김괜저04:21너무 원하는 거 이상으로 의미심장해 보이는 거야 그렇잖아 그래서 좀 더 캐주얼한 제목을 하고 싶다라고 해서 이 제목을 처음 붙였던 게 아마 그때 피렌체에 여행 학교에서 가는 수학여행 같은 여행 갔을 때 그랬던 것 같아 ‘나는 피렌체에 갔다’ 이거를
김괜저04:43그때는 그걸로 쭉 가야지라고 쓰지는 않았는데 그걸 쓰고 나서부터 그게 착 붙어가지고 그때부터 이렇게 가기 시작했고 이게 나름의 나만이 갖고 가는 공식이 되다 보니까 이후에는 되게 변주도 많이 해보고 재미있었어 예를 들어서 되게 길게 써보기도 하고 되게 짧게 써보기도 하고
김괜저05:04내가 중간에 이제 군대를 갔다 오면서 군대에서 블로그를 계속 쓰고 싶은데 그때 당시에는 휴대폰도 없고 컴퓨터도 사이버 지식 정보방이라고 사지방에 가야만 쓸 수 있는데 그것도 진짜 한정된 시간인 거야 하루 중에 하루 중에 한 15분 정도 쓸 수 있고 그래가지고 그때 어떤 방법을 택했냐면
김괜저05:29일기는 그냥 내가 알아서 나 혼자 쓰고 거기다가는 본문 없이 제목만 올렸어 그래서 트위터처럼 ‘나는 …다’로 끝나는 한 마디씩만 남겼어 일주일에 한 번씩 이런 식으로 그러다 보니까 길게 거의 트윗 만큼 쓴 적도 있어
김괜저05:47나는 뭐 이래가지고 이랬는데 이랬는데 이들 이들 이랬다 그래서 그냥 제목만으로 하나의 글로 올렸던 그런 시기도 있었어 그래서 그때 되게 그 제목의 포맷에 더 애착이 생겼던 것 같고 말장난처럼 하는 경우도 있어 예를 들어서 일본 일식집에 가서 밥을 먹은 글인데 나는 고항 오 타뱃다 이렇게 적었거든 그니까 책에서도 뭔가 이제 시리즈다 보니까 제목만으로는 내 느낌이 많이 안 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 개별 글에 대한 목차는 ‘나는…’으로 지은 것도 있고
김괜저06:22그리고 처음에 목차를 먼저 잡고 나서 글을 하나씩 써내려가기 시작했는데 그러려다 보니까 무슨 내용인지 내가 알아야겠는 거야 그래서 아직 안 쓴 글이지만 내 마음 속에 쓴 글처럼 저장해 놓기 위해서 ‘나는 모모모모했다’ 이렇게 지은 것도 있어 실제로 제목이 바뀐 게 거의 없어 처음에 쓰려고 했던 글 제목들이야
호영06:47되게 체계적이다. 되게 좋은 팁이기도 한 것 같아 나한테는 항상 뭘 써야 된다라고 메모한 거는 많은데 그렇게 제목으로 이미 써놓기 이런 생각을 안 했거든 항상 이 주제에 대해서 써야지 그냥 주제와 메모로 남아 있는
최재원07:07제목이 한 두 가지로 좀 나뉘는 것 같은데 어떤 때는 제목이 약간 펀치라인 그 같은 경우가 좀 있고 그리고 제목이 되게 중요한 경우 그래서 최근에 쓴 <시> 시리즈가 있어 제목이 다 <시>인데
최재원07:29그 때 낭독해 했을 때도 하나 읽었는데 이거 미리 말하면 안 됐었는데 어쨌든 네 처음에 그 에아이로 읽었다고 한 게 사실은 ai가 아니고 내비게이션 파일 뭐라고 하지 인터넷에서 찾은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인데 500미터 앞 사고 다발 구간입니다 안전 주행하세요 이런 거 그래서 그거를 몇 개 따가지고 했는데 <시>가 걔가 말하는 거를 시로 쓴 거야 그냥 500미터 앞 사고다발구간입니다 300미터 앞 사고 다발 구간입니다
최재원08:06100미터 사고 다발 구간입니다 안전주행하세요 근데 그게 제목이 <시>야 근데 그때는 애초에 그 시라는 거를 되게 염두에 두고 거의 퍼즐처럼 어떻게 보면 쓴 시즈 근데 그런 게 예를 들어서 문학과지성사에 낸 시가 있는데 ‘침을 발라 구멍에 집어 넣었다 오이 갈라져 잘 들어가지 않는다…’
최재원08:31이것도 제목이 <시>야. 이런 류가 여러 개 있는데 사실 제목이 시가 아니면 뭔가 되게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가 있잖아 근데 이거는 약간 그런 면도 있으면서 좀 말에 대한 비유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런 경우에는 제목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도 시 자체에서 그 말이 반복되지 않고 그냥 처음 시작하는 이 애가 말하는
최재원08:58캐릭터가 말하는 라인 자체가 제목이 된 건데 거기서 사실 파생이 된 시인 거지시 전체가 거기에 대한 대답이신데 그런 게 있고 어떤 시들은 먼저 내용을 다 쓰고 제목을 거기에 붙이기 위해서 되게 고심하는 그래서 전혀 제목이 약간 별로 쓸모 없다 제목이 필요 없다 이런 것들도 되게 많고 그런 거는 좀 어거지로 가끔 붙일 때가 좀 있고 아니면 무제
최재원09:26근데 무제도 제가 사실 그림 볼 때 무제가 되게 많거든 근데 무제가 무제인 이유가 없으면 좀 거슬려 그래서 나는 최대한 무제가 아니게 하려고 하는 편인데 가끔은 필요 없는 것 같은 게 있을 때는 그냥 거기 나오는 지명 이름을 따서 쓴다든가 아니면 나오는 단어 중에 하나 고른다든가 그럴 때가 있고 그런 거 같아 근데 아까 지난번에 얘기했던
최재원09:56이사(에 관해) <오버랩>에 쓴 글 같은 경우도 처음에 낼 때 제목이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몸으로부터의 이사>였던 것 같아. 그때는 뭔가 내용이 이사랑 너무 관계가 없으니까 제목이라도 내가 프롬프트에 맞춰서 뭔가를 써야겠다는 그래서 그리고 그 채혈자 같은 경우도 사실 별로 피와 피와 상관이 없는데 근데 거기서도 뭔가 채혈자 좀 억지로 좀 붙인 거 같았는데
최재원10:28근데 나 <몸으로부터 이사> 쓰고 보니까 너무 주제 같은 거야 약간 요약본 같은 거야 그래서 데 그때는 제목이 이렇게 막 생각해서 붙인 건 아니고 바로 나오긴 했어 그러니까 내 마음 속에서는 개가 있었다는 거겠지
최재원10:47그런 경우가 있고 좀 다양한 것 같아근데 ?괜저처럼 제 목차를 먼저 정해놓고 쓴 적은 진짜 한 번도 내가 이런 걸 써봐야지 하고 토픽 같은 거를 적기는 하는데 그대로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호영11:04그리고 재원의 시집 제목에 대해서도 그걸로 정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잖아
최재원11:10우여곡절이 있었지 그리고 시집 자체가 처음에는 김수영 문학상 투고해서 나온 거니까 처음에 추구할 때 59편인가 냈는데 그때는 제목이 다른 거였어 그리고 그때 묶을 때도 그냥 일단 전체적으로 시의 내용을 봤을 때 내가 봤을 때는 약간 좀 뭔가
최재원11:35원하는 게 있는데 이루어지지 않는 마음이 되게 많은 것 같아서 좀 그게 좀 잘 드러나는 제목을 붙였는데 좀 약간 좀 평이한 느낌 이 있었는데 책 이거를 다 묶고 그리고 묶을 때 한 20몇 편 정도를 더 했어 <말은 어디로 가서 어디로 가는가> 이것도 나중에 추가된 거고 근데 그걸 다 추가하고 보니까 좀 더 그런 아쉬움 느낌보다는 약간 욕망의 발현 이런 거에 더 좀 빙점이 찍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최재원12:11빙점? 방점. 방점이 찍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좀 약간의 처음에 출판사와의 그런 이래도 기싸움까지는 아닌데 처음에는 반대 좀 다른 걸 생각해 보시라
최재원12:30근데 어쨌든 그게 맞춤법을 맞추지 않은 거니까 거기에 대한 좀 걱정과 우려가 있었으나 그런데 나중에는 내가 봤을 때는 이렇게 홍보팀과 얘기를 했을 때 괜찮았던 것 같아 그래서 그 이후에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밀어주시더라고 내가 오히려 좀 이래도 되나 그런 마음이 있었고
김괜저12:55편집팀과 마케팅 팀이 싸운 거 아니야
최재원12:59약간의 뭔가 변화 태도 변화가 좀 있었어
김괜저13:02근데 사실 돌이켜 보면은 더 이상 더 좋은 제목이 없을 것 같은 사실 우리가 제목 얘기할 때 얘기할 다른 사람들의 팟캐스트에서도 이 시집 제목은 나올 것 같은
호영13:13기억에 또렷이 나고
김괜저13:16나랑 하고 싶은 게 뭐예요
최재원13:19만족해 근데 <초과>에서 한 번 그 중에 <너는 시>라는 시로 번역가들이 번역을 해서 만들어졌던 11호 가 있는데 그때도 <나랑 하고 시픈게 뭐예요?> 제목이 굉장히 다양해서 x, y 축 심지어 수동적 능동적 이렇게 나눠서 표까지 그렸었잖아 다 달랐기 때문에
최재원13:45근데 그 제목에 대해서 생각을 하면서 근데 영어로 만약에 내가 이 시집을 내가 만약에 번역을 했다면 아예 그 제목을 안 쓰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 이것도 한국말로는 이렇게 했는데 내가 원하는 게 전달이 다 안 되잖아 전혀 그래서 그러면 아예 다른 걸로 더 전달할 수 있는 거를 뽑았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
김괜저14:10근데 너무 이해가 되지만 이래서 작가가 직접 번역을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게
최재원14:17그래서 안 하기로 했다
김괜저14:19독자 입장에서는 그러니까 번역가 입장에서는 한국 독자들이 느꼈던 그 느낌을 컨텍스트에 맞게 새 독자들한테 들려주고 싶은 거니까 그 제목을 빼고서 과연 생각할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거든
최재원14:33그렇기는 한데 이 제목은 진짜 아닌 것 같아 해외 독자 해외 독자들에게 그 파워 플레이랑 약간 아방? 햇살? 이런 느낌이 전혀 전혀 아예 그냥 물어보는 거 같잖아 오늘 점심에 뭐 할래
김괜저14:57아니 내 말은 그건 맞지 근데 사실 재원이 의도한 그런 햇살과 아방수 이런 느낌으로 그만큼을 읽지 못한 독자들도 있을 거란 말이야 그러니까 사실 번역이 이렇게 다양하게 나오는 이미지 자체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은 그 의도대로 익지 않았지만 뭔가 나름의 느낌을 거기서 받았을 거니까 그런 면에서 약간 손을 떠났다는 게 그런 의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거지
호영15:27내가 번역한 책도 <남은 인생은요?>라는 제목인데 이 책 제목 정할 때도 편집자님이랑 얘기했던 게 사실 작가분이 제안을 했었나 이거 요를 빼는 거 어떻냐 이런 얘기를 했었거든요 그래서 <남은 인생은> 이렇게 하면
호영15:47어떻냐고 했다가 근데 편집자님도 그렇고 나도 생각한 거는 너무 그건 싸가지가 없다 책 제목이 독자가 처음 보는 건데 너무 불친절한 것 같다 그래서 책의 안에서도 작가의 톤이 존댓말 쓰고 이런 다소곳한 톤이 전혀 아닌데 그래도 제목부터 그렇게 하면 좀
호영16:11그냥 피해가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을까 그런 느낌에 <남은 인생은요?>라고 했고 그 제목도 사실 1차 본인의 목소리라기보다는 다른 어떤 인물이 하는 말에서 따온 거라서 그 사람은 또 그냥 그 맥락 안에서는 존?댓말을 할 법한 사람이었고 그래서 지금 제목이 썩 나쁘지 않은 것 같아
호영16:37예를 들어서 그 제목과 비슷하게 또 톤에 대해서 번역하면서 생각했던 게 이 책에 헌사라고 해야 되나 dedication 그 부분이
호영16:48누구에게 my bad 이렇게 하고 끝이거든. 그래서 my bad를 도대체 뭐라고 할 건가 미안해요 아닌 것 같고 너무 너무 다 이렇게 넙죽 업드리는 느낌 이래가지고 근데 my bad는 그냥 진짜 약간 흘려보내는 느낌이 있잖아
호영17:08그냥 약간 어깨 한 번 부딪혀가지고 그냥 갑니다 아 아니 그래서 나는 처음에는 그런데 그때는 또 되게 한국어의 어떤 뭔가 정형성에 좀 더 사로잡혀 있었던 때여가지고
호영17:27작가한테 그래서 이메일로 하소연을 하면서 이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미안해요 아닌 것 같고 그때는 내가 보냈던 안들이 다 듣는 말이었는데 작가가 그냥 미안이라고 하면 되지 않아요 이렇게 해서 맞네 이거는 그냥 미안이라고 했었어요 그래서 그걸 생각하면 <남은 인생은요?>도 그냥 <남은 인생은?> 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했지만 이건 제목이니까 좀
호영17:49부드럽게 가자 이렇게 정했었지
최재원17:53네 아까 괜저가 말한 거랑 연결해서 생각해 볼 때 나는 처음에 <남은 인생은요?>라고 들었을 때 오히려 더 약간 뭐라고 그러지 당돌한 느낌 약간 눈을 좀 부라리고 막 내 인생은? 약간 따지는 느낌이 더 많이 들었고 만약에 <남은 인생은?> 돼 있으면
최재원18:16이게 반말이라고 느껴지기보다는 나에게는 그냥 좀 문어체 그냥 진짜 질문인데 그냥 술어가 생략된 거라고 <남은 인생은?> 이렇게 느껴졌을 거 같아 그래서 <남은 인생은요?>가 나에게는 되게 더
김괜저18:36약간 최재원은 기본적으로 공격성을 약간 하위로부터 오는 그런 당돌함으로 상정하고 계신 게 아닐까
최재원18:45그런가 근데 <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 이것도 이거 이거 사인할 때 똑바로 써가지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른 적이 몇 번이나 있어
김괜저18:58너도 모르게 올바른 맞춤법으로?
최재원19:05근데 이거 그냥 놔뒀지 집에 가서 보겠지 그러면서 어떻게 너무 죄송합니다 그분께 이 자리를 빌려서 죄송하다는 말씀을근데 거기도 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 뭐야, 뭔데 되게 다양한데 그냥 한국말은 그런 면에서 참 되게 무궁무진하고
김괜저19:31한국말에서 그런 압축적인 제목을 달 때에는 좀 영어로 갈 때 유독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왜냐하면 한국어도 그렇고 일본어도 많이 그렇지만 그런 어미 하나나 이런 걸로 관계성을 바꾸는 그런 트릭이 워낙 많으니까 그래서 ?뭐입니다만 뭐입니다 모이다 뭐 이런 거에 따라서 다 달라지는 그런 것처럼 그런 게 있는 거 같네
김괜저19:56<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에서 사실은 맞춤법을 파괴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파괴한 것 중에 제일 임팩트가 강한 게 ‘여’인 것 같아. 뭐에 ~여?라고 할 때 그 열린 모음에서 나오는 당돌함 그게 진짜 강력한 것 같아
호영20:14약간 나른하잖아. ‘요’라고 하면 입을 입에 힘주고 모아야 하는데 ‘여’라고 하면 약간
김괜저20:19그러니까 명확하게 딱 오래 고민하고 질문하는 게 아닌 거지 이게 뭐예요 이렇게 딱 집어서 물어보는 게 아니라 서 뭔데 약간 이런
최재원20:29난 약간 애교의 느낌? 나는 ‘에’가 굉장히 마음에 든달까 봐 그리고 ‘뭐예요’ 아니야 원래? ‘예’인데 그 부분이 나에게는 더 이렇게 발칙하게 느껴진달까 ‘예’보다 ‘에’가… 어쨌든 공적인 자리에서 하지 않는 말이지
최재원20:53제목에서 그런 게 세팅이 되는 제목이 되게 나는 좋은 것 같아 이 사람이 지금 뭔가 둘 간의 관계 혹은 이게 뱉어지는 그런 이게 방인지 밖인지 그런 게
김괜저21:09<남은 인생은?>과 <남은 인생은요?>도 되게 그런 면에서 흥미롭다 <남은 인생은?>이라고 하면 나한테 느껴지는 거는 약간 인자하게 윗사람이 물어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나 밥은 다 먹었니 다 울었니 이런 느낌이 남은 인생은…? 이렇게 쓰다듬어주는 것 같아
최재원21:28진짜 다른
김괜저21:29나는 나는 그렇게 느낌이
호영21:31아 목소리를 들으니까 진짜 맞다
김괜저21:34아니 왜냐하면 나 어렸을 때 그때 조수미의 <명성황후> OST <나가거든>이 유행할 때 나 중학교 친구가 그거를 자꾸 나 가거든? 이렇게 억양을 붙여서 나 가거든? 이렇게 부르는 거야 너무 그 친구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그것도 생각이 났어요
호영21:55그리고 또 생각난 게 최근에 번역한 작품 중에 정지돈 작가의 <스크롤>이라는 소설에 이제 일부를 번역을 했는데 그 제목에는 그냥 스크롤 단어가 있는 게 아니라 <점점점(…) 스크롤>. 느낀 게 이거야 그래가지고 계속 이 제목을 쓰면서 이게 제목이라는 거를 어떻게 표현할지가 좀 고민인 거야 왜냐하면 영어로는 보통 책 제목 이텔릭을 하잖아 근데 점점점은 이탤릭이 잘 안 보이잖아 애초에 그래가지고
호영22:27그게 항상 신경이 쓰였던… 그것도 다 그랑 똑같이 똑같이 똑같이 점점점 그렇게. 근데 그것도 늘 고민되는 부분인 것 같아 이제 한국어에 어떤 영어 단어가 들어와서 이제 그냥 일상화가 되었는데 또 그 뉘앙스가 항상 같지는 않아서 번역할 때 이게 원래 영단어임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영어 단어로 써놓으면
호영22:55그게 느낌이 좀 안 살 때 그 예전에 재원하고 황인찬 시인에 <여기까지가 미래입니다> 그 시집 번역을 내가 하고 재원이 이제 검수를 해줬단 말이야 근데 그때도 어떤 시의 제목이 <파워>였어 근데 그래서 나는 그걸 그냥 영어 단어에 <Power>를 이렇게 해놨는데 재원이 근데 이렇게 쓰면은 그 한국어의 파워가 그 느낌이 아닌 것 같다 그냥 영어 단어 파워를 이게 아닌 것 같다라고 해줘서
호영23:22결국에는 이거를 정말 그냥 pa – wuh 이렇게 파워 이렇게 했거든 근데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것 같더라고 다시 그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까 그런 일들이 종종 있는
김괜저23:39맞아 제목이 뭔지가 맥락에 따라서 워낙 다르고 그거를 어떻게 얼마만큼 컨트롤 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하는지에 따라서 번역의 문제도 있고 심지어는 시각적으로 그 제목을 타이포그래피로 표현했을 때까지도 되게 달라지는 부분인 것 같아 그래서 <웬만하면 말로 해> 같은 제목 같은 경우에
김괜저24:02나는 말로 해를 붙여놓은 것처럼 글씨를 썼거든 왜냐하면 ‘말로 띄고 해’가 두드러지면 굉장히 이 사람들은 맞춤 보고 잘 지키는 문학하는 사람들인 것 같이 느껴지는 그런 게 나는 있는 거야 그래서 거기를 마치 붙은 것처럼 이렇게 편집을 했었어그리고 이제 호영을 번역했던 이랑님의 가사 같은 것 중에서도
김괜저24:26<프라이드> 같은 앨범은 프라이드가 의미가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 우리 말로 프라이드라고 써도 이제 의미가 갈리고 영어로 프라이드라고 해도 의미가 갈리고 그러니까 그걸 어떻게 느껴지게 보여줄 지가 되게 다양하잖아 그래서 근데 그 앨범 커버에 있는 프라이드 차라든지 이런 것들이랑 같이 보여지고 이런 요소가 되게 그 제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거든 그런 것까지 있는 것 같아
호영24:55그리고 아까 사실 이 녹음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가 진짜 멋있다고 생각하는 제목들 막 몇 가지 노기 했잖아 그래서 재원이 얘기했던 <죄와 벌>
김괜저25:08진짜 클래식한 제목들. <오만과 편견>
호영25:12근데 오만과 편견이 타이포그래피로 제현이 됐을 때 또는 그냥 그 단어들이 어떻게 보이는지도
김괜저25:21그러니까 <죄와 벌> 같은 경우에도 되게 임팩트가 있잖아 그게 한 글자씩 딱 딱 떨어지니까 진짜 엄청난 것처럼 느껴지고 그게 Crime and Punishment에서도 안 느껴지는 러시아어에서는 어떤지 내가 좀 감을 얻고 싶은데 <죄와 벌> 이렇게…
김괜저25:40그냥 평소에 즐겨보는 어린이 애니메이션 같은 것도 중국에 가서 번역되면 되게 짱 쎄 보이듯이 그게 한자의 강력함이 있는 것 같고 오만과 편견도 나는 오만과 편견이라는 단어를 그때 고른 사람이 너무 천재?인 것 같아 그 번역어로 고른 것도 당연히 지금은 프라이드가 오만이고 프라이드가 또 나오네 근데 프라이드를 자존심과 이렇게 번역할 수도 있고 자존심과 이렇게 번역할 수도 있잖아 근데
김괜저26:07오만이라고 하니까 굉장히 나는 오만이라는 그 발음 자체에서 되게 약간 이렇게… 오~만~ 진짜 오지랖도 넓고 되게 널리 퍼져 있는 뻗어져 나가는 나르시시즘을 오만에서 느끼고 편견은 되게 진짜 편육 같이 이렇게 잘게 자른 편/견/ 그러니까 되게 넓지 못한 이런 거를 나타내는 것 같아 이 두 개가 되게
김괜저26:34옛날에 통통한 거를 이렇게 큰 글씨로 표현하고 빼빼 마른 걸 작은 글씨로 표현하고 이런 타이포 장난 같이 그런 식의 느낌을 전달하는 것 같아
최재원26:44맞아 <오만과 편견>을 한국말로 예전에 읽었을 때 오만이 되게 굉장히 좀 나에게 안 좋은 단어로 느껴지는 거야 그리고 편견도 그렇고 그래서 그 책을 한글로 읽었는데 이건 좀 옛날에 읽었고 나중에 영어를 읽었을 때는 이렇게 오만하지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 혹은 편견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 그런데 prejudice는 편견
최재원27:11말고는 번역하기가 좀 어려울 것 같지만 아까 말한 대로 프라이드는 여러 가지 번역이 있잖아 근데 오만이라고 함으로써 내가 이 캐릭터를 진짜 되게 더 오만하게 느끼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나중에 읽어볼을 때는 뭔가 오만이라기보다는 좀 다른 느낌이었는데 근데 <죄와 벌>도 한국어로 이게 영어로 크라임인데 죄로 번역을 했잖아 그 부분이 나는 굉장히 마음에 들달까
김괜저27:40범죄가 아니라
최재원27:42크라임은 사실 죄는 아니잖아 그러니까 크라임이라는 개념이 죄로 들어왔을 때 이건 좀 모에하다
김괜저27:50그래서 짐작할 뿐이지만 크라임을 안 거쳤어서 그런 게 아닐까 러시아 원본은 아마 그런 게 아닐까
최재원27:58그런데 그러면 영어로는 왜 크라임이라고 한 거지
김괜저28:01영어는 이제 미국 사회의 퓨리트니즘 때문에 죄와 범죄 구분을 너무 종교적으로…? 그리고 오만과 편견이 또 그 얼마 전에 그 레드벨벳 노래에 나온단 말이야 ‘우릴 오만과 편견에 가두지 마’ 이렇게 나와 근데 이게 되게 그렇게 표현할 때도 너무 심한 단어로 생각되지가 않고 그냥 그렇게 하니까 그런 귀여운 뭔가처럼 느껴지는 것 같고
호영28:30이제 오만과 편견이 세트가 됐네
김괜저28:33그러니까 되게 오히려 오만하시네요 이러면 너무 심한 말인데 오만과 편견 쩌시네요 이러면 그냥 귀엽게 넘어갈 수도 있는 것 같아
김괜저28:42진짜 제목이 그런 힘이 있는 거 같아 그 제목이 뭔가를 약간 밈(meme)화되는 거랑 비슷하게 한 번 각인이 되면 조금 그거에 대해서 얘기하는 거를 쉽게 만들어주는 문화적인 스템프가 찍히니까 예를 들어서 사실 나는 텀블벅에서 일하면서 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제목을 항상 제목은 이래야 되고 맨날 이런 예시로 쓸 정도로 너무 히트작이었어가지고 늘 생각하는데
김괜저29:10약간 그런 거야 내가 만약에 내가 죽고 싶다는 얘기를 만약에 누군가한테 하고 싶을 때 아 나 죽고 싶고 떡볶이도 먹고 싶다 이렇게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 거야 이제는 옛날에는 그런 얘기를 못 꺼냈을 수도 있었는데 약간 그렇게 얘기하기 힘든 거를 그 제목을 붙여놓으니까 이제 사람들이 쉽게 꺼내서 쓸 수 있는 그런 단어로 만들어놓는 그런 효과도 있는 것 같다 이런 생각도 들고
김괜저29:36번역 얘기 나왔는데 지금 그 책도 번역이 돼서 인기가 많더라고 보니까 진짜 직역처럼 제목을 <I Want to Die But I Want to Eat Tteokbokki> 이렇게 제목을 썼어 근데 그게 이제 후속 2편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이게 워낙 히트작이다 보니까 2편을 그냥 2 이렇게 붙여가지고
김괜저29:58똑같은 디자인으로 그냥 내놨거든 그런데 아무래도 영미권에서는 sequel을 내놓으니까 제목을 바꿨더라고 그래서 I Want to Die But I Still Want to Eat Tteokbokki 이렇게 바꿨던데 이게 진짜 그 맥락에 맞는 필요한 처리인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해서 감탄했던 것 같아
호영30:16안톤허(Anton Hur) 선생님이 번역하신
김괜저30:19사실 제목 얘기 해보자고 했던 직접적인 계기는 트위터에다가 웹소설 제목 포뮬러에 대해서 유튜브 영상이 올라와 가지고 뭐 어떤 채널인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주호민 침착맨 나와서 웹툰과 다니는 학생들의 인터뷰를 한 건데 거기서 이제
김괜저30:44웹소설 중에서도 이제 라노벨 스타일 이름 다르고 무협 쪽 다르고 로판 다르고 이런 얘기를 하는 그게 있었어 근데 사람들이 다 너무 새 떡 같이 다 알아듣는 거야 예를 들어서 ‘뭐 합니다만’ 이거는 로판이래
김괜저30:59반드시 로판이어야 된대
김괜저31:01그런 게 달라가지고 되게 나는 신기했어 난 항상 그런 걸 신기해하는 편이야 나는 웹소설을 잘 안 읽었다 보니까 웹소설 저보다 잘 아시는 두 분 혹시 제목의 그런 정형성에 대해서 좀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최재원31:17근데 그런 게 진짜 많은 것 같아요 장르 별로 이렇게 장르가 확실히 표현되게 그냥 제목만 보고도 이게 무슨 얘기인지 알 수 있게 웹소설은 일반 소설이랑 다르게 약간 키워드로 검색 이런 것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서 BL 같은 경우는 거기에 나오는 공수의 관계라든가 무슨 이거 자체의 장르도 있지만 이게 약간 로맨틱한 건지 피폐한 건지
최재원31:49구원 서사가 있는지 아니면 스릴러인지 그런 장르 말고도 우리가 모두 잘 아는 광공 집착공 아방수 이런 이게 굉장히 세분화가 돼 있어서 약간 입맛에 맞는 거를 골라 먹을 수 있는 그렇게 돼 있기 때문에 제목 자체 그러니까 그거를 처음에 시작하기 전에 이미 알고 들어가는 거지 내가 먹고 싶은 것만 먹겠다는 거지 그래서 제목에도 그런 게 나오는 게 되게 많아요
최재원32:23‘가이드가 뭐를 만날 때’ 아니면 ‘자낮수였는데 누구의 빙?의 돼서 누구를 만났습니다’ 이렇게 다 다 그냥 이 줄거리와 내가 누군지와 이런 게 모두 다 드러나 있는 그런 것도 있고
최재원32:46좀 더 그냥 단어만 들어간 거 <해후> <임계점> 이런 류도 있고 근데 생각보다 영어 제목이 되게 많은데 저는 약간 이 웹소설이랑 그냥 일반 소설도 그렇고 약간 그런 자격지심이 자격지심이라고 그래야 되나 자격지심은 아닌데 뭔가 저어하는 마음이 있는데 최대한 영어를 안 쓰고 싶은 거예요 한국말은 한국말만 쓰고 싶고 영어는 영어만 쓰고 싶고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김괜저33:13약간 약간 순수주의자
최재원33:15그런 게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예를 들어서 <파트 타임 파트너> 이런 거 같은 경우는 이거를 최대한 최대한 영어 제목이 아닌 걸로 쓰고 싶다 그런 마음이 항상 있는데 그런 걸 근데 웹소설은 영어 제목이 굉장히 많거든
호영33:34지금 생각난 거는 확실히 이게 장르별로 제목의 길이도 다르고 그러고 막 부제를 많이 쓰는 장르들이 있는 것 같아 예를 들어서 막 어쨌든 외툰 쪽이 더 익숙하긴 한데 bl 작품 제목 중에 모모 세탁 무엇이든 빨아드립니다 이런 게 있어요
호영33:57이런 식의 부제를 잘… 부제에서 좀 더 후크가 있는 경우
김괜저34:03아까 재원이 말한 것처럼 관계성을 드러내거나 아니면 핵심 설정을 드러내거나 이런 식으로 한 첫 인트로 책터 정도는 읽고 시작할 수 있게끔 해주는 그런 제목이 많은 것 같고 아마 이게 그냥 평범하게 재미없게 설명하면 그냥 워낙 온라인 상에서 경쟁도 심하고 빨리 눈에 띄어야 되고 하니까 제목이 점점 떠먹여주는 제목이 유행하는 것 같다라고도 볼 수도 있겠지만 또 어떻게 보면 그냥
김괜저34:30이게 하나의 레이어에 또 재미로 좀 덧입혀진 것 같은 느낌도 드는 것 같아요 왜냐면 나는 사람들이 우리가 아무리 비엘이나 이런 장르가 음성이고 되게 리디 목록은 들키면 너무 부끄럽고 사람들이 이렇게 얘기하지만 사실은 그 수치를 어느 정도 즐기고 있잖아 그러니까
김괜저34:48더 부끄러운 제목이 오히려 더 좋기도 한 거야 나는 약간 트로트 제목 보면서 그런 생각할 때도 있거든 그러니까 <사랑의 에스컬레이터> 이런 제목들을 보면은 조금 너무 심해서 과해가지고 좀 오글거리는데 오히려 그게 좋은 거 있잖아 <사랑의 배터리> 완전 그렇지 그래서 그런 걸 약간 즐기고 있는 그런 문화가 추가되는 거 아닌가 생각도 드는 것 같아
호영35:12그리고 그게 한편으로는 이게 막 대중적인 코드다 약간 이런 자부심도 있는 거 아닐까 그러니까 오히려 약간 좀 쌈마이인 게 나는 이런 것까지 즐길 수 있다라는 너무 이제 not taking myself too seriously 약간 이런 것도 있지 않을까
김괜저35:28맞아 너무 진지해 보이고 싶지 않으니까
호영35:31그래 요즘에 진지한 거는 또 욕 먹으니까
김괜저35:36또 트위터에서 이걸 같이 봤던 게 서점에서 에세이 구경하면 웃길 때라는 민인데 여기에 서점에서 에세이 보면 웃긴다 너무 당연한 소리를 한다 <힘들 때 눈물 나와> <돈이 많으면 행복해> <나는 태어났다> 아니면 다짐함 <남을 배려하지 않기로 했다>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다> <독가스를 먹기로 했다>
김괜저36:00그리고 심표를 안 돼 너 어제 신표 밥 먹었다 돌은 신표 딱딱해 이런 식으로 아무렇게나 한다는 거야 그래서 사람들이 엄청 이거 거의 마날티 되면서 엄청 흥했는데 그래서 나도 되게 다음 책을 제목을 져야 되는데 그게 너무 어려워 너무 어려워 하고 있어 나는 나도 되게 이게 느껴지는 게
김괜저36:23웹소설 뿐만 아니라 어쨌든 서점에서도 책을 선택받게 하기 위해서 들어가야 되는 제목이 뭔지 사람들이 이제 대충 다 알잖아 그러면 그걸 얼마나 그대로 갈 것인지 그런 포뮬러에 맞으면서도 신박한 거를 찾으려면 얼마나 고생을 해야 되는지 이런 걸 늘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아 사실은 그거랑 거랑 무관한
김괜저36:43나만의 내 작품만 봤을 때 생각나는 데의 제목을 붙인다는 게 되게 용기이기도 하고 되게 사치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거 같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
호영36:55나도 지금 어쨌든 책의 하나로 모으려는 의도로 글을 모으고 있는데 글 하나하나의 제목은 알겠지만 이 책 하나의 제목은 진짜 아직 모르겠거든 지금 워낙 초기 단계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원래는 그냥 트랜지션에 대한 거를 위주로 쓴다고 생각했을 때는 그러면 그거에 대해서 만들면 되겠지 이렇게 생각했지만
호영37:19갈수록 이게 다른 어떤 어쨌든 트랜지션이 그냥 나의 일상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다른 얘기도 많이 하게 되니까 그래서 또 더더욱 제목이 미궁에 빠진 그리고 왠지 에세이집은 또 이게 되게 나를 대표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잖아 그래서도
호영37:38나라는 사람이 되게 복잡한데 있는 거 몇 마디로 어떻게 표현할까 근데 또 어쨌든 책을 낸다는 거는 뭔가 하나로 먹는다면 도대체 뭐가 될까
김괜저37:53근데 되게 많은 공통점이 지금 우리가 얘기한 웹소설 제목과 이 세의 제목과 연결되는 점이 사실은 문장형이냐 아니냐 이런 거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은데 하나의 기대치를 두고 그걸 어느 정도 꼬는지 그러니까 한 번 꼬는 걸 보여주는 게 되게 트렌드인 것 같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대부분 어느 정도는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는 상식 또는 트렌디한 생각의 레벨이 있을 것이고 그거를 얼마만큼 꼬아줄 것인지를
김괜저38:23그 책의 태도로서 보여주는 거지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이것도 태도를 보여주잖아 그리고 웹소설의 제목들 같은 경우에도 모였지만 뭐가 됐다 아니면 뭐였는데 뭐가 됐다 이런 식으로 눈 떠보니 어디고 이러니까 여러 가지 다른 상황에 놓이는 걸로 시작하는 게 많은 이유가 그런 기대치의 낙하를 보여주기 위해서인 것 같은데 사실 우리도 고민하는 게 에세이에 쓰면 당연히
김괜저38:52뭔가 편리하게 말할 수 있거나 사람들의 편견에 들어맞는 글을 보여줄 수도 있지만 거기서 그치고 싶진 않고 약간의 한 겹은 꼬아진 뭔가를 보여주고 싶은 거다 보니까 그걸 정직하게 예를 들어서 <트랜지션이 제 삶의 전부는 아닙니다만>
김괜저39:10그러면 주제 땡땡땡! ai가 만들면 그렇게 만들 수도 있겠지 그런 유혹을 어떻게 뿌리칠 것인가 이런 거에 놓이는 것 같아
호영39:23그래서 약간 영어식 제목들이 또 재미있는 게 뭐지… How I Stopped Worrying and Love the Bomb> 그거 영어 제목은 앞에 짧게 있고 그다음에 콜론 그다음에 뒤에 엄청 길게 이런 형식 있잖아 그래서 그걸로 약간 시소 놀이를 하는 느낌이 들어 그래서 그게 되게 재밌다라는 느낌이 드는데 한국에서는 부제…? 쓰긴 쓰지만
호영39:47그렇게까지 뭔가 이게 형식화된 것 같지 않아서 있네. Dr. Strangelove
김괜저39:56Dr. Strangelove or: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Bomb
호영40:02And just love the bomb.
김괜저40:05그치 근데 그거는 약간 누가 봐도 약간 장난 같은 느낌이 나는 제목이니까 그렇게 길게 갈 수가 있는 거지
호영40:13그리고 사실 ?Dr. Strangelove라고 했을 때 그 앞 부분이 뭔지 도대체 약간 잘 모르게 있기 때문에 뒷 부분이 필요한 것 같기도 하지
김괜저40:21Dave Eggars 책도 <A Heartbreaking Masterpiece(Work) of Staggering Genius> 이것도 너무 좋아하는 제목이야 사실은 이거 한국 번역이 안 됐지만 어쨌든 엄청난 책이라는 제목인 거잖아 이런 것도 재미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거 이렇게 약간 제목에 별다른 의미는 없지만 쓴 사람의
김괜저40:42태도나 성격을 보여줄 수 있으면 나는 되게 좋은 것 같아 좋아하는 제목들이야 그런 것들이
호영40:48재원은 좋아하는 제목 어떤 거 있어 아니야 최근에 제목 때문에 산 책 이런 거 샀거나 뭐 읽기 시작할 거 아닌가
최재원40:56최근에 최근에 나 <고도를 기다리며> 되게 인상적으로 고도를 기다리며 되게 이게 Waiting For Godot잖아 그런데 그 사뮤엘 베켓이 이거를 처음에 프랑스어로 쓰고 영어로도 자기가 썼대 번역한 게 아니라 이 사람이 원래 영어
최재원41:19아일랜드인 것 같은데 거기서 프랑스 학교 불어 학교를 다녔어 그래서 불어랑 프랑스 영어를 같이 하면서 살았는데 그래서 영어로 먼저 쓴 작품이 있기도 하고 그거를 번역했다고 보기는 어렵게 새로 쓴 것 같기도 하고 근데 또 번역을 아예 straightforward하게 번역한 작품도 있고 그래서 왔다 갔다 하면서 작업을 했더라고 그 부분도 재미있었고 어쨌든 Waiting for Godot도
최재원41:46고도를 기다리기가 아니라 기다리며 라고 쓴 게 작품과 되게 잘 맞는 것 같다 고 생각을 했지
김괜저42:02근데 그게 재미있는 건 게 프랑스에서는 ‘기다리며’ 드러난다 바로. 아마도 En attendant일 텐데 in waiting, 이런 식으로 그게 드러나. 이게 고도 기다리기가 아니라는 게 드러나는데 영어로는 고도 기다리기가 되잖아
최재원42:22영어도 사실 Waiting for Godot하면 약간 이게 명사처럼 들리기도 하고 기다리는 중인 것처럼 들리기도 하기는 하는데 또 기다리며 까지는 또 아닌 것 같아
김괜저42:34그러니까 고도 기다리기에 더 가깝게 들리는 것 같아 지금 들으니까 나는 항상 한국어 제목을 항상 같이 생각했기 때문에 그게 헷갈리지 않았는데. 근데 또 <앵무새 죽이기>는 Killing the Mockingbird가 아니라 To Kill a Mockingbird잖아. 그것도 재미있는데
최재원42:55그게 사실 되게 오래간 이해가 되지 않았어 앵무새 죽이기 근데 이게 투 킬로 바뀐 걸더라고 어떻게 된 거지
호영43:05그러니까 그래서 <구관조 씻기기> 번역할 때도 <Washing a Mynah> 아니면 <To Wash a Mynah> 이렇게…
김괜저43:15어떻게 했어요
호영43:16<Washing a Mynah>
김괜저43:17To 뭐로 이렇게 시작 To 뭐로 명사형을 이름을 붙인다는 게 영어 화자가 아닌 세컨 랭귀지 하는 사람으로써 되게 하기 어려운 것 같아. To 뭐라고 해놓고 제목이다. 이렇게 붙이기가 되게 어려워요 어색해 뭐 ing는 너무 친숙한데
최재원43:40내가 영어로 제목 쓰면 다 <On Something> 내가 제일 좋아하는 류의 제목이 on something 뭔가 다 그렇게 생각이 돼
호영43:50그치 그리고 그걸 딱 들으니까 나는 그냥 Joan Didion, Zadie Smith…
김괜저43:58근데 그거는 약간 On 뭐라고 하면은 Zadie Smith <On Beauty>처럼 되게 그거에 대한 ‘론’인 거 같은 느낌이 들잖아 모모-론. <On Capital> 이런 느낌이
최재원44:12뭔가 되게 프로파운드한 느낌이
김괜저44:14엄청 큰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잖아 그 부담감이 사실은 작가도 견디고 쉽지 않고 독자한테 전가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굵직한 제목을 잘 안 짓는 것 같기도 해
최재원44:26당연하지
김괜저44:27옛날에는 근데 다 그런 제목들을 지었으니까 되게 나는 되게 그런 면에서 사실 우리의 지금 얘기하는 이런 한국에서의 에세이 열풍 아니면 동아시아의 이런 웹소설 이런 문화랑 되게 여러 면에서 되게 대비되는 식자 문화가 이제 프랑스 쪽 문화라고 생각하면 프랑스 작가들의 제목을 그렇게 막
김괜저44:52세상에 이 책밖에 없는 것처럼 막 떤떤떤하는 제목을 지을 때 너무 너무 얄믿고 그런 거야 막 우엘백 같은 사람이 제목 <Submission> 이렇게 <복종> 이렇게 준단 말이야 그러면 아니 어떻게 자기 책을 복종 이렇게 써서 내놓지 이런 거 한 300년 뒤에 남이 붙여줘야 되는 거 아닌가
김괜저45:15꼴보기 싫으면서도 부럽기도 하고
최재원45:19맞아 요새 나오는 책이랑 느낌이 다 되게 다르잖아 옛날에 고전을 되게 좋아하는데 책은에 읽은 것도 <다섯 번째 아이> <파우스트 박사> 그냥 그냥 쓴 거야 등장 인물 <나의 삶> 그런 것들이 지금은 거의 소설 제목이나 소설이든 아니든 간에 거의 보기 어려운 에세이든. <구토> 이런 거.
김괜저45:49심지어 문장형도 이게 사투리처럼 문장의 어미나 이런 게 계속 바뀌어 왔잖아 옛날에는 문장형이라고 하면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라든지 아니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런 식으로 똑같이 문장이지만 약간의 현학적인 문학적인 한층 엘리베이트 된 언어를 사용을 했는데
김괜저46:13요즘에는 요 다만 보입니까 이런 식으로 되게 친근한 언어로 바뀌는 추세잖아 그런 것도 되게 재미있는 것 같고 나는 사실 조금 더 덜 친근한 언어를 쓰고 싶거든 제게 그래서 <집은 어떻게 짓는가> 이런 걸 쓰고 싶은데 그렇게 쓰면 다 작가가 50세 이상인 줄 알 거 같아 그래서
최재원46:33그게 좋지 않아?
김괜저46:34좋긴 한데 그게 내가 원해서 만드는 느낌인지 아닌지를 잘 모르겠어 가지고 고민하는 거지
호영46:41내가 이제 <존엄과 jkj>에서도 인용한 아크웨케 에메지(Akwaeke Emezi)라는 나이지리아 작가가 있는데 그 사람이 쓰는 에세이 제목이 그냥 영어로 <Transition>이야 그래서 이 에세이를 내가 그냥 번역해서 어디 그냥 친구들한테만 나누고 내진 않았지만 그래서 그 에세이 제목을 번역하면서 한글로 그냥 <이행>이라고 했거든 그래서
호영47:07그때는 또 2000년대 2010년대 초반이었나 그래가지고 트랜스션이라는 단어가 지금은 이제 한국에서도 이게 트랜스젠더가 겪는 어떤 과정이구나라고 어느 정도 통일이 되는 느낌이지만 그 당시에는 훨씬 그런 한국에서의 어떤 의미망이 없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그냥
호영47:30그 이행이라는 단어를 쓴 것도 있었고 또 어쨌든 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트랜지션이 사실 그런 어떤 의료적 조치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내가 나를 향해서 움직여 가는 과정이다 이런 거를 행동을 한 기록을 쓴 거라서 이런 의미도 있었는데 그래서
호영47:48어쨌든 퀴어 관련된 단어들이 되게 영어가 많잖아 그래서 그걸 어떻게 한국말로 하는지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 어쨌든 예를 들어서 정체성 단어가 누군가의 제목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우리는 다 외래어를 쓰고 있다라는 거를 오래 전부터 여러 퀴어들이 지적을 해왔지
김괜저48:12그러게요 사실 그런 상황에서 그래서 많이 선택되는 게 그냥 음차해서 ‘트랜지션’이라고 쓰고 그렇게 많이 쓰니까 이제 그 말이 우리가 이해가 되고 하는 건데 그런 거에 장점은 이제 트랜지션이라는 영어 단어로 쓰여진 텍스트를 되게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거는 있지만 그렇게 누군가는 되게 시적으로 트랜지션이라는 게 그 트랜지션이라는 건 맞지만 이런 종류의 이런 자기의 인생을 담아서 쓸 수 있는 텍스트가 있는데
김괜저48:41그런 거는 되게 잊혀지는 것 같네. <이행>도 괜찮다 좋다 왜냐하면 이행에 또 그 나름의 더블 미닝이 있으니까 뭔가를 해낸다는 느낌도 들고 어디로 간다는 느낌도 들어서
호영48:56그래서 이행도 사실 제목 후보로 좀 생각을 했지만 그건 또 약간 뭔가 너무 딱딱한 느낌도 있고 그게 바로 우리 말 그러면서 ?<구토> 이런 그런 무거운 느낌
최재원49:12책 제목에서 아까 네가 말한 약간 그런 귀여운 그게 되게 많이 묻어 나오는 것 같아 그리고 약간 그 예능 자막 같은 느낌의
김괜저49:28나도 방금 예능을 생각했는데 되게 방송 언어와 문학 언어 출판 언어가 되게 비슷해지고 있는데 제목에서 제일 많이 들어간 것 같아 사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이런 제목이랑 나와 있는 책 제목은 거의 통용되는 거나 다름이 없으니까 에세이라는 장르가 사람들이 약간의
김괜저49:52인문-예능적인 것이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해 그래서 사실은 나는 모르겠어 왜냐하면 에세이라는 장르에 지금 있는 그 흐름이 나는 그 자체로는 의미있고 좋다고 생각하고 나도 자주 읽거든 근데 그거랑 구분되는 어떤
김괜저50:13일상이 아닌 주제를 조금 탐구하고 싶은데 에세의 형태를 띤 것들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조금 별도의 그런 제목 전통을 갖고 가야 되는 것일까 이런 생각도 들고. 기고를 할 때도 되게 흥행을 고려하면서 제목을 붙일 수밖에 없더라고 그래서
김괜저50:34예전에 재작년에 집 꾸미기에 대해서 글을 처음으로 기부를 해봤는데 난 그게 되게 그 주제로 나중에 앞으로 더 쓰고 싶다 보니까 사람들의 반응을 많이 얻었으면 좋겠는 거야 트위터 같은 데 니트이 됐으면 좋겠는 거야 그래서 제목을 약간 라노벨 식으로 지었던 것 같아 그때 <이솝 핸드워시가 없는 집인데 괜찮으시겠어요?> 이렇게 지었었어
김괜저50:57일부러 그렇게 지었어 그랬더니 실제로 사람들이 뭔 소리인지 아니까 심지어 잘 읽기 전에도 리트윗을 일단 하는 거야
최재원51:05약간의 어그로
김괜저51:06그치 어그로지 약간 그런데 그거를 막 <유행과 나> 이랬으면 아무도 안 읽었을 거 아니야 그런 딜레마가 항상 있는 거지
호영51:18근데 뭐 떡볶이도 그렇고 이솝 핸드워시도 그렇고 너무 되게 진짜 구체적인, 이 시대 안에서 너무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그런 구체적인 게 들어가는 제목
김괜저51:33그 항상 뭔가 기발하고 참 좋다 싶은 거는 약간 비껴서 보면 늘 좀 징그럽고 이게 늘 같이 있는 것 같아
최재원51:41근데 그게 좀 신기하다 옛날에는 뭔가 좀 더 타임리스한 거에 대한 욕구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지금 현재의 최대한 타일레스에 상관이 없고 지금 지급에 가장 잘 맞는
김괜저52:00근데 나는 구체적이지만 너무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는 제목을 쓰고 싶은 것 같아 예를 들어서 책은 아니지만 <발리에서 생긴 일> 난 이런 제목이 너무 감탄스러워 발리에서 생긴 일 발리일 필요가 전혀 없는데 어쨌든 발리고 그래서 우리는 발리만 보면은 2000년대 중반이 떠오르는 흥행이 되고 이랬던 물론 그 흥행에 대한 동경이기도 하지만
김괜저52:26그렇게 그냥 자기한테만 의미가 있지만 이거 내가 임팩트 있게 만들어보겠어라는 그런 좀 오기가 느껴지는 제목도 멋있는 것 같아요
최재원52:36일단 로케이션 이름이 들어가면 좀 기억에 남는달까 약간 <발리에서 생긴 일>도 그렇고 <파리의 연인> 다 비슷한 때 나온 거잖아 <프라하의 연인> 계속 그때 좀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
김괜저52:50재원은 다음 책 제목에 대해서 생각이 좀 있어?
최재원52:54다음 책 제목… 생각은 되게 많이 했는데
호영53:00긴 제목 리스트가 있는 거
최재원53:02리스트 제목 이게 막 시 집 제목이든 시 제목이든 뭔가 단어나 phrase나 문장이나 이런 거를 적어놓은 게 진짜 정말 많아서 근데 그거가 실제로 시집 제목이 될 가능성은 없어 보이긴 하는데 생각날 때마다 적어 근데 나도 그런 것 사이에서 좀 오락가락하는 편인데
최재원53:28약간 이렇게 드립 치고 싶은 마음 과 구토 같은 걸 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근데 내가 뭔가 또 force 하고 싶지는 않고 다 쓰고 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거를 사실 내가 지금 제일 고통받는 고통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잘 안 되는 부분이 지금
최재원53:50이거를 엮는 건데 뭘 빼고 뭘 더 하고 이걸 어떻게 구성해서 그다음에 이 부분이 시를 쓰는 거 이상으로 되게 중요하기 때문에 근데 거기가 지금 안 되니까 제목이 이렇게 생각을 할 수가 없는 단계인 것 같고 나 같은 경우는 이게 구성이 끝나면 나올 거 같아요
김괜저54:15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서 완전 다른 제목이 어울리는데
최재원54:19그럴 테니까 그래서 그런데 그 부분이 나는 좀 내 스스로 답답하기도 하고 내가 시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지 이거 약간 서사시라고 생각을 하나 근데 내 개인적으로 내 시는 나는 약간 서정시라고 생각을 그래서 약간 나온 제목 중에 <광공의 서정>
최재원54:49순정 말고 <서정> 근데 그 시를 보통 나도 옛날에 그랬던 것 같은데 뭐 쭉 하나씩 떼서 읽는 경우가 되게 많잖아 근데 나는 왜 이렇게 전체 거의 무슨 소설처럼 전체 스토리에 이렇게까지 집착을 하면 그리고 특히 이번 시집에는 넣고 싶은 것 중에 연작이 되게 많은데 이거야말로 이거는 진짜 연작을 완전히 염두에 두고 쓴 거라서 순서대로 돼 있어야 되고 근데 그런 스토리가 중간에 딱딱 들어가게 되면
최재원55:26나머지가 읽는 읽히는 방식도 바뀌게 되고 그래서 고민이 많아 근데 아까 말했던 오버랩에 썼던 글 중에 작가가 자 이 작가가 좀 이상한 사람이야 그래서 이 편집자도 이 작가를 약간 안쓰럽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좀 짜증나기도 하고 이렇게 여기는데 이 작가가 편집자한테 250장짜리 원고 시집인데
최재원55:50250장 짜리 a4 보통은 100장도 안 돼 50장 정도 그런데 그걸 준 거야 그래서 그걸 보면서 이 사람 진짜 괴물 같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면접자가 근데 이게 내가 그 책이 나오기 전 한참 전에 쓴 건데 약간 내가 지금 그 상황인 거야
최재원56:13이러다 500장짜리 원고를… 죽이면 어떡하지 나를 그렇게 불쌍히 여기면 어떡하지 그래서 그렇게는 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데
김괜저56:23되게 실시간으로 책을 마무리하는 친구의 고통을 보고 있으니 참
최재원56:30마무리라고 하기에는 너무
김괜저56:32그래 그래도 정말 많이 썼잖아 어떻게 보면 그러니까
최재원56:36근데 그게 별 소용이 없어 어쨌든 이걸 엮어야 책이 나오고 뭐도 꿰어야 목걸이라는데
김괜저56:46난 구성은 머릿속에서 완벽하게 돼 있고 한 자도 쓰지 않았어
최재원56:53정말 완전 반대 같아
김괜저56:57호영 얼마나 썼어
최재원56:59호형 중간이야 아니 아니 그러니까 이거에 잘 혼합이 돼서 잘 쓰고 있다
호영57:08아니 근데 나는 나는 정말 괜저가 그렇게 이미 목차를 다 써놨다는 거에 대해서 너무 놀라웠고 저번에 <연애와 술>도 사실 어깨 춤을 추는 이미지를 가지고 써야겠다라고 해서 거의 그냥 이 내러티브를 하나 이미 머릿속으로 갖고 시작을 한 거잖아 나는 진짜 그게 이게 어디서
호영57:31이 순서가 뭐에서 시작하고 뭐에서 끝날지 전혀 모라고 쓰 있기 때문에 이게 어느 분량이 나올지도 모르겠고 그냥 쓰고 싶은 주제들은 막 이러이 이런 거가 있다 이런 상태야
김괜저57:43진짜 중간입니다
최재원57:47그거 쓰다 보면 이거 쓰려고 생각하고 쓰기 시작했는데 끝나 보면 뭔가 다른 게
호영57:53또 다른 게 되어 있어 그래서 원래 쓰려고 하던 그래 또 써야 돼 아직 나가야
김괜저58:01그러니까 나도 항상 쓰기로 한 게 있는데 다른 걸 쓰는 그거에 대해서 다음에 얘기하면 그것도 그게 내가 마감은 안 하고 있지만 글을 안 쓰고 있다고는 아무도 말하지 못할 거예요
최재원58:15에세이 제목 같은데
김괜저58:18밈에 절여져가지고 에세이 제목만으로 말하려고 하면 할 수 있어…알겠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오늘 마무리를 해보고 다음 주제를 정해서 또 만나봅시다
호영58:32
김괜저58:33그동안 글 정진하십시오
호영58:35정진하십시오